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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kale vs. Turkmenistan 사건(ARB/10/24) 본문

Ickale vs. Turkmenistan 사건(ARB/10/24)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4. 28. 10:38

140. Ickale vs. Turkmenistan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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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상의 분쟁해결 조항의 해석과 투자 해당 여부, 최혜국대우 조항을 원용하여 타 투자협정상의 공정․공평 대우, 충분한 보호 및 안전 대우 등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이다. 

청구인 Ickale Insaat 사는 터키의 건설 회사로서 2007년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부처 및 공공 기관과 13건의 건설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 중에 있었다. 청구인은 2008년 투르크메니스탄 신임 대통령 취임 후 기존의 공사 진행과 계약 이행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부당한 간섭과 조치 등으로 인해 진전되지 못하였고 공사 대금도 지급이 지연되거나 지급되지 않았으며 부당하게 계약이 종료되었다고 주장하면서 2010년 11월 ICSID에 중재를 신청하였다. 투르크메니스탄은 ICSID 중재 전에 국내 사법 절차를 완료해야 하는 양국간 투자협정 규정을 준수하지 못했고 공사 계약은 투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ICSID 관할권이 없다고 항변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투자협정 VII(2)조 해석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 분쟁해결 조항은 투자자와 국가간 분쟁 발생시 투자자가 이를 국가에 통보한 후 협의를 통한 해결을 모색하고(VII(1)조) 6개월 내 협의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투자자는 ICSID 중재, UNCITRAL 중재, 파리 국제 상공 회의소 중재 중 하나를 선택하여 회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VII(2)조387]). 그런데 VII(2)조 말미에는 아래와 같은 부대 문안이 추가되어 있었다. 
….., provided that, if the investor concerned has brought the dispute before the courts of justice of the Party that is a party to the dispute and a final award has not been rendered within one year.


‘provided that’ 자체가 ‘if’라는 뜻이므로 중복 소지가 있었으며 ‘,’로 분리된 별도 구문이라면 뒤의 ‘if’에 대구가 되는 ‘then~’에 해당하는 구문이 있어야 했는데 ‘and’ 로 이어지므로 ‘if~’, ‘then~’의 해석도 매끄럽지 못하였다. 이 부대 문안을 청구인은 ‘만일 투자자가 해당 분쟁을 투자국 법원에 제소하였는데 1년이 지나도록 최종 판결이 나지 않았을 경우’로 해석하여 투자국 법원 제소를 굳이 하지 않아도 되지만 했을 경우 1년 내에 판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3개 국제 중재 중 하나에 회부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국내 제소는 선택 사항이지 의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투르크메니스탄의 해석은 ‘provided that, if’는 ‘provided that’의 오기이며 투자자가 국내 법원에 제소하고 최종 판결이 1년 내에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의 의미로서 국내 법원 제소는 국제중재 회부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의무 사항이라는 것이었다. 청구인이 13개 건설 계약에 대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방해와 간섭을 이유로 국내 법원에 제소하지 않았으므로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ICSID 중재 신청은 투자협정 위반이며 따라서 ICSID는 이 사건 관할권이 없다고 강조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위 부대 문안이 영어 문법에 맞지 않는 면이 있어 그 뜻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곤란하다고 보고 영어본과 동일한 정본인 러시아본을 살펴 보았다. 러시아본은 영어본과 달리 그 의미가 명확하다는 복수의 전문가의 평가가 있었으며 판정부의 이에 따라 문제가 된 ‘provided that, if’의 러시아 표현의 의미는 ‘on the condition that’으로서 국내 법원 제소와 1년 내 불판결이 국제중재를 이용하기 위해 사전에 충족해야 할 의무적인 조건을 의미한다고 판단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투자협정에 영어본과 러시아본은 동등한 정본이라고 규정되어 있으므로 해석이 상위할 경우 우선할 수 있는 것이 없으나 이 경우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33(4)조는 조약의 대상과 목적을 고려하여 최선으로 조약문과 조화되는 의미를 채택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확인하고 러시아본이 이 취지에 비추어서도 옳다고 보았다. 중재 판정부는 투자협정 VII(2)조는 국제중재 전에 국내 법원 제소가 선행되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판정문 221-228).

 

 

2) ICSID 중재 동의 해당 여부


     중재 판정부는 국내 법원 제소가 국제중재를 이용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하는 의무적인 요건이라고 보았으나 이 요건이 투르크메니스탄의 ICSID 중재 이용 동의의 조건은 아니라고 밝혔다. 투자협정 VII조상 양국의 중재 동의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고 중재 판정부는 VII조는 투자자가 분쟁해결을 위해 밟아야 할 절차, 체약국의 ICSID 중재 동의를 원용하기 위해서 따라야 하는 수순을 규정한 것이지 ICSID 관할권 성립 요건을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국내 재판을 거치지 않은 분쟁에 대해서는 ICSID 중재 관할권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은 것이다. 판정부는 국내 재판은 관할권 성립 요건이 아니라 분쟁해결을 위한 절차적 요건으로서 이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분쟁은 ICSID 관할권 외에 있는 것이 아니라 ICSID 중재 판정부가 충분히 접수할 수 있도록 숙성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국내 법원 이용이 관할권의 문제가 아니라 접수성의 문제라고 본 것이다(234-247).
청구인은 투르크메니스탄의 사법부의 독립성이 취약하고 본 건은 신임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의 지시 아래 범 정부적으로 방해하고 있는 사건이므로 국내 법원을 이용하는 것이 무익하다고 주장하였으나 중재 판정부는 VII(2)조 조문은 하자 있는 국내 법원의 경우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타당한 주장이 아니라고 기각하였다. 

 

 

3) 투자 해당 여부


    투르크메니스탄은 청구인의 공사 계약은 ICSID 협약상의 투자 요건(투입성, 기간성, 위험성, 기여성)을 충족하지 않고 투자협정상의 투자 정의에도 포함되지 않으므로 투자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기각당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기여성이 필수적인 투자 요건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충족 여부를 심리하지 않았으나 청구인이 공사 시행 및 준비 등을 위해 상당 자산 및 인력, 기술을 투입하였고 계약 기간도 2년 정도의 기간성을 갖추고 있으며 자금 회수, 정치적 변동 등의 위험성도 감수하였으므로 ICSID 협약상의 투자 요건을 충족하고 투자협정에 나열된 투자의 예시에도 해당된다고 보았다(291-293).

 


4) 최혜국대우 조항을 통한 타 투자협정의 투자자 보호 의무 원용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은 여느 협정과 달리 공정․공평 대우, 충분한 보호 및 안전, 차별 금지 등 통상적이고 보편적인 투자자 대우에 대한 조항이 없었다. 청구인은 자신의 투자에 대한 투르크메니스탄의 부당한 조치를 투자협정의 위반으로 규율하려 하여도 합당한 조항이 없는 상태였다. 투자자 대우 의무 위반을 성립시키기 위해 청구인은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 II조388] 최혜국대우 조항과 국제적인 의무 등을 위반해서는 안된다는 VI조389] 이탈 방지 조항(non-derogation), 그리고 서문을 원용하여 타 투자협정의 투자자 대우 조항을 이 사건에 도입하려고 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II조 최혜국대우는 유사한 환경에서 부여되는 대우라고 적시되어 있으므로 그 적용 범위가 유사한 환경으로 제한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투자자는 단지 해외에 투자했다는 점만으로 서로 유사한 환경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타 협정의 대우를 원용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VI조 이탈 방지 조항도 여타의 법적 근거에 의해 타인에게 부여된 더 유리한 대우를 원용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러한 대우가 보존되어야 하고 이 투자협정에 의해 훼손되지 말아야 함을 확인할 뿐이라고 보았다. 서문에 대해서도 중재 판정부는 조약의 서문은 구속력 있는 법적인 의무를 창설하지는 않으며 조약 상의 문맥이나 대상과 목적을 해석하는데 사용될 수는 있어도 독립적인 법적 권리나 의무의 원천으로 의존할 수는 없다고 설명하였다(329-337). 

 

 

5) 수용


    청구인은 문제가 된 건설계약이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부당한 개입과 방해로 인해 취소, 지연, 정지되었다는 점을 제시하며 이는 간접적인 수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판정부는 제출된 자료와 증거로 볼 때 수용이라고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고 판단, 청구인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였다. (350-352).

 

 

 

다. 평가 및 해설


    국제중재 전 국내 사법 절차 이용이 선택 사항이 아니라 국제 중재를 이용하기 위한 의무적인 요건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ICSID관할권의 요건은 아니며 분쟁해결을 위해 밟아야 할 절차적 요건이라고 판단한 중재 판정부의 견해는 동일한 조항에 대해 Kilic vs. Turkmenistan 사건(ARB/10/1) 판정부의 견해와는 배치된다. 이 사건 중재 판정부는 국내 법원 선 이용 요건을 계약 성립을 위한 청약과 승낙의 관계로 본 Kilic 판정부와 달리 투자협정은 조약이지 계약이 아니므로 민사상 계약 요건인 청약과 승낙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보았다. 분쟁해결 조항을 체약국이 잠재적인 투자자에게 제시하는 상설 청약(standing offer)로 보는 것은 개념적으로 부정확하고 법적으로 오류라고 지적하였다. VII조는 체약국의 중재 동의를 나타내는 조항이며 그 동의는 국가를 구속하고 외국 투자자에 대해 일방적으로 약속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다만 그 동의는 투자자가 일정한 절차적 요건을 사전에 충족해야 원용할 수 있는 것일 뿐이라고 보았다. 즉 체약국의 ICSID 중재 동의는 VII조에 의해 표명된 것이고(ICSID 협약25조 상의 ‘문서상 동의’에 해당) 조건이 부과되지 않았으며 투자자가 이러한 체약국의 무조건부 동의를 원용하기 위해서는 VII조에 적시된 요건을 이행해야 하는 것이며 투자자의 동 요건 이행 여부는 체약국의 동의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다만 투자자가 체약국의 ICSID 동의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에 영향을 미칠 뿐이라는 것이다. 

 

ICSID 협약 25조 규정에 의해 투자자와의 분쟁을 ICSID 관할권 하에 두기 위해서 체약국은 이러한 분쟁을 ICSID에 회부하겠다는 동의를 문서상으로 표시해야 한다. 체약국은 원할 경우 이러한 동의에 일정한 조건을 부가할 수 있으나 투르크메니스탄은 국내 법원 제소를 ICSID 중재에 대해 동의하는 조건으로 하지는 않았다.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 VII조에 양 국가의 ICSID 관할권 동의는 아무런 조건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중재 판정부는 이 점을 지적하며 양 국가의 동의는 어떠한 사전 조건을 포함하지 않은 채 무조건부로 이루어졌으므로 국내 법원 이용이 관할권의 요건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ICSID 중재 등 국제 중재 이용을 위해서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의무적인 사항이라고 보았으므로 국내 법원을 이용하지 않은 분쟁은 비록 ICSID 관할권 하에 있다 하더라도 아직 ICSID가 접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 중재에서 관할권과 접수성(admissibility)은 흔히 제기되는 문제로서 관할권은 해당 재판부의 법적인 권한 행사 대상 범위나 자격의 문제이고 접수성은 관할권 내의 사안에 대해 재판부의 권한을 행사할 여건의 문제이다. 

 

중재 판정부는 투르크메니스탄이 ICSID 중재에 대한 동의의 조건으로 국내 법원 사용을 명시하지 않았으므로 국내 법원을 거치지 않은 분쟁이라 해도 ICSID 관할권 하에 있기는 하나 국제중재 이용의 필수 조건인 국내 법원 이용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으므로 동 요건이 충족되기 전까지는 ICSID가 접수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관할권이 없어서이든, 접수할 수 없어서이든 국내 법원을 사전에 이용하지 않은 분쟁에 대해서는 ICSID가 심리할 수 없다는 사실은 불변이다. 접수성 또는 수리 가능성 주장은 투자 중재만이 아니라 ICJ 등과 같은 국제 사법 절차에서 재판부의 심리 진행을 봉쇄하려는 피청구인의 방어 전략으로서 흔히 제기된다. 심리 진행 봉쇄라는 목적상 관할권 부인 주장과 궤를 같이 하나 관할권은 성립되지만 심리를 진행할 수 없는 다른 법적인 이유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387] VII(2) If these disputes cannot be settled in this way within six months following the date of the written notification mentioned in paragraph 1. the dispute can be submitted, as the investor may choose, to:  (a) The International Center for Settlement of Investment Disputes (ICSID) set up by the ‘Convention on Settlement of Investment Disputes Between States and Nationals of other States’, (in case both Parties become signatories of this Convention.)  (b) an ad hoc court of arbitration laid down under the Arbitration Rules of Procedure of the United Nations Commission for International Trade Law (UNCITRAL), (in case both parties are members of U.N.)  (c) the Court of Arbitration of the Paris International Chamber of Commerce,

 

388] Article II Promotion and Protection of Investments 1. Each Party shall permit in its territory investments, and activities associated therewith, on a basis no less favourable than that accorded in similar situations to investments of investors of any third country, within the framework of its laws and regulations. 2. Each Party shall accord to these investments, once established, treatment no less favourable than that accorded in similar situations Agreement between the Republic of Turkey and Turkmenistan concerning the Reciprocal Promotion and Protection of Investments to investments of its investors or to investments of investors of any third country, whichever is the most favourable. 

389] Article VI Derogation This agreement shall not derogate from:  (a) laws and regulations, administrative practices or procedures or administrative or adjudicatory decisions of either Party.  (b) international legal obligations, or  (c) obligations assumed by either Party, including those contained in an investment agreement or an investment authorization that entitle investments or associated activities to treatment more favourable than that accorded by this Agreement in like situ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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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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