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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vy and Gremcitel vs. Peru 사건(ARB/11/17) 본문

Levy and Gremcitel vs. Peru 사건(ARB/11/17)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4. 28. 10:17

142. Levy and Gremcitel vs. Peru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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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청구인의 투자자 자격 취득이 형식상의 요건은 충족하였으나 실상은 국제중재 절차를 이용하기 위해서 악의로 취득된 것이라는 이유로 ICSID 관할권이 부인된 사건이다.


청구인 Ms. Renee Rose Levy는 프랑스인으로서 같은 청구인인 페루 회사 Gremcitel의 대주주이다. Gremcitel은 페루 정부가 전쟁 사적지로 지정한 구획 내에 위치한 Morro Solar 해안 지대를 관광 휴양 지구로 개발하기 위해 매입하였다. 당시 페루 정부는 개발이 제한되는 사적지를 정확히 획정하지는 않았으며 그 후 일련의 행정 조치를 통해 史蹟 보호 지역의 정확한 획정과 개발 범위 및 정도를 정해 나가기 시작하였고 Gremcitel은 이 과정에서 이의 제기, 문의, 협의 등의 관계를 통해 페루 정부와 긴장 및 협조 관계에 있었다. 페루 정부는 2007년 10월 7일 페루 정부는 사적 지구의 정확한 경계를 획정 고시하였다. 


청구인은 이 경계 고시는 그 이전에 사적 지구로 언급되지 않던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포함하여 사실상 Gremcitel의 관광?휴양 지구 개발 사업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2011년 5월 ICSID에 중재를 신청하였다. 페루는 청구인 Levy가 2007년 획정 고시 직전에 Gremcitel의 대주주가 된 것은 ICSID 중재 신청 자격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는 ICSID 중재 체제를 남용하려는 시도이므로 중재 신청 적격성이 부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청구인의 중재 신청 적격성


     Levy가 ICSID 협약 25(2)(b)조의 규정대로 중재 동의일에 ICSID 페루가 아닌 체약국적 (여기서는 프랑스)을 보유하고 있고 프랑스-페루 투자협정 1(2)조의 국적 요건(페루인이 아닐 것)을 충족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투자협정상 요구되는 해당 투자를 소유 통제해야 하는 시점이 언제인지 청구인과 페루의 의견이 상충되었다. 페루는 청구인이 시비하는 상황이 발생한 시점, 즉 분쟁 발생 시점에 청구인이 해당 투자를 소유, 통제하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청구인은 투자협정은 이러한 시점상의 요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중재 판정부는 투자협정 8조393] 분쟁해결 조항은 타방 체약국민이나 법인이 투자협정상의 중재 신청권을 보유하기 위해 해당 투자를 획득해야 하는 시점을 특정하고 있지는 않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투자협정 위반이 주장이 제기된 사건에서 판정부의 관할권은 위반 사항 발생 이전에 투자를 획득한(소유, 통제를 의미) 자연인 또는 법인과 투자 유치국 사이의 분쟁에 국한된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았다. 판정부 관할권이 있기 위해서는 투자협정이 발효되었어야 하고 타방 체약국민 또는 법인이 이미 투자를 했어야 하며 그 후에 그 투자에 대한 협정 위반 사항이 발생했어야 한다고 부연하였다. 협정 위반 사항이 발생하기 전 어느 시점부터 투자를 획득했어야 하는지에 대해 판정부는 청구인이 시비하는 조치가 채택된 날 – 이 사건 경우는 관보 게재일인 2007년 10월 18일이라고 판단하였다. 시비 대상이 되는 조치가 최종 채택되기 전부터 이견이 발생하고 이를 제출, 조정, 협의하는 과정이 일정 기간을 두고 진행될 수 있으나 권리 의무 관계가 법적으로 확정되는 일자는 해당 조치가 공식적으로 채택되는 날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 경우 Levy는 2007년 획정 고시일 이전까지는 투자협정상의 투자자 자격을 갖추고 있었어야 한다고 판정하였다(판정문 140-150). 

 

청구인은 Levy가 2005년부터 Gremcitel에 대해 간접적인 소유 관계(Gremcitel 지분 보유사의 지분 보유)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중재 판정부는 제출된 증거에 흠결이 많아 신뢰할 수 없다고 기각하였고, 다만 2007년 10월 9일자로 Levy가 Gremcitel의 지분을 획득, 대주주 자격을 보유하게 된 점을 인정하여 일단 ICSID 협약과 투자협정상의 중재 신청 적격성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았다.

 

Gremcitel의 경우 ICSID 협약 25(2)(b)조와 투자협정 8(3)조에 규정된 중재 신청 적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i) 페루 회사일 것 ii) 2007년 10월 18일 현재 iii) 외국인 통제 하에 있을 것 iv) 외국 회사로 간주한다는 체약국간 동의가 있을 것이라는 4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나열하였다. 판정부는 페루에 등록되어 있고 2007년 10월 18일 현재 프랑스인 Levy가 대주주로서 통제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회사는 타방 체약국 회사로 본다고 프랑스, 페루가 이미 ICSID 협약 및 투자협정 관련 조항을 통해 동의하였으므로 4개 요건을 충족한 Gremcitel은 ICSID 중재 신청 적격이 있다고 판시하였다(162-173).  

 


2) 중재 절차 남용


     페루는 청구인이 ICSID 중재 신청 적격성을 갖추고 있다고 하더라도 쟁점이 된 조치 채택 수 일전에 대주주가 된 것은 이 사건을 ICSID 중재에 회부하기 위한 목적이 분명하고 이는 ICSID 중재를 남용하려는 시도이므로 관할권이 부인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2005년부터 사적지 예고 및 관련 조치, 의견 수렴, 조정 등의 과정이 있었으므로 잠재적인 분쟁은 이미 2005년부터 시작된 것이며 획정 고시 발표 수 일전에 Gremcitel 소유 구조에 관련 사업 경험이나 지식이 없는 Levy를 갑자기 투입한 것은 그의 프랑스 국적을 활용하여 순전히 국내 분쟁인 이 사건을 국제 분쟁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재 판정부는 페루의 주장을 인용하였다. 판정부는 회사의 구조를 투자협정의 보호를 받기 위해 재구성하는 행위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고 보았다. 그러나 그러한 행위가 분쟁이 확실히 예견되는 시점에 임박해서 이루어진 경우는 중재 체제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다만 남용의 기준은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엄격하여야 하며 일반화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니라 개개 사건의 상황과 맥락을 살펴서 결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판정부는 Levy에게 Gremcitel 지분이 이전된 것은 2007년 획정 고시가 발표되기 하루 전, 관보 게재되기 9일전이며 이러한 시기적 근접성은 2005년부터 분쟁 발생 가능성이 있어 왔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화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단순히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Levy가 해당 사업에 특별한 경험과 지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며 사업 국제화를 위해 가족의 결정으로 지분을 소유하게 되었다는 해명에 수긍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중재 판정부는 급작스런 지분 이동은 국제중재를 활용하기 위해 Levy의 프랑스 국적이 필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곧 중재 절차의 남용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에 대해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184-195). 

 

 

 

다. 평가 및 해설

 


1) 중재 절차 남용


    중재 절차를 남용한다는 것은 정상적으로는 중재 절차의 대상이 되지 않는 투자 또는 중재를 신청할 수 없는 투자자가 투자 유치국의 사법 절차 이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ICSID 중재 관할권을 위장하여 취득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의 관련 판례를 보면 이러한 위장은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시도된다. 첫째는 ICSID 중재 신청 자격이 없는 실 소유자가 ICSID 중재 적격을 갖춘 타인에게 자신 투자의 소유권 또는 통제권을 명목적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타인 입장에서 보면 해당 투자의 구매 의사나 자기 재원의 투입은 물론 실질적인 경제 활동 의사 자체가 없이 단순히 명의만 제공하는 위장 매입을 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투자 유치국과 원 투자 간에 분쟁이 발생한 후에 또는 발생한 조짐이 농후한 시점에 ICSID 중재 신청이 가능한 자를 소유자로 초빙하거나 ICSID 중재에 회부하여 승소한 후 보상금을 획득할 목적으로 해당 투자를 매입하는 경우이다. 원 투자 소유자와 무관하고 국제중재 승소 경험과 확신이 있는 제3의 투자자가 실제 자신의 재원을 투입하여 분쟁 발생 가능성이라는 하자 있는 투자를 저렴한 가격에 매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셋째는 ICSID 관할 대상이 아닌 원 투자자가 중재 적격이 있는 동일 계열사에게 지분을 이전하는 경우이다. ICSID 중재 적격이 있는 수직 계열선상의 회사가 각각 중복하여 중재를 신청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명백한 ICSID 중재 절차 남용 시도로 밝혀지면 ICSID 중재 판정부는 예외 없이 관할권을 사양하였다. 흔히 제기되는 판단의 근거는 ICSID 중재 체제의 보호와 선의의 원칙이다. 전자는 실질적인 외국인 투자가 아닌 투자가 ICSID 중재 절차를 이용하는 것은 ICSID 체제를 악용하는 것이며 ICSID 및 투자협정상의 국제투자 보호 제도의 악용을 방지하는 것이 판정부의 의무라고 보는 시각이다. 후자는 국제중재 제도도 대표적인 국제법 일반 원칙 중의 하나인 선의의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조약의 권리 남용은 선의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 국제관습법상 인정되어 왔으므로 ICSID 협약의 국제 투자 보호 제도 역시 선의라는 국제 원칙을 준수하여 이루어진 투자에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CSID 판정부가 중재 남용을 이유로 관할권을 부인하는 판정을 내리는 방식은 2가지이다. 첫째는 해당 사건의 사실 관계를 엄밀히 살펴 명문의 규정이 있는 물적, 인적, 시간적 관할권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판시하는 것이다. 둘째는 관할권 요건은 외형상 충족하였으나 선의의 투자가 아니거나 분쟁 발생 후에 취득한 투자이므로 기각하는 방식이다. 

 

 

2) 관련 판례


    이 사건과 같이 분쟁 발생 후에 투자를 획득한 것이 쟁점이 된 사건은 다수 있다. 청구인이 해당 투자를 매입한 시점이 분쟁 발생 전 또는 후인지가 쟁점이 된 GEA vs. ukraine 사건 (ARB/08/16)에서 판정부는 사실 관계를 심리한 후 발생 전에 매입한 것이 인정되므로 관할권이 있다고 판정하였다. 

 

Gambrinus vs. Venezuela 사건(ARB/11/31)에서 판정부는 청구인의 투자 요건 충족과 투자자 및 중재 신청 적격을 인정하기는 하였으나 국제중재 절차 이용이 불가능한 원 소유자가 이를 이용하기 위한 수단으로 투자를 타인에게 이전하는 것은 절차의 남용(abuse of process)에 해당하고 분쟁이 개시된 이후에 청구인이 관할권을 획득한 행위는 관할권 성립의 정당한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하였다. 

 

원 소유주가 파나마 정부와의 국내 분쟁이 본격화 된 때 청구인에게 지분을 매각한 Transglobal vs. Panama 사건(ARB/13/28)에서 중재 판정부는 기존에 진행 중인 국내 분쟁해결 절차 위에 새로이 국제중재 관할권을 창설하려는 시도로서 이는 절차의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판정문 100-118). Pac Rim vs. El Salvador 사건과 Tidewater vs. Venezuela 사건에서도 분쟁 발생 후의 ICSID 중재 자격 취득을 목적으로 한 투자 지분 조정은 인정할 수 없다는 원칙이 확인된 바 있다.

 

 

 

중재 절차 남용으로 인한 관할권 부인 판정

사건명 관할권 획득 시도 방식 관할권 부인 방식
Banro v. Congo (98/7) 동일 계열사에 이전  투자자 요건 불충족
Cementownia v. Turkey 사건 (AF)/06/2)  위장 명의 이전  매매 거래 성립 자체를 불인정 
Pheonix v. Czech (06/5)  위장 명의 이전  거래는 인정, 선의 위반 
Libananco v. Turkey (06/8)  위장 명의 이전  매매 거래 성립 자체를 불인정 
Saba Fakes v. Turkey (07/20) 위장 명의 이전  매매 거래 성립 자체를 불인정 
Hamester v. Ghana (07/24)  국제 중재 절차 남용 목적의 투자는 불인정 원칙 확인
Alapli Elektrik v. Turkey (08/13) 위장 명의 이전 투자 요건 불충족 및 선의 위반 (관할권 인정하는 소수의견)
GEA v. ukraine (08/16) 분쟁 후 투자 매입시 투자자 자격 불인정 원칙 확인 
Levy and Gremcitel v. Peru (11/17) 분쟁 발생 후 투자자 자격 획득  형식 요건은 충족, 중재 남용 목적이므로 불인정
Gambrinus v. Venezuela (11/31) 중재 자격 획득 위한 위장 명의 이전 및 분쟁 후 투자자 자격 획득시 관할권 부인 원칙 재확인
OTMTI v. Algeria (12/35) 동일 계열사에 이전 수직 계열사의 중복 제소는 중재 남용
Caratube & Hourani v. Kazakhstan (13/13) 상이한 法源을 근거로 한 중복 중재 청구는 중재 남용 불해당 
Transglobal v. Panama (13/28) 분쟁 발생 후 투자자 자격 취득  거래 성립은 인정, 중재 남용 목적이므로 불인정

   


393] 8. Any dispute relating to an investment between of the Contracting Parties and a national or a company of the other Contracting Party shall be submitted to ICSID arbit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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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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