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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ida Benita Carrizosa v. Republic of Colombia, ICSID Case No. ARB/18/5 본문

Astrida Benita Carrizosa v. Republic of Colombia, ICSID Case No. ARB/18/5

투자분쟁 판례해설 2025. 10. 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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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rida Benita Carrizosa v. Republic of Colombia, ICSID Case No. ARB/18/5

I. 절차적 배경 및 판정 요지


1. 사건명


Astrida Benita Carrizosa v. Republic of Colombia, ICSID Case No. ARB/18/5


2. 당사자와 변호인


청 구 인: Astrida Benita Carrizosa (미국)


대 리 인: Bryan Cave LLP (Mr. Pedro J. Martínez-Fraga, Mr. C. Ryan Reetz, Mr. Craig O’Dear, Mr. Mark Leadlove, Ms. Rachel Chiu, Mr. Joaquín Moreno Pampín, Mr. Domenico Di Pietro)


피청구국: 콜롬비아 (The Republic of Colombia)


대 리 인: Agencia Nacional de Defensa Jurídica del Estado (Mr. Camilo Gómez Alzate, Mrs. Ana María Ordóñez Puentes, Mr. Andrés Felipe Esteban Tovar1)
Arnold & Porter Kaye Scholer LLP (Mr. Paolo Di Rosa, Ms. Katelyn Horne, Mr. Brian Vaca, Ms. Natalia Giraldo-Carrillo, Mr. Patricio Grané Labat)

 

3. 중재판정부


Prof. Gabrielle Kaufmann-Kohler (의장중재인, 스위스 국적)
Prof. Diego P. Fernández Arroyo (청구인 지명, 아르헨티나/스페인 국적)
Mr. Christer Söderlund (피청구국 지명, 스웨덴 국적)


4. 사실적 배경 및 판정 요지

 

금융서비스(협약 제12장)에 대한 투자유치국의 조치와 관련하여 투자 챕터(협약 제10장)의 분쟁해결절차를 이용하여 중재를 신청한 사건이다.
콜롬비아가 1998년 경제위기에서 Carrizosa 家의 지배 하에 있는 Granahorra 은행을 수용하였다. Carrizosa 家 측에서는 콜롬비아의 수용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콜롬비아 행정법원에 제소하였고, 2007년 국사원(Council of State)에서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으나, 이후 콜롬비아 헌법재판소가 2011년 위 행정법원의 승소판결을 취소하였다. 이에 Carrizosa 家 측에서 위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하여 취소 신청을 하였지만, 콜롬비아 헌법재판소는 2014년 이를 기각하였다.
미국-콜롬비아 투자협정은 2012년 5월 15일 발효되었다. 이에 기초하여 청구인은 2018년에 이 사건 중재를 신청하였다. 청구인과 콜롬비아 사이의 분쟁이 투자협정 발효 전부터 계속되고 있었으므로, 피청구국은 이 사건 중재가 미국-콜롬비아 투자협정의 시적관할에 속하지 않고, 중재신청시한(3년)도 도과하였다고 항변하였다.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의 항변을 받아들여 이 사건 중재에 대한 관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2


5. 중재절차상의 특이사항

 

가. 병행 사건의 존재

 

이 사건 외에 콜롬비아의 Granahorra 은행 수용과 관련한 중재 사건이 2개 더 있다.

 

(i) 청구인의 아들 3인(Alberto Carrizosa Gelzis, Enrique Carrizosa Gelzis, Felipe Carrizosa Gelzis)은 2018년 1월 24일 이 사건과 동일한 사실관계 아래에서 UNCITRAL 중재규칙에 따라 PCA 중재를 신청하였다(Alberto Carrizosa Gelzis, Enrique Carrizosa Gelzis, Felipe Carrizosa Gelzis v. Republic of Colombia, PCA Case No. 2018-56, 이하 “UNCITRAL 중재 사건”). 청구인의 아들 3인은 태어날 때부터 미국과 콜롬비아의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었는데, UNCITRAL 중재판정부는 이들의 지배적이고 실효적인 국적(dominant and effective nationality)이 콜롬비아라는 점을 들어 인적관할이 없다고 판단하였다.3

 

(ii) 청구인과 아들 3인은 2012년 6월 6일 IACHR(Inter-American Commission on Human Rights)에 진정하여 Granahorra 은행의 수용으로 인해 적법절차에 대한 권리와 소유권을 침해당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 IACHR은 2016년 12월 5일 청구인들의 신청이 법인을 피해자로 하는 것으로서 IACHR의 권한 밖에 있다고 청구인들에게 통보하였다. 청구인과 아들들은 2017년과 2018년에 IACHR에 결정 변경 신청을 하였다. 2021년 5월 기준으로 변경신청에 대해서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4

 

나. 미국의 비분쟁당사국(non-disputing party)의 지위에서 의견 제출

 

미국은 2020년 5월 1일 이 사건 협정 제10.20.2조에 근거하여 비분쟁당사국(non-disputing treaty Party)으로서 의견을 제시하였다.5 미국은 미국-콜롬비아 투자협정 제12장 금융서비스 챕터의 제12.3.1.조 최혜국대우 조항은 제10장 투자 챕터의 분쟁해결절차에 따른 투자중재절차에서 주장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제12장 금융서비스에 대한 조치를 제10장 투자 분쟁해결절차로 다투는 경우, 제12.1.2조에 따라 준용되는 일부 조항들[제10.7조(수용 및 보상), 제10.8조(양도의 자유), 제10.12조(혜택의 거부), 제10.14조(특수한 요건과 정보의 요구)]만 적용할 수 있는데,6 제12.3.1조는 이에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7


미국은 심리기일에서 구두로 의견을 제출할 기회를 부여해 달라고도 요청하였다. 청구인이 이에 대하여 이의하였지만, 중재판정부는 심리기일의 4일차에 미국 측에 15분간 구두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였다.8


II. 사건 및 판정의 세부사항

1. 근거 협정

  • The United States - Colombia Trade Promotion Agreement (이하 “이 사건 협정”)
  • Agreement between the Republic of Colombia and the Swiss Confederation on the Promotion and Reciprocal Protection of Investments(이하 “콜롬비아-스위스 투자 협정”)

2. 문제된 투자유치국의 조치

 

콜롬비아 헌법재판소가 2014년 6월 25일 청구인의 무효 신청을 기각한 결정(No. 188/14)을 포함하여, 청구인이 Granahorra 은행에 대해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상실하게 한 피청구국의 일련의 행위

 

3. 청구인의 청구취지

 

(i) 콜롬비아가 청구인의 투자에 대해서 이 사건 협정과 콜롬비아-스위스 투자 협정, 관습국제법, 콜롬비아 법을 위반하였다는 선언


(ii) 콜롬비아의 공정·공평대우(Fair and Equitable Treatment, FET) 의무 위반, 내국민대우 의무 위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침해, 임의적이고 차별적인 취급으로 인하여 청구인이 투자에 대해서 입은 모든 손해


(iii) 위 (ii)의 손해배상은 변호사비용과 소송비용을 제외하고 최소 $40,000,000 이상


(iv) 변호사비용과 실비를 포함한 이 사건 중재와 관련된 모든 비용


(v) 중재판정부가 결정하는 이자율에 의해 계산된 복리 이자


(vi) 그 외에 중재판정부가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구제수단9

 

4. 사실관계

 

청구인은 1954년에 미국 국적을 취득하였다. 청구인과 청구인의 가족들은(남편 Julio와 아들 Alberto, Felipe, Enrique, 이하 “Carrizosa 일가”) 콜롬비아에서 1972년 설립된 주거 투자 은행[Corporación de Ahorro y Vivienda(CAV), 예금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여 건설업에 대한 대출을 제공하는 금융기관]인 Corporación Grancolombiana de Ahorro y Vivienda(이하 “Granahorra 은행”)의 지배주주 일가이다. Carrizosa 일가는 1986년 Granahorra 은행의 주식을 최초 취득하였고 1988년에 지배주주 지위를 취득하였다. 1998년을 기준으로 청구인은 콜롬비아의 지주회사 3개를 통해 Granahorra 은행의 2.3307% 지분을 보유하였다.10

 

피청구국은 1996년을 시작으로 하여 대규모 경제위기가 발생하여 정부 측에서 금융업에 상당한 관여를 하기 시작하였다. 콜롬비아 중앙은행은 1998년 6월과 7월 Granahorra 은행에게 약 $194,000,000 상당의 일시적 유동성 지원(temporary liquidity infusion)을 하였다.11 한편 금융기관 보증기금(Fondo de Garantías de Instituciones Financieras, Fogafín)12은 1998년 7월 6일 Granahorra 은행의 은행간 대출 및 초과인출 금액을 COP 300,000,000,000(약 $222,000,000)까지 보증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수 차례 계약을 수정·변경하여 Fogafín이 직접적으로 자금을 제공하는 내용의 계약으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Granahorra 은행은 콜롬비아 금융 당국의 위와 같은 개입에도 불구하고 COP 331,000,000,000(약 $226,000,000) 상당의 손실을 입게 되었다.13

 

이후 다음과 같은 절차를 통해 콜롬비아 정부는 Granahorra 은행의 공영화(oficialización) 절차를 진행하였다.

 

  • 1998년 10월 2일: 중앙은행은 Granahorra 은행에 대한 일시적 유동성 지원을 해제하였다. 금융감독원은 다음 날 오후 3시까지 Granahorra 은행이 도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COP 157,000,000,000(약 $99,800,000) 규모의 증자를 할 것을 요구하였다(이하 “증자 명령”).
  • 1998년 10월 3일: Granahorra 은행은 증자 명령에 응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Fogafín에게 Granahorra 은행이 도산하여 다수의 채권자들에 대하여 채무불이행 상태에 있다고 보고하였다. Fogafín은 Granahorra 은행에게 주식의 액면가를 COP 0.01으로 감액할 것을 명령하였다(이하 “주식 액면 감액 명령”).14
  • 1998년 10월 3일, 5일: Granahorra 은행이 주식 액면 감액 명령을 이행하자, Fogafin은 3일 COP 30,000,000,000(약$19,000,000) 상당의 Granahorra 은행 신주를 인수하고, 5일에는 추가로 COP 127,000,000,000(약 $80,400,000) 상당의 신주를 인수함으로써, Granahorra 은행의 과반수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 1998년 10월 16일: Granahorra 은행은 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참석 주주 만장일치로 새로운 정관을 승인하고 새로운 이사들을 선출하였다. Carrizosa 일가는 위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 2005년 10월 31일: 이후 콜롬비아의 경제가 안정화되자 Fogafín은 Granahorra 은행을 스페인 은행인 Banco Bilbao Vizcaya Argentaria에게 매각하였다.15

한편 청구인은 다음과 같이 피청구국 내에서의 사법절차를 진행하였다.

 

(i) 제1심 행정소송: 청구인은 콜롬비아 내 지주회사들을 원고로 하여 2000년 7월 28일 쿤디나마르카 행정법원에 1998년 주식 액면 감액 명령과 증자 명령(일괄하여 이하 “1998년 조치”)은 적법한 통지 없이 이루어지고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를 취소하고, Granahorra 은행 지분 가치 상당의 보상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쿤디나마르카 행정법원 제1부는 2005년 7월 27일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나(이하 “2005년 판결”), 콜롬비아 정부측의 시효(statute of limitation) 도과 항변은 청구인에게 적법한 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16


(ii) 제2심 행정소송: 청구인 측은 2005년 판결에 대해서 행정소송에 있어 콜롬비아 내에서 최고법원의 역할을 수행하는 있는 국사원(Council of State)에 상소하였다. 국사원 제4부는 2005년 판결을 파기하면서, 1998년 조치 당시 Granahorra 은행이 도산 상태였다는 점에 관하여 충분한 증거가 없었다고 판단하였다(이하 “2007년 판결”). 또한 국사원은 금융감독원과 Fogafín이 통지 요건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청구국 측의 시효 도과 항변을 배척하였다. 국사원은 금융감독원과 Fogafín에게 청구인과 아들들에게 COP 226,000,000,000 (약 $11,400,000)을 지급할 것을 명령하였다.17


(iii) 기본권 보호 신청: 콜롬비아법에 따르면 국가의 행위로 인하여 기본권을 침해당한 사람은 국사원에 기본권 보호를 요청하는 tutela를 신청하였다. 금융감독원과 Fogafín은 2007년 판결에 실체적, 절차적, 사실적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2008년 3월 5일 국사원에 2007년 판결에 불복하는 내용의 tutela를 신청하였는데, 국사원 제5부는 2008년 4월 10일 위 두 기관의 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금융감독원과 Fogafín이 상소하였으나 국사원 제1부는 위 기각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였다.18

 

(iv) 헌법재판 신청: 금융감독원과 Fogafín은 2008년 10월 27일 및 2009년 2월 10일 헌법재판소에 2007년 판결에 대해서 각 불복하였고, 헌법재판소는 결정이 있을 때까지 2007년 판결의 집행을 정지하는 명령을 하였다.


헌법재판소는 2011년 5월 26일 전원 일치로 2007년 판결에 실체적, 절차적, 사실적 오류가 있다는 이유로 2007년 판결을 취소하였다. 헌법재판소는 금융감독원과 Fogafín이 청구인에게 1998년 조치에 관하여 적법하게 통지하였으므로 청구인들의 청구는 시효를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하 “2011년 결정”).19


(v) 청구인의 취소 신청: 청구인은 2011년 12월 9일 헌법재판소가 부여된 권한을 넘어 국사원의 권한을 침해하였다는 이유로 2011년 결정에 대한 취소 신청(annulment action)을 하였다. 국사원의 재판관인 Mauricio Fajardo도 위 신청에 참여하였다. 국사원은 2014년 6월 25일 청구인의 신청을 기각하는 명령을 하였다(이하 “2014년 명령”). 콜롬비아법에 따르면 이러한 명령에 대한 추가적인 불복 수단이 없다.20

 

5. 법률적 쟁점 및 중재판정부의 판단

가. 피청구국의 관할에 대한 항변

 

청구인의 중재신청에 대하여 피청구국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중재판정부의 관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i) 시적관할 부존재: 이 사건 협정이 2012년 5월 15일 발효되었고, 피청구국이 행한 조치의 대부분은 이 이전에 발생한 것이므로 중재판정부의 관할이 없다.


(ii) 중재신청기한 도과: 이 사건 중재는 이 사건 협정 제10.18.1조에 규정된 3년의 중재신청기한을 준수하지 못하였다. 청구인은 이 사건 협정 제12장의 최혜국(Most-Favoured Nation, MFN) 대우 조항을 매개로 콜롬비아-스위스 BIT에 있는 5년의 중재신청기한이 적용된다고 주장한다.21 그러나 이 사건 협정 제12장의 MFN 조항은 협정 제10장 분쟁해결절차인 이 사건 중재에 적용되지 않는다.

 

(iii) 중재동의 부존재: 피청구국은 이 사건 협정 제12장(금융서비스)과 관련하여 FET 의무 위반을 청구원인으로 한 투자중재에 동의하지 않았다.


(iv) 물적관할 부존재: 2007년 판결은 이 사건 협정에 따라 보호되는 “투자”라고 할 수 없다. 청구인은 이 사건 협정 발효 당시 Granahorra 은행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고, 청구인의 Granahorra 은행 취득이 국내법 위반에 해당한다. 22


중재판정부는 위의 주장 중에서 어느 하나가 받아들여지는 경우에는 나머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 (i)과 (ii)의 일부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나누어 살펴보았다.23

 

나. 이 사건 협정의 시간적 적용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항변에 관하여

 

1) 협정의 문언

  • 영문: Article 10.1 Scope and Coverage
    3. For greater certainty, this Chapter does not bind any Party in relation to any act or fact that took place or any situation that ceased to exist before the date of entry into force of this
    Agreement.
  • 국문: 제10.1조 적용 범위 3. 보다 명확히 하자면, 이 장의 규정은 이 협정의 발효 전에 발생한 행위나 사실, 혹은 발효 전에 존재하지 않게 된 상황과 관련하여 어떠한 체약국도 구속하지 않는다.

2) 피청구국의 주장

 

현재 진행 중인 분쟁과 청구들은 이 ㅏ건 협정 제10.1.3조 및 국제관습법상 소급효 금지의 원칙에 반하므로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중재에 대해 시적관할(ratione temporis)을 가지지 않는다. 신청인이 주장하는 사건들은 헌법재판소의 2014년 명령을 제외하면 모두 이 사건 협정의 효력발생일인 2012년 5월 12일 전에 발생하였다.24

 

헌법재판소의 2014년 명령은 2011년 결정을 확인하는 내용이므로 이 사건 협정의 발효 이전에 발생한 법률관계에 그 어떠한 변동을 가져오지 않는다. 헌법재판소의 2011년 결정에 대한 청구인의 취소신청은 일반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특별절차에 해당하고, 콜롬비아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불복할 방법은 없다. 또한 투자중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법적 분쟁은 아무리 늦어도 청구인이 행정소송을 제기한 2000년 7월 28일 전에 발생하였고, 2014년 명령으로 인하여 새로운 분쟁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25

 

3) 청구인의 주장

 

피청구국은 2014년 명령과 같이 이 사건 협정의 발효 이후에 발생한 행위에 대해서 책임을 진다. 이 사건 협정의 효력 발생 이전에 시작된 “분쟁”(“행위”와 구분됨)에 대해서는 이 사건 협정이 적용될 수 있다. 피청구국이 주장하는 중재판정례들은 명시적으로 (투자협정의) “효력 발생 전에 발생한 분쟁(disputes that arose prior to its entry into force)”을 적용 범위에서 배제하는 문언이 협정에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이 사건에 참고가 되지 않는다. 예비적으로, 이 사건 분쟁은 2014년 명령과 관련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중재판정부는 이에 대하여 관할을 가진다.26

 

4) 중재판정부의 판단

 

중재판정부는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분쟁이 이 사건 협정의 시적관할에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 제10.1.3조가 국제관습법에 따른 소급효 금지의 원칙을 확인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협정의 효력이 발생하기 전에는 피청구국이 위반할 수 있는 의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 사건 중재에서의 쟁점은 2014년 명령이 청구인이 주장하는 투자를 위법하게 박탈한 사법적 수용(judicial expropriation)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정리하였다.27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의 시간적 적용 범위가 협정 발효 이후에 발생한 분쟁으로 한정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 근거로 중재판정부는 우선 이 사건 협정 제10.1.3조의 문언은 협정 발효 전에 발생한 “행위 또는 사실(acts or facts)”에 대해서만 정하면서, 협정 발효 전에 발생한 “분쟁(dispute)”을 협정의 적용범위에서 제외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나아가 PCIJ(Permanent Court of International Justice)가 “분쟁(dispute)”을 “사실관계 혹은 법적 쟁점에 관한 의견의 불일치 혹은 법적 견해나 이해관계의 충돌(a disagreement on a point of law or fact, a conflict of legal view or of interests between two persons)”이라고 정의한 점에 비추어, 하나의 분쟁은 복수의 작위 또는 부작위와 관련된 수 개의 청구를 둘러싸고 발생하는데, 일련의 분쟁이 계속되는 중에 분쟁당사국이 조약에 가입할 경우 가입 이후에 발생한 동일한 유형의 행위가 기존에 발생한 분쟁의 기초가 된다는 이유로 협정의 적용범위에서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고도 지적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도 2014년 명령이 독자적으로 이 사건 협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면 이 사건 협정의 적용 범위에 포함될 것이라고 설시하였다.28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2014년 명령은 다른 행위와 독립적으로 이 사건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2014년 명령이 헌법재판소의 2011년 결정을 변경하는 효과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 이전에 발생한 1998년 조치를 무효화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는 중재관할이 창설되지 않고, 청구인이 이 사건 중재에서 문제삼고 있는 2014년 명령에 고유의 위법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에 대해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하였다. 이와 함께, 중재판정부는 만약 청구인이 사법 부인(denial of justice)을 주장하는 것이라면, 이는 이 사건 협정 제12장의 적용을 받는 투자자(금융서비스 투자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FET 의무 위반을 주장하는 것이어서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밝혔다.29

 

다. 이 사건 협정 제10.18.1조가 정한 중재신청기한을 위반하였다는 항변에 관하여

 

1) 피청구국의 주장

 

이 사건 협정 제10.18.1조는 3년의 중재신청기한을 정하고 있다. 청구인이 주장하는 가장 마지막 위반 행위인 2014년 명령은 2014년 6월 25일 내려졌고, 청구인은 2018년 1월 25일 중재신청을 하였으므로 중재신청기한을 준수하지 못하였다.

 

이 사건 협정 제12장에 있는 제12.3.1.조 MFN 조항을 통하여 콜롬비아-스위스 BIT의 중재신청기한 조항이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 투자중재는 이 사건 협정 제12장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분쟁해결절차가 아니고 다만 제10장의 분쟁해결절차를 준용해 온 것일 뿐이므로 제10장의 중재신청기한이 배제되지 않는다. 더욱이 이 사건 협정 제12장의 MFN 조항은 중재동의에 대해서 적용되는지 여부를 명시하고 있지 않고, 다수의 중재판정례도 문언상 명백하지 않는 이상 MFN 조항을 통하여 중재동의 요건을 우회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30

 

2) 청구인의 주장


이 사건 협정 제10장의 분쟁해결절차 제10.18.1조에 규정되어 있는 3년의 중재신청기한은 청구인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이 사건 협정 제12장에 있는 제12.3.1조 MFN 조항에 따라 청구인에게 더 유리한 콜롬비아-스위스 BIT에 있는 5년의 중재신청기한이 적용되어야 한다. 협정 제12장의 MFN 조항은 모든 “대우(treatment)”에 적용된다고 넓게 정하고 있으므로 절차적인 사항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미국이나 콜롬비아의 투자협정 체결 실무를 보면 분쟁해결절차를 MFN 조항 적용범위에서 명시적으로 배제한 협정들이 존재한다. 따라서 이를 반대해석하면 그러한 배제 문언이 없는 이 사건 협정의 MFN 조항은 중재동의에도 적용될 수 있다.31


3) 중재판정부의 판단

 

중재판정부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청구인의 중재신청이 3년의 중재신청기한을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협정 제12장(금융서비스)의 제12.1조는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 영문: Article 12.1 Scope and Coverage 2. (b) Section B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of Chapter Ten (Investment) is hereby incorporated into and made a part of this Chapter solely for claims that a Party has breached Articles 10.7 (Expropriation and Compensation), 10.8 (Transfers), 10.12 (Denial of Benefits), or 10.14 (Special Formalities and Information Requirements), as incorporated into this Chapter.
  • 국문: 제12.1조 적용범위 2. (b) 제10장(투자)의 B절(투자자-국가 분쟁 해결)은 제10.7조(수용 및 보상), 제10.8조(양도의 자유), 제10.12조(혜택의 거부), 제10.14조(특수한 형식과 정보의 요구)의 위반에 관한 청구에 한해서만 이 장의 일부로 준용된다.

중재판정부는 위와 같은 이 사건 협정 제12.1.2(b)조에 따라 이 사건 협정 제10장(투자) B절의 분쟁해결절차, 즉 3년의 중재신청시한 조항 제10.18.1.조가 준용되는데,32 청구인이 2014년 명령을 교부받은 시점은 2014년 6월 25일이고, 2018년 1월 24일 이 사건 중재를 개시하였으므로, 위 3년의 기한이 도과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고 정리하였다.33

 

다만 청구인은 이 사건 협정에서 정한 중재신청기한은 도과하였더라도, 이 사건 협정 제12.3.1조 MFN 조항을 통하여34 청구인에게 더 유리한 콜롬비아-스위스 BIT에 규정되어 있는 5년의 중재신청기한이 적용되어, 결국 청구인은 중재신청기한을 준수하였다고 주장하였으므로, 중재판정부는 이에 관하여 상세히 살폈다.35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이 제12.3.1조 MFN 조항을 매개로 콜롬비아-스위스 BIT의 중재신청기한 5년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협정 제12.1.2(b)조가 금융 섹터 투자자들과의 분쟁에 제10장(투자)의 분쟁해결절차를 준용하면서 그 적용범위를 실체적인 투자보호와 관련한 4개 조항으로만 한정하고, 제12.3.1조 MFN 조항을 이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으므로, 중재판정부는 제12.3.1조 MFN 조항에 대해서 판단할 관할을 가지지 못한다는 이유에서 였다36

 

나아가 중재판정부는 콜롬비아-스위스 BIT의 5년의 중재신청기한을 적용하더라도 여전히 이 사건 중재는 그 신청기한을 도과하였다고 덧붙였다. 콜롬비아-스위스 BIT 제11.5조는 “분쟁을 야기한 사건(the events giving rise to the dispute)”을 청구인이 최초로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부터 5년 이내에 중재신청을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따라서 청구인은 (이 사건 중재신청일로부터 5년 전인) 2013년 1월 24일 이후 분쟁을 야기한 사건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는 점을 증명하여야 할 것인데, 그러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2013년 1월 24일 이후에 발생한 사건은 2014년 명령 밖에 없는데, 이는 1998년 조치 또는 (2007년 판결을 투자를 포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 2011년 결정에서 촉발된 분쟁이 주체나 실제 원인에 변동 없이 계속된 것이므로, 2014년 명령을 콜롬비아-스위스 BIT 제11.5조의 “분쟁을 야기한 사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37

 

라. 결론

 

중재판정부는 위 두 가지 이유로 중재판정부가 이 사건에 대해서 이 사건 협정에 따른 시적관할을 가지지 못할 뿐만 아니라, 청구인의 중재신청이 이 사건 협정 제10.18.1조의 중재신청기한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38

 

III. 평가

1. 투자협정 발효 당시 계속 중인 분쟁에 대한 시적관할(ratione temporis)


특별히 달리 정하지 않는 이상 조약 불소급의 원칙이 국제법상 확립된 원칙이다.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Vienna Convention on the Law of Treaties) 제28조가 이를 명시하고 있고,39 이 사건 협정 제10.1.3조도 이를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가 체결한 많은 수의 FTA에서도 이와 동일하게 정한다(한-미 FTA 제11.1.2조, 한-중미 FTA 9.1.2조 등). 따라서 조약에 특별한 정함이 없다면 조약의 시적관할은 그 조약의 발효일 이후부터 성립한다.


유의할 것은 투자협정의 시적관할은 적어도 3가지 측면에서 구분하여 이해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i) 투자, (ii) 사실 또는 행위 및 (iii) 분쟁이 그것이다.

 

우선 “투자”와 관련하여 보면, 현재 대부분의 투자협정이 발효 당시 지속 중인, 즉 과거에 이루어진 투자도 보호하고 있다. 네덜란드 모델 BIT 제10조처럼 “이 협정은 […] 발효 전에 이루어진 투자에도 적용된다(The provision of this Agreement shall […] also apply to investments which have been made before that date)”고 명시하기도 하고, 한-미 FTA 제1.4조나 이 사건 협정 제1.3조처럼 “적용대상 투자(covered investment)”에 “협정 발효일에 존재하는 투자(an investment in existence as of the date of entry into force of this Agreement)”를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정하기도 한다. 이처럼 협정 발효 전에 이루어진 과거의 투자도 협정 발효 당시 존속하고 있을 경우 보호된다는 명문의 규정이 있다면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이 경우에도 문제된 투자가 ‘발효 당시 존재하는 투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다투어 질 수 있지만, 적어도 협정 발효일 존속 중인 투자에 대한 협정의 시적관할 원칙 자체에 관하여는 크게 논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행위 또는 사실”와 “분쟁”이다. 투자협정에서 이와 관련한 시적 적용범위를 일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명백하게 정하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일부 사항을 정하고 있더라도 모호한 경우 여전히 해석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 사건의 경우 협정에 “사실 또는 행위”에 대한 불소급은 명시되었지만, “분쟁”에 관하여는 언급이 없어 문제되었다.

 

이처럼 협정에서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은 경우 작동하는 것이 국제법상의 일반원칙이다. 따라서 이 경우 협정 발효 전의 분쟁에 대해서는 협정의 시적관할이 없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40 다만 이 때에도 협정 발효일 당시 계속 중인 분쟁이 ‘협정 발효 전의 분쟁’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여전히 문제된다. PCIJ의 ‘분쟁’에 관한 정의에서 알 수 있듯이, ‘분쟁’이란 수 개의 행위 또는 사실들에 대한 당사자들의 법적·사실적 의견 대립이 이어지는 일련의 흐름이다. 따라서 협정 발효일 당시 계속 중인 분쟁의 경우, 어느 하나의 특정 시점과 분쟁의 선후를 한 마디로 딱 잘라서 판단하기는 어렵다. 분쟁 발생시를 기준으로 본다면 분쟁이 해당 시점에 앞선 것이 될 수 있겠지만, 분쟁 종결시를 기준으로 본다면 분쟁은 해당 시점 이후의 것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 경우 협정 발효 전의 분쟁으로서 시적관할을 배제해야 할지, 아니면 협정 발효 이후의 분쟁으로서 시적관할의 성립을 인정해야 할지를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여기에서 ‘협정 발효 당시 계속 중인 분쟁’과 ‘협정의 발효일’ 사이의 선후 관계를 정리하여 협정의 시적관할 판단 방법을 제시한 것이 이 사건 중재판정이다.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협정 발효일 당시 계속 중인 분쟁이 독립적으로 협정위반을 구성할 수 있는 협정 발효 이후의 독립적인 행위 또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면 ‘협정 발효 이후의 분쟁’으로서 시적관할이 성립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즉, 협정 발효 당시 계속 중인 분쟁은 그 기초되는 사실 또는 행위에 따라서 협정 전의 분쟁이 되어 시적관할에서 배제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따르면, 독립적인 협정위반을 구성할 수 있는 분쟁의 기초되는 사실 또는 행위가 협정 발효 전에 종료되었다면 이는 협정 발효 전의 분쟁이 되어 협정의 시적관할에서 배제되지만, 독립적인 협정위반을 구성할 수 있는 분쟁의 기초되는 사실 또는 행위가 협정 발효 이후에도 추가로 발생하였다면 그 분쟁은 협정 발효 이후의 분쟁이 되므로 협정의 시적관할에 포함된다. 요컨대 ‘분쟁’에 대한 시적관할 판단의 기준을 그 기초되는 행위 또는 사실에 두는 것이다. 이 사건 협정 제10.1.3조가 협정 불소급의 대상으로 “행위 또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응 수긍할 만 한 기준이다.

 

2. 중재신청기한


과거의 투자협정은 중재신청기한(limitation period)을 두는 경우가 많지 않았지만, 오늘날 많은 투자협정은 통상 3년 혹은 5년의 중재신청기한을 두고 있다.41

 

중재신청기한과 관련하여 다투어지는 대표적인 쟁점 중 하나는 기산점이다. 대부분의 중재신청기한 조항이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knew or should have known)”를 기산점으로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청구인이 기산점 관련 대상 사실을 “알 수 있었을 때”가 언제냐를 두고 공방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사건에서는 신청인이 가장 늦게 알았을 때인 2014년 명령 송달시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이 사건 협정상의 중재신청기한을 도과한 것이 분명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다툼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42


대신 MFN 조항을 매개로 제3국 협정의 보다 유리한 중재신청기한이 적용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다. 이 역시 중재신청기한과 관련하여 실무상 빈번하게 등장하는 쟁점 중 하나이다.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콜롬비아-스위스 BIT에 규정된 5년의 중재신청기한을 주장했다. 다만 사건에 따라서는 투자유치국이 제3국과 체결한 투자협정 중 중재신청기한을 정하지 않은 투자협정을 근거로 아예 중재신청기간에 제한이 없다는 주장까지 하기도 한다(Ansung Housing v China, ICSID Case No. ARB/14/25).


그러나 MFN 조항이 실체적인 투자보호 조항을 넘어서 절차적인 분쟁해결절차 조항(사전절차, 중재신청시한 등)에까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아직 확립된 법리가 없다. 결론만을 놓고 본다면 분쟁해결절차 조항을 MFN 조항의 적용범위에서 제외시키는 중재판결례의 숫자가 더 많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각 협정의 문언, 협정 체결 경위 또는 분쟁의 맥락 등이 같지 않기 때문에, MFN 조항을 엄격하게 해석한다거나 그 확대 적용을 자제하는 것이 현재 실무에서의 일반적인 입장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한 가지 특히 눈 여겨 보아야 할 점은, 이 사건에서 MNF 조항을 분쟁해결절차 조항에까지 확대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한 중재판정부의 결론이 ‘적용할 수 있다/없다’가 아니라, “중재판정부의 관할 밖”이었다는 점이다.43 중재판정부는 스스로의 관할을 판단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competence-competence 법리는 확고하게 인정되어 온 국제법 원칙이다.44 그렇기에 MFN 조항 확대적용이 쟁점으로 제기된 경우 중재판정부가 “이를 판단할 관할을 가지지 못한다”고 선언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 제12.3.1조의 MFN 조항에 중재판정부의 관할이 미치지 않는다고 선언하였다.

 

이 사건 중재판정부의 위와 같은 결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협정 체계를 전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 사건 협정은 투자협정 하나만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조약이 아니다. 이 사건 협정은 여러 장의 무역 관련 사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FTA와 유사한 포괄적인 무역진흥조약(Trade Promotion Agreement)이다. 따라서 이 사건 협정에는 투자협정뿐만 아니라 각종 무역에 관한 당사국들의 합의가 기재되어 있고, 투자협정은 그 중 하나의 장(chapter)을 구성할 뿐인데, 이 사건 중재는 원칙적으로 이 사건 협정의 제10장 투자 영역에 한하여 적용되는 분쟁해결절차다. 다만 이 사건 협정 제12장 금융서비스 부분에서 금융서비스 영역의 투자자 보호를 위하여 제10장 투자의 분쟁해결절차를 일부 투자자 보호의무(수용 금지, 양도의 자유, 혜택의 거부, 특수한 형식과 정부의 요구)와 함께 준용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협정 제12장의 적용을 받는 금융서비스 영역 투자자인 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 제10장의 분쟁해결절차에 따라 중재신청을 한 것이 바로 이 사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 협정 제12장에 규정되어 있는 권리, 의무 등의 각종 사항은 협정 제10장의 분쟁해결기관인 중재판정부의 판단권한 내에 속하지 않는다.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 제10장에 따른 분쟁해결기관인 만큼, 원칙적으로 협정 제10장에 규정되어 있는 권리, 의무 등을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판단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 사건은 이 사건 협정 제12장 제12.1.2(b)조의 준용규정에 따라 개시되었으므로, 중재판정부의 판단권한, 즉 관할도, 철저하게 위 준용규정의 범위에 한정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위 준용규정은 제12장의 MFN 조항(제12.3.1조)을 언급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협정 제12장의 내용을 구성하는 제12.3.1.조 MFN 조항은 이 사건 협정 제12장에 따른 분쟁해결기구(예컨대 WTO)의 관할이 미칠 뿐, 제10장 분쟁해결기관인 중재판정부의 관할은 미치지 않는다.

 

이 사건 협정 제12.3.1조 MFN 조항에 대한 관할이 없다는 중재판정부의 결론은 이상과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만약 제12장 준용규정이 제10장의 MFN 조항(제10.4조)을 포함하고 있었다면, 여기에는 중재판정부의 관할이 미쳤을 것이다. 이 경우였다면 이 사건 중재판정부가 MFN 조항의 확대적용 쟁점에 관하여 “관할이 없다”고 선언하기 보다는, 여느 사건에서처럼 위 MFN 조항이 중재신청시한과 같은 분쟁해결절차에 “적용된다/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다.

 

 

작성자 강유정 변호사 ㅣ 김&장 법률사무소

나인성 변호사 ㅣ 김&장 법률사무소

 

 

※ 본 판례 해설 내용은 작성자 개인의 견해로 산업통상부의 공식 견해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1 2021년 1월 이후부터는 Agencia Nacional de Defensa Jurídica del Estado에서 근무하지 않음

2 Astrida Benita Carrizosa v. Republic of Colombia, ICSID Case No. ARB/18/5, Award (이하 “Award”), paras 224-225.
3 Alberto Carrizosa Gelzis, Enrique Carrizosa Gelzis, Felipe Carrizosa Gelzis v. Republic of Colombia, PCA Case No. 2018-56, Award, paras 237-254.

4 Alberto Carrizosa Gelzis, Enrique Carrizosa Gelzis, Felipe Carrizosa Gelzis v. Republic of Colombia, PCA Case No. 2018-56, Award, paras 99-100.
5 Article 10.20: Conduct of the Arbitration
2. A non-disputing Party may make oral and written submissions to the tribunal regarding the interpretation of this Agreement.
6 Article 12.1: Scope and Coverage
2. Chapters Ten (Investment) and Eleven (Cross-Border Trade in Services) apply to measures described in paragraph 1 only to the extent that such Chapters or Articles of such Chapters are incorporated into this Chapter.
(a) Articles 10.7 (Expropriation and Compensation), 10.8 (Transfers), 10.11(Investment and Environment), 10.12 (Denial of Benefits), 10.14 (Special Formalities and Information Requirements), and 11.11 (Denial of Benefits) are hereby incorporated into and made a part of this Chapter.
(b) Section B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of Chapter Ten (Investment) is hereby incorporated into and made a part of this Chapter solely for claims that a Party has breached Articles 10.7 (Expropriation and Compensation), 10.8 (Transfers), 10.12 (Denial of Benefits), or 10.14 (Special Formalities and Information Requirements), as incorporated into this Chapter.
7 Astrida Benita Carrizosa v. Republic of Colombia, ICSID Case No. ARB/18/5, United States Article 10.20(2) Submission, paras 7-17.
8 Award, paras 58-59.

9 Award, para 10.
10 Award, paras 66-68.

11 중앙은행이 직접 해당 은행이 중앙은행에 보유하는 계좌에 금전을 지원하는 제도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제도.
12 콜롬비아 금융법에 따라 설립된 정부규제기관으로, 예금자를 보호하고 일시적으로 위기를 겪는 금융기관을 운영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13 Award, paras 69, 71, 74-78.
14 Superintendencia Financiera de Colombia(금융감독원)은 콜롬비아의 금융시스템을 감독하는 기관으로서 금융기관이 적절한 유동성 수준을 유지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유지하는 역할 등을 수행한다.
15 Award, paras 80-84.

16 Award, paras 85-87.
17 Award, paras 88-89.
18 Award, paras 91-92.

19 Award, paras 93-95.
20 Award, paras 96-98.
21 Award, para 102.

22 Astrida Benita Carrizosa v. Republic of Colombia, ICSID Case No. ARB/18/5, Respondent's Rejoinder on Jurisdiction, paras 12-26.
23 Award, para 103.
24 Award, paras 105-108.

25 Award, paras 109-113.
26 Award, paras 114-123.
27 Award, paras 125-129.

28 Award, paras 130-138.
29 Award, paras 151-166.
30 Award, paras 170-172.

31 Award, paras 178-185.
32 Article 10.18: Conditions and Limitations on Consent of Each Party
1. No claim may be submitted to arbitration under this Section if more than three years have elapsed from the date on which the claimant first acquired, or should have first acquired, knowledge of the breach alleged under Article 10.16.1 and knowledge that the claimant (for claims brought under Article 10.16.1(a)) or the enterprise (for claims brought under Article 10.16.1(b)) has incurred loss or damage.

33 Award, para 191-194.
34 Article 12.3: Most-Favored-Nation Treatment
1. Each Party shall accord to investors of another Party, financial institutions of another Party, investments of investors in financial institutions, and cross-border financial service suppliers of another Party treatment no less favorable than that it accords to the investors, financial institutions, investments of investors in financial institutions, and cross-border financial service suppliers of any other Party or of a non-Party, in like circumstances.
35 Award, paras 195-197.
36 Award, paras 198-199, 208-210.
37 Award, paras 212-214.

38 Award, paras 224-225.
39 “Unless a different intention appears from the treaty or is otherwise established, its provisions do not bind a party in relation to any act or fact which took place or any situation which ceased to exist before the date of the entry into force of the treaty with respect to that party.”

40 Murphy, Sean D, “Temporal Issues Relating to BIT Dispute Resolution”, ISCID Review Vol 37, No 1-2 (2022), pp 62-70.
41 UNCTAD, “Review of 2021 Investor-State Arbitration Decisions: Insights for IIA Reform”, IIA Issues Note No. 1, 2023 (July 2023),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A Sequel - UNCTAD Series on Issues in International Agreements II (2014), pp. 47-48.

42 Award, para 191-194.
43 Award, para 211.
44 UNCITRAL Rules Article 21 (1) “The arbitral tribunal shall have the power to rule on objections that it has no jurisdiction, including any objections with respect to the existence or validity of the arbitration clause or of the separate arbitration agreement.”; Nottebohm case (Preliminary Objections), Judgment of 18 November 1953, I.C.J. Reports 1953, p. 111, para.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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