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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본문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투자분쟁 판례해설 2023. 9. 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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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mire v. Ukraine 사건
ICSID Case No. ARB/06/18

 


1. 사건 개요


가. 사건명

 

  •  Joseph Charles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나. 청구의 근거가 된 협정 및 절차 규정

 

  •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Ukraine Concerning the Encouragement and Reciprocal Protection of Investment (미국-우크라이나 양자투자협정 (BIT), 1994)
  • Settlement Agreement (2000)와 Joseph Charles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AF)/98/1 사건 중재판정 (2000)
  • ICSID 협약 (1965)
  • ICSID 중재규칙 (2006)


다. 당사자


(1) 청구인

  • Joseph Charles Lemire (미국 국적 자연인)
  • 청구인 측 대리인:
    Derains & Gharavi (프랑스 파리): Hamid G. Gharavi, Stephan Adell 및 Nada Sader


(2) 피청구국

  • 우크라이나 (Ukraine)
  • 피청구국 측 대리인:
    White & Case LLP (프랑스 파리): John S. Willems, Michael A. Polkinghorne 및 Olga 
    Mouraviova, Nathalie Makowski
    Magisters (우크라이나 키이우): Sergii Svyryba, Olga Glukhosvska, Olha Yaniutina, Markiyan 
    Kliuchkovskyi 및 Oksana Tsymbrivska


라. 중재판정부 구성

 

  • 의장중재인: Prof. Juan Fernández-Armesto (스페인 국적)
  • 청구인 선정 중재인: Jan Paulsson (프랑스 국적)
  • 피청구국 선정 중재인: Dr. Jürgen Voss (독일 국적)


마. 청구인의 청구 취지의 요지


① 피청구국이 Settlement Agreement (2010)와 미국-우크라이나 BIT를 위반하였다는 결정 및 이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으로 미화 551억 7,300만 달러 및 이자 지급 청구; 
② 피청구국으로 조치로 인해 상실된 청구인의 이익에 대한 배상금으로 미화 95만 8천 달러 및 이자 지급 청구;
③ 피청구국이 BIT를 위반하여 발생한 청구인의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으로 미화 300만 달러 및 이자 지급 청구; 
④ 청구인의 법률비용 및 중재비용 및 이자 지급 청구.1)

바. 중재절차상 특이점


Lemire는 본 사건이 문제되기 이전인 1997년 11월 14일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우크라이나의 라디오 방송 허가권 부여 및 운영과 관련하여 첫번째 ICSID 중재("제1중재")를 제기하였는데 당시 양 당사자는 합의에 도달하여 2000년 3월 20일 위 합의 내용을 담은 중재판정("제1중재판정")이 내려졌다.2) 본 사건에서 청구인은 제1중재판정상의 중재조항을 근거로 하여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투자중재를 제기할 수 있고 피청구국이 제1중재판정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중재판정부는 이를 배척하였다.


청구인은 또한 피청구국이 미국-우크라이나 BIT상 공정공평대우 의무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중재판정부는 2011년 3월 28일 청구인의 공정공평대우 관련 청구를 인용하였다.

 

본 사건 중재판정에는 중재인 Dr. Jürgen Voss의 소수의견이 있었고, 이후 우크라이나가 중재판정 취소 신청을 하였으나, ICSID 특별위원회는 2013년 7월 8일 이를 배척하였다.

 

사. 사건의 배경 및 판정요지


미국 국적의 투자자 Lemire는 우크라이나 음악 방송국인 Gala (CJSC Radiocompany Gala, "Gala") 의 과반 의결권 지분을 취득하여 피청구국에 투자를 진행하였다. 이후 청구인은 Gala를 통하여 우크라이나 텔레비전 및 라디오 국가위원회(National Council for Television and Radio Broadcasting, "국가위원회")로부터 추가적으로 방송사업을 위한 자국 내 라디오 주파수를 할당 받고자 하였다.

 

그러나, 청구인은 라디오 주파수를 하나밖에 할당 받지 못하자 우크라이나가 과정에서 절차적, 실체적 정당성이 결여된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의사결정을 통하여 청구인의 정당한 기대를 침해하였으므로 미국-우크라이나 BIT상 공정공평대우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ICSID 중재규칙(2006)에 따른 ICSID 중재를 신청하였다.


중재판정부는 자국 내 라디오 주파수 할당과 관련한 피청구국의 행위가 미국-우크라이나 BIT상의 공정공평대우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여 청구인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중재판정부는 2011년 3월 28일자 중재판정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약 미화 871만 달러 상당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정하고, 절차비용 및 그에 대한 이자의 지급도 명했다. 


2. 사실 관계


가. 우크라이나의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법과 우크라이나 국가위원회

 

우크라이나는 1993년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법 (Law on Television and Radio Broadcasting, "방송법")을 제정하여 라디오 방송을 위한 주파수 할당 및 그에 수반되는 허가를 국가위원회 소관으로 지정하였다.3) 국가위원회의 위원들은 방송법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가 각각 절반씩 임명하도록 되어 있었고, 국가위원회는 라디오 주파수를 방송사업 허가를 받은 기업에게 공공 입찰을 통해 할당할 수 있었다. 다만, 방송사업 허가는 우크라이나 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만 받을 수 있었기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직접 주파수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 Lemire와 Gala


미국 국적의 투자자인 Lemire는 우크라이나 법에 따라 설립되고 방송허가권을 취득한 법인인 Gala를 통하여 우크라이나 국가위원회로부터 주파수를 할당 받아 방송사업을 확장하고자 하였다.4)


Lemire는 1995년 Gala의 지분 30%를 취득하였고, 이후 2006년에 Gala의 1인 주주가 되었다.5)


다. 국가위원회의 라디오 주파수 할당과 Gala

1999년부터 2000년 사이의 권력 공백기에 국가위원회의 운영이 중단되자 우크라이나는 방송법에 위반하여 국가위원회가 아닌 기타 정부기관을 통하여 공공 입찰이 아닌 방식으로 청구인의 경쟁사에게 주파수를 할당하였고, 이와 같은 결정은 국가위원회의 운영이 재개된 이후 소급적으로 추인되었다.6) 위 주파수 할당과 관련하여 Gala에게 재입찰 기회는 제공되지 않았다. 또한, Gala는 국가위원회가 이후 재개한 첫번째 공공 입찰에서도 배제되었다.7)


Gala는 2001년부터 2008년 사이에 다양한 종류의 라디오 주파수를 할당 받기 위한 지원서를 우크라이나 국가위원회에 200회 넘게 제출하였으나 최종적으로 우크라이나 지방의 한 작은 마을에 대한 주파수만을 할당 받을 수 있었던 반면, 같은 시기 Gala의 경쟁사들은 각각 38에서 56개 사이의 주파수를 할당 받으며 상대적으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8) Gala가 유일하게 주파수를 할당 받게 된 지역은 위성 라디오 수신기가 없는 지역으로, Gala의 방송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것이 불가능했다.9)


라. 국가위원회와 Gala의 관계


Gala는 2005년까지 단 한 차례의 감사도 받지 않았으나,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국가위원회로부터 총 5차례나 감사를 받았는데 그 중 4차례는 사전 고지 없이 진행되었다.10) 또한, 국가위원회는 Gala에게 몇 차례에 걸쳐 위법행위에 대한 경고조치를 하였으나 Gala가 이의하자 우크라이나 법원은 이를 모두 취소하였다.11) 경고조치의 근거가 된 위법사유가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하더라도 미미하다는 것이 우크라이나 법원의 판단이었다.


이후 국가위원회는 미국 국적인 자연인 Lemire가 Gala의 합법적인 소유주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채택하거나, 다수의 경쟁사들도 행하고 있었던 관행을 문제삼아 2008년 Gala에 대한 표적감사를 실시하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12)


마지막으로 국가위원회는 Gala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방송 허가권에 대한 연장 신청 승인을 지연하다가 이후 본회의에서 연장 신청 비용을 10배나 증액하는 안과 함께 이를 승인하고 당초보다 10배 상승한 비용을 청구하였다.13) 이후 우크라이나 법무부는 국가위원회 결정의 위법성을 인정하였다.14)


3. 주요쟁점 및 중재판정부의 판단


가. 본안 전 항변에 관한 주요쟁점 및 중재판정부 판단


(1) 제1중재판정의 중재조항


(가) 피청구국 측 주장


피청구국은 본안 전 항변을 통하여 제1중재판정의 중재조항15)은 본건과 같은 ICSID 중재가 아닌 ICSID 추가절차규칙(Additional Facility Rules)에 의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으므로 본 중재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16)


(나) 청구인 측 주장


청구인은 2006년 제기한 본 중재에서 우크라이나가 제1중재판정 및 그 근거가 된 합의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미국-우크라이나 BIT와는 별도로 위 합의 및 제1중재판정의 중재조항에 기하여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17)


(다) 중재판정부의 판단


제1중재판정이 내려지게 된 당초 중재가 ICSID 중재규칙이 아닌 ICSID 추가절차규칙에 의해 진행된 것은 당시 ICSID 협약이 우크라이나에 발효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었고 합의문에도 그와 같은 당시 상황을 반영하여 ICSID 추가절차규칙에 따른 중재조항이 포함된 것이었다. 이후인 2000년 7월 ICSID 협약이 우크라이나에 발효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양 당사자는 같은 해 9월 18일 위 중재조항에 대한 별도의 수정 요청 없이 합의의 내용에 기하여 중재판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하였고 당시 중재판정부는 이에 따랐다.18)


중재판정부는 1차 중재판정에 포함된 중재조항이 위 합의와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ICSID 추가절차규칙에 의하여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안에 담긴 당사자의 진정한 의도는 분쟁을 ICSID 중재규칙과 ICSID 추가절차규칙 중 중재 진행 당시 적용 가능한 규범에 따라 해결하려는 것이었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고 피청구국의 본안 전 항변을 배척하였다.19)


나. 본안에 관한 주요쟁점 및 중재판정부 판단


(1) 공정공평대우 의무


(가) 청구인 측 주장


청구인은 우크라이나가 라디오 주파수 할당과 관련하여 자의적이고 차별적인 대우를 통해 자신의 투자에 부여된 정당한 기대(legitimate expectations)를 침해함으로써 미국-우크라이나 BIT 제2조 제3항상 공정공평대우 의무20)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다.21) 구체적으로 청구인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자신의 라디오 방송 회사인 Gala를 확장할 수 있도록 허가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가 존재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국가위원회와 주고받은 청구인의 사업 확장 관련 서신 등을 제출하였다.22) 청구인은 국가위원회가 Gala의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한 목적으로 300여 회에 이르는 Gala의 라디오 주파수 할당 신청을 체계적으로 거부하였다고 주장하였다.23)


(나) 피청구국 측 주장


이에 피청구국은 자국의 라디오 주파수 할당 절차가 적법절차에 따라 절차적 형평성을 갖추어 이루어졌다고 주장하였다.24) 피청구국은 국가위원회가 우크라이나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주체이며 위원들은 외부의 영향력 없이 독자적으로 라디오 주파수 신청을 심사하고 있으며 부패나 외부 압력이 있었다는 청구인 주장도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였다.25) 피청구국은 Gala가 심사과정 중에 공정공평한 대우를 받았고 다른 지원자들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증거도 없다고 주장하였다.26)


(다) 중재판정부의 판단

 

  • 국제관습법상 최소대우기준과의 관계

우선, 중재판정부는 국제관습법상 외국인에 대한 최소대우기준이 미국-우크라이나 BIT 제2조 제3항 제a호상 공정공평대우의 하한("floor")을 구성하므로, 공정공평대우 자체는 국제법보다 더 높은 수준의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27) 해당 규정이 NAFTA 및 미국 모델 BIT 상 FET 규정과 문언이 일치함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해석되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그 근거로 해당 BIT가 체결된 것은 1996년인데 반해 "BIT에서 규정한 공정공평대우는 국제관습법상의 최소 대우기준과 동일하게 파악되어야 한다”는 견해가 NAFTA 자유무역위원회의 구속력 있는 해석 결정으로 채택되고 미국 모델 BIT에 반영된 것은 각각 2001년 및 2004년이라는 점을 들었다.28) 또한, 미국과 우크라이나 양 당사국 모두 1996년 당시 국제관습법상의 최소대우기준이 의무의 상한이 아니라 하한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던 것에도 주목하였다. 마지막으로 중재판정부는 투자자가 "국제법에 의해 요구되는 것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는 BIT 제2조 제3항의 문언을 근거로 해당 BIT의 공정공평대우 규정이 국제법상 최소대우기준보다 높은 수준을 요구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29)


결과적으로 중재판정부는 위와 같은 판시에 터잡아 본 사건에서 설령 피청구국의 행위가 과도하고 악의적이며 고의적인 의무의 태만 등에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공정공평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30)

 

  •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인 행위

더 나아가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이 외국 투자를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우할 적극적 의무와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인 행위를 하지 않을 소극적 의무를 모두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31) 피청구국의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인 행위는 공정공평대우 의무 위반의 유형 중하나가 될 수 있으며, 자의적 행위 또는 차별적 행위 둘 중 하나만 존재하더라도 위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았다.32) 이 때 차별이란 정당한 근거 없이 다르게 대하는 것을 말하고 자의성이란 편견, 선호 내지 편향이 법의 지배를 대체하는 경우라고 보았다.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의 행위가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Saluka v. Czech 사건33)을 인용하여 정부의 조치가 일관성, 투명성, 공정성과 비차별성이라는 요건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경우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설시하였다.34)

 

  •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

또한 중재판정부는 투자자가 투자할 당시 가졌던 정당하고 합리적인 기대를 침해하는 행위는 공정공평대우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았다.35) 특히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의 정당한 기대에 라디오 방송 산업에 종사하는 해외 투자자가 기대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수준의 법적 안정성이 포함된다고 판단하였다.36) 투자자는 피청구국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당국의 정책을 일관적이고, 투명하며, 공평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이지 않게 시행할 것을 정당하게 기대할 수 있고, 투자 유치국은 이를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37)


중재판정부는 우크라이나 법에 따른 라디오 주파수 할당절차 자체가 자의적인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그 실제 시행에 있어 중대한 하자들로 점철되어 있었으며 이러한 하자는 국가위원회 위원들의 독립성 결여 및 청구인의 경쟁사들에 대한 정치적 선호, 국가위원회 운영중단 기간 중 국가위원회가 아닌 다른 국가기관이 입찰 절차 없이 주파수를 할당한 행위, 국가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는 행위 등 국가위원회의 자의적이거나 차별적인 결정을 포함한다고 판단하였다.38)


특히, 중재판정부는 Gala가 1999년부터 2005년 사이 6년 동안 다양한 종류의 라디오 주파수를 할당 받기 위하여 국가위원회에 200여회에 이르는 신청을 하였으나, 같은 시기 각각 38개에서 56개 사이의 주파수를 할당 받은 경쟁사들과는 달리 단 하나의 주파수만을 할당 받았다는 사실 및 타 경쟁사들과 청구인 간의 주파수 할당 성공율의 극심한 차이 등에 주목하였다.39)


그 밖에 중재판정부가 공정공평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힌 우크라이나의 구체적인 행위는 아래와 같다.40)


- 2004년 5월 26일자 AM 주파수 입찰에서 국가위원회는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Gala의 신청을 기각한 다음 재입찰을 통해 청구인의 경쟁사이자 우크라이나 대통령 선거 캠페인에서 정치자금을 담당한 회사와 관련이 깊은 NART TV에 주파수를 할당하였다
- 2005년 10월 19일자 보도방송을 위한 라디오 주파수 15개의 입찰과 관련하여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국가위원회 위원장에게 서면 지시를 통해 청구인의 경쟁사 2곳에 주파수를 할당하도록 고려할 것을 요청, 국가위원회는 결국 이에 응하였다.
- 2008년 2월 6일자 입찰과 관련하여 국가위원회는 각 주파수별로 방송 언어의 40% 이상이 우크라이나어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부과하였는데, 우크라이나어 방송이력이 전무하였을 뿐 아니라 법에서 정한 우크라이나 음악 50% 이상 방송 요건을 위반하한 Gala의 경쟁사가 주파수를 할당 받았다.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이 투자를 진행하였을 당시 우크라이나 민영 라디오 방송 산업이 발전하는 추세에 맞추어 우크라이나 방송 허가를 취득한 Gala 역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 허용될 것이라는 청구인의 기대는 정당하였고 위와 같은 피청구국의 행위로 인해 이러한 기대가 침해되었으므로 피청구국은 공정공평대우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41)

 

(2)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 (Moral Damages)


(가) 청구인 측 주장


청구인은 피청구국 국가위원회의 행위로 인하여 불안 및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청구인은 구체적으로 Gala에 대한 국가위원회의 사전통지 없는 감사가 급증하고, Gala의 방송허가권 박탈로 이어질 수 있는 경고가 법적 근거도 없이 이루어졌으며, Gala의 방송허가권 연장 신청이 대한 지연된 점 등을 문제삼았다.42)


(나) 피청구국 측 주장


이에 대하여 피청구국은 Gala가 과도한 모니터링과 감사의 대상이 되었다거나 국가위원회가 Gala와 청구인을 우크라이나 방송 산업에서 축출하려고 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였다.43) 피청구국은 국가위원회의 모든 모니터링, 감사 및 기타 조치는 자국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시행되었다고 주장하였다.44) 마지막으로 피청구국은 청구인이 국가위원회의 조치로 인하여 실제로 받은 피해가 없고 오늘날까지도 수익성 있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45)


(다) 중재판정부의 판단


중재판정부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배상은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될 수 있다고 하면서, 양 당사자가 제시한 Desert Line Projects v. Yemen 사건46), Lusitania 호 사건47), Siag v. Egypt 사건48) 등 기존 판정례를 분석하여 아래와 같이 정신적 피해 배상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상황으로 인정될 수 있는 세 가지 조건을 도출하였다49):

 
(i) 국가의 행위가 신체적 위협, 불법 구금 또는 부당한 대우와 같이 문명국이 행동할 것 으로 예상되는 규범에 위배되는 경우
(ii) 국가의 행위가 건강상 스트레스, 불안, 굴욕감, 수치심과 같은 정신적 고통 또는 평판, 신용 및 사회적 지위의 상실을 야기하는 경우
(iii) 원인과 결과 모두가 중대하거나(grave) 상당한(substantial) 경우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이 경험 많은 전문가이자 연륜 있는 사업가라는 점을 언급하며 자신의 사업과 관련하여 Gala가 국가위원회로부터 받은 조치 및 주파수 할당 절차에 따라 여러 차례 입찰에 참여하는 행위로 인해 극심한 불안 및 스트레스를 경험하였다고 보기 힘들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중재판정부는 본 사건에서 상당한 규모의 경제적 배상에 의해 청구인이 겪었을 부차적인 어려움
에 대한 배상도 이미 이루어졌다고 판단하고 별도의 배상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50)


중재판정부는 비록 청구인이 국가위원회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전 판정례 등에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인정한 사례인 무력을 동반한 위협 또는 직장 동료들의 사망 목격과 같이 중대하거나 상당한 수준에 이르지는 않았다고 판단하였다.51)


마지막으로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이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사법 제도를 통하여 우크라이나 정부의 조치를 다툴 수 있고, 우크라이나 사법부와 법무부도 국가위원회와는 달리 청구인의 입장을 이미 지지하는 결정을 내렸으므로 본건 중재절차를 통해 정신적 피해의 배상을 인정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52)


4. 의의 및 시사점


본 사건은 공정공평대우 의무의 수준과 국제법상의 최소대우기준을 등치하지 않은 판정례이자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다룬 판정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본 사건 중재판정부의 다수의견은 미국-우크라이나 BIT 상 공정공평대우 기준이 국제법상 최소대우기준과 구별되는 별개의 독자적인 개념이라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러니 그간 이와 달리 보는 중재 판정례도 적지 않고, 이 사건 중재인 Jürgen Voss도 이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제시하였다. 다수의견은 더 나아가 본 건에서 문제된 BIT의 공정공평대우 규정이 투자자에게 국제관습법에 요구하는 수준을 하한으로 하여 그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그간 공정/형평 대우를 설명하는 판정이나 논문들은 이 개념을 국제관습법에서 출발한 것으로 이해하여 왔고, 투자협정을 체결하는 국가들의 이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연결고리를 차단하고자 한 본 건 중재 판정의 타당성은 의문이 든다. 다만 공정/형평 대우가 국제관습법에 포함된 내용과 동일한 개념은 아니고 국제관습법에 기초하여 발전하였고 여전히 국제관습법을 상당 부분 포함하고 있는 개념이라는 취지라면 나름 이해할 만하다.


그간 공정/형평 대우 조항의 실체적 내용과 적용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따라 이 조항은 현재 투자협정의 가장 애매한 조항의 하나로 남게 되었다. 이 조항의 애매모호한 성격은 투자협정의 체약 당사국에 대하여 끊임없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여러 국가들은 해석의 여지가 많은 이 조항을 명료화할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모델 BIT의 제정 및 투자협정의 개정 등 다각도로 노력을 전개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본건 판정과 같이 공정/형평 대우 조항의 독자성을 더욱 강조하게 되면 이 조항의 구체적 의미와 범위가 더욱 혼돈상태에 빠지게 되는 상황도 배제하기 어렵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신속한 법리 정립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어쨌든 이 판정에 따르면 투자 유치국으로서는 국가 입장에서 투자자에게 보장해야 하는 공정공평대우의 수준이 국제관습법상 최소대우기준보다 높게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가.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 보호
 
투자자의 권리로서 정당한 기대의 보호는 명문의 규정이 없는 경우에도 공정공평대우의 내용을 이루는 요소로 널리 인정되었다. 이 개념에 따르면 투자 유치국이 투자자의 투자가 이루어질 당시 시행되던 투자 유치국의 법규 및 관련 정책 등에 따라 투명하고 일관적인 태도로 정책을 집행할 것이라는 외국인 투자자의 기대는 보호되어야 한다.

 

한편 본 사건의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의 정당한 기대에 "우크라이나의 민영 라디오 산업 성장에 따라 사업을 확대할 기회가 허용될 것"도 포함된다고 보았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 중재판정부가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와 최소대우기준의 개념을 혼동한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양자가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지적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본건에서 문제가 된 사실관계는 생각건대 정당한 기대 측면과 최소대우기준 측면에 공히 접촉점을 가질 것이다.


나. 투자 유치국의 고유한 규제권한


최근 투자협정 및 투자분쟁해결절차 개정과 관련하여 제기되고 검토되는 다양한 논의의 핵심은 결국 정당한 정부정책 결정과 이행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소위 체약 당사국 정부의 “policy space”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모든 논의의 핵심 사안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 의도한 것은 아니나 현재 투자협정과 투자분쟁해결절차는 체약 당사국의 정당한 정부정책 결정과 이행에도 적지 않은 경우 부정적 효과를 초래하거나 또는 이를 제한하는 상황도 발생 가능하다는 점이 대체적으로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은 투자협정이 최초 도입되던 시점에서는 크게 문제되지 않던 내용들이나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협정을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투자분쟁해결절차에서 적극적으로 개진함에 따라 점차 본질적인 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도 결국 투자 유치국의 정책 주권 내지 규제 권한의 본질을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인식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본 사건의 중재판정부는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는 투자 유치국이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시행할 수 있는 고유한 규제권과 비교 형량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하여는 공익 목적 규제 권한에 관한 특별한 합의가 없음에도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체결된 BIT상 국가와 투자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임의로 재분배(rebalancing of interests)한 것이라며 비판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공정/형평 대우 조항이 국제관습법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투자협정 체결 당시에 보편화된 인식이었다. 국제관습법이 요구하는 외국인에 대한 최소한의 대우 개념도 정책 주권을 포기하거나 또는 규제 권한을 제한한다는 취지를 내포하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이를 반영한 공정/형평 대우 조항도 기본적으로 정부 규제 권한은 인정하는 토대에서 출발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로부터 파생된 “정당한 기대” 개념을 투자 유치국과 외국인 투자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임의로 재분배한 것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다.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투자중재에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이 인정된 사례는 드물다. 실제로 본 사건의 중재판정부도 피청구국의 행위가 청구인의 신용과 평판에 영향을 끼쳤다고 인정하였으나 배상액의 책정은 전적으로 중재판정부의 재량권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배상금에 대한 이자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Desert Line Projects LLP v. Yemen 사건의 중재판정부는 평판 손실과 같은 정신적 피해를 입증하는 일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어려운 일임을 지적하며 예외적인 상황(only in exceptional circumstances)에만 배상에 대한 청구가 인용되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였다. 위 사건에서 중재판정부는 예멘 정부의 BIT 위반이 악의적이었고 청구인의 고용인들이 물리적 압박에 시달렸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로 인해 청구된 배상금액을 감축하여 상징적(symbolic)인 금액만 인정하였다. 이는 국제법상 책임 해제의 한 수단으로 인정되는 “만족 (satisfaction)”을 적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작성자 윤석준 변호사 | 법무법인 피터앤김
감수자 이재민 교수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본 판례 해설 내용은 작성자와 감수자의 견해이며, 이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공식적인 의견과 무관합니다.

 


1)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Decision on Jurisdiction and Liability (14 January 2010), at paras. 38-39.
2) Lemire v. Ukraine (I) (ICSID Case No. ARB(AF)/98/1), Award (18 September 2000).

3)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Decision on Jurisdiction and Liability (14 January 2010), at para. 143.
4) Ibid at paras. 52-53 and 230-231.
5) Ibid at para. 54.

6) Ibid at paras. 409-410.
7) Ibid.
8) Ibid at para. 319.
9) Ibid.
10) Ibid at paras. 454-456.
11) Ibid at paras. 455, 458 and 460.
12) Ibid at paras. 467-469.
13) Ibid at paras. 470-474.

14) Ibid.
15) Lemire v. Ukraine (I) (ICSID Case No. ARB(AF)/98/1), Award (18 September 2000), Clause 31 "Arbitration Clause" 
All the disputes arising from or in connection with this Agreement shall be settled by negotiations. In the event no solution is achieved within 60 days from the date of beginning of negotiations, either party may address to the ICSID its application for settlement under the ICSID Additional Facility Arbitration Rules. 
16)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Decision on Jurisdiction and Liability (14 January 2010), at para. 62.
17) Ibid at para. 76.
18) Ibid at paras. 74-75.

19) Ibid at paras. 79-83.
20) 미국-우크라이나 BIT (1994), 제2조 제3항 a호와 b호
[…] 3. (a) Investment shall at all times be accorded fair and equitable treatment, shall enjoy full protection and security and shall in no case be accorded treatment less than that required by international law.  
(b) Neither Party shall in any way impair by arbitrary or discriminatory measures the management, operation, maintenance, use, enjoyment, acquisition, expansion, or disposal of investments. For purposes of dispute resolution under Articles VI and VII, a measure may be arbitrary or discriminatory notwithstanding the fact that a Party has had or has exercised the opportunity to review such measure in the courts or administrative tribunals of a Party. 
21)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Decision on Jurisdiction and Liability (14 January 2010), at para. 229.
22) Ibid at paras. 210-215.
23) Ibid at para. 213.
24) Ibid at para. 221.
25) Ibid at para. 222.

26) Ibid at para. 223.
27) Ibid at para. 253.
28) Ibid at paras. 253-254.
29) Ibid.
30) Ibid at para. 254.
31) Ibid at paras. 259-260.

32) Ibid.
33) Saluka v. Czech Republic (UNCITRAL, PCA), Partial Award (17 March 2006).
34)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Decision on Jurisdiction and Liability (14 January 2010), at para. 371.
35) Ibid at paras. 258-260 and 266.
36) Ibid at paras. 258-260 and 267-270.
37) Ibid.
38) Ibid at paras. 316 and 419.
39) Ibid at para. 420.

40) Ibid at para 421.
41) Ibid at para. 421.
42) Ibid at paras. 426-435.
43) Ibid at paras. 436-437.

44) Ibid at paras. 438-447.
45) Ibid at para. 448.
46) Desert Line Projects v. Republic of Yemen (ICSID Case No. ARB/05/17), Award (29 January 2008).
47) More than 50 cases decided by the Mixed Claims Commission (United States-Germany), included in Volume VII of the 1 November 1923 to 1930, Reports of international Arbitral Awards prepared by the UN. 
48) Siag and others v. Arab Republic of Egypt (ICSID Case No. ARB/05/15), Award (1 June 2009).
49) Lemire v. Ukraine (ICSID Case No. ARB/06/18), Award (28 March 2011), at para. 333.
50) Ibid at paras. 339 and 334.
51) Ibid at paras. 334-345.

52) Ibid at para.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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