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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의 국경을 이루는 우루과이강변에 건설되었고 추가로 건설 예정인 우루과이 펄프 공장 2 곳의 건설 절차가 우루과이강 보존을 위한 양국간 규약 상의 절차적 조건에 위반되었는지와 공장 가동으로 인해 실제 우루과이강이 오염되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이다.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와 1961 년 4 월 7 일 국경 조약을 체결하여 우루과이강의 중간선 또는 최심선을 기준으로 국경을 획정하였다. 우루과이강은 국경 일대의 농업 용수 및 식수, 산업 용수 등의 원천이었으므로 강의 수량 유지, 수질 보전, 항행로 관리 등은 양국 공동의 관심사였다. 1961 년 국경 조약은 이를 위해 우루과이강 사용에 관한 법적인 제도를 마련하기로 하였고 이 조항에 근거하여 양국은 구체적인 권리와 의무, 행사 절차, 공동 관리 체제 등을 규정한 규약을 1975 년 체결하였다(이하 1975 년 규약).
동 규약에 따라 우루과이강 관리 위원회(이하 관리 위원회)가 양국 공동으로 창설되었고 우루과이강 활용 및 관리, 보전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1975 년 규약은 공장 건설 등 강 수질 보전 및 수량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업을 일방 체약국이 수행할 경우 사전에 관리 위원회에 통보, 자료 제출, 분쟁 전 양자 협의 등의 절차와 오염 방지, 생물 자원 보존, 합리적 활용 등의 실질적 사항을 규정하고 있었다. 2002 년 7 월 22 일 CMB 라는 우루과이 회사가 우루과이강 연안에 펄프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우루과이 당국에 신청하였다.
CMB 사는 환경 영향 평가 등의 필요 서류를 제출하였고 우루과이는 관련 자료를 관리 위원회를 통해 아르헨티나에게 제공하였으며 관리위 내의 수질 소위원회 등의 검토 및 회의, 청문회 등의 절차가 개시되었다. 아르헨티나는 보다 많은 분량의 정확한 자료를 추가로 요청하였으나 2003 년 10 월 9 일 아르헨티나 당국은 공장 건설 개시에 필요한 환경 영향 승인을 발부하였다. 아르헨티나는 동 공장 건설시 강의 오염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였고 동 건은 양국 정상 회담, 외교 장관 회담에서도 거론이 되었으나 특별한 합의에 이르지는 못하였다. 2005 년 11 월 28 일 우루과이 당국은 건설 허가를 발부하였다. CMB 공장측은 공사 개시 후 일시 중단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종국에는 2006 년 9 월 공장 건설을 포기하였다.
한편 2004 년 3 월 31 일 Orion 이라는 우루과이 회사가 강 인근에 펄프 공장을 건설하기 위하여 환경 영향 승인을 청구하였고 역시 관리 위원회 및 아르헨티나 통보, 관리위 검토 절차 개시되었다. 우루과이는 2005 년 2 월 환경 영향 평가를 승인하고 4 월 공사 허가를 발부하였다. 아르헨티나는 1975 년 규약상의 절차가 충분히 준수, 종료되기 전에 승인된 것이라는 시비를 제기하였다. 2005 년 5 월 31 일 양국 대통령, 외교 장관간 합의에 따라 고위기술그룹을 창설하여 CMB 공장과 Orion 공장 문제를 180 일 이내에 협의하기로 하였으나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고 공장 건설은 계속되었다.
우루과이는 공사 준공 허가에 앞서 2006 년 9 월 12 일 강물 사용 허가를 발급하였으며 2007 년 11 월 8 일 Orion 공장 가동을 승인하였다. 아르헨티나는 CMB 공장 환경 영향 및 공사 승인과 Orion 공장의 완공 및 가동 허가가 1975 년 규약상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으며 Orion 공장 운영 후 수질 오염 등 1975 년 규약의 실질적 의무 사항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고 2006 년 5 월 4 일 ICJ 에 우루과이를 제소하였다. 재판 청구의 근거는 분쟁 발생시 ICJ 에 회부한다는 1975 년 규약 60(1)조302였다.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의 재판 청구 범위가 1975 년 규약 분쟁 해결 조항에 적시된 한계를 초과하였으므로 재판부의 관할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재판부 관할권 범위
Orion 공장을 가동함으로써 우루과이가 1975 년 규약을 위반하였다고 아르헨티나가 시비한 사항 중에는 공기 오염, 오취, 조망 장애가 포함되어 있었다. 재판부는 아르헨티나가 동 의무 준수의 근거 조항으로 제시한 규약 36 조 303 는 그런 의미로 해석되지 않으며 1975 년 규약 어디에도 오취 발생 금지 등이 규정되지 않으므로 공기 오염, 오취, 조망 장애는 규약 60(1)조에 의해 부여된 재판부의 관할권 범위를 초과한다고 확인하였다(판결문 para. 52~53).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의 행위가 CITES 협약, Ramsar 협약, 생물 다양성 협약 등 일반 국제 환경 조약상의 의무에 위반한다고 판결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으며 그 근거로 1975 년 규약은 이러한 국제 조약 준수 의무를 1 조와 41 조에 언급하고 있다고 제시하였다. 동 조약 준수 의무가 이들 조항에 적시되어 있으므로 동 조약 위반은 1975 년 규약으로 의율할 수 있으며 재판부의 관할권에 속한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규약 1 조 304는 1975 년 규약의 목적을 서술한 것으로서 observance of the rights and obligations arising from treaties and other international agreements in force for each of the parties 라는 표현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나 이 구문은 이들 국제 조약상의 의무 준수를 1975 년 규약상의 의무로 규정한 것이라기보다는 1961 년 국경 조약 7 조를 이행하기로 합의한다는 문장의 수식 어귀에 해당한다고 해석하였다. 규약 1 조 문장 구조가 다소 불분명하기는 하나 재판부는 The parties agree to implement Article 7 ~~ in order to ~~ , and in strict observance 로 해석한 것이다.
규약 1 조가 규정한 의무는 1961 년 조약 7 조 이행이지 여타 국제 환경 조약 준수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이러한 해석은 동 구문 말미 international agreements in force for each of the parties 중의 each 의 의미에서도 확인된다고 보았다. each 는 두 국가 모두에게 발효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불어본에서 확인되듯이 l’une ou l’autre, 즉 두 국가 모두 또는 둘 중의 하나라는 의미로서 만일 국제 조약 준수가 규약 1 조상의 의무라면 상대방은 가입하지 않은 국제 조약상의 의무를 이에 가입한 당사국만 일방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의무 부담의 불균형이 발생한다고 지적하였다(para. 59~60).
규약 41 조 305는 각 당사국은 오염 방지 및 생물 자원 보존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수행 방식의 하나로 적용 가능한 국제 협정상의 조치 채택을 언급하고 있었다. 이 조항 표현이 관련 국제 협정 조치 채택을 1975 년 규약상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다. 재판부는 41 조(a)는 관련되는 국제 조약의 의무 준수를 1975 년 규약의 의무로 규정하는 소위 referral clause 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조약 중에는 타 국제 협약 등을 동 조약의 불가분의 일체라거나 동 협약 준수 의무를 명기함으로써 협약상의 의무를 동 조약상의 의무로 규정하는 조항을 포함하는 것도 있다. 이를 referral clause 라 하는데 아르헨티나는 41 조(a)가 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이고 재판부는 41 조(a)의 문안상 referral cluase 라고 볼 수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재판부는 41(a)조는 국제 협약 자체를 1975 년 규약으로 포함시켰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들 협약은 1975 년 규약 분쟁 해결 조항의 대상이 아니며 우루과이가 이들 협약상의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재판부의 관할권에 속하지 않는다고 정리하였다(para. 61~63).
2) 절차적 의무 위반
1975 년 규약 7 조는 수로 건설, 수로 변경, 항행과 강 관련 법제(regime) 및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업을 수행하려는 당사국은 우루과이강 관리 위원회에 통보해야 하고 관리위는 30 일 이내에 동 작업이 상대국에 심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지 잠정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관리위가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결정하거나 기한 내에 결정하지 못할 경우 작업 당사국은 상대국에게 관리위를 통해 작업 계획을 통지해야 하며 통지 내용은 작업의 주요 내용, 수행 방식, 기술적인 데이터를 포함하여 동 작업이 항행, 강 관리 법제, 수질 등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상대국이 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통지를 받은 국가는 180 일 기간 동안 통지 내용을 검토할 수 있었고 통지 내용이 부실할 경우 30 일 이내에 추가 자료를 요청할 수 있었다(8 조).
피통지 당사국이 180 일 이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경우 상대국은 공사를 수행할 수 있었으며(9 조), 피통지국은 동 공사가 통지된 내용대로 수행되는지 감리할 수 있었다(10 조). 통지를 받은 당사국은 통지된 작업이 우루과이 항행이나 관리 법제 또는 수질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통지 받은 후 180 일 이내에 관리 위원회를 통해 상대국에 동 판단의 근거를 갖추어 회신하여야 했으며(11 조) 양국이 동 회신 180 일 이내에 해결 방안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분쟁 해결 조항(60 조) 절차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12 조). 2002 년 7 월 22 일 CMB 가 펄프 공장 건설을 위한 첫 단계로서 환경 영향 평가 승인을 신청하였을 때 우루과이 당국은 이 사실을 관리 위원회에 통보하지 않았다.
CMB 를 통하여 공장 건설 계획을 인지하게 된 관리 위원회는 2002 년 10 월 17 일과 2003 년 4 월 17 일 두 차례에 걸쳐 관련 자료 제공을 우루과이에게 요청하였고 2003 년 5 월 14 일 우루과이는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 요약본을 제공하였다. 관리 위원회는2003 년 8 월 15 일, 9 월 12 일 두 차례에 걸쳐서 추가 자료를 요청하였으나 추가 자료를 제공하기 전에 우루과이는 2003 년 10 월 9 일 CMB 공장 건설을 위한 잠정 환경 영향 승인을 발부하였다.
Orion 공장의 경우 2004 년 11 월 16 일 관리 위원회는 동 공장 건설과 관련된 정보 제출을 요청하였으나 우루과이는 자료를 제공하지 않은 채 2005 년 2 월 14 일 잠정 환경 영향 승인을 발부하여 공사가 개시될 수 있게 하였고 2006 년 9 월 12 일 강물 사용 허가를 발급하면서도 사전에 관련 정보를 관리 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가 7 조, 즉 공사 계획의 통보를 준수하지 않았다고 시비하였다. 두 당사국은 CMB, Orion 펄프 공장 건설이 7 조의 대상이 되는 사업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아르헨티나는 중요한 공정별로 통보하여야 하며 따라서 2006 년 9 월 12 일 강물 사용 허가에 대해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에게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은 7 조 위반이라고 주장하였다.
우루과이는 사업 전체에 대해 통보하는 것이지 중요 계제별로 통보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반박하였다. 아르헨티나는 또한 작업 통보는 허가 등이 발부되기 이전의 사업 초기 단계에 7 조상의 통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우루과이는 7 조 문안상 통보 정보는 관리 위원회가 이를 토대로 손실 초래 여부에 관한 잠정적인 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는 되어야 하므로 사업의 자세한 기술적인 자료가 종합된 단계에서야 통보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환경 평가 등 관련 허가가 발급된 이후일 수도 있다고 주장하였다. 잠정 환경 영향 승인 이전에는 관리 위원회에 제공할 수 있을 정도의 자료가 종합된 상태가 아니어서 제공하지 못했다는 석명이었다.
재판부는 7 조의 의무를 국제 관습법상의 자국 영토의 타국 위해(危害) 목적 사용 금지 원칙으로 이해했다. Corfu Channel 사건에서 확인된대로 모든 국가는 자국의 영토가 타국의 권리와 상충되는 행위에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할 의무가 있다 306 고 환기하고 따라서 각국은 타국에 환경상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활동이 자국 영토 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재량하의 모든 수단을 사용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으며 이 의무는 이제 국제 환경법의 일부가 되어 있다고 확인하였다. 재판부는 관리 위원회에의 통보는 위 영토 사용 금지 의무 충족을 위해 필요한 당사국간 협력을 개시하는 최초의 절차라고 이해하였다. 이 최초 절차는 특정 행위의 환경상의 피해가 행위 국가의 영토 내에서 종료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우루과이강은 양국의 공동 자원으로서 일국의 행위는 타방에 대해 심각한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규약 7 조에 의거하여 사업 초기 단계에서 관련 정보가 관리 위원회에 제공되어 관리 위원회가 동 사업의 심각한 손해 초래 여부를 신속하고 잠정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리 위원회는 이 단계에서 해당 사업이 우루과이강에 미치는 실제적인 충격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동 사업이 1975 년 규약이 관장하는 양국간 협력 대상 사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7 조(1)의 첫 단락 관리 위원회에 제공하는 자료의 범위는 7 조(1) 마지막 단락 상대국에 제공하는 자료의 범위와 달리 개괄적인 수준이면 충분하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공사 계획 국가는 관리 위원회가 동 사업의 타국에의 심각한 손실 초래 여부를 잠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자료를 입수하는대로 관리 위원회에 통보해야 하며 이 단계에서 제공 정보는 해당 사업의 환경 영향에 대한 완전한 평가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하였다. (para. 94~105).
재판부는 CMB 와 Orion 공장의 잠정 환경 영향 승인이 발부되기 이전에 우루과이는 관리 위원회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고 확인하고 이는 7 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우루과이의 강물 사용 허가에 대해서는 전체 공정과 불가분의 일체를 이루는 것으로서 각 공정 별로 관련 자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결하였다(para. 107). 우루과이는 비록 관련 정보가 정부 당국을 통해 관리 위원회에 제출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관리 위원회는 해당 사업자로부터 직접 공장 건설 사실 및 관련 내용을 제공받았으므로 7 조의 자료 제공 의무는 준수된 것이라고 반박하였으나 재판부는 7 조상의 자료 제공 의무는 체약국 정부 당국의 의무로서 사업자나 기타 비정부 경로를 통한 자료 제공이 이를 대신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우루과이의 7 조 위반을 확인하였다(para. 109~111).
3) 상대국 통보 의무 위반 여부
우루과이는 CMB 와 Orion 공장에 대한 잠정 환경 영향 승인을 발부한 이후에 해당 사업 환경 영향 평가 결과를 관리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아르헨티나에게 직접 전달하였다.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가 제공한 환경 영향 평가가 내용이 부실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환경 영향 승인이 발부된 이후에 제공되어 규약 7 조~11 조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7 조(1) 세번째 문단의 상대국에 대한 직접 통보 목적은 당사국간 협력 환경을 조성하여 최선의 정보를 토대로 우루과이강에 대한 해당 사업의 영향을 함께 산정하고 필요할 경우 잠재적인 손실을 회피하기 위한 사업 조정을 협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하였다. 7 조(1)의 통보 이후 상대국의 이의 제기 기한이 개시되는 등 7 조(1) 통보는 차후 절차의 진행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의미를 부여하였다. 재판부는 환경 영향 평가는 해당 사업이 상대국에 환경적인 영향을 초래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필요하며 7 조 규정상 상대국에게 관리 위원회를 경유하여 상대국에게 전달되어야 하고 그 시점도 상대국이 이를 충분히 심사, 검토하고 필요시 조정 협의가 있을 수 있도록 환경 영향 승인 등 공식적인 조치가 행해지기 이전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우루과이가 이러한 의무를 준수하지 못했다고 확인하고 7 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para. 115~122).
4) 1975년 규약 일탈 합의 여부
2004 년 3 월 2 일 양국 외교 장관은 펄프 공장 건설과 관련된 양국의 대립을 해소하기 위해 우루과이가 CMB 공장 건설 및 환경 영향에 관한 정보를 관리 위원회에 제출하고 동 위원회는 수질 검사 등의 조치를 시행하기로 양해하였다. 우루과이는 이 양해는 1975 년 규약상의 절차를 더 이상 적용하지 않고 양국간에 양해된 절차대로 진행하자는 의미라고 해석한 반면 아르헨티나는 1975 년 규약상의 절차대로 진행한다는 의미라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양국이 합의에 의해 1975 년 규약 외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였으나 동 양해에서 제공하기로 합의된 정보가 아르헨티나에게 제공되지도 않았고 CMB 공장에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우루과이로 하여금 1975 년 규약상의 절차 준수 의무를 면탈하는 효과를 갖는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para. 128~131).
양국은 2005 년 5 월 31 일 양국 대통령, 외교 장관간 합의에 따라 고위기술그룹을 창설하여 CMB 공장과 Orion 공장 문제를 180 일 이내에 협의하기로 하였다. 우루과이는 이 합의를 통해 일단 공장 건설 자체는 합의되었고 관련 문제 협의를 1975 년 규약과 별도로 진행하자는 것이라고 해석하였으나 아르헨티나는 공장 건설이 합의된 바 없으며 고위기술그룹이 관리 위원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존하는 것이라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기술그룹 창설 내용을 공지한 보도자료 문안은 동 그룹 창설 사실과 협의 지속을 언급하고 있을 뿐 1975 년 규약에 적시된 절차에서 일탈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없으며 아르헨티나가 동 그룹 창설을 수용하면서 1975 년 규약에 적시된 절차적인 권리를 주장하거나 상대국의 동 절차 준수 의무 위반을 원용할 수 있는 권한을 유효적이고 분명하며 일방적으로 유보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para. 140~143).
5) 재판 기간 중 공사 중단 의무
우루과이는 동 사건이 ICJ 재판에서 판결될 때까지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소위 no construction obligation 이 존재하지 않으며 일방은 타방의 공사에 대해 거부권을 갖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아르헨티나는 ICJ 가 분쟁 해결 조항에 적시된 최종 결정권자이므로 1975 년 규약 절차 조항 7 조부터 12 조를 분쟁 해결 조항을 고려하여 해석할 때 상대국의 이의 제기가 있으면 타방 당사국은 공사를 진행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양국간 협의나 ICJ 재판이 종결될 때까지 해당 공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no construction obligation 은 1975 년 규약 어디에도 명기되어 있지 않으며 1975 년 규약은 특정 사업의 허가 여부 권한을 ICJ 에 부여한 것도 아니라고 보았다. 분쟁 해결 조항의 내용상 ICJ 는 1975 년 규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분쟁을 심리하는 것이지 특정 사업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기관이 아니라고 부연하였다. 결국 공사 시행국이 자신의 판단과 위험 부담 하에 공사 진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para.154~157).
6) 실질적 의무 위반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가 펄프 공장 건설 및 운영을 통해 1975 년 규약 1 조에 규정된 우루과이강의 합리적이고 최선의 활용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1 조는 규약의 대상과 목적을 서술하고 있을 뿐 그 자체가 당사국에게 특정한 권리나 의무를 발생시키지는 않는다고 보았다. 강의 '합리적이고 최선의 활용'은 1975 년 규약에 적시된 환경 보호와 자원의 공동 관리 준수를 통해 달성되는 것이며 환경 보호와 공동 관리는 '공동 기제'인 관리 위원회가 관장하고 관리 위원회가 채택한 규정 및 당사국 국내 규정을 통해 달성되는 것이라고 재판부는 설명하고 우루과이 행위가 그 자체로 1 조 위반을 구성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para. 173~174).
우루과이는 Orion 공장의 펄프 원재료 공급을 위해 다량의 유칼립투스 나무를 식재(植栽)하기로 하였다. 아르헨티나는 이 계획은 우루과이 토양과 삼림 관리에 영향을 미치며 우루과이강의 수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이는 관련 조치 채택을 규정한 1975 년 규약 35 조 307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아르헨티나가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아무 증거를 제출하지 않았고 35 조는 토지 및 삼림, 지표수 및 지류 수량 사용에 관한 것으로서 우루과이의 이와 관련된 행위가 아르헨티나가 주장하는것처럼 우루과이강의 수질 변경을 초래하였다고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밝혔다. 특히 유칼립투스 식재가 강의 수질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 아르헨티나가 자신의 주장을 성립시키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para. 180).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의 조치로 인해 생태계 균형이 변화되었으며 이는 1975 년 규약 36 조 308 의 생태계 균형 변화 회피 조치의 조율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동 조항의 목적은 우루과이강의 생태 균형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월경성(越境性) 오염을 관리 위원회의 활동과 관련 조치의 채택을 통해 방지하려는 것으로서 36 조는 두 당사국 모두에게 적절한 조치 채택의 의무를 부여하는 것이고 이 의무는 일방 당사국의 개별적인 행동을 통해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관리 위원회를 통한 조율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설시하였다. 36 조가 규정하는 의무는 두 당사국 모두에게 부과되며 생태 균형 변화 회피를 위한 필요 조치를 관리 위원회를 통해 조율하라는 것으로서 아르헨티나는 우루과이가 이러한 조율 과정에 참가하기를 거부하였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입증하지 못했다고 확인하고 아르헨티나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para. 185~189).
아르헨티나는 부실한 환경 영향 평가, Orion 공장의 저열한 생산 기술, 영양 성분이 과다 포함된 Orion 공장의 폐수 방출 등을 통해 우루과이가 오염 방지 및 수생 환경 보존 의무를 규정한 41 조를 광범위하게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환경 영향 평가의 경우 보다 적합한 공장 부지 존부를 검토하지 않았고 주민 등 이해 관계자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다는 시비였다. 재판부는 관련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Orion 공장 부지 외의 여타 장소 물색에 있어 우루과이 정부가 정당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거나 현재 부지가 펄프 공장용으로 부적절하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밝히고 아르헨티나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주민 등 이해 관계자 의견 청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우루과이 정부가 개최한 공청회 등 의견 청취 사례를 일일이 제시하며 아르헨티나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였다. 아르헨티나는 Orion 공장에서 사용하는 펄프 생산 기술이 낙후된 것이라고 시비하였으나 재판부는 동 기술은 펄프 생산업계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보편적인 기술이라고 확인하고 아르헨티나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아르헨티나는 Orion 공장의 폐수로 인해 우루과이 강물이 부영양화되고 오염되었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아르헨티나가 시비하는 폐수 구성 성분, 즉 용존 산소량, 인(燐), 페놀 성분, 디옥신 각각에 대해 허용 기준치 초과 여부, 강물 오염과의 인과 관계 여부 등을 심리한 후 아르헨티나의 주장이 증거로서 충분히 입증되지 않는다고 배척하였다. 생물 다양성 및 공기 오염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같은 취지로 판단하였다. 이상의 심리를 토대로 재판부는 우루과이가 수질 보호 및 생물 자원 보존을 위해 정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거나 Orion 공장 폐수가 수질 오염, 생태 균형 변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했다고 인정할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으므로 제출된 증거로 볼 때 우루과이는 1975 년 규약 41 조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작성자 :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1) 1. Any dispute concerning the interpretation or application of the Treaty and the Statute which cannot be settled by direct negotiations may be submitted by either party to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2) 36. the parties shall co-ordinate, through the Commission, the necessary measures to avoid any change in the ecological balance and to control pests and other harmful factors in the river and the areas affected by it.
3) 1. The parties agree on this Statute, in implementation of the provisions of Article 7 of the Treaty concerning the Boundary Constituted by the River Uruguay of 7 April 1961, in order to establish the joint machinery necessary for the optimum and rational utilization of the River Uruguay, (and , 영문본에는 없으나 스페인어본에는 기재) in strict observance of the rights and obligations arising from treaties and other international agreements in force for each of the parties.
41. Without prejudice to the functions assigned to the Commission in this respect, the parties undertake: (a) to protect and preserve the aquatic environment and, in particular, to prevent its pollution, by prescribing appropriate rules and [adopting appropriate - 영문본에는 없으나 스페인어 정본에는 기재] measures in accordance with applicable international agreements and in keeping, where relevant, with the guidelines and recommendations of international technical bodies;
Judgment, ICJ Reports 1949, p. 22
35 The parties shall undertake to adopt the necessary measures to ensure that the management of the soil and woodland and the use of groundwater and the waters of the tributaries of the river do not cause changes which may significantly impair the régime of the river or the quality of its waters.
36. The parties shall coordinate, through the Commission, the necessary measures to avoid any change in the ecological balance and to control pests and other harmful factors in the river and the areas affected by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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