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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Sea Maritime Delimitation 사건(Romania v. Ukraine, 2009. 2. 3. 판결) 본문

Black Sea Maritime Delimitation 사건(Romania v. Ukraine, 2009. 2. 3. 판결)

국제분쟁 판례해설/국제사법재판소(ICJ) 판례 2019. 10. 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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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흑해 내에서의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의 대륙붕과 배타적 경제 수역의 경계를 ICJ 가 획정한 사건이다. 루마니아와 구 소련 간에는 흑해에서의 영해 경계를 획정한 합의는 있었으나 대륙붕 등 해양 경계를 합의하지는 못했으며 1991 년 구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는 소련의 루마니아와의 영토.영해 경계 합의를 수용하고 해양 경계를 획정하기 위한 근거와 원칙을 정한 약정을 1997 년 루마니아와 체결하였다. 동 약정은 합의 불가시 ICJ 에 회부하도록 규정되어 있었으며 이에 따라 루마니아는 2004 년 9 월 16 일 ICJ 에 재판을 청구하여 우크라이나와의 대륙붕과 배타적 경제 수역 경계를 획정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관련 해안선 및 해역

 

     대륙붕이나 배타적 경제 수역의 폭은 국제 협약에 의해 이미 규정이 되어 있으므로 그 면적은 해안선(또는 직선의 영해 기선)의 길이에 따라 결정된다. 또한 경계 획정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분쟁 당사국간의 해안선의 길이의 차이를 감안하는 것이 ICJ 의 굳어진 판례였으므로 루마니아는 가급적 이 사건 해양 경계 획정에 관련이 되는 양국의 해안선의 길이 비율을 줄이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관련 해안선을 가급적 축소해야 할 유인이 있었고 우크라이나는 그 반대였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는 우크라이나의 흑해 북부 해안은 루마니아 해안과 인접하지도 않고 마주 보지도 않으므로 해양 경계 획정과 관련되는 해안선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으며 우크라이나는 전체 해안선을 모두 포함해야 한다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해양 경계 획정과 관련되는 해안선이 되기 위해서는 동 해안선에 근거한 분쟁 당사국의 해역이 서로 중첩되어야 한다고 언급하고 해안선의 해저 연장 부분이 지형적인 이유로 분쟁 상대국 해안선의 해저 연장 부분과 중첩되지 않을 경우에는 해양 획정 심리에서 고려하지 않겠다고 밝힌 판례 295 를 인용하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우크라이나 해안선 중 내륙으로 심하게 만곡된 Karkinits'ka 만의 해안선은 관련 해안선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 만의 해안선은 서로 마주 보고 있어 동 해안선에 근거한 해역은 어차피 우크라이나 해역이며 만의 해저 연장이 루마니아 해안 해저 연장과 중접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확정한 루마니아 대 우크라이나의 관련 해안선 길이의 비는 1:2.8 이 되었다(판결문 para. 100~105).


경계 획정 대상 해역의 범위를 지정하는 데 있어 남쪽 한계를 정하는 것이 쟁점이 되었다. 경계 획정에 관련이 있는 해안선에 면한 해역이 경계 획정 대상 해역이 되는데 남쪽은 관련 해안선이 없고 터어키, 불가리아 등 이 사건과 관련이 없는 국가의 해역과 접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터어키 대륙븡이 중첩되는 남동부의 삼각 해역과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대륙붕이 중첩되는 삼각 해역을 이 사건 대상 해역으로 포함시킬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재판부는 제 3 국의 권리는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해양 경계가 영향을 미칠 때 관련이 있게 되는 것이지 양국간의 잠정적인 경계의 대략적인 윤곽을 파악하는 단계에서는 관련이 되지 않으므로 대상 해역 범위에서 제외할 이유는 없다고 판단하였다(para. 114).

 

2) 3단계 경계선 획정 방식

 

     재판부는 이전 판례에서 거듭 사용된 방식에 따라 해양 경계선의 획정은 잠정적인 등거리선을 작도한 후 공정한 결과 도출을 위해 이 선을 조정, 이동해야 할 특수한 사정의 존재를 심리하고 관련 해안선 길이나 관련 해역 넓이의 불비례성을 감안하는 3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잠정적인 등거리선(중간선)을 작도하는 1 단계에서 재판부는 각종 관련 상황은 배제하고 오로지 객관적인 기하학적 기준을 고려하여 작도한 후 2 단계에서는 1 단계에서 작도한 잠정선을 조정하거나 이동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요소나 1 단계에서 배제하였던 각종 관련 상황을 심리하겠다고 설명하였으며 3 단계에서는 관련 상황을 고려한 2 단계의 경계선을 최종 경계선으로 정할 경우 당사국 간 해안선 길이의 비와 배분된 해역 면적의 비 사이에 심한 불비례성이 발생하여 불공정한 결과에 이르지 않는지 여부를 검증하겠다고 설명하였다. 다만 3 단계는 해안선 길이 비에 비하여 배분된 해역의 비의 차이가 극심한 경우에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며 해역의 분배는 경계 획정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이지 해역을 기준으로 경계를 획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언급하였다.

 

재판부는 잠정적인 경계선은 기하학적으로 객관적이고 대상 해역의 지형에 적합하여야 하며 해안이 인접해 있을 경우에는 등거리선(equidistance line), 마주 볼 경우에는 중간선(median line)이 된다고 언급하였다. 등거리선과 중간선은 당사국 해안의 가장 적합한 기준점에서 작도하되 돌출 지형에 대해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확인하였다. 기준점이 돌출 지형에 있을 경우와 없을 경우 작도되는 선의 각도와 윤곽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대륙붕 및 배타적 경제 수역을 분획하는 해양 경계 획정의 기준점은 당사국간 영해 경계 기준점과 받드시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재판부가 당사국 해안선을 고려하여 해양 경계 기준점을 선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3) 잠정적인 등거리선

     등거리선 작도를 위해서는 등거리를 측정하는 육지의 기준점을 선정해야 했다. 루마니아 기준점의 경우 문제가 되었던 것은 흑해로 돌출된 다뉴브 강의 배수로 종점을 기준점으로 인정할 지 여부였다. 루마니아는 다뉴브 강이 흑해로 유입되는 부분에 토사가 퇴적되지 않도록 해양 방향으로 길게 뻗은 인공 수로를 건설하였고(Sulina Dyke) 이 수로의 끝점을 영해 기준점으로 사용하였다.

 

이 배수로는 우크라이나와의 국경에 매우 인접하여 위치한 관계로 배수로의 해양 종점을 해양 경계선 획정 기준점으로 사용할 경우 경계선이 시작부터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꺾이게 되어 루마니아에 유리하게 되었다. 루마니아는 배수로는 항구 체계의 일부분을 이루는 항구적인 항구 시설이므로 UN 해양법 협약 11조에 의거하여 동 시설의 외측 한계는 영해 측정상 해안선의 일부를 구성하며 대륙붕과 배타적 경제 수역은 영해 기선에서 측정해야 하므로 이 사건 해양 경계선 측정의 기준점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대륙붕과 배타적 경제 수역의 폭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선을 결정하는 문제와 해양 경계 획정을 위한 기준점 결정 문제는 상이한 문제라고 이해하였다. 전자는 국제적 효과가 있기는 하여도 연안국의 단독적인 행위이지만 후자는 두 개 이상의 국가가 관련된 국제 문제로서 재판부는 당사국 중 일개국이 선정한 기준점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관련 해안선의 물리적인 지형을 고려하여 기준점을 선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비록 배수로 종점을 루마니아가 영해 기준점으로 사용하기는 하였으나 재판부는 이 배수로가 항구 시설로 직접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제출되지 않아 항구적인 항구 시설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para. 140~150).

 

재판부는 양국 해안선의 형상을 고려하여 루마니아 2곳, 우크라이나 3곳의 기준점을 선정하였다. 루마니아 배수로의 경우 해양 종점 대신 배수로의 육지 방향 시점(始点)이 기준점으로 선정되었다. 재판부는 이 기준점을 기준으로 등거리를 측량하여 양국간 해양 경계 결정에 사용될 잠정적인 등거리선(중간선)을 위 지도와 같이 작도하였다.

 

4) 잠정 등거리선 조정을 위한 특수한 사정의 존부와 정도

 

     잠정적인 등거리선을 작도한 1 단계에 이어 동 선의 조정이나 이동 필요 요소의 존부와 정도를 심리하는 2 단계에서 재판부는 우선 해안선 길이 비를 검토하였다.  유크라이나는 대상 해역에서의 우크라이나의 해안선이 압도적이므로 길이 격차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현저한 해안선 길이 격차를 고려한 판례가 다수 존재하기는 하나 이 사건의 경우 양국간의 해안선 길이 격차가 잠정적인 등거리선을 조정해야 할 정도로 현저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양국의 해안선 길이 비는 1:2.8 이었으나 Maritime Delimitation(Denmark/Norway) 사건은 1:9, Continental  Shelf(Libya/Malta) 사건은 1:8 이었다. 재판부는 Karkinits'ka 만 해안선은 관련 해안선에서 이미 제외되었고 우크라이나 관련 해안선을 기준으로 생성되는 해역은 상당 부분 여타 해안선에서 생성되는 해역과 중복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para. 163~168).

 

루마니아는 흑해가 사실상 폐쇄해이고 분쟁 당사국이 아닌 여타 연안국과의 해양 경계 합의가 이미 존재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우크라이나는 폐쇄해를 고려해야 한다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일축하였다. 재판부는 폐쇄해라는 사실을 고려하여 잠정적인 등거리선을 조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으며 제 3 국과의 경계 합의는 최종 경계선의 종점을 결정할 때 제 3 국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고려하겠다고 언급하고현단계에서는 잠정적인 등거리선을 조정할 사유가 되지 못한다고 판단하였다(para. 174~178).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의 국경 지대 해안 연안에 우크라이나령인 작은 섬(Serpents'  Island) 이 위치하고 있었다. 양국은 이 섬이 폭 12 해리의 별도의 영해을 갖는다고 예전에 합의하였다. 우크라이나는 Serpents 섬은 독자적인 대륙붕과 배타적 경제 수역을 보유할 수 있는 섬이므로 잠정적인 등거리선 조정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루마니아는 동 섬은 섬이 아니라 바위로서 별도의 대륙붕 등을 보유하지 못한다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동 섬의 섬 여부에 대해서는 심리하지 않고 설사 동 섬이 자신의 대륙붕과 배타적 경제 수역을 보유한다고 인정하더라도 일부는 재판부가 획정한 대상 해역 남측 경계를 초과하므로 의미가 없으며 나머지는 우크라이나 본토 해안선에 근거한 대륙붕과 배타적 경제 수역과 중첩이 된다고 언급하고 우크라이나의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para. 185~188).


우크라이나는 루마니아가 주장하는 경계선 너머 해역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과거 수 차례 석유 탐사 면허를 발급해 왔으며 동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어민이 어로 활동을 하고 있음을 잠정선 조정 요인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루마니아는 국가의 행위를 경계 획정에 참고하기 위해서는 양국간의 묵시적인 합의, 수용된 행동 양식(modus  vivendi)이 있어야 하나 우크라이나의 석유 면허가 루마니아와 묵시적으로 합의한 경계 내에서 이루어졌다는 근거가 없다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루마니아의 반론을 수용하여 우크라이나의 주장은 당사국간의 묵시적인 합의의 근거로 제시된 것이 아니라 루마니아 주장선을 훼손하려는 목적이라고 간파하였다. 어로 활동과 관련하여 재판부는 잠정적인 경계선이 주변 주민의 경제적인 안정 및 생계에 재앙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경우 조정할 수 있다고 본 Gulf of Maine 사건 판례 297 를 인용하여 어로 활동이 잠정적인 경계선 조정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인정하였으나 우크라이나가 이를 입증할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다고 언급하고 동 주장을 역시 기각하였다(para. 197~198).


루마니아와 우크라이나는 상대방이 주장하는 경계선은 자신의 대륙붕과 배타적 경제 수역을 침식(cut off)한다고 상호 비난하고 침식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잠정적인 등거리선을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이미 양국의 해안선을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방식으로 고려하여 잠정선을 작도하였다고 일축하였다(para. 201).

 

5) 해안선 길이와 해역 면적 간의 불비례성

 

     재판부는 루마니아 대 우크라이나의 해안선 길이 비는 1:2.8 이며 잠정적인 등거리선으로 분획된 양국간 해역의 면적 비는 1:2.1 이라고 확인하고 해안선 길이 비와 해양 면적 비 간에 경계선을 조정할 정도의 현저한 불비례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재판부는 지형을 고려하여 기하학상 객관적으로 작도된 잠정적인 등거리선(중간선)을 이동하거나 조정할 특별한 상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고 해안선 길이 비와 해양 면적 비간에도 불비례성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므로 잠정적인 등거리선을 양국간 해양 경계선으로 확정하였다(para. 215~216).

 


1) Continental Shelf(Tunisia/Libya), Judgment, ICJ Reports 1982, p 61, para. 75

 

2) 11. For the purpose of delimiting the territorial sea, the outermost permanent harbour works which form an integral part of the harbour system are regarded as forming part of the coast. Off-shore installations and artificial islands shall not be considered as permanent harbour works.

 

3) Judgment, ICJ Reports 1984, p. 342, para.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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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국제법 판례 종합해설 1,2권"(저자 김승호)의 해당사건 부분을 저자의 동의하에 일부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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