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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s of Mutual Assistance 사건 (Djibouti v. France, 2008. 6. 4. 판결) 본문

Questions of Mutual Assistance 사건 (Djibouti v. France, 2008. 6. 4. 판결)

국제분쟁 판례해설/국제사법재판소(ICJ) 판례 2019. 10. 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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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지부티가 수사 기록 제공을 거절한 프랑스에 대해 양국간 형사사법공조조약 위반이며 지부티 대통령 등 고위 관리에게 프랑스가 수사 기관 및 법원 출석을 요청한 것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ICJ 에 제소한 사건이다.  

 

지부티는 소말리아 북부, 예멘과 마주보고 있는 인구 80 만 정도의 작은 나라로 1977 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하였다. 1995 년 10 월 19 일 지부티 법무부에 파견 근무 중이었던 프랑스 판사 Bernard Borrel 이 지부티市에서 80km 떨어진 바위 해안에서 맨발의 속옷 차림에 상반신이 불에 탄 채로 발견되었다.

 

지부티 검찰은 지리한 수사 끝에 2003 년 12 월 자살(분신 후 실족)한 것으로 사건을 종결하였다. 1997 년 4 월 프랑스 검찰은 시신 발견 위치나 상태 등에 비추어 피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독자 수사를 개시하였으며 프랑스 수사 검사는 1986 년 양국간에 체결된 사법공조조약에 근거하여 지부티 검찰의 수사 기록 및 수집 증거 제공, 현장 방문 지원 등을 요청하였고 필요한 협조를 제공받았다.

 

지부티 대통령인 Omar Guelleh 와 사건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Borrel 판사 살해에 개입되어 있다는 전 지부티 대통령 경호실 근무자 Alhoumekani 의 증언도 있었다. 이후 프랑스에서는 지부티 당국에 의한 살해론이 기정사실처럼 다수 보도되었고 지부티는 이에 대해 수 차례 항의하였다. 2004 년 5 월 지부티는 동 사건 재수사를 결정하고 같은 해 11 월 3 일 역시 사법공조조약에 근거하여 프랑스의 수사 기록을 제공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프랑스는 국가 기밀 보호를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지부티는 프랑스의 자료 제공 거부는 1986 년 형사사법공조조약 위반이라고 주장하였다. Alhoumekani 의 증언과 관련하여 프랑스 수사 검사는 지부티 대통령에게 참고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청하는 소환장을 두 차례 발부하였으며 Borrel 판사의 미망인이 청구한 별도의 재판을 진행 중인 프랑스 법원은 지부티 검찰총장과 국방위원장이 Alhoumekani 에게 증언 철회 및 위증을 압박하였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을 증인으로 소환하였다. 지부티는 대통령과 고위 관리에 대한 소환장 발부가 외교관 특권 면제 위반 등 국제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지부티는 2006 년 1 월 9 일 사법공조조약 및 국제법 위반 혐의로 프랑스를 ICJ 에 제소하였다. 제소 근거는 ICJ 재판 규칙 38(5)조284였다. 프랑스는 지부티의 일방적인 재판 청구에 대해 동의하였으나 재판 청구서에 명기되지 않은 대통령 및 고위 관리에 대한 소환장 발부 건은 동의 범위를 넘어서므로 재판부가 수리할 수 없다고 반박하였고 본안 사항에 대해서는 지부티의 주장이 근거 없으니 기각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관할권의 범위

 

     지부티 재판 청구 근거가 된 ICJ 재판 규칙 38(5)조는 재판부 관할권에 대한 동의를 표시하지 않은 국가에 대해 재판을 청구하였는데 해당 국가가 재판부의 관할권에 동의하면 재판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2006 년 1 월 9 일 지부티의 재판 청구서 제출 후 프랑스는 2006 년 7 월 25 일 ICJ 에 서한을 발송하여 38(5)조에 의거한 관할권에 동의하나 이 동의는 재판 청구의 대상이 된 분쟁과 청구서에 기재된 시비 범위 내에서 유효하다고 적시하였다. 지부티의 재판 청구서 2 항은 ‘분쟁 대상’ 제목 아래 프랑스의 Borrel 살해 추정 사건 수사 자료 제공 거부만을 기재하고 있었고 지부티가 시비하는 대통령과 고위 관료에 대한 소환장 및 체포 영장 발부는 ‘결정적 근거' , ‘시비의 본질' 등 다른 제목의 문단에 서술되어 있었다.

 

프랑스는 청구의 대상이 된 분쟁에 대해서만 ICJ 관할권에 동의한 것이므로 소환장 및 영장 발부는 재판부가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재판 규칙 38(5)조는 1978 년 ICJ 재판 규칙이 개정되면서 새로 포함된 조항으로서 통상 확대 관할권(forum prorogatum) 조항으로 불린다. 이 사건은 동 조항 신설 이후 ICJ  재판에서 최초로 원용된 사건이다. 재판부는 당사국의 ICJ 관할권 동의 표현 방식에는 특별한 양식이 없으며 당사국의 동의 의사가 확실히 표명되는 한 재판부의 관할권에 동의한 것으로 행동할 경우 그로부터 동의 의사를 추론할 수도 있다는 과거 판례285와 동의의 근거가 무엇이든 피제소국의 태도는 재판부의 관할권을 자발적이고 논란의 여지없이 수용하겠다는 의사가 명징하게 표시되어야 한다는 판례 286 를 인용하고 이 원칙이 확대 관할권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았다.

 

재판부가 확대 관할권에 근거하여 관할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피제소국의 관할권 동의가 피제소국의 행위로부터 명백하고 분명하게 추론되어야 한다는 이전 판례287를 다시 확인하였다. 재판부는 38(5)조의 문안상 재판부는 재판 청구서를 피제소국에 전달하는 것 외에는 피제소국의 동의가 표명되기 전까지는 사건 접수부에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피제소국은 동의 표명 여부에 대해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으며 관할권이 적용되는 분쟁의 범위를 임의로 특정할 수 있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아울러 38(5)조는 청구서 기재 내용을 규정한 38(2)조 288와 함께 살펴봐야 하며 38(2)조 규정에 따라 재판부에 제출되는 청구서는 시비의 정확한 성질과 시비의 바탕이 되는 사실과 근거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환기하였다. (판결문 para.  60~64).


재판부는 지부티의 재판 청구서 분쟁 대상 항목에는 수사 자료 제공 요청 거부 문제만 기재되어 있으나 ICJ 헌장 40 조나 재판 규칙 38 조는 청구서 필수 구성 요소의 기재 방식에 대해서는 특별한 양식상의 요건을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만일 ‘쟁 대상'이라고 표시된 항목이 재판 대상이 되는 문제의 범위를 모두 포괄하고 있지 않을 경우 분쟁의 대상은 청구서 전체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고 언급하였다. 재판부는 분쟁 대상이 반드시 청구서의 관련 항목에 기재된 내용을 통해서만 배타적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는 점은 이미 Right of Passage 사건에서 확인되었다고 언급하였다. 동 사건에서 재판부는 청구서와 당사국의 입장문과 언급을 통해 볼 때 재판부에 제출된 분쟁은 관할권이 시비된 포르투갈 통행권 행사에 대한 인도의 방해 외에 여타 항목이 더 있다고 보았다289(para. 69~70).


재판부는 지부티 재판 청구서에 지부티 대통령과 고위 관리에 대한 소환장 및 체포 영장 발부는 국제법 위반이며 이를 취소해 줄 것을 적시하고 있고 프랑스의 관할권 수용 동의 서한의 문안290을 평이하게 해석하더라도 프랑스의 동의가 청구서의 ‘분쟁 대상’항목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우선 분쟁의 대상은 청구서 전체의 견지에서 보아야 하므로 ‘분쟁 대상’ 항목에 기재되어 있는 것보다 넓으며 프랑스의 서한에 기재된 표현은 ‘분쟁 대상(subject of the dispute)'이 아니고 ‘청구 대상(subject of the  Application)'며 통상적인 의미상 서한의 Appliction 은 지부티의 Appliction 전체를 의미한다고 보았다.

 

또한 프랑스 서한은 프랑스 주장과 달리 동의의 범위를 재판 청구의 특정 분야에 국한한다고 해석되지 않는다고 지적하였다. 프랑스 서한은 .... and strictly within the limits of the claims formulated therein… 이라는 구절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지부티가 청구서에 기재되지 않은 새로운 시비를 심리 과정 중에 제기하지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따라서 청구서에 이미 기재된 사항에 대해서는 프랑스가 관할권 동의를 한 것이라고 보았다. 재판부는 프랑스가 지부티 청구서를 제공받고 관할권 동의 서한을 발송하였으므로 당시 이미 청구서에 기재된 시비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청구서의 대상을 구성하고 있는 분쟁의 특정 측면을 배제하겠다는 의사가 표시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para. 83). 이에 따라 재판부는 지부티 대통령에 대한 소환 등도 재판부의 관할권에 속한다고 판시하였다.

 

2) 우호협력조약 위반 여부

 

     지부티는 사법공조 요청 기각 및 대통령에 대한 소환장 발부 등은 1977 년 체결된 양국간 우호협력조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이 조약은 평등, 상호 존중, 평화에 기반한 양국 관계(1 조), 우호 협력 및 국제 협력 강화(2 조), 문화.과학.기술.교육 분야 협력(4 조), 경험 및 정보 교류(5 조) 등을 규정하고 있었다. 프랑스는 이 조약은 양국 관계의 기본 지침이나 포괄적인 협력 의사를 천명한 것으로서 법적인 의무를 구성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동 조약의 목적은 경제, 금융, 사회, 문화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 발전을 도모하는 것으로서 이에 따른 협력 의무는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성질의 것을 의미하며 형사 문제에서의 상호 지원은 별도의 형사사법공조조약으로 수행되는 것으로서 우호협력조약에 나열된 협력 분야에 속하지 않는다고 설명하였다.

 

재판부는 Military and  Paramilitary 사건에서 미국-니카라구아 간 우호통상항해조약의 1 조는 상대국에 대한 일반적인 우호적 행동 의무를 나타내고 있고 이 의무는 그러나 당사국 간 모든 관계가 아니라 조약에 규정된 특정 분야에 국한된다고 판시한 바 291 있으며 Oil Platform 사건에서도 이란은 미국의 행위가 양국간 항구적 평화와 우호 관계를 규정한 미-이란 간 우호경협영사조약 1 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동 조항은 타 조항 해석의 근거가 되는 것이며 별도로 독립하여 재판부의 관할권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292있음을 인용하였다.  재판부는 1986 년 사법공조조약을 1977 년 우호조약의 정신을 고려하여 해석할 수는 있으나 사법 공조는 1977 년 조약의 협력 분야로 규정되어 있지도 않고 사법공조조약 위반이 곧 우호조약 위반을 구성하는 것도 아니라고 언급하고 지부티의 주장을 기각하였다(para. 105~114).

 

3) 사법공조조약에 따른 사법 공조 요청 수행 의무 여부

 

     지부티는 프랑스가 Borrel 판사 살해 추정 사건 수사 자료 제공을 요청한 자신의 2004 년 11 월 3 일자 사법 공조 요청을 거절한 것은 동 의무를 규정한 1986 년 사법공조조약 1 조 293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지부티는 이 조항은 당사국에게 상호주의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프랑스 사법 당국은 지부티가 제공한 수사 정보를 수혜하였으므로 지부티는 상호주의에 입각하여 프랑스로부터 요청한 수사 정보를 제공받을 자격이 있다고 보았다. 프랑스는 지부티가 프랑스 요청 정보를 제공한 것은 인정하였으나 사법 공조는 각 사안의 성격과 내용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 상호주의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동 1 조는 의무 수행의 상호성을 언급하고 있기는 하나 지부티가 의미하는 것처럼 상대국의 사법 공조 요청을 이행하였으므로 그 결과 상대국도 동일한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며 개개의 공조 요청은 개별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지부티 주장대로 상호주의 의무가 있는 것으로 1 조를 해석하면 사법 공조의 예외를 규정한 2 조가 유명무실해진다고 언급하고 재판부는 지부티는 프랑스에 제출한 공조 요청의 이행을 추구함에 있어 상호주의 원칙에 의존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para. 119).


지부티는 1986 년 사법공조조약 3(1)조294를 근거로 상대국의 사법공조 요청을 수행할 의무는 노력이나 시도의 의무가 아니라 결과의 의무(obligation of result)로서 협조 요청을 받은 국가는 이에 응해야 하며 조항 중의 ‘국내법에 따른다(in accordance with its law)'는 표현은 국내법에 마련된 절차를 준수한다는 의미일 뿐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사법 공조 요청서의 처리는 접수국 사법 당국의 결정에 달린 문제로서 국내법상의 관련 절차를 준수하는 한 접수국은 요청받은 수사 기록의 제공을 보장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급하였다. 재판부는 1986 년 사법공조조약 2 조에 공조 요청을 거절할 수 있는 경우를 나열하고 있는 점을 제시하면서 사법 공조 요청을 접수한 관계 당국은 조약 2 조 등을 적용하면서 요청을 처리하게 되므로 요청된 사안의 개개 내용에 따라 상대국의 요청대로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고 설명하였다(para. 123).

 

4) 프랑스의 수사 기록 불제공의 사법공조조약 위반 여부

 

     재판부는 지부티의 수사 기록 제공 요청을 거부한 프랑스의 행위가 사법공조조약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일반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사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심리해야 알 수 있다고 언급하고 사건 상세를 살펴보았다. 지부티는 2004 년 11 월 3 일 프랑스에 Borrel 사건 수사 기록을 제공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하였고 프랑스 법무부는 2005 년 1 월 7 일 담당 검사에게 지체 없이 처리하라고 전달하였다는 회신을 발송하였다. 지부티는 동 서한이 수사 기록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재판부는 프랑스 국내법상 수사 기록 제공 요청에 대한 가부 결정권은 담당 검사의 전속 권한이므로 동 회신은 그 자체가 법적인 약속을 수반하는 것이 아니라 진행 사항을 알리는 예양의 표시라고 이해하였다(para. 129).


지부티의 수사 기록 제공 요청을 전달받은 프랑스 담당 검사는 동 기록 내에 비밀로 분류된 내무부와 국방부 간의 연락 내용이 포함되어 있음을 발견하고 안보, 공공 질서,  기타 핵심 국익과 관련된 사법공조 요청은 거절할 수 있다는 1986 년 사법공조조약 2(c)를 근거로 요청받은 수사 기록 제공을 거절하였다. 지부티는 안보, 공공 질서, 국익 관련 여부는 매우 정치적인 판단으로서 일개 수사 검사가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반박하였다. 재판부는 사법 공조 요청 수용 여부 권한은 수사 검사에게 있다는 것이 프랑스의 법규정이며 법원에서도 확인된 사항이라고 언급하고 재판부는 프랑스 법원의 판단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확인하였다. 재판부는 자료 제공 거부가 선의(good faith)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지부티의 주장에 대해 담당 수사 검사가 상부에 보고한 석명서에 보면 비밀 해제를 시도해 보았으나 작성 기관이 거절하였고 국가 비밀을 외국 당국에 제공하는 것은 실정법 위반일 뿐만 아니라 국익에 위해가 된다고 적시하고 있어 자료 제공 거부 사유가 1986 년 사법공조조약 2(c)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할 근거가 없다고 확인하였다(para. 147~148).


프랑스는 지부티가 요청한 수사 기록을 제공할 수 없는 사유를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채 지부티에 회신하였고 지부티는 동 사유를 프랑스 언론 보도를 통해 간접적으로 인지하게 되었다. 지부티는 이는 공조 요청 거절 시 사유를 밝혀야 한다는 사법공조조약 17 조 위반이며 이로 인해 프랑스는 2(c)를 원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프랑스의 회신 내용이 소략하여 수사 기록 제공 불능 사유가 설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언급하고 프랑스의 17 조 위반을 인정하였으나 17 조와 2 조는 별개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2 조 원용이 17 조 준수에 의존하고 있다고 볼 조약상의 규정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만일 두 조항을 상호 연계시키려는 것이 체결국의 의사였다면 그 의사가 조약에 명백히 표명되었을 것이라고 재판부는 언급하고 프랑스가 17 조를 준수하지는 않았지만 2(c)를 원용할 수 있다고 확인하였다(para. 156).

 

5) 지부티 대통령 등에 대한 소환의 적법성 여부

 

     Borrel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사는 2005 년 5 월 17 일 당시 프랑스를 공식 방문 중이던 지부티 대통령을 참고인으로 소환하였다. 소환 요청서는 지부티 대사관에 팩스로 발송하였고 출석 일자는 다음 날 5 월 18 일이었다. 이 소환장은 통상의 경우와 달리 불응시 강제 집행될 수 있다는 고지가 첨부되지 않은 일종의 구속력 없는 초청과 같은 것이었으나 외국인에 대한 소환장은 외교부를 경유하여 발송한다는 프랑스 형사소송법 규정과 달리 지부티측에 직접 발송되었다.

 

지부티는 소환장을 묵살하였으며 수사 검사는 2007 년 2 월 14 일 소환장을 외교부를 경유하여 다시 발송하였다. 한편 프랑스 법원은 2004 년 12 월 6 일 지부티 검찰총장 및 국방위원장에게 증인 출석 요구서를 발송하였다. Alhoumekani 의 지부티 대통령 개입 증언을 철회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위증을 교사한 혐의였다. 프랑스법상 증인 출석 요구서 수용은 강행 규범이었으나 이들은 외교적 면책권을 주장하며 증인 출석 요구서를 묵살하였다. 지부티는 대통령에 대한 소환장 발부는 국제적으로 보호되는 인사의 자유 및 위엄에 대한 공격을 금지하는 국제 관습법의 확립된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며 검찰총장과 국방위원장에 대한 증인 소환 역시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 및 ‘국제적 보호 인사에 대한 범죄 예방과 처벌에 관한 협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소환장의 내용이 강제성이 있는 것이 아니므로 국가 원수가 향유할 수 있는 외국 형사 관할권으로부터의 면제를 침해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그러나 외교 채널을 경유하지도 않고 직접, 그것도 하루 전에 팩스로 발송한 행위는 국가간의 예양에 합치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고 소환장 발송이 프랑스의 국제 의무 위반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판시하였다(para.172~173). 


외교 경로를 통해 다시 전달된 2007 년 2 월 14 일자 소환장에 대해 재판부는 강제성이 있는 요청도 아니고 프랑스 국내 규정에 합치되게 정식 절차를 거쳐 전달된 것이므로 소환장 발부가 대통령의 위엄이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para. 180). 검찰총장과 국방위원장에 대한 증인 소환과 관련하여 재판부는 외교관이 아닌 관리가 개인적인 면제권을 향유할 수 있는 국제법적인 근거는 없으며 이들이 외교관이 아니므로 외교 관계에 관한 비엔나 협약은 적용할 수 없다고 언급하였다.

 

이들이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지부티의 국가 기관이므로 면제권을 향유할 수 있다는 지부티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국가 기관으로서의 면제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상대국 사법 기관이 동 면제를 존중할 수 있도록 사전에 통보해야 하며 해당 기관은 면제를 향유할 수 있으나 동 기관이 행한 불법 행위의 책임은 해당 국가에 귀속된다고 설명하였다. 재판부는 프랑스가 지부티에 대해 시비하는 행위가 지부티의 행위이며 검찰총장과 국방위원장이 국가 기관으로서 동 행위를 수행하였다고 지부티로부터 통보받은 바 없고 프랑스 법원도 그러하다고 확인하고 지부티의 국가 기관 면제권 주장을 기각하였다(para. 194~197).

 

(작성자 :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1)5. When the applicant State proposes to found the jurisdiction of the Court upon a consent thereto yet to be given or manifested by the State against which such application is made, the application shall be transmitted to that State. It shall not however be entered in the General List, nor any action be taken in the proceedings, unless and until the State against which such application is made consents to the Court’s jurisdiction for the purposes of the case.

 

2)Rights of Minorities in Upper Silesia (Minority Schools), Judgment No. 12, 1928, PCIJ, Series A, No. 15, p. 24

 

3)Armed Activities on the Territory of the Congo (New Application : 2002), Jurisdiction and Admissibility, Judgment, ICJ Reports 2006, p. 18;

Corfu Channel, Preliminary Objection, Judgment, 1948, ICJ Reports 1947-1948, p. 27;

Application of the Genocide Convention on (Bosnia and Herzegovina v. Yugoslavia), Preliminary Objections, Judgment, ICJ Reports 1996 (II), pp. 620-621, para. 40;

Rights of Minorities in Upper Silesia (Minority Schools), Judgment No. 12, 1928, PCIJ, Series A, No. 15, p. 24).

 

4)Anglo-Iranian Oil Co., Preliminary Objection, Judgment, ICJ Reports 1952, pp. 113-114;

Monetary Gold Removed from Rome in 1943, Judgment, ICJ Reports 1954, p. 30

 

5)2. The application shall specify as far as possible the legal grounds upon which the jurisdiction of the Court is said to be based; it shall also specify the precise nature of the claim, together with a succinct statement of the facts and grounds on which the claim is based.

 

6)Merits, Judgment, ICJ Reports 1960, p. 33.

 

7)I have the honour to inform you that the French Republic consents to the Court’s jurisdiction to entertain the Application pursuant to and solely on the basis of said Article 38, paragraph 5 [of the Rules of Court]. The present consent to the Court’s jurisdiction is valid only for the purposes of the case within the meaning of Article 38, paragraph 5, i.e. in respect of the dispute forming the subject of the Application and strictly within the limits of the claims formulated therein by the Republic of Djibouti.

 

8)The Court is asked to rule that a State which enters into a treaty of friendship binds itself, for so long as the Treaty is in force, to abstain from any act towards the other party which could be classified as an unfriendly act, even if such act is not in itself the breach of an international obligation. Such a duty might of course be expressly stipulated in a treaty, or might even emerge as a necessary implication from the text; but as a matter of customary international law, it is not clear that the existence of such a far reaching rule is evidenced in the practice of States. There must be a distinction, even in the case of a treaty of friendship, between the broad category of unfriendly acts, and the narrower category of acts tending to defeat the object and purpose of the Treaty. That object and purpose is the effective implementation of friendship in the specific fields provided for in the Treaty, not friendship in a vague general sense.” (Merits, Judgment, ICJ Reports 1986, pp. 136-137, para. 273.)

 

9)the objective of peace and friendship proclaimed in Article I of the Treaty of 1955 is such as to throw light on the interpretation of the other Treaty provisions . . . Article I is thus not without legal significance for such an interpretation, but cannot, taken in isolation, be a basis for the jurisdiction of the Court.(Oil Platforms (Islamic Republic of Iran v. United States of America), ICJ Reports 1996 (II), p. 815, para. 31.)

 

10)1. The two States undertake to afford each other, in accordance with the provisions of this Convention, the widest measure of mutual assistance in proceedings in respect of offences the punishment of which, at the time of the request for assistance, falls within the jurisdiction of the judicial authorities of the requesting State.

 

11)The requested State shall execute in accordance with its law any letters rogatory relating to a criminal matter and addressed to it by the judicial authorities of the requesting State for the purpose of procuring evidence or transmitting articles to be produced in evidence, records or docu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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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국제법 판례 종합해설 1,2권"(저자 김승호)의 해당사건 부분을 저자의 동의하에 일부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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