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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O, SAMPO, VTB vs. Estonia 사건(ARB/04/6) 본문

OKO, SAMPO, VTB vs. Estonia 사건(ARB/04/6)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5. 2. 20:46

66. OKO, SAMPO, VTB vs. Estonia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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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에스토니아 정부 및 국영 수산 회사가 독일, 핀란드 은행으로부터의 대출 상환을 해태한 것이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수용 금지 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쟁점이 된 사건이다. 청구인 OKO와 SAMPO는 핀란드, VTB는 독일 은행으로서 이들은 Estrobprom(에스토니아 해운사, 당시 공산 소련의 국영 기업)과 핀란드 Valio사가 합작 설립한 수산물 가공 회사 ESVA에 1989년 대출을 하여 주었다. Estrobprom과 Valio는 이 대출에 대해 무조건부, 철회 불가부 상환 보증을 하였으며 1991년 에스토니아가 독립한 이후 Estonia 국영 기업이 된 Estrobprom사는 수차례 명의 변경과 업무 범위 변천을 거쳐 RAS Ookean사로 정착되었고 ESVA에 대한 Estrobprom의 상환 보증 의무를 인수하였다. 

 

ESVA는 경영 부실과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 상환에 실패하였고 1992년 청구인 은행 3사는 상환 보증 의무 이행을 요구하여 Valio는 자사 부담 분을 상환하였으나 RAS는 상환치 않아 청구인과 대립하게 되었다. 협의 끝에 1993년 청구인과 RAS는 청구인에 대한 채무 재조정과 상환 방식에 대해 새로이 합의하였고 (1993년 상환 계약) 에스토니아 경제부장관은 상환 계약의 이행을 담보하는 각서(1993년 이행 각서)를 작성하였다. 상환 계약은 청구인이 채권 확보 소송을 철회하는 대신 RAS는 소유 선박 6척 등 자산 매각을 통해 상환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었으나 RAS의 경영 상태 역시 부실하여 이 상환 계약을 이행할 수 없었다. 

 

1995년 RAS는 1993년 상환 계약과 이행 각서의 무효 확인 소송을 청구하였고 2001년 에스토니아 대법원은 무효임을 확인하였다. RAS는 1995년 파산하였고 청구인 채권은 회수되지 못하였다. 청구인은 독일-에스토니아, 핀란드-에스토니아 투자협정을 근거로 2003년 12월 ICSID 중재를 신청하였다. 에스토니아 정부가 국유화된 Estrobprom의 자산을 임의 처리, 부실 관리하여 청구인의 채권 담보물을 훼손하였고 상환 계약 및 이행 각서를 준수하지 않고 무효화하였으며 RAS의 파산에 이르는 과정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청구인은 일련의 에스토니아 정부의 조치와 행태가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관할권


     에스토니아는 은행 대출은 투자협정상 투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최초 대출이 구 소련 국영회사 Estrobprom에게 이루어 진 것이고 독일, 핀란드-에스토니아 투자협정 체결 전에 이루어 진데다 투자 장소가 에스토니아 국내가 아니라 당시 소련의 국내였다는 이유로 ICSID 관할권을 부인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독일, 핀란드-에스토니아 투자협정에 투자는 어떠한 형태의 소유권(property holdings of any type), 경제 활동에 관련된 모든 자산(every kind of asset connected with economic activities)이라고 포괄적으로 정의되어 있으므로 비록 투자의 구체적인 양태로서 나열한 항목 중에 은행 대출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투자협정의 투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중재 판정부는 ICSID 25(1)조 관할권 조항에 투자에 대한 정의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는 하나 일정 기간성, 수익성, 위험성, 규모성, 경제 기여성 등을 투자의 요건으로 언급한 일련의 중재 판례를 인용하여 청구인의 대출은 ICSID상 투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따라서 ICSID의 중재 관할권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판정문 177-209).

 

2)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의무 위반 여부


     중재 판정부는 핀란드-에스토니아 투자협정 3조185]는 국제법을 준수하여(in conformity with international law) 공정․공평 대우를 부여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반면 독일-에스토니아 투자협정 2(1)조186]는 이러한 제한이 없으므로 후자의 보호 범위가 전자보다 광범위하다고 보았다. 따라서 에스토니아의 행위가 전자의 협정에 위반이 되는 것이면 자연히 후자의 협정도 위반한 것이라고 정리하고 핀란드-에스토니아 협정 위반 여부를 중점 심리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공정․공평 대우에 관한 국제적인 최소 기준이 있고 고의적인 의무의 방기, 악의, 국제 수준 미달 등이 여기에 해당하는바 이러한 수준의 위반이 있어야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는 보지 않았다. 판정부는 핀란드-에스토니아 투자협정의 전체적인 대상과 목적, 조문 문안상 공정․공평 대우 의무를 국제 최소 기준으로 제한하였다기보다는 자율적인 수준(autonomous standard)을 내포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반드시 악의, 고의 등의 행위가 있어야 위반이 인정된다고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 보호를 위해 악의 고의 등에 미치지 못하는 행위라 할지라도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을 구성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한 것이다. 

 

판정부는 그러나 in conformity with international law라는 제한이 있으므로 이는 아무런 제한 규정이 없는 독일-에스토니아 관련 규정보다는 보호 정도가 덜한 것이 분명하며 공정․공평 대우의 수준을 판정부가 완전히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제법상 인정되고 정의된 수준의 공정․공평 대우인지 확인하라는 의미라고 보았다(236-237). 판정부는 그러나 국제법상 인정되고 정의된 수준의 공정․공평 대우가 무엇인지는 애매모호하고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판정부는 이전의 유사 판례도 투자 유치국의 고의, 악의, 기망부터 투자자의 정당한 기대의 위반까지 광범위하여 특별히 합의된 수준이 없다고 보았다. 이에 따라 판정부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에스토니아 정부의 행위가 이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는 연역적인 방법이 아니라 에스토니아 정부 행위 자체를 먼저 살펴보고 그 종합적인 양태와 수준이 공정․공평하다고 볼 수 있는 정도인지 알아보는 귀납적인 방식을 택해 심리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1993년 상환 계약과 이행 각서의 협의 과정과 해당 문서의 내용으로 볼 때 청구인은 에스토니아 정부의 채무 상환 의지를 의심할 바 없이 신뢰할 수밖에 없었고 약속이 이행되리라는 정당한 기대를 당연히 하게 되었다고 보았다. 자신의 투자가 공정하고 공평하게 대우 받게 되리라는 투자자의 기대가 투자 유치국의 행동을 통해 정당하게 발생되었다면 이러한 기대는 국제법상 존중되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제출된 증거로 볼 때 에스토니아가 청구인의 채권 확보의 담보 재산이 되는 RAS의 자산의 소유권을 이전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 담보 재산을 축소시킨 점도 인정된다고 보았다. 에스토니아 정부의 장기간에 걸친 일련의 행위는 공정하지도 않고 이행 각서와도 합치되지도 않는다고 지적하고 이는 독일-핀란드와의 투자협정상의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정부는 판시하였다(283).

 

다. 평가 및 해설 

 

     이 사건에서 심리한 정당한 기대 침해 여부는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 쟁점 중에서도 제기 빈도가 가장 높은 이슈이다. 견해가 대립되어 의견 수렴이 되지 않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점진적인 판례 축적을 통해 판단의 기준과 요건이 탄탄하게 성립되고 있는 중이다. 지금까지의 판례로 볼 때 대개 정당한 기대에 대한 요소는 투자자의 주관적 기대는 보호 대상이 아닌 점, 투자 유치국의 법규나 영업 환경의 일관성, 투명성, 지속성이 훼손될 경우 성립한다는 점, 투자자의 기대를 침해하려는 의도적 악의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닌 점, 투자자와 투자 유치국의 사정을 고루 감안해야 한다는 점, 법적 안정성이 투자 유치국의 법령 개정권을 부인하는 것은 아닌 점, 투자 유치국의 명시적인 약속이 있었으며 투자자가 이를 신뢰하였고 그 신뢰가 합리적이었어야 하는 점, 투자 유치국의 사회·경제적 환경, 발전 단계, 특수성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하는 점 등이다. 대표적인 판례로는 El Paso vs. Argentina 사건(ARB/03/15)이 있다. 

 

이 사건 판정부는 정당한 기대는 투자 유치국의 주관적인 악의가 없어도 침해될 수 있으며 투자자의 주관적인 기대가 아니고 투자자의 투자 수익에 대한 정당한 기대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경제를 규제할 수 있는 투자 유치국의 권리 사이에 균형을 맞추어 정당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정당한 기대는 해당 상황에 따라 변동하므로 개도국과 선진국의 상황 차이에 따라 정당하다고 볼 수 있는 기대 내용이 다를 수 있으며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환경이 격변하면 그에 따라 법규도 심하게 변하리라고 기대해야 한다고 보았다. 투자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법규정이 변하지 않으리라고 기대 할 수 있으나 국가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내 법규를 변경하지 않겠다고 포괄적으로 외국인 투자자에게 약속하라는 것은 아니며 국내 법규의 동결을 기대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라고 지적하였다. 

 

투자자에 대한 투자 유치국의 특정한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면 정당한 기대를 훼손한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할 것이며 특정한 약속이란 특정 투자자에 대해 직접적으로 행해진 약속일 수도 있고 투자자에게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수립된 특정한 목적일 수도 있다고 설명하였다(판정문 356-379). 이외에도 관련 판례를 모두 종합한 해설을 Plama vs. Bulgaria 사건(ARB/03/24)에 수록하였다. 

 


185] 3. Each Contracting Party shall, subject to its laws and regulations and in conformity with international law, at all times ensure a fair and equitable treatment to the investments of investors of the other Contracting Party. 

 

186] 2(1) Each Contracting Party shall in its territory and in accordance with its legal provisions permit and if possible promote investments of citizens or companies of the other Contracting Party. Such investments must in all events be treated in just and equitable man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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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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