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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C vs. Ecuador 사건(ARB/06/11) 본문

OPC vs. Ecuador 사건(ARB/06/11)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5. 1. 11:04

 

96. OPC vs. Ecuador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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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청구인의 귀책 사유를 이유로 에콰도르 정부가 청구인과 체결한 유전 개발 계약을 취소한 것은 비례성의 원칙을 일탈한 것으로서 투자협정의 공정 ․공평 대우 및 수용 금지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된 사건이다. 청구인 Occidental Petroleum Corp.(이하 OPC)는 미국의 유전 탐사 및 개발 전문 회사로서 에콰도르에 자회사 Occidental Exploration and Production co.(이하 OEPC)을 운영하고 있었다. 1999년 OEPC는 에콰도르 국영 석유 회사 PetroEcuador와 아마존 밀림 내 15광구의 탐사 개발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1993년 참여 계약). 계약 주요 골자는 OEPC가 유전 탐사, 개발에 소요되는 재원, 기술, 장비 등을 자체 조달하되 생산 원유의 일정량을 배분받는 조건이었다. 계약은 에콰도르 국내법의 규제를 받았으며 OEPC는 조세, 공과금 납부 의무 및 주기적인 사업 진척 보고, 환경 보호 의무 등을 부담하였다. OEPC는 15광구 개발에 소요되는 재원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기 위하여 예전부터 15광구 매입에 관심을 보여 왔던 Alberta Energy Corp.(이하 AEC)와 i) AEC가 OEPC의 15광구 생산 지분의 40%를 취득하되 ii) 그 대가로 15광구 탐사, 개발, 운영 비용의 40%를 부담한다는 임대(farm-out) 계약과 이 계약의 구체적인 실행 방식을 규정한 공동 운영 약정을 2000년 10월 체결하였다. 그런데 1993 참여 계약에는 에콰도르 석유법 74조, 75조, 76조를 위반하거나 참여 계약상의 권리 의무를 에콰도르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타인에게 이전할 경우 에콰도르 정부는 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었다. 석유법 79조 역시 계약이나 계약상의 권리를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제 3자에게 이전 또는 위임할 경우 해당 계약은 무효화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OEPC가 AEC와 임대 계약 및 공동 운영 계획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에콰도르 정부 관리에게 시사하거나 설명했다는 정황은 다수 제시되었으나 정식으로 사전에 승인을 요청하거나 받았다는 증거는 없었다. OEPC 내부 논의 과정에서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입장과 불요하다는 입장이 검토된 바는 있었으나 승인을 요청하기로 결정되지는 않았다. 

 

     에콰도르 정부 내에서는 OEPC가 정부의 사전 승인 없이 임대 계약을 체결한 것이 명백한 석유법 및 계약 위반 사항이므로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하였으며 당시 정국 불안과 해외 석유 업자들에 대한 국민의 반감이 고조되기 시작하였다. 2004년 8월 에콰도르 검찰총장은 참여 계약 취소를 에너지부 및 대통령에게 건의하였고 2005년 4월 Guiterrez 대통령이 의회에서 탄핵되는 한편 2006년 3월 외국 자원 개발 기업에 반대하는 시위와 파업이 확산되었다. OEPC와의 계약 취소시 파업을 중단하겠다는 파업 지휘부의 발표도 있었다. 2006년 5월 에너지부 장관은 석유법 74조 11, 12, 13항에 의거 참여 계약을 취소한다는 명령을 발표하였으며 다음 날 에콰도르 경찰은 OEPC 사무실을 접수하고 각종 서류와 장비를 압수하였다. OEPC와 모회사 OPC는 에콰도르의 참여 계약 취소는 미국-에콰도르 투자협정상의 공정․공평 대우 및 수용 금지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2006년 5월 ICSID에 중재를 신청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계약 권리 이전의 위법성 


     중재 판정부는 임대 계약과 공동 운영 계약의 내용을 분석한 후 OEPC가 참여 계약상의 모든 권리와 이익에 대한 소유권을 40%이기는 하지만 AEC에게 양도한 것은 분명하다고 보았다. 참여 계약의 권리 양도의 금지 규정이 반드시 전체 권리를 양도하는 경우에 국한하여 적용되는 것도 아니므로 양도 금지 의무는 사전에 에콰도르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는 한 부분 양도에도 적용된다고 지적하였다(판정문 304-305). 이전된 권리의 성질에 대해 AEC는 15광구 운영 위원회 참석 권한이 있을 뿐이고 운영 위원회의 결정이 AEC의 동의를 요하는 것도 아니므로 AEC에게 양도된 권리는 15광구 경영 및 장기 전략 수립에 행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는 것이 청구인의 주장이었다. 에콰도르는 AEC는 양도 받은 권리를 통해 15광구 사업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OEPC의 참여 계약 의무 수행을 통제할 수 있는, 행사할 수 있는 권리라고 반박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임대 계약 및 공동 운영 계약으로 인해 OEPC의 참여 계약상의 권리가 AEC로 이전되었는지가 쟁점이며 이전된 권리가 행사 가능한지 여부는 본 건과 무관하다고 지적하고 임대 계약의 2.1조 규정 상 OEPC가 자신의 15광구 독점 개발권을 AEC와 공유한 것은 사실이라고 재확인하였다(328). OEPC는 AEC와 에콰도르 사이에는 권리 이전에 관한 합의(privity)가 없었으므로 참여 계약 이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신이 에콰도르에 대해 전적인 책임이 있으며 임대 계약에 의해 자신의 참여 계약상의 권리가 AEC에게 이전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으나 중재 판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OEPC 주장대로라면 권리 이전에 대해 AEC와 에콰도르 사이에 합의가 있었다면 이는 권리 이전을 승인했다는 의미인데 이 사건에서는 승인하지 않았으므로 청구인의 주장은 논리적이지 않다고 일축하였다. 합의(privity)가 있어야 OEPC의 권리가 AEC로 이전되는 것은 아니며 이와 무관하게 OEPC는 자신의 권리 40%를 정부 사전 승인 없이 AEC에게 이전하였고 이는 참여 계약과 석유법 규정에 어긋나는 조치라고 확인하였다(332-336). 중재 판정부는 사전 승인 없이 계약상의 권리를 이전한 OEPC의 조치를 명문으로 금지한 규정은 참여 계약 16.1조, 석유법 76.11.조 79조라고 제시하였다. 이 조항 상의 규정은 워낙 분명하여 OEPC 내부에서도 법률 부서를 중심으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논의가 제시되었으나 사업 부서에서 이를 간과하고 AEC와의 임대 계약을 진행한 점이 인정된다고 지적하고 사전 승인이 불요하다는 OEPC의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2) 계약 취소 조치의 비례성


     청구인은 설사 사전 승인을 득하지 않고 계약상의 권리를 이전한 것이 해당 계약과 에콰도르 석유법 위반에 해당한다 할지라도 에콰도르 정부가 계약 자체를 취소한 것은 위반과 규제간의 비례성을 무시한 과도한 조치로서 미국-에콰도르 투자협정상의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에콰도르는 사전 승인 없는 권리 이전 발생시의 규제 조치로서 계약 취소가 이미 계약과 법률에 규정되어 있으므로 비례성 원칙은 이 사건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반박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OEPC의 임대 계약이나 사전 승인 불취득이 악의에 기초하고 있지 않다는 점은 인정하였다. 임대 계약은 대규모 자본이 소요되는 유전이나 광산 개발 사업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고 OEPC 내부 논의 과정에서 승인 필요 여부가 검토되었으나 선의의 논의 끝에 굳이 필요하지 않다는 방향으로 결정된 것일 뿐 불순한 의도가 내재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참여 계약 22.1조는 이 계약이 에콰도르 국내법에 의해 규율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에콰도르 헌법 24.3조는 위반과 처벌간에는 비례성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비례성 원칙은 국제법상의 일반 원칙으로서 이전의 여러 판례에서도 적용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OEPC가 AEC와의 임대 계약을 15광구 개발 재원 조달을 위한 일종의 은행 대출과 유사한 개념으로 생각하였으며 AEC의 참여로 인해 15광구 개발 재원이 증대됨으로써 에콰도르에게도 이익이 되었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AEC가 이미 오래 전부터 에콰도르 유전 개발 사업에 참여해온 기업으로서 에콰도르 정부와도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여 왔고 AEC 참여로 인해 에콰도르에게 아무런 손실이 초래되지 않은 점도 언급하였다. 판정부는 또한 에콰도르가 계약 취소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데에는 당시의 국내 정국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이상에 비추어 에콰도르 정부가 사전 승인 미취득을 이유로 OEPC 와의 참여 계약을 취소한 것은 비례성을 무시한 과도한 조치이며 투자협정상의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하였다.

 

3) 수용


     OEPC는 에콰도르의 조치는 수용에 해당하는 조치라고 주장하였으며 에콰도르는 법규 및 계약에 명시된 정당한 제재라고 반박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OEPC의 사업권이 영구적으로 탈취당했으므로 에콰도르의 취소는 수용에 상당하는 조치라고 판정하였다(454-455).

 

 

다. 평가 및 해설

 

     이 사건 판정부는 OEPC의 사업권이 탈취되었으므로 수용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간접 수용에 관한 ICSID 중재 판정례를 보면 투자에 대한 투자자의 지배, 통제, 경영권이 다투어지는 조치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거나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을 경우에는 간접 수용을 인정하지 않는다. 간접 수용이 인정되는 경우는 해당 조치로 인해 투자를 이용하거나 그로부터 발생하는 혜택을 향유하는 권리가 실질적으로 심각하게 지속적으로 회복 불가능하게 항구적으로 박탈되거나 투자의 활용, 향유, 통제, 소유, 처분, 양도 등 소유와 관련된 권리가 심각하게 영향을 받아서 투자의 가치와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된 경우로서 이를 초래한 해당 조치의 정도가 충분할 정도로 가혹한 것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간접 수용도 수용이므로 소유권이 사실상 탈취된 것과 동등한 효과가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사건에서 언급한 비례성을 간접 수용 해당 여부 판단에 필수적으로 명시한 투자협정도 있다. 한미 FTA와 한중 FTA에서는 별도 부속서249]를 통해 간접 수용은 당사국의 행위 또는 일련의 행위가 명의의 공식적 이전 또는 명백한 몰수 없이 직접 수용과 동등한 효과를 가지는 경우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간접 수용 여부 결정 시 고려해야 할 요소로 i) 경제적 영향, ii) 정당한 기대를 침해하는 정도 iii) 목적과의 비례성, 행위의 성격 및 목적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공공 복지 목적의 비차별적 규제 행위는 목적에 비추어 극히 심하거나 불균형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접 수용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기재하고 있다.

 


249] Annex 12-B 3. The second situation is indirect expropriation, where an action or a series of actions by a Party has an effect 

equivalent to direct expropriation without formal transfer of title or outright seizure.  (a) The determination of whether an action or a series of actions by a Party, in a specific fact situation, constitutes an indirect expropriation, requires a case-by-case, fact-based inquiry that considers, among other factors,:   (i) the economic impact of the action or series of actions, although the fact that such action or series of actions has an adverse effect on the economic value of investments, standing alone, does not establish that an indirect expropriation has occurred;   (ii) the extent to which the action or series of actions interferes with distinct and reasonable expectations arising out of investments; and   (iii) the character and objectives of the action or series of actions, including whether such action is proportionate to its objectives.  (b) Except in rare circumstances, such as when an action or a series of actions by a Party is extremely severe or disproportionate in light of its purpose, non-discriminatory regulatory actions adopted by the Party for the purpose of legitimate public welfare do not constitute indirect expropr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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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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