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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techniki vs. Albania 사건(ARB/07/21) 본문

Pantechniki vs. Albania 사건(ARB/07/21)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4. 30. 18:21

106. Pantechniki vs. Albania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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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시민 봉기로 인해 피해를 본 청구인이 알바니아 정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였으나 거절된 것에 대해 공정 ․공평 대우, 충분한 보호 및 안전, 국내 소송 절차 개시 후 ICSID 중재 절차 이용 가능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이다. 

 

     청구인 Pantechniki Contractors & Engineers는 그리스 건설 회사로서 1994년 알바니아 건설부와 2건의 도로 건설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진행하던 중 1997년 3월 알바니아에서 일어난 전국적인 시민 봉기 와중에 시위대에 의해 공사장이 약탈당하는 사건을 겪었다. 당시 건설 현장은 산간벽지에 위치하여 경찰도 올 수 없었고 시위대의 규모와 위세가 대단하여 회사 자체 경비도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청구인은 계약 규정에 따라 알바니아 건설부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였고 정확한 보상액을 산정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가 구성되어 180만불로 양측은 합의하였다. 건설부는 알바니아 재무부에 동 금액 지급을 요청하였으나 재무부는 타 부처의 계약상의 의무를 부담할 수 없으므로 별도의 예산이 책정되지 않는 한 지불할 수 없다고 거절하였다. 청구인은 법원의 지급 명령이 있으면 지불할 수 있다는 재무부 장관의 귀띔을 받고 이 건을 알바니아 법원에 제소하였으나 1, 2심 모두 소요 등 불가항력으로 발생한 손실을 건교부가 부담한다는 해당 계약 조항 자체가 알바니아 법률에 저촉된다고 판시하였다. 

 

     청구인은 2007년 8월 그리스-알바니아 투자협정을 근거로 ICSID 중재를 신청하였다. 신청 후 알바니아 대법원 심리를 취하하였다. 알바니아는 청구인의 건설 공사 계약은 ICSID 협약상의 투자에 해당하지 않으며 분쟁 발생 시 국내 절차, 국제 절차 중 1개를 배타적으로 선택하도록 한 투자협정 26조에 의거, 이미 국내 법원에 제소된 이 사건은 ICSID 관할권 밖이라고 항변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투자 해당 여부

 

     청구인은 이 사건 공사를 위해 청구인이 용역과 물자를 투입하였고 인적, 재정적 재원을 동원하였으며 이에 대한 보상권이 있으므로 그리스-알바니아 투자협정의 투자 정의에 부합하다고 주장하였다. 알바니아는 기존 도로의 개보수 정도에 불과한 단순한 계약이고 가액도 작아서 투자로 볼 수 없다고 항변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투자협정상의 투자에 해당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 심리 없이 자명하다고 인정하였으며 ICSID 25(1)조 상의 투자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하고 이의 목적으로 흔히 사용되는 소위 Salini test에 대해 자신의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청구인이 수익을 기대하고 재원과 장비를 투입하였고 위험성을 부담하였고 가액도 상당하다는 점을 나열하며 ICSID 협약상의 투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판정문 48-49).

 

     2) 국내 절차 개시로 인한 ICSID 중재 청구권 상실


     ICSID 중재 동의에 조건을 부과할 수 있다는 ICSID 협약 26조271]에 따라 알바니아는 국내 행정 사법 절차 종결 조건으로 ICSID에 가입하였고 청구인은 1997년에 알바니아 법원에 이 사건을 제소하였으며 ICISD 중재 신청 후에도 대법원에 상소하였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아울러 그리스-알바니아 투자협정 10(2)조상 6개월간의 우호적 해결 실패 시 국내 법원 또는 국제 중재 중 하나를 선택하여 제소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으므로 국내 법원에 이미 제소한 청구인은 ICSID

26조와 투자협정 10(2)조상 ICISD에 중재를 신청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청구인은 알바니아 법원에 제소한 것은

계약 의무 위반에 관한 것이므로 ICSID 중재 신청 건과는 사안의 성질이 다르다고 반박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알바니아 법정에 제소된 건과 ICSID 중재가 신청된 건의 분쟁 동일성 여부가 관건인데 소구(訴求)하는 가액이 동일하고 그 기반이 알바니아 건설부와의 계약상의 다툼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므로 두 사건은 동일 사건이고 이미 알바니아 법원에 제소되었으므로 청구인은 다시 ICSID 중재를 이용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알바니아 법원이 부당하게 처리하여 공정한 사법 절차를 제공받을 투자자의 권리가 부인되었는지는 중재 청구할 수 있으며 실제로 이에 근거하여 중재 신청이 이루어졌으므로 본안 심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66-68).

 

     중재 판정부는 국내 사법 절차를 개시하였으므로 ICISD 중재 자격이 없다는 것이 국내 사법 절차의 부실을 이유로 한 사법 부인 청구마저 제기할 수 없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제하고 심리를 개시하였다. 판정부는 그러나 사법 부인의 기준은 엄격한 것으로서 법규 해석 및 적용의 실수 정도가 아니라 자격 있는 판관이라면 상식적으로 범할 수 없는 수준의 실수이거나 해당 국가가 적정한 사법 체제를 최소 수준으로도 구비하지 못했다는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사법상의 중대한 실수를 교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가 해당 사법 체제 내에 갖추어져 있다면 사법 부인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중재 판정부는 알바니아 법원의 이 사건 처리 과정과 판결 내용으로 볼 때 사법 부인에 해당할 정도의 심각한 흠결이 없고 무엇보다 청구인이 ICSID 중재 신청 후 대법원에 상소한 것은 (하급심의 흠결을 해결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청구인 스스로가 입증하는 것이므로) 사법 부인을 주장하는 청구인의 주장에 치명적이라고 지적하였다(93,94, 102).

 

     3) 충분한 보호 및 안전


     청구인은 공사 현장이 시위대에 의해 약탈될 때 알바니아 경찰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으며 알바니아 정부는 사건 당시의 보호는 물론 예방 의무가 있었으나 이를 이행하지 못한 것은 충분한 보호 및 안전의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국가의 국제적 책임은 그 국가의 능력에 맞게 비례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보았다. 국가 통제력이 정비되어 있어 쉽게 진압될 수 있는 시위보다는 그러한 능력을 구비하지 못한 열약한 국가에서의 작은 규모의 시위에서 국가의 보호와 안전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을 것임을 지적하고 국제 재판부는 해당 사건의 발생 시점에서의 해당 국가의 능력 범위를 고려하여 사건에 맞는 평가를 하여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전개했다. 이 사건에서 당시 현장 관계자는 당시 상황이 경찰이 개입하기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개입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었고 사태의 규모상 알바니아 경찰이 무력화된 것이라고 증언하였다. 판정부는 청구인이 이러한 상황에서 충분한 보호 및 안전 의무를 준수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정하였다(76-77, 82-83).

 

     4)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그리스-알바니아 투자협정에는 투자자가 투자 유치국으로부터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명기되어 있지 않았다. 청구인은 대신 최혜국대우 조항을 원용하여 타국에 비해 공정․공평 대우를 부여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였으나 알바니아 소요의 여타 피해자가 청구인보다 유리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해서 이 주장은 수용되지 않았다(89).

 

다. 평가 및 해설


     1) Salini test 에 대한 비판

 

     이 사건 중재 판정부는 ICSID 협약상의 투자 해당 여부를 가리기 위해 흔히 사용되어 왔던 소위 Salini test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서술하였다. test라고 하나 이는 사실 이는 투자의 특징이라고 나열했을 뿐이며 한 특징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더 뚜렷하게 존재하는 다른 특징으로 보충이 된다고 보았다. 투입성, 기간성, 위험성, 기여성, 수익성 중에서 

특히 ‘충분한’ 기간성과 투자 유치국 경제 발전에 대한 ‘중요한’ 기여성은 주관적이므로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였다. 

판정부는 투자협정과 별도로 ICSID 협약 자체가 독자적이고 제한적인 투자의 정의를 내릴 수 있는지와 협약 기초자들이 의도적으로 투자의 정의를 내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중재 판정부가 정의를 내릴 수 있는지에 회의적이었다. 투자의 특징, 속성이라고 서술된 것을 관할권의 판단의 요건으로 임의로 격상시킬 수도 없으며 판정부의 주관적인 판단이 불가피하므로 객관적이어야 할 판정부를 정책 결정자로 변환시키는 것이고 ICSID 이용 가능성에 예측불가능성을 초래한다고 지적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아울러 Salini test는 투자협정 체결국이 투자라고 합의한 일정 부류의 거래를 투자로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통상 Salini 기준으로 단순한 판매 (예컨데 트랙터 1대의 FOB 판매)는 투자로 인정되지 않지만 만일 수 많은 트랙터를 지연 지불 조건부로 양도하여 지금 당장 현금이 없는 구매자가 나중에 돈을 벌어 지불할 수 있게 하면 당연히 투자가 된다고 지적하고 이런 투자에게도 ICSID 협약 접근성을 부여하여 투자협정 체결국이 이러한 방식의 거래를 투자로 인정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언급하였다. 

 

     2) 분쟁 동일성


     이 사건 판정부는 분쟁의 동일성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사법 심판을 청구하게 된 근본적인 근거, 이유(funda

mental basis of claim)의 동일성을 제시하였다. 이전의 판례는 분쟁의 대상이 되는 문제(subject matter), 이전 분쟁을 발생시켰던 사실과 고려가 동일한지를 살펴보았다. 이전 분쟁을 야기한 사실과 고려가 후속 분쟁의 중심적인 요소로서 계속된다면 이는 별개 분쟁이 아니라 동일 분쟁이라는 것이다(Empresas Lucchetti vs. Peru 사건(ARB/03/4), Jan de Nul

vs. Egypt 사건(ARB/04/13)) 이 사건 판정부가 제시한 청구의 근본적 근거를 기준으로 분쟁 동일성 여부를 판별한 판정으로는 H & H vs. Egypt 사건(ARB/09/15)과 SyC vs. Costa Rica 사건(ARB/12/4)이 있다. 이 사건 판정부들은 모두 분쟁의

동일성 판단을 위해서는 우선 규범적 원천의 동일성 여부, 즉 시비를 발생하게 한 근본적인 원인과 추구하는 구제 효과가 동일한 것인지를 살피고, 목적, 당사자, 행위 원인을 공유하는 시비가 여타의 사법 구제에 회부되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라고 보았다. 분쟁 동일성에 관한 종합 해설은 Empresas Lucchetti vs. Peru 사건(ARB/03/4)에 수록되어 있다. 


271] Consent of the parties to arbitration under this Convention shall, unless otherwise stated, be deemed consent to such arbitration to the exclusion of any other remedy. A Contracting State may require the exhaustion of local administrative or judicial remedies as a condition of its consent to arbitration under this Conven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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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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