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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Asia vs. Kazakhstan 사건(ARB/09/8) 본문

KT Asia vs. Kazakhstan 사건(ARB/09/8)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4. 28. 14:24

125. KT Asia vs. Kazakhstan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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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청구인과 국적국 간의 관계가 반드시 실질적이고 실효적일 필요는 없다는 점과 투자가 투자 유치국 경제 발전에 반드시 기여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확인된 사건이다. 

 

청구인 KT Asia Investment는 네덜란드 회사이나 카자흐스탄 기업인, 정치인인 Mukhtar Ablyazov의 이익 보호를 위해 설립된 명목상의 회사였다. 1998년 Ablyazov는 카자흐스탄 BTA 은행을 매입하였고 2001년 11월에는 야당을 창설하여 나자바에프 대통령과 반목하게 되었다가 2002년 3월말 구속되었다. 그는 석방된 후 2005년 5월 BTA의 이사회 의장이 되었으나 BTA의 지분 75%를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정치적 탄압 및 탈취를 염려하여 카자흐스탄 금감원에 비밀로 하였다. 

 

Ablyazov는 은행 지분 10% 이상 소유시 금감원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여러 명목 회사를 동원하여 10% 이하로 분산하였다. 유사한 목적으로 2007년 12월 네덜란드에 KT Asia Investment라는 명목 회사를 설립하였다. KT Asia Investment는 Ablyazov 통제 하에 있는 기업으로부터 BTA 지분 9.96%를 액면가 이하로 구입 하였으나 구매 비용을 실제 지불하지는 않았다. 지분 매집 후 여타 명목 회사에 이전하기 위한 일시적인 통로로 설립한 것이었으나 사정상 16개월간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고 ICSID 중재 주체도 되었다. 

 

2009년 2월 카자흐스탄 정부는 14억 불의 신규 자본을 BTA 은행에 투입하고 신주를 발행하게 한 후 전체 지분의 75.1%를 보유하게 되었다. 2010년 9월에는 정부 지분이 81% 이상이 되었으며 Ablyazov의 지분은 크게 희석되었다. Ablyazov는 이러한 국유화 조치가 자신의 지분을 탈취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카자흐스탄은 Ablyazov의 약탈에 가까운 은행 부실 경영으로부터 BTA 은행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박하였다. 

 

KT Asia는 카자흐스탄의 신주 발행 조치가 BTA를 불법적으로 수용하는 조치에 해당한다고 2009년 7월 ICSID에 중재를 신청하였다. KT Asia는 BTA 은행 주식 외에 일체의 자산이 없는 Ablyazov의 BTA 은행 주식 관리용 명목 회사였으며 실제 ICSID 중재 비용도 Ablyazov가 지불하였다. 카자흐스탄은 KT Asia는 외형만 네덜란드 국적일 뿐 카자흐스탄人의 지배 하에 있으므로 ICSID 협약과 네덜란드-카자흐스탄 투자협정상의 투자자가 아니며 실제 카자흐스탄에 실행한 투자도 없으므로 ICSID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투자자 국적

 

   카자흐스탄은 ICSID 협약과 투자협정상 투자자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국적(real and effective nationality)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중재 판정부는 협약과 협정의 규정이 이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기각하였다. 판정부는 ICSID 협약 25(2)(b)조는 국적 요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으므로 투자협정 체결국은 임의로 국적 요건에 합의할 수 있으며 네덜란드와 카자흐스탄은 투자협정 1조에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국적 등의 부대 요건이 없이 국민을 체약국의 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이라고 매우 개괄적으로 정의하였으므로 네덜란드법에 의해 설립된 KT Asia는 네덜란드 국민이라고 판단하였다. 더욱이 체약국 법에 의해 설립되지 않은 법인이라 할지라도 체약국민의 직간접적인 지배 하에 있어도 국민에 해당한다고 규정되어 있음에 비추어 네덜란드와 카자흐스탄은 국민 요건을 매우 넓게 확장했다고 지적하였다.

 

 투자협정상의 대상과 목적에 비추어 보아도 국민의 정의를 협소하게 정했다는 점을 찾을 수 없으며 카자흐스탄이 맺은 여타 투자협정 중에는 실질적인 국적 관계가 없을 경우 투자협정의 혜택을 부인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한 것이 있는 데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와의 협정에 이를 명기하지 않은 것은 그리할 의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중재 판정부는 카자흐스탄이 주장하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국적 요건은 이중 국적자에 대해 외교적 보호권이 충돌할 때 적용하는 원칙으로서 외교적 보호권을 배제하기 위해 활용하는 국제 중재와는 무관한 원칙이라고 설명하였다. 이에 따라 중재 판정부는 KT Asia는 ICSID 중재를 신청할 수 있는 투자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114-128).

 

 

2) 투자 여부

 

    중재 판정부는 KT Asia의 BTA 지분 소유가 ICSID 협약과 투자협정상의 투자에 해당되는지 판단하기 위해 소위 Salini test를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였다. 그러나 Salini 요건 중 투자 유치국 경제 발전의 기여 여부는 성공적인 투자의 결과이지 투자가 실패하여서 경제 발전에 아무 기여를 하지 못했다고 하여 투자가 없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요건은 배제해야 한다고 논설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청구인이 BTA 지분을 획득하기 위해 지불한 것이 없고 지불한 것이 없으므로 위험성도 부담하지 않았으며 원래 수 주간 정도 BTA 주식을 보유하려는 의도였으므로 기간성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투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188-203).

 


다. 평가 및 해설


1) 투자의 기여성


    이 사건처럼 투자유치국의 기여성을 투자의 요건으로 보지 않은 판례는 많이 있다. Salini 판정부가 제시한 투자의 4개 요건을 수용한 판례는 다수 있으나 이중 기여성을 특별히 강조하여 심리한 판정부는 2개에 불과한 반면, 기여성을 부인한 판례는 그 이유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상세히 개진하였다. 주로 제시되는 이유는 투자유치국 경제에 대한 기여 여부는 투자로 인한 결과이지 투자 자체의 내재적인 속성이라고 볼 수 없다거나 기여 여부를 판정부가 주관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거나 기타 3개 요소에 이미 내재되어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ICSID 협약의 투자의 의미는 조약 해석에 관한 기본 원칙을 이용하여 이해할 수도 있다.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 31조는 조약 해석의 기본 원칙으로 용어의 통상적 의미로 해석하라고 천명하고 있다. 통상적 의미란 사전적 의미이다. 표준 국어 대사전에는 투자를 ‘이익을 얻기 위하여 어떤 일이나 사업에 자본을 대거나 시간이나 정성을 쏟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Oxford 사전 정의는 

‘An act of devoting time, effort, or energy to a particular undertaking with the expectation of a worthwhile result’ 이다. 두 사전 정의 모두 자본, 시간, 정성을 쏟는다는 투입성과 가치있는 결과를 기대한다는 위험성, 그리고 투입 행위와 결과 발현까지 필수적인 일정 정도의 기간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정의도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익을 목적으로 한다는 기여성은 언급하고 있지 않다. 투자는 본질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한 위험 감수 행위이고 이를 위해 자신의 자원을 투입하는 행위이다. 위험 감수의 정도가 크면 투기가 될 것이고 극단에 이르면 사행 행위가 될 것이다. 투입과 결과 발현에는 필수적으로 일정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투입과 결과 발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거래나 매매는 이러한 기간성이 없으므로 투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매매는 투자가 아니라는 것은 확립된 판례이고 어떤 투자협정에는 아예 매매는 투자가 아니라고 적시하기도 한다. 投資의 한자 표현 자체가 던질 投, 자신의 자원을 투입한다는 투입성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법상의 해석 원칙을 적용하여도 투자 유치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요소를 투자의 본질적인 속성으로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투자의 요건 및 기여성에 관한 ICSID 판정을 종합한 해설은 Salini vs. Morocco 사건(ARB/00/4)에 정리하였다. 

 

 

 

 기여성의 투자 속성 해당 여부에 대한 ICSID 중재 판정 일람표 

기여성 인정 판례 및 논거 기여성 부인 판례 및 논거 
    Casado v. Chile(98/2) 기여성은 투자의 결과이지 요소가 아님
CSOB v. Slovakia(97/4) 투자자의 경제 기여성 강조 LESI v. Algeria(03/8) 기여성 측정 불가, 타 3요소에 포함
Salini v. Morocco(00/4) Quiborax v. Bolivia(06/2)   Quiborax v. Bolivia(06/2) 기여성 투자 요건 부인
Joy Mining v. Egypt(03/11) 4개 기준 충족 여부 심사, 기여성 별도 언급 없음  Phoenix v. Czech(06/5) 기여성 대신 경제 활동으로 대체 제안
Bayindir v. Pakistan(03/29) 상동 Alpha v. ukraine(07/16) 기여는 투자의 결과, 기여성은 심리해야 할 내용 불제시
Jan de Nul v. Egypt(04/13) 상동 Saba Fakes v. Turkey(07/20) 기여는 투자의 목적, 투자의 요건은 아님
M.H.Salvors v. Malaysia(05/10) 경제 기여성 해당하지않는 점을 상세 설명 GEA v. ukraine(08/16) 기여성 심리 없이 투자 인정
Pantechniki v. Albania(07/21) 4대 요소 충족 확인, 기여성 별도 언급 무 Deutsche Bank v. Sri Lanka(09/2) 기여성 충족은 주관적 판단, 투자 요건 부인
    KT Asia v. Kazakhstan(09/8) 기여는 투자의 결과, 실패하여 기여 못한 투자도 투자
    Ickale v. Turkmenistan(10/24) 기여성 필수 요인 아님, 잔여 요소로만 투자 여부 판정

 

 

2) 투자자 국적 관련 판례

 

    이 사건에서 카자흐스탄이 주장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국적 원칙은 자연인이 아니라 네덜란드 법인인 KT Asia에 대한 것이었다. KT Asia의 실질적인 소유주는 카자흐스탄 人인 Ablyazov이므로 KT Asia와 네덜란드 간에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국적 관계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실질적인 국적 관계가 제기되는 것은 통상 청구인이 자연인일 경우이다. 

 

이제까지의 판례를 보면 ICSID 중재 판정부는 자연인과 그의 법적인 국적국 간에 실질적인 관계, 진정한 유대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보지 않는다. ICSID 협약이 단순하게 체약국의 국민일 것만을 규정(ICSID 협약 25(1)조, 25(2)(a)조) 하고 있다는 점이 판단의 근거로 주로 제시되어 왔다. Siag & Vecchi vs. Egypt 사건(ARB/05/15) 사건에서는 이태리 국적을 근거로 중재를 신청한 두 청구인이 모두 이집트에서 출생, 성장하였거나 수십년 간 이집트 국적을 유지하면서 이집트에 거주하였으므로 이태리와는 진정한 유대 관계가 없다는 항변이 이집트로부터 제기되었다. 

 

이 사건 판정부는 ICSID 협약 25(1)조는 분쟁 상대방이 타방 체약국적의 투자자임을 요구할 뿐 국적의 진정성을 요구하지 않으므로 법적인 이태리 국적자와의 투자 분쟁은 ICSID 관할권이 적용된다고 판시하였다. 

Rompetrol vs. Romania 사건(ARB/06/3) 판정부는 국제법이 특정 협정을 체결하려는 국가로부터 회사의 국적 결정 요소로서 장소 또는 해당 법을 제정, 허가하는 권한을 박탈한다는 주장의 정당한 논거를 찾을 수 없으며 따라서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국적 원칙이 ICSID 협약 25조나 투자협정상의 규정에 우선한다는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단정했다340].  

 

Saba Fakes vs. Turkey 사건(ARB/07/20)에서 터키는 청구인이 네덜란드 국민의 자격으로 중재를 신청하였으나 사실은 네덜란드, 요르단 이중 국적자로서 네덜란드와는 실질적인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역시 같은 논리로 기각당했다. KT Asia vs. Kazakhstan 사건(ARB/09/8)에서 카자흐스탄은 투자자는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국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중재 판정부는 ICSID 협약은 국적 요건에 대해 특별한 언급이 없고 이 사건 근거 협정인 네덜란드- 카자흐스탄 투자협정에서도 실질적이고 실효적인 국적 요건을 규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카자흐스탄 주장을 수용하지 않았다. 

 

다만 Soufraki vs. UAE 사건(ARB/02/7)에서 판정부는 청구인의 이태리 국적이 실제 이태리 국적법에 의해 정당하게 부여된 것인지를 심리하여 해당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청구인이 합법적으로 발부받은 여권과 국적 증명 서한을 제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이는 실효적 관계를 살핀 것이 아니라 국적법 준수 여부를 살핀 것이다. 

Saluka vs. Czech 사건 판정부는 투자협정 체약국은 국적 문제에 있어 완전한 자유가 있으며 투자자로 볼 수 있는 자격을 제한하기로 결정했으므로 중재 판정부가 투자자가 합의한 것 이상의 새로운 정의를 부과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341]

 


340] The Tribunal cannot find any trace of justification for an argument that international law deprives the States concluding a particular treaty – whether a multilateral Convention like ICSID or a bilateral arrangement like a BIT 

of the power to allow, or indeed to prescribe, the place and law of incorporation as the definitive element in determining corporate nationality for the purpose of their treaty. In the light of these conclusions, the Tribunal is clear in mind that there is simply no room for an argument that a supposed rule of ‘real and effective nationality’ should override either the permissive terms of Article 25 of the ICSID Convention or the prescriptive definitions incorporated in the BIT. (Rompetrol award para. 92-93)

341] The parties had complete freedom of choice in this matter, and they chose to limit entitled ‘investors’ to those satisfying the definition set out in Article 1 of the Treaty. The Tribunal cannot in effect impose upon the parties a definition of ‘investor’ other than which they themselves agreed. ( Saluka vs. Czech UNCITRAL Award para.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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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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