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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청구인이 투자 유치국과의 계약 의무를 이행하지는 못하였으나 투자 유치국 정부가 청구인과 진지하게 협의하지 않은 행태는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된 사건이다.
청구인 Swisslion DOO Skopje는 스위스 회사인 DRD Swisslion AG가 소유하고 있는 마케도니아 법인으로서 2006년 5월 파산 상태에 있던 마케도니아 국영 회사 Agroplod 주식 1차분을 매입하고(1차 매집) 추가 투자를 통해 회사를 재생시키기로 하였다. Swisslion은 Agroplod를 식품, 농산품, 관광 3개 부문으로 분할하는 회생 계획을 제시하였으나 마케도니아 정계에 영향력이 있는 유력 주주 Kitinov의 집요한 반대에 부딪혔다. 2006년 6월 마케도니아 경제부는 Swisslion의 회생 계획을 승인하고 경영권 장악에 필요한 추가 주식을 Swisslion에 매각하는 주식 매각 계약을 체결하였다(2차 매집). 이 계약상 Swisslion은 2006년말까지 추가 투자와 고용원 승계, 그리고 투자 약속 확인을 위해 Agroplod 재정 보고서를 월별로 경제부에 제출할 의무가 있었다. Swisslion의 추가 투자 시 경영권을 완전 장악하는 지분을 갖게 되므로 Kitinov가 이를 방해하였다고 Swisslion은 주장하였다.
2007년 3월 경제부는 Swisslion에게 상기 의무 준수 여부 회보를 요청하였고 재무부 및 노동부에게 Swisslion의 의무 이행 여부를 조사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Swisslion은 Agroplod 에 대한 투자 이행이 곤란하여 대신 Agroplod 지분을 보유한 Swisslion의 별도 자회사에 대한 투자를 시행하였다고 설명하고 이러한 사정과 조치가 계약상의 투자 이행 준수에 해당하는지 검토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경제부는 이에 대한 회신을 지연하고 계약 의무가 이행되고 있지 않다는 재무부, 노동부의 부정적인 회신 입수한 후, 검찰총장에게 Swisslion의 계약 위반에 대한 사법 절차를 개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다.
검찰총장은 계약 종료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임시 조치로 2차 매집 주식에 대한 주주권 행사 중지를 신청하였으나 기각당했다. 그러자 검찰총장은 마케도니아 증권감독원에 Swisslion의 Agroplod 주식 2차 매집분에 대해 주주권 행사 중지를 요청하였다. 증감원은 Swisslion에 대한 별도 통보 없이 주주권을 정지하였다. 계약종료 청구 소송에서는 Swisslion이 대법원 심리에서도 패소하여 2차 매집분을 경제부에 반환하라는 최종 판결을 받게 되었다. 2008년 12월에는 Swisslion의 Agroplod 경영진이 횡령 등의 혐의로 수사 중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2009년 3월 마케도니아 검찰은 이를 부인하였다. Swisslion은 스위스-마케도니아 투자협정에 근거하여 투자자 보호 위반, 불법 수용 등을 이유로 마케도니아에 대한 2009년 7월 ICSID 중재를 신청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청구인은 주식 판매 약정에 따른 투자 시행 확인 요청에 대한 마케도니아 경제부의 회신 해태, 계약 준수 여부에 대한 경제부의 검토에 1년 이상 소요, 금감원(SEC)의 차별적, 비합리적 행태, 2008년 12월 내무부의 청구인 관계자 수사 사실 발표 등이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청구인이 Agroplod사의 식품 가공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은 명백하게 확인되고, 이를 위해 계약상의 의무인 투자를 실행하려 하였으나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없는 여건이었으며, 투자를 시행하지 않으면 계약 불이행이 되므로 청구인의 투자 시행 해당 여부 문의에 대해 경제부는 신속히 회신해 주었어야 했다고 보았다. 투자자가 계약 의무 이행과 관련되는 계약 준수 문제에 대해 계약 상대방인 투자 유치국에게 설명하여 자신이 계약을 위반할 의도가 없으며 계약을 준수하고 있음을 확인받는 상황이므로 투자 유치국은 우려 사항이 있거나 투자자의 계약상의 의무가 준수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되면 이를 투자자에게 신속히 정확히 알리고 협의하는 것이 공정한 대우라고 중재 판정부는 서술했다.
그러나 마케도니아 경제부는 청구인의 질의에 회신을 지연하여 결과적으로 청구인으로 하여금 Agroplod 경영 및 추가 투자를 계속하게 하는 반면 타 기관에게 청구인의 계약 준수 여부를 심사하게 하였다. 1년 후 경제부는 사전 통지 없이 해당 계약 종료 소송을 개시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경제부가 청구인이 주식 매각 약정상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사법 절차를 개시하는 것은 권한 내의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과 적시에 이러한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하지 않은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비판하였다. 판정부는 청구인이 계약 규정에 따라 제출해야 하는 보고서가 부정확하고 계약 위반 소지도 있어 경제부가 재무부와 노동부에게 검토를 요청하고 그 결과 계약 종료를 시도하게 할 정도의 부실한 측면이 있다고 경제부가 판단할 수는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경제부가 자신의 질의와 재무부와 노동부의 검토보고서에 대한 청구인의 답변을 진지하게 검토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점, 경제부의 진지한 분석의 부재는 우려할만하다고 지적하였다. 그러나 판정부는 계약 준수 문제에 청구인을 충분히 관계시키지 못한 것 자체만으로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을 결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판정문 283-291).
2008년 3월 검찰총장은 청구인이 Agroplod 주식 매입 2차분에 대해 주주권 행사를 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청구하였다. 법원이 이를 거절하자, 검찰총장은 SEC에 동일한 내용을 요청하였고, SEC는 이를 승인하였다. 청구인은 SEC 절차에 대해 통지받지 못하였고 SEC 결정 후 행정법원에 제소하였으나 패소하였으며 2008년 10월 대법원에서 SEC 조치가 권한을 일탈한 것이라는 판결을 받아냈다.
2008년 7월 대법원 심리가 진행되는 도중 SEC는 청구인의 1차 주식 매입분 일부에 대해 투표권과 배당받을 권리를 정지하는 조치도 내렸으며, 청구인은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하여도 대법원까지 상소하여 종료시켰다. 이와 같은 조치는 주식 매입 2차분에 대한 SEC의 주주권 정지 조치는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에 의해 매각된 주식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마케도니아 관련 법의 규정에도 부합되지 않았으며, 청구인이 2차분을 매집한 7개월 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개정되기는 하였으나 이를 청구인에게 소급 적용한 것이라고 보았다. 판정부는 소급 적용 문제 외에도, 검찰총장이 SEC를 활용한 것은 계약상의 소송 외에 추가적인 행정적인 절차로 청구인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지적하였다(292-296).
Swisslion사의 간부 직원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임을 마케도니아 내무부가 발표하였으나 검찰청은 이후 이를 부인하였다. 언론에 수사진행 보도는 크게 보도되었으나 정정 보도는 작게 보도되어 청구인의 이미지가 훼손되었다(297-299). 중재 판정부는 위와 같은 마케도니아 정부의 행위 전체는 스위스-마케도니아 투자협정 상의 공정하고 공평한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2) 수용
청구인은 마케도니아 법원 판결로 인해 자신의 Agroplod 주식 2차 매입분이 적정한 보상도 없이 불법적으로 수용당했다고 주장하였다. 주식 매각 약정을 종료시킨 법원의 판결 자체와 보상을 하라는 판결이 없었다는 점 모두를 주장하였으나 설사 계약 종료가 합법적이라 할지라도 보상 판결을 하지 않았으므로 불법 수용이라는 논리를 전개하였는바, 법원의 계약 종료 판결 자체에 대해서는 부당하다는 근거와 주장을 정확히 제시하지 못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마케도니아 법원이 청구인이 계약상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점을 근거로 계약을 종료하라고 판결한 것에는 불법성이 없으므로 청구인의 수용에 관한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청구인의 보상에 관한 주장에 대해 마케도니아는 청구인이 소송 과정 중 보상을 요구하지도 않았으며 통상 계약 종료 판결에 대해 별도의 소송을 제기하여 보상액을 산정하는 것이 마케도니아의 사법 관행이라고 반박했다. 중재 판정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여 청구인이 보상이 없었다는 주장의 법적 근거가 되는 사실, 즉 해당 소송 과정에서 자신이 주가의 매입 가격을 회수할 분명한 권리를 가졌으며 법원이 그와 같이 판결하지 않은 것은 수용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청구인의 수용 주장 전체를 기각하였다(310-321).
3) 기타
청구인은 투자협정 12조347] 외국인 투자와 관련된 약속의 준수 의무 위반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으나, 판정부는 오히려 청구인이 행한 약속도 이 조항에서 언급하는 약속에 해당하고, 청구인의 약속의 내용과 성질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상충되게 해석되며 청구인이 그 약속을 준수하지 않은 점도 확인된다고 지적하였다. 판정부는 마케도니아 경제부가 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도 아니고 계약 규정에 따라 사법 절차에 따랐으므로 약속을 항시 준수할 의무를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322-324).
청구인은 공정 ․공평 대우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했던 사실들이 비합리적인 조치이므로 비합리적 대우를 금지하는 협정 4(1)조 위반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하였으나, 판정부는 이미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고, 추가적으로 비합리적 대우 금지 의무 위반이라고 판시하더라도 청구인에 대한 배상 금액이 증액되지 않을 것이므로 굳이 이를 심리할 경제성이 없다고 하여 기각하였다(328-329).
다. 평가 및 해설
이 사건처럼 행정부의 조치뿐 아니라 법원의 판결 자체에 대해서도 간접 수용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다. 판정부는 국내 법원의 판결 자체의 정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심리를 자제하나, 명백히 부당한 판결로 인해 투자자의 투자가 수용으로 판단되어 그에 해당하는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간접 수용으로 판정하기도 하였다.
Saipem vs. Bangladesh 사건(ARB/05/7)에서는 청구인의 중재할 수 있는 권리도 수용 대상이 될 수 있는 재산이며 계약상의 분쟁해결 기구로 지정된 중재 판정부의 판정을 부당하게 부인하는 방글라데시 법원의 불법적인 판결 자체가 수용 행위로 인정되었다.
GEA vs. ukraine 사건(ARB/08/16)에서 청구인은 우크라이나 당국의 묵인 방조 없이는 12만톤에 대한 횡령이 일어날 수 없다는 점, 사적인 횡령 내지 절도라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엄정히 수사하여 자신이 연계되지 않았음을 입증하였어야 할 것임에도 그러지 않았다는 점, 청구인 국적국(독일) 정부 견해도 자신과 같다는 점을 들어 해당 행위가 수용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중재 판정부는 수용은 소유권 박탈, 경제적 향유권 탈취 등이 입증되어야 인정되는 것이지 횡령물의 과다, 수사 부진, 타국 정부의 견해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정하였다(211-226). 우크라이나 법원은 청구인과의 약정이 무자격자에 의해 서명되었으므로 무효이므로, 이를 근거로 한 ICC 중재 판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청구인은 이는 자신의 투자를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중재 판정부는 청구인의 기대와 다르게 판결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수용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성립할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판정문 236).
Franck Arif vs. Moldova 사건(ARB/11/23)에서 청구인은 몰도바 법원이 청구인과 몰도바 간의 면세점 관련 계약을 무효화한 것은 자신의 투자를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판정부는 해당 계약이 몰도바 법원에 의해 무효라고 판결된 것은 청구인의 권리를 수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청구인의 면세점이 여전히 영업 중에 있으므로 청구인의 투자 소유권, 활용 및 수익이 탈취된 것이 아니므로 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판정문 415-418).
347] 2. Either Contracting Party shall constantly guarantee the observance of the commitments it has entered into with respect to the investments of the investors of the other Contracting Pa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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