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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ic vs. Turkmenistan 사건(ARB/10/1) 본문

Kilic vs. Turkmenistan 사건(ARB/10/1)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4. 28. 13:39

131. Kilc vs. Turkmenistan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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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국제중재 제기 전에 국내 사법 제도를 먼저 이용해야 한다는 투자협정 조항이 국제중재를 이용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제 조건인지 여부와 투자협정의 최혜국대우 조항을 이용하여 타 협정의 분쟁해결 조항을 원용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이다. 

 

청구인 Klilic은 터키의 건설 회사로서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다수의 건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발주자는 주로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부처, 공공기관, 지방정부 등이었는데 2009년 건설계약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해 상호간 의견이 대립하게 되었다. 협의에 의한 해결 노력이 진전이 없자, 청구인은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을 근거로 2009년 12월 ICSID에 중재를 신청하였다. 투르크메니스탄은 투자협정의 분쟁해결 조항은 ICSID 중재 회부 전에 투자 유치국의 국내 사법 절차를 먼저 이용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는데 청구인이 이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ICSID은 이 사건에 대해 관할권이 없다고 항변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투자협정 VII(2)조 해석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 VII(2)348]조는 국내 사법 절차 제소 후 1년 이내에 판결이 선고되지 않으면 투자자는 ICSID 등 국제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문안이 명확하지 않아서 국제중재 신청 전에 반드시 국내 사법 절차를 필수적으로 먼저 이용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투자자가 임의로 국내 사법 절차를 먼저 시도하거나 이를 생략하고 바로 국제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인지 그 의미가 불분명하였다. 청구인은 후자로 해석하였고 투르크메니스탄은 전자로 해석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동등한 정본인 러시아본을 근거로 문안 서두의 ‘provided that, if’는 ‘on the condition that’의 의미로서 국내 법원 제소는 국제중재 회부의 사전 전제조건이라고 판단하였다. 

동일한 사건이 2010년 10월 터키 회사에 의해 제기되어 투자협정 VII(2)조 부대 문안의 해석이 쟁점이 된 바 있다. 심리의 내용과 결과는 두 사건 판정부가 동일하였다(Ickale Insaak vs. Turkmenistan 사건(ARB/10/24) 판례 참조).

 

 

2) 관할권

 

    중재 판정부는 ICSID 중재의 사전 필수 조건인 국내 법원 제소가 충족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관할권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국내 법원 사전 제소는 투르크메니스탄이 ICSID 중재에 동의하면서 부과한 조건으로 본 것이다. 중재 재판부는 ICSID 협약 25조상 체약국은 ICSID 중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문서상으로 표현해야 하고 그 동의는 국내 사법 절차 이용 등을 조건으로 부과할 수 있다고 ICSID 협약 26조349]에 명기되어 있는 점을 들어 투르크메니스탄의 ICSID 중재에 관한 문서상의 동의는 국내 법원 사전 이용 조건부라고 판단하였다. 

 

판정부는 또한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청약과 승낙이 있어야 하는 점을 근거로 들기도 하였다. 즉 투르크메니스탄은ICSID 중재는 투자자가 사전에 국내 사법 절차를 먼저 이용하고 최종 판결이 1년 이내에 나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동의한다는 점을 청약(offer)한 것이고, 승낙은 투자협정에 명백히 제시된 청약자의 조건을 토대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VII(2)조 부대 문안의 요건은 투르크메니스탄이 ICSID 중재 동의의 조건으로 청약한 것이며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ICSID 관할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다(판정문6.2.1-6.3.15). 그러나 중재 중재인 1인은 부대 문안의 요건은 동의의 조건으로 볼 수 없으며 ICSID 중재를 개시할 수 있는 접수성(admissibility)의 요건으로 보아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견지하였다(6.5.1-6.5.4).

 

 

3) 최혜국대우 조항을 통한 타 협정 분쟁해결 조항 차용 가능 여부

 

    청구인은 투자협정 II.2조350] 최혜국대우 조항을 근거로 국내 사법 절차 선이용 조건을 부과하지 않은 타 투자협정의 분쟁해결 조항을 원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우선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은 9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2조~6조는 실질적인 권리에 대한 규정인 반면, 6조~9조는 절차적 권리에 대해 규정하고 있으므로, 2조 최혜국대우 조항은 실질적 권리 사항에 적용되는 것이며 절차적 권리 부분에 기재된 7조 분쟁해결은 그 대상이 아니라고 보았다(7.3.1-7.3.9). 또한 터키와 투르크메니스탄이 최혜국대우 조항을 통해 타 협정의 분쟁해결 조항을 원용할 수 있다고 의도하였다면 굳이 국내 법원 선 이용을 국제중재 회부의 조건으로 삼는 분쟁해결 조항을 규정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므로 터키와 투르크메니스탄은 이 분쟁해결 조항이 최혜국대우 조항에 의해 무시되도록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보았다(7.4.1-7.5.3). 중재 판정부는 최혜국대우 조항을 통해 타 협정의 분쟁해결 조항을 원용할 수 있다고 판시한 여타 판정례가 있기는 하나 해당 투자 분쟁의 최혜국대우 조항은 ‘투자협정 상의 모든 문제’ 또는 ‘투자자의 모든 활동’에 적용된다고 적시하여 최혜국대우의 적용 범위가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보다는 훨씬 광범위하다고 설명하였다(7.6.6-7.6.17).

 


다. 평가 및 해설

 

1) 관할권과 접수성


    Ickale vs. Turkmenistan 사건(ARB/10/24)은 이 사건과 똑같이 터키-투르크메니스탄 투자협정 VII(2)조의 해석이 주요 쟁점이 된 사건이다. Ickale 판정부는 이 사건 판정부와 동일하게 국제중재 전 국내 법원 선 이용이 임의 사항이 아니라 의무적인 요건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국내 법원 先 이용 요건의 법적인 성질에 대해서 두 판정부는 견해를 달리하였다. 이 사건 판정부는 투르크메니스탄의 ICSID 중재 동의가 국내 법원 선 이용을 조건으로 이루어졌다고 판단하고 이를 관할권 문제로 본 반면, Ickale 중재 판정부는 투르크메니스탄의 ICSID 동의는 무조건부로 이루어졌으며 국내 법원 선 이용 요건은 접수성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국내 법원 선 이용 요건을 충족하지 않은 사건에 대해서는 ICSID의 관할권이 원래 없는 것이 아니라 관할권 대상이기는 하지만 필수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으므로 심리하기에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것이므로 접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사건 중재 판정부는 투르크메니스탄은 국내 법원 선 이용을 조건으로 ICSID 중재에 동의한다고 청약한 것이며 특정 분쟁이 ICSID 중재에 회부된다는 것은 투자자가 이 조건부 동의 청약을 승낙한다는 것으로 보았다. 따라서 국내 법원 선 이용은 ICSID 동의의 조건이고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사건은 ICSID 관할권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Ickale 판정부는 민사 계약상의 청약/승낙 관계를 국가간 조약에 적용하는 것은 개념적으로 부정확하고 법리적으로 오류라고 반박하였다. Ickale 판정부는 투르크메니스탄의 ICSID 중재 동의는 VII에서 아무 조건을 적시하지 않은 채 표명되었고 다만 투자자가 이 동의를 원용하여 ICSID 중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이 조항 후단에 제시한 국내 법원 선 이용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것이므로 이 요건은 관할권이 아니라 접수성의 요건이라는 견해를 취했다. 

 

 

2) 분쟁해결 조항 차용


    이 사건 판정부는 최혜국대우를 통해 타 협정의 분쟁해결 조항을 원용할 수 없는 근거 중의 하나로 II조 최혜국대우 조항은 실질적인 권리를 규정하는 것이고 분쟁해결은 절차적 권리라는 점을 제시하였다. 최혜국대우 조항이 실질적인 권리에 국한하여 적용되므로 분쟁해결과 같은 절차적 사항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판정례는 이 사건 외에도 다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판정부는 II조 최혜국대우 조항이 실질적인 권리에 관한 것이고 분쟁해결은 절차적 사항에 해당한다는 논리로 투자협정 6조까지는 실질 사항이, 6조 이하는 절차 사항이 규정되어 있다는 다소 황망한 주장을 하였다. 최혜국대우 조항이 실질 사항에 국한하여 적용되는 것은 최혜국대우 조항의 위치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조항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일텐데 조항 위치를 비록 유일한 근거로 제시한 것은 아니지만 이를 토대로 논리를 전개한 것은 설득력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최혜국대우 조항을 근거로 타 투자협정의 분쟁해결 조항을 원용할 수 있다고 판시한 판정례로는 

Maffezini vs. Spain, Impregilo vs. Argentina, Siemens vs. Argentina 사건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많이 원용된 것은 아르헨티나-스페인 투자협정이다. 이 투자협정 4(2)조351]는 최혜국대우가 해당 협정상의 모든 문제라고 적시하고 있으므로 분쟁해결도 적용 대상이 된다고 쉽게 판정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문안으로는 아르헨티나-이탈리아 투자협정 3조352]가 있다. 동 3조는 최혜국대우의 적용 대상으로 투자의 수익과 활동을 우선 제시하고 추가적으로 이 협정에 의해 규율되는 기타 모든 사항이라고 확장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독일 투자협정(Siemens vs. Argentina 사건에서 원용)은 3(2)조353]에서 최혜국대우 적용 범위를 투자자의 활동으로 규정하고 활동에 해당하는 사항을 예시적으로 나열하여, 이 예시에 포함되지 않는 사항(ex. 분쟁해결)도 최혜국대우 적용 대상이라고 해석될 수 있는 여지를 다분히 포함하고 있다. 

 

최혜국대우 조항을 통한 타 협정의 분쟁해결 조항 차용 가능 여부에 대한 종합 해설은 Ansung vs. China 사건(ARB/14/25)에 수록되어 있다. 

 


348] VII(2) ….., provided that, if the investor concerned has brought the dispute before the courts of justice of the Party that is a party to the dispute and a final award has not been rendered within one year.

349] Consent of the parties to arbitration under this Convention shall, unless otherwise stated, be deemed consent to such arbitration to the exclusion of any other remedy. A Contracting State may require the exhaustion of local administrative or judicial remedies as a condition of its consent to arbitration under this Convention. 

350] II.2. Each Party shall accord to these investments, once established, treatment no less favourable than that accorded in similar situations to investments of its investors or to investments of investors of any third country, whichever is the most favourable.

351] 4(2) … in all matters subject to this agreement, this treatment shall not be less favourable than that extended by each Party to the investments made in its territory by investors of a third country. 

352] 3. Each Contracting Party shall within its own territory, accord to investments made by investors of the other Contracting Party, to the income and activities related to such investments, and to all other matters regulated by this agreement, a treatment that is no less favourable than that accorded to its own investors or investors from third-party countries.

353] 3(2) Neither Contracting Party shall subject nationals or companies of the other Contracting Party, as regards their activity in connection with investments in its territory, to treatment less favourable than it accords to its own nationals or companies or to nationals or companies of any third State.  (a) The following shall, more particularly, but not exclusively, be deemed ‘activity’ within the meaning of Article 3, paragraph 2; the management, utilization, use and enjoyment of an inves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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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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