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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C vs. Costa Rica 사건(ARB/12/4) 본문

SyC vs. Costa Rica 사건(ARB/12/4)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4. 27. 16:00

153. SyC vs. Costa Rica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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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투자 유치국 국내 법원에 제소된 사건과 ICSID에 중재 청구된 사건과의 동일성 여부가 문제된 사건이다. 

 

청구인 Superision y Control S.A.(이하 SyC)는 스페인 자동차 점검 전문 회사이다. 코스타리카는 자동차 배출 가스 규제 등을 위해 자동차 정기 점검을 의무화하는 제도를 도입할 목적으로 전국에 점검소를 설치, 운영하는 국제 입찰을 1998년 1월 공고하였다. SyC는 코스타리카 국내 회사와 콘소시움을 구성하여 입찰에 참가하여 낙찰되었다. 청구인은 향후 동 사업을 현지에서 수행할 현지 법인 Riteve SyC를 설립하여 2001년 6월 이 회사와 코스타리카 대중교통위원회는 10년 기한의 양허 계약을 체결하였다. 계약상 Riteve SyC가 부과하는 자동차 점검 수수료는 서비스 원가를 반영하여 매년 조정하도록 규정되었다. 2002년 3월 코스타리카 교통부는 자동차 점검 비용은 원가를 감안하여 매년 조정한다고 고시하고 최초 가격을 정하였다. 2002년 5월 코스타리카 새 정부는 신규 교통부 고시를 발표하여 이전 고시를 무효화하고 자동차 점검 수수료를 이전보다 낮게 책정하였고 점검 원가와 이윤이 반영되도록 수수료를 조정한다는 원칙도 대폭 수정하여 전반적으로 Riteve SyC의 수익성이 낮아지게 되었다. 

 

Riteve SyC는 이에 대해 2006년 2월 코스타리카 행정 법원에 제소하였고 청구인은 2011년 12월 ICSID 중재를 신청하였다. 코스타리카는 양허 계약 체결 당사자는 코스타리카와 Riteve SyC이지 청구인 SyC가 아니며 투자협정 위반을 이유로 중재를 신청한 당사자는 SyC이므로 우산 조항이 적용되지 않고 따라서 ICSID 관할권 대상이 아니라고 반박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우산 조항

 

     중재 판정부는 국가가 투자자와 체결한 계약을 위반한 것이 그 자체로 국제법상의 책임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 국제법 원칙이며 우산 조항을 투자협정에 포함시킴으로써 투자 계약의 위반을 협정 위반화하여 국제법적인 책임을 발생시킬 수 있으나 이 경우에도 모든 계약상 위반 일체가 투자협정 위반으로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이해하였다. 

판정부는 El Paso vs. Argentina 사건 중재 판정을 인용하여 우산 조항이 모든 계약 위반을 협정 위반으로 격상시키는 것은 아니며 투자협정 보호 기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경미한 계약 위반까지 투자 유치국에게 국제적인 책임을 지우는 것은 이상하다고 언급하였다. 계약 위반이 협정 위반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우산 조항의 정확한 문언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고 동 문언 상의 요건을 충족해야 계약 위반을 협정 위반으로 취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코스타리카는 우산 조항에 근거한 청구인의 주장은 ICSID 관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청구인은 양허 계약 당사자가 아니므로 직접적인 계약상의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판정부는 그러나 스페인-코스타리카 투자협정 III.2조429] 문언은 타방 체약국 투자자의 투자와 관련하여 계약 맺은 모든 의무를 준수할 것을 광범위하게 요구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청구인이 해당 계약의 체결 당사자여야 하는 직접적인 계약상 관계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판정부는 Riteve SyC는 청구인이 이 사업 수행을 위해 설립한 현지 회사이고 청구인의 전적인 통제 하에 있으므로 두 회사는 이 사건에 있어 단일의 실체로 보아야 한다고 이해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은 ICSID의 관할 하에 있다고 판시하였다(판정문 277-291). 

 


2) 분쟁 동일성


     그러나 중재 판정부는 관할권이 있다고 하여 모든 사건을 심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관할 대상이라 하여도 판정부가 심리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으면 판정부가 접수할 수 없다는 것으로서 이러한 접수성(admissibility)도 충족해야 심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보았다. 투자협정 XI.3조는 국제 중재는 국내 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에 제출할 수 있으며 국제 중재가 개시되었으면 국내 법원 절차를 취소, 중단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었다. Riteve SyC는 2006년 2월 코스타리카 행정 법원에 제소하였고 ICSID 중재 신청 이후에도 코스타리카 법원 심리는 계속되고 있었다. 판정부는 만일 이 사건에 투자협정 XI.3조가 적용된다면 접수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더 이상 심리를 진행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이해하고 우선 국내 법원에 제소된 사건과 ICSID 중재 신청된 사건이 동일 사건인지 여부를 살펴 보기로 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별도의 분쟁이 동일 분쟁인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서 Pantechniki vs. Albania 사건 중재 판정 등에서 활용된 소위 fundamental basis of claim 기준을 적용하였다. 이 기준은 분쟁의 동일성 판단을 위해 우선 규범적 원천의 동일성 여부, 즉 문제를 발생하게 한 근본적인 원인과 추구하는 구제 효과가 동일한 것인지를 살피고, 목적, 당사자, 행위 원인을 공유하는 사건이 여타의 사법 구제에 회부되어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판정부는 두 사건 모두 코스타리카의 자동차 점검 수수료 조정 약속 파기에서 발생한 것이고 추구하는 효과 역시 그로 인한 손실 보상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다고 보았다. 청구인은 국내 법원의 청구는 해당 교통부 고시 무효이고 ICSID 중재는 손실 보상이므로 추구하는 바가 상이하다고 주장하였으나 판정부는 무효는 곧 보상의 요구로 이어지고 두 사건 모두 과거의 손실뿐 아니라 미래의 예상되는 손실에 대한 보상까지 청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추구하는 구제 효과의 동일성이 인정된다고 보았다. 

 

두 번째, 당사자 동일성과 관련하여 판정부는 코스타리카 국내 법원에 제소된 분쟁과 ICSID 중재 청구된 분쟁이 동일한 당사자에 의해 제기된 것인지 여부를 살펴보았다. 국내 분쟁은 Riteve SyC에 의해 제기 되었으나 판정부는 청구인이 Riteve SyC의 지분 55%를 소유하고 있고 이사회 의장, 부의장, 회계 책임자 임명권을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Riteve SyS를 통제하고 있으므로 국내 소송은 사실상 청구인에 의해 청구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판정부는 XI.3조 규정 상 청구인이 ICSID 중재를 신청하기 위해서는 국내 사법 절차를 중단하였어야 하나 이를 시행한 바가 없으므로 판정부는 이 사건을 접수할 수 없다고 판정하였다(307-332). 

 


3) 분쟁 발생 통보 여부


     판정부는 국내 법원에 제기된 분쟁 사항이 아닌 청구인의 주장 ICSID 관할권과 접수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청구인은 중재 심리 기간 중 코스타리카의 양허 계약 위반(점검 수수료 조정 불인정 등)과 후속 조치가 사법 부인, 수용, 내국민 대우 의무 위반이라는 주장 추가로 제기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정부는 투자협정 XI.1조와 XI.2조에 분쟁 발생 시 이를 투자 유치국에 통보하고 우호적 해결을 도모해야 하며 통보 후 6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중재 청구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음을 환기하고 청구인의 주장이 이들 조항을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살펴보았다. 청구인은 2011년 6월 코스타리카에 분쟁 발생을 통보하였으나 그 내용에는 사법 부인, 수용 등의 시비가 포함되지 않았다. 판정부는 따라서 이들 쟁점은 해당 조항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므로 판정부가 심리를 위해 수리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336-348). 

 

 

 

다. 평가 및 해설

 

 

1) 분쟁 동일성 

 

     이미 국내 사법 절차 등에서 심리가 끝난 사건 또는 심리가 진행 중인 사건이 새로운 사건인 것처럼 ICSID에 중재 신청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판정부는 중재 신청된 분쟁과 이전의 분쟁이 동일한 지 여부를 심리하여 중재 관할권 존재 여부를 심리해야 한다. 

 

이러한 분쟁 동일성 심리와 관련하여 흔히 제기되는 쟁점은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지금까지의 판정을 보면 분쟁의 대상이 된 문제, 분쟁을 발생시킨 사실과 심리상의 고려를 기준으로 동일성 여부를 판단하기도 하였고 이 사건 판정부와 같이 사법 심판을 청구하게 된 기본적인 근거, 이유의 동일성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도 하였다. 

 

청구의 근본적인 근거를 제일 처음 제시한 것은 Pantechniki vs. Albania 사건(ARB/07/21) 판정부이다. 알바니아 법정에 제소된 건과 ICSID 중재가 신청된 건의 근본적인 기반이 알바니아 건설부와의 계약상의 다툼이라는 점에서 동일하므로 두 사건은 동일 사건이고 이미 알바니아 법원에 제소되었으므로 청구인은 다시 ICSID 중재를 이용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H & H vs. Egypt 사건(ARB/09/15) 중재 판정부는 청구인이 주장한 동일 분쟁 판별 요건(당사자, 대상, 원인) 대신 청구의 근본적인 근거(fundamental basis of the claim)의 동일성 여부를 기준으로 사건의 동일성을 판단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판정부는 이 사건의 불법 수용 청구나 카이로 중재 판정부 및 국내 법원에 제출된 청구는 모두 이집트 당국이 청구인의 매수 청구권을 인정하지 않아서 제출된 분쟁으로서 청구의 근본적인 근거가 모두 동일하다고 이해했다(판정문 370-378). 

 

분쟁 동일성에 관한 종합 해설은 Empresas Lucchetti vs. Peru 사건(ARB/03/4)에 수록하여 두었다.

 

 
2) 우산 조항


     이 사건 판정부는 계약의 위반이 위반의 경중을 불문하고 모두 투자협정 위반이 될 수는 없다고 보았다. 이 사건 판정 외에도 투자 계약 위반 중 일정 요건을 갖춘 것만 우산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판례로는 Sempra vs. Argentina 사건(ARB/02/16)이 있다. 이 사건 판정부는 계약의 상업 상의 통상적인 위반(ordinary commercial breach of contract)은 조약 위반과는 동일하지 않으며 이러한 구분은 우산 조항의 무한정 또는 부당한 확장을 회피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였다.

 

Tulip vs. Turkey 사건(ARB/11/28) 판정부도 우산 조항이 모든 계약 위반 사항을 자동적으로 협정 위반 사항으로 상승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투자협정은 순수한 계약상의 분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확인하였다. 

그 근거로 네덜란드-터키 투자협정 8(3)조430]는 ICSID 중재 대상을 투자 분쟁으로 한정하고 있고 8(1)조431]는 투자 분쟁을 투자 인가의 해석이나 투자협정상의 권리 위배 사항으로 정의하고 있는 점을 제시하였다. Tulip 판정부의 견해는 계약 위반이 협정 위반이 되기 위해서는 해당 우산 조항의 정확한 문언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 사건 판정부의 견해와 일맥상통한다. 이 사건에서 코스타리카는 청구인이 양허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우산 조항을 원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판정부는 스페인-코스타리카 우산 조항이 투자와 관련하여 맺은 모두 의무를 준수할 것을 포괄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므로 청구인이 반드시 해당 계약의 체결 당사자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이와 달리 청구인이 문제가 된 계약의 직접 체결 당사자가 아니므로 우산 조항 위반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정도 있다. 청구인이 아르헨티나에 설립한 자회사와 아르헨티나 정부 간에 체결된 계약 위반이 문제가 되었던 El Paso vs. Argentina 사건(ARB/03/15)에서 중재 판정부는 투자협정상의 분쟁이란 외국인 투자자와 정부간의 분쟁이라고 적시되어 있는 투자협정 VII(1)조와 우산 조항을 함께 고려할 때 모든 계약이 우산 조항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투자 계약만이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판정부는 청구인은 아르헨티나 정부와 직접 체결한 계약이나 면허를 취득한 바 없으므로 계약이나 면허에 기초한 계약상의 주장을 할 수 없으며 어떤 투자 계약도 아르헨티나와 청구인 간에 체결된 바 없다고 확인하고 따라서 우산 조항 쟁점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정하였다(판정문 531-533).

 

Azurix vs. Argentina 사건(ARB/1/12) 판정부도 우산 조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당해 계약 체결 당사자가 분쟁 당사자, 본 사건의 경우 청구인 Azurix와 아르헨티나가 되어야 하나 문제가 된 양허 계약은 청구인의 투자 회사인 ABA와 부에노스 아이레스시간에 체결된 것이므로 우산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정하였다(판정문 384).

 


429] III.2. …… Each Contracting Party shall comply with any obligation which it has contracted in relation to the investments of investors of the other Contracting Party.

430] (a) Each Contracting Party hereby consents to the submission of an investment dispute to the [ICSID] for settlement by arbitration. 

431] 1) For the purposes of this Article, an investment dispute is defined as a dispute involving:  (a) the interpretation or application of any investment authorization granted by a Contracting Party's foreign investment authority to an investor of the other Contracting Party; or  (b) a breach of any right conferred or created by this Agreement with respect to an inves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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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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