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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ova & Istrokapital vs. Greece 사건(ARB/13/8) 본문

Postova & Istrokapital vs. Greece 사건(ARB/13/8)

투자분쟁 판례해설 2019. 4. 27. 14:30

158. Postova & Istrokapital vs. Grece 사건.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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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청구인의 그리스 국채 매입 행위는 투자협정 및 ICSID 협약상의 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논거로 ICSID 관할권이 부인된 사건이다.


청구인 Postova Bank는 슬로바키아 은행이고 Istrokapital은 사이프러스의 투자 회사로서 Postova 은행의 대주주이다. Postova 은행은 2010년 다섯 종류의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였다. 당시 그리스는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 유로화 탈퇴 등이 거론될 정도였으며 EU와 IMF는 구제 금융을 조건으로 강력한 긴축 재정을 요구하였다. 1차 구제 금융으로도 사태가 진전되지 않자 2차 구제 금융이 거론되었으나 국제 금융 기구들이 감당할 수 있을 정도를 초과하여 일반 사적 금융 기구의 동참(Private Sector Involvement)이 불가피하였다. 이는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은행 등 민간 금융 기관으로 하여금 채권의 일부를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결국 대규모 은행과 EU/IMF 그리스 정부는 협의 하에 일반 국채의 액면가 30% 이상을 포기하는 조건으로 2차 구제 금융을 시행하기로 합의하였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2012년 2월 기발행 국채의 액면가 및 상환 기일, 이자율 등을 조정하였고 이로 인해 그리스 국채를 매입하였던 Postova 은행은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Istrokapital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Postova의 자산이 감축된 것은 곧 대주주 자신의 손실이라고 판단하였다.

 

Postova 은행과 Istrokapital은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 조치는 투자자 보호 의무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각각 슬로바키아-그리스 투자협정, 사이프러스-그리스 투자협정을 근거로 2013년 5월 ICSID 중재를 신청하였다. 그리스는 Itsrokapital은 투자협정의 보호 대상이 되는 투자를 행한 바 없고 Postova 은행의 그리스 국채에 대한 이해(interests)는 투자협정상 보호 대상이 되는 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ICSID의 관할권을 부인하였다.

 

 

 

나. 주요 쟁점

 


1) Istrokapital에 대한 관할권


      Istrokapital은 Postova 은행의 주주라는 자신의 이해가 그리스의 조치로 인해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한 것이 아니라 문제가 된 그리스 국채에 자신이 Postova 은행을 통해 간접적인 투자를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 투자는 사이프러스-그리스 투자협정 1(1)(c)조가 규정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자금 청구권이나 계약상의 청구권에 해당한다고 강변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기존의 판례상 주주는 자신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자산에 대해 다툴 수 없다고 확인하였다. 사이프러스-그리스 투자협정에는 주주가 지분 보유 회사의 자산에 대한 조치에 대해 다툴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투자 유치국에 설립된 회사의 주주는 주식의 가치에 영향을 미친 투자 유치국의 조치에 대해 다툴 수는 있으나 해당 회사의 자산에 대해서는 아무 법적 권한이 없으므로 동 자산에 대한 투자국의 조치에 대해 투자자의 자격으로 다툴 수 없다고 확인하였다. 판정부는 Istrokapital은 ICSID 관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228-246).

 

 

2) Postova 은행에 대한 관할권


     Postova 은행은 자신이 매입한 그리스 국채는 슬로바키아-그리스 투자협정 1(1)(c)조의 채권, 재무적 가치를 갖는 계약상의 자금 청구권 또는 모든 이행 청구권(loans, claims to money or to any performance under contract having a financial value)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1조449]는 투자를 모든 종류의 자산이라고 광범위하게 정의하고 이 예시로서 자산의 형태를 나열하고 있으므로 투자의 범위는 확장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은행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판정부는 1조 전문에 투자를 모든 종류의 자산이라고 정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체약국이 예시가 되는 자산의 형태를 나열한 것은 해석적인 가치를 부여할 이유가 있으며 만일 아무런 제한 없이 투자를 확장하려는 것이 체약국의 의도였다면 굳이 예시적인 목록을 첨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이해했다. 서문 규정만으로 투자를 해석한다면 목록은 불필요하거나 반복이거나 쓸모없는 것이 될 것이나 체약국이 굳이 예시적인 목록을 첨부한 데에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므로 정확한 해석을 위해서는 목록까지 포함하여 전체를 고려해야 하고 목록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273-295). 

 

아울러 판정부는 국가 채무(sovereign debt)는 정부의 재원 조달 수단, 통화 및 경제 정책 수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민간의 채무와는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국가 채무는 채권(bond)의 형태로 발행되어 예탁 결제원 또는 청산 거래소를 매개로 하여 채무자에게 소유권자 변경을 통지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거래되고 신용 평가 회사의 지속적인 감시와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보았다(317-324).


판정부는 국가 채무는 이와 같은 특징이 있고 예시적 목록도 해석상의 의미를 가져야 하므로 국가 채무가 투자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슬로바키아-그리스 투자협정상에 상응한 표현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판정부는 1조는 물론 협정 어디에도 국가 채무는 물론 공공 부채, 공적 의무 등이 투자의 형태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하였다. 1(1)(b)조에 회사의 채무 증서 (debentures of a company)라는 표현이 있으나 사채는 국채가 아닌 것이 명백하다고 보고 공적인 채무를 명기하지 않은 것은 체약국이 이를 투자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판단하였다(330-333).

 

1(1)(c)조의 loan에 해당한다는 Postova의 주장에 대해 국채(bond)는 채권(loan)과 다르다고 보았다. 판정부는 채권이란 여신자와 수신자간의 사적인 계약을 통해 성립되는 것이나 국채 (bond)는 발행자인 국가와 매입자 간의 직접적인 계약 관계에 기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국채 발행 및 유통 과정은 우선 그리스 중앙은행과 유럽 중앙은행 등 유로화 사용 국가의 통화 발행 당국과 EU의 공적 자금 공여 기관 등이 발행액의 규모 등을 협의하여 그리스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시스템 상에서 발행하고 대규모 투자 은행 등 거대 금융 기관에게 경매의 형태로 매각한다(1차 시장). 낙찰받은 금융 기관은 이를 다시 청구인과 같은 소규모 금융 기관에게 매각한다(2차 시장). 2차 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해다 해서 실제 인쇄된 국채 실물을 수령하는 것이 아니고 대규모 금융 기관이 참여하는 청산 거래소 또는 증권 예탁 거래원(유럽의 경우 Clearbank)이 매입, 매출자의 구좌에 기입하는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지며 이 시스템 내에서 국채는 개별적으로 인지(identification)되는 것이 아니라 화폐처럼 대체 가능한(fungible)한 자산으로 취급되므로 그리스 중앙은행은 발행 채권의 소유자 변동에 대해 통지 받지 않는다. 판정부는 채권이란 특정의 여신자와 수신자가 협의하여 계약을 체결하고 거래 상대방을 인지하는 사적인 관계로서 국채 거래와는 위와 같이 현저하게 다르고 Postova는 그리스 채권을 위와 같은 국채 거래 체제에서 매입한 것이므로 그리스 국채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대로 채권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335-339). 대금 청구권에 해당한다는 Postova의 주장도 판정부는 1(1)(c)조 문안상 재무적 가치를 갖는 계약상의 대금 청구권이라고 한정하고 있으므로 그리스와의 계약 관계가 없는 Postova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일축하였다. 

 

2015년 7월 청구인은 중재 판정부의 국채는 투자협정상 투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판정이 판단의 근거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당 판정을 취소하여 줄 것을 청구하였다. 특별 위원회는 원 판정부의 논리가 투자협정 1조 서문은 투자의 범위를 광범위하게 규정하고 있으나 예시 목록을 첨부한 점에서 볼 때 투자 범위를 무제한으로 할 것을 의도한 것은 아니며 국채는 투자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수순으로 전개되었다고 이해하였다. 원 판정부는 국채가 투자, 특히 예시 목록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국채의 거래 속성, 계약 관계의 부재, 재정적 가치가 있는 계약의 부재 등을 들어 설명하였다고 특별 위원회는 지적하고 판단의 근거를 충분히 제기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취소 판정문 90-94).

 

 

3) ICSID 협약상의 투자 해당


     중재 판정부는 Postova의 그리스 국채 매입이 투자협정상의 투자 정의에 합당하지 않기에 ICSID는 관할권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므로 ICSID 협약상의 투자 해당 여부는 굳이 심리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설사 심리한다 하더라도 기간성은 인정이 되겠지만 기여성과 위험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역시 투자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하였다. 판정부는 Postova 은행이 지불한 국채 매입 비용이 경제적으로 생산적인 활동에 사용되었다는 점을 주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그리스 국채 매각 수입은 대개 정부 예산과 부채 상환에 사용되었을 것이라는 傳言을 인용하였다. 판정부는 단정하지는 않았으나 Postova의 투자가 투자 유치국의 경제 발전에 기여하지 않았으므로 기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판정부는 투자 요건으로서의 위험성이란 거래 상대방이 계약상의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상업적 위험성이나 국가의 부당한 간섭과 같은 주권적 위험성이 아니라 운영상의 위험성, 즉 상업적, 주권적 위험성이 없이 해당 사업이 진행이 되었어도 의도했던 투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운영상의 위험성을 의미한다고 언급하고 원리금 상환이 보장되어 있는 국채에는 해당되지 않는 위험성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를 토대로 판정부는 ICSID 투자 요건 해당 여부를 적용하여 투자 여부를 판단하였어도 투자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360-371).

 

 

 

다. 평가 및 해설

 

 

1) 투자협정상의 투자 정의


     이 사건의 쟁점은 Postova 은행이 매입한 그리스 국채가 투자협정상의 채권, 재무적 가치를 갖는 계약상의 자금 청구권 또는 모든 이행 청구권(loans, claims to money or to any performance under contract having a financial value)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아니라고 판단한 판정부의 논리는 매우 옹색해보인다. 판정부는 국채가 채권이 아니라는 점을 직접적으로 설명하는 대신 슬로바키아-그리스 투자협정의 해석론을 제시하였다. 비록 1조에서 1조 전문에 투자를 모든 종류의 자산이라고 정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체약국이 예시가 되는 자산의 형태를 나열한 것은 해석적인 가치를 부여할 이유가 있으며 만일 아무런 제한 없이 투자를 확장하려는 것이 체약국의 의도였다면 굳이 예시적인 목록을 첨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체약국이 굳이 예시적인 목록을 첨부한 데에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므로 목록에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목록은 물론 협정 어디에도 국가 채무는 물론 공공 부채, 공적 의무 등이 투자의 형태로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투자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또한 판정부는 국가 채무(sovereign debt)는 정부의 재원 조달 수단, 통화 및 경제 정책 수단의 성격을 가지고 있으므로 민간의 채무와는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국가 채무는 채권(bond)의 형태로 발행되어 예탁 결제원 또는 청산 거래소를 매개로 하여 채무자에게 소유권자 변경을 통지할 필요 없이 자유롭게 거래된다는 점을 근거로 투자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판정부의 이러한 해석은 사이프러스-그리스 투자협정의 문언과 배치된다. 조약 해석의 기본은 용어의 통상적 의미에 의거하여 문맥과 협정의 대상과 목적을 고려하여 선의로 해석하는 것이다 (조약에 관한 비엔나 협약 31조). 투자협정 1조는 투자를 모든 종류의 자산이라고 매우 확장적,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령에 의한다거나 투자의 특징을 갖춘다거나 영토 내에 이루어진다는 등 투자협정에서 통상적으로 추가하는 부대 문안도 없이 단순하고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 협정에 따른 투자 해당 여부 판단은 우선 문제가 되는 투자의 자산 해당 여부를 판별하면 될 것이다. 국채는 소유자의 자산이 아닌가? 전세계적으로 국채는 가장 안정적이고 보편적인 투자 수단이다. 판정부가 그리스 국채가 이 협정상의 투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였으면 가장 먼저 국채가 자산이 아니라는 것을 변설해야 했을 것이다. 판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 

 

협정 1조는 예시 목록을 제시하면 though not exclusively includes라는 부대 문안을 추가하여 예시된 것 외에도 투자가 될 수 있는 자산이 있음을 명기하였다. 이 문안의 의미는 용어의 통상적인 의미 그대로 예시되지 않은 자산도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한 것이며 예시된 것만이 투자가 아니라는 의미를 확실히 한것이다. 그러나 판정부는 이를 반대로 해석하였다. 국채가 예시되지 않았으므로 투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판정부는 모든 종류의 자산을 투자라고 언급하면서 굳이 예시 목록을 제시한 것에 해석적인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판정부는 예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채를 투자로 보지 않았다. 예시 목록에 해석적인 가치가 있다면 판정부의 해석과 반대로 예로 든 자산외에도 투자에 해당하는 자산이 있다는 의미의 가치여야 할 것이다. 

 

 

2) 관련 판례


     이 투자협정의 투자 정의는 매우 보편적인 것으로서 대부분의 투자협정이 이와 유사한 구조로 작성되어 있다. 지금까지의 판례는 투자협정의 문안 그대로 투자의 범위를 확장적으로 이해하여 예시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자산도 투자로 인정하여 왔다.

 

Fedax vs. Venezuela 사건(ARB/96/3)에서는 약속 어음이, Mitchell vs. Congo 사건(ARB/99/7)에서는 법률 자문업이 Bayindir vs. Pakistan 사건(ARB/03/29)에서는 공사 준비 재원(엔지니어 교육, 훈련, 장비 및 인력 반입, 보증금)이 투자협정에 투자의 예시로 제시되지 않았지만 투자로 인정되었다. OKO, SAMPO, VTB vs. Estonia 사건(ARB/04/6) 중재 정부는 독일, 핀란드-에스토니아 투자협정에 투자는 모든 형태의 소유권(property holdings of any type), 경제 활동에 관련된 모든 자산(every kind of asset connected with economic activities)이라고 포괄적으로 정의되어 있으므로 비록 투자의 구체적인 양태로서 나열한 항목 중에 은행 대출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위 투자협정상의 투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동일 사안에 대해 이 사건 판정부와 정면으로 상충되는 판정을 내렸다. Saipem vs. Bangladesh 사건(ARB/05/7) 판정부는 중재를 신청하고 판정을 이행 받을 권리도 투자로 인정하였고 GEA vs. ukraine 사건(ARB/08/16)에서 판정부는 원료를 공급하고 완제품으로 회수하는 계약도 상품 거래가 아니라 투자협정 1(1)(e)조 경제 활동 행사권에 해당하는 투자에 해당한다고 판정하였다. Deutsche Bank vs. Sri Lanka 사건(ARB/09/2)에서는 Hedging 계약이 경제적인 가치를 갖는 도이체 은행의 법적 자산이고 투자협정 1조에 ‘모든 종류의 자산’이 투자라고 정의하고 있으므로 투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다. 이 사건 판정은 이처럼 축적된 ICSID 판례와도 배치된다.

 

 

3) 국채 거래의 독특성과 판정 취소 시도


     판정부는 국채가 투자로 인정될 수 없는 이유 중의 하나로 국채의 성격과 거래 방식을 제시하였다. 국채는 정부의 재원 조달 수단, 통화 정책 수단이고 채권-채무자의 직접적인 접촉에서가 아니라 중개 시장을 통해 거래되고 실물 이전이 아니라 기장 변경으로 거래가 성립하는 대체가능한 자산이라는 점 등이다. 그러나 어떤 물건의 독특한 거래 방식과 성질, 용도나 목적이 그 물건의 자산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국채를 발행 정부가 재원 조달 수단으로 사용하든 통화 정책 수단으로 사용하든 그것은 해당 정부의 용도이지 매매가 가능하고 보유자에게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 자산으로 성질이 부인되는 것은 아니다. 거래 방식의 독특성 역시 자산으로서의 본질성을 변경하지는 못한다. 그리고 판정부가 제시한 국재 거래 방식이 독특한 것도 아니다. 대표적인 투자의 형태로 인정받는 회사의 증권, 회사채 역시 실물 교환이 아니라 중앙 거래소에서의 간접 거래 및 기장 기입 방식으로 거래된다.


설사 예시 목록에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에 판정부처럼 중요한 해석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옳다고 인정하더라도 그 해석적 가치는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없다. 투자협정의 예시 목록에 이미 포함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투자협정의 투자 예시 목록은 구체적인 자산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의 개괄적인 범주를 나열한 것이다. 국채는 청구인이 주장한대로 이 예시 목록 c)항에 loans, claims to money or to any performance under contract having a financial value라고 그 범주가 정확히 기재되어 있다. 1(1)(c)조 loan에 해당한다는 Postova의 주장에 대해 판정부는 국채(bond)는 채권(loan)과 다르다고 보았다. 판정부는 채권이란 여신자와 수신자간의 사적인 계약을 통해 성립되는 것이나 국채(bond)는 발행자인 국가와 매입자 간의 직접적인 계약 관계에 기반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판정부는 채권-채무자가 대면하여 차용증을 작성하고 서명한 것을 채권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어음, 창고 증권 등 최초 발행 이후 청구 시까지 발행자 모르게 자유롭게 거래되는 bond의 일체도 자산이 될 수 없다는 논리가 되고 만다. 대금 청구권에 해당한다는 Postova의 주장도 판정부는 1(1)(c)조 문안상 재무적 가치를 갖는 계약상의 대금 청구권이라고 한정하고 있으므로 그리스와의 계약 관계가 없는 Postova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일축하였으나 이는 아예 해당 조문의 해석 자체를 잘못하였다. 해당 문안은 자금 청구권 또는 재무적 가치를 갖는 계약 이행 청구권이라고 기재되어 있어 자금 청구권과 계약 이행 청구권을 분명히 분리하고 있다. 국채는 만기일에 이자와 원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증서이다. 어음과 비슷하다. 어음이 투자로 인정된 것처럼 국채도 당연히 자금 청구권으로서 투자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loan이라고 기재되어 있지 public loan이라고 기재된 것이 아니며 협정 어디에도 public loan이라는 용어는 없으므로 투자가 아니라는 판정부의 설명은 반박할 가치조차 없어 보인다. 같은 논리라면 private loan이라고 기재되지 않았으므로 사채는 자산도 아니고 투자도 아닌 것이 된다.

 

판정부의 해석은 경제 발전과 자본과 상품의 국경 간 이동 및 국제 투자의 증대 현상에 따라 투자의 범위를 넓게 규정하여 온 관행과도 부합되지 않는다. 경제가 발달하고 국가간 자본 및 자산 이동이 활발해져 감에 따라 투자의 범위는 꾸준히 확대되어 왔다.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로운 경제 현상이 등장하고 새로운 영업 방식과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현실이므로 투자협정은 투자의 범위를 확장적으로 기재하는 것이 추세이다. 

 

청구인은 원 판정 취소를 시도하였으나 특별 위원회는 청구인의 주장을 기각하였다. 그러나 이것이 곧 원 판정부의 판단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특별 위원회는 원 판정부 심리 결과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권능 자체가 없다. ICSID 협약 52(1)조450] 규정 상 원 판정을 취소할 수 있는 경우는 판정부의 구성 부정, 권한 일탈, 부정 행위, 절차 불준수, 그리고 논거 설명 부족 5가지에 국한된다. 청구인도 국채가 투자가 아니라는 판정부의 논거에 대한 설명 부족을 이유로 취소를 청구한 것이며 특별 위원회는 판정부의 설명(예시 목록 불포함, 국채 특성 및 거래 방식 등)이 부족한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것일 뿐이다. 

 


449] Article 1 (‘Definitions’) For the purposes of this Agreement: 1. ‘Investment’ means every kind of asset and in particular, though not exclusively includes: a) movable and immovable property and any other property rights such as mortgages, liens or pledges, b) shares in and stock and debentures of a company and any other form of participation in a company, c) loans, claims to money or to any performance under contract havi

ng financial value, d)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goodwill, technical processes and knowhow, business concessions conferred by law or under contract, including concessions to search for, cultivate, extract or exploit natural resources.

450] Article 52 (1) Either party may request annulment of the award by an application in writing addressed to the Secretary-General on one or more of the following grounds: (a) that the Tribunal was not properly constituted; (b) that the Tribunal has manifestly exceeded its powers; (c) that there was corruption on the part of a member of the Tribunal; (d) that there has been a serious departure from a fundamental rule of procedure; or (e) that the award has failed to state the reasons on which it is ba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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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ISD 투자 분쟁 판례 해설> (김승호 저, 법무부)의 내용을
저자와 출판사의 동의하에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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