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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이 사건은 배타적 경제 수역 내에서 불법 조업 혐의로 나포된 어선의 즉시 석방에 관한 사건이다. Juno Trader 호는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 국적의 냉동 화물선이다.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에 따르면 Juno Trader 호는 2004년 9월 19일부터 23일 기간 중 모리타니아 배타적 경제 수역 내에서 합법적으로 조업하던 같은 회사 소속 어선 Juno Warrier 호로부터 1,000 여톤의 생선 등을 넘겨 받았다. 생선은 Juno Warrier 호의 표시와 일련 번호가 기재된 상자에 넣어져 있었고 이는 사진 증거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환적 환물은 모리타니아 당국에 의해 승인된 것이며 Juno Trader호는 이를 하역하기 위해 가나로 항해하기 시작하였다.
2004년 9월 26일 Juno Trader 호는 기네비소 해안 40 해리 해상으로 진입하였고 16:55경 무장 군인을 태운 고무 보트가 접근하여 5분 후부터 총격을 개시하였다. 선원 1명이 다리에 총상을 입었으며 Juno Trader 호가 응급 신호를 발신하자 인근 7 해리 해상에 있던 병원선이 이에 응신하고 18:00 경 부상 선원을 이송하여 갔다. 기네비소의 주장에 따르면 2004년 9월 26일 자국 해군 함정이 통상적인 순찰 항해를 하던 중 배타적 경제 수역 내에서 Juno Trader 호가 한 어선과 평행으로 정박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임검을 위해 파견한 고무 보트가 접근하자 Juno Trader 호는 닻을 인양한 후 도주하였다고 한다. Juno Trader 호는 임검선의 정선 신호를 수 차례 무시하였으며 2시간이 넘은 추적 끝에 18:00경 기네비소 해군이 마침내 탑승할 수 있었다. Juno Trader 호는 인근 기네비소 항구로 나포되었다. 2004년 10월 5일에서 8일간 나포된 항구에서 실시된 기네비소 수산감시청의 조사 결과 배타적 경제 수역 내 정박 및 도주, 항해 일지 제출 요청 거부, 선내 어획 화물의 행선지 관련 문건 부재 등이 확인되었고 선내 어획된 어종의 태반이 기네비소 연안 서식 어종임이 밝혀졌다. 기네비소 해양부는 2004년 10월19일 이 보고서를 토대로 Juno Trader 호에 대해 175,398 유로, 선장에 대해 8,770 유로의 벌금을 부과하였고 선내 화물을 몰수하였으며 기한 내 벌금이 납부되지 않자 관련법 규정에 의거하여 11월 5일부로 Juno Trader 호를 몰수하였다.
선주측은 Juno Trader 호의 불법 어로 활동을 부인하면서 일단 2004년 11월 18일 50,000 유로의 보석금을 자진하여 예치하였고 기네비소 법원에 동 건을 정식으로 제소하였다. 기네비소 법원은 이 사건 최종 판결이 이루어질 때까지 기네비소 해양부의 결정 집행을 잠정 중단하라고 11월 23일 명령하였다. 기네비소 법원의 명령과 선박 몰수가 결정되기 전인 2004년 11월 18일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은 기네비소의 행위는 해양법협약 73(2)조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협약 292조에 따른 즉시 석방에 관한 재판을 청구하였다. 기네비소는 해양법재판소의 292조에 따른 관할권을 부인하였으며 설사 관할권이 있다 하더라도 수리할 수 없고 만일 재판부가 관할권과 수리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하여 보석금 예치부 석방 판결을 하게 될 경우 적정 보석금은 최소한 120만 유로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항변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관할권 및 수리 가능성
기네비소는 Juno Trader 호는 자국 법령에 의해 이미 2004년 11월 5일부로 소유권이 몰수되었으므로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이 재판을 청구한 11월 18일 당시에는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이 더 이상 기국이 아니므로 기국만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292(2)조에 따라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은 재판을 청구할 수 없으며 따라서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한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은 몰수의 근거가 된 미납 벌금을 부과한 해양부의 10월 19일자 결정 자체가 기네비소 법원의 명령에 의해 집행이 잠정 중단되었고 벌금 미납으로 인한 선박 몰수는 재판을 청구한 이후인 12월 3일에야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에 통지되었으며 선주가 자진하여 보석금을 예치한 11월18일에도 이 사실이 통지된 바 없다고 항변하였다. 재판부는 기네비소 법원이 벌금 납부를 정지하였고 이에 따라 벌금 납부 및 몰수 등의 후속 조치가 집행할 수 없게 된 상황이라고 판단하였다. 아울러 이 사건 상황에서 Juno Trader 호의 선적이 변경되었다고 볼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으며 따라서 재판 청구일 당시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이 Juno Trader 호의 기국이 아니라는 기네비소의 주장도 법적인 근거가 없다고 판단하고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관할권을 보유한다고 판시하였다(para. 62~65).
기네비소는 해당 선박과 장비 및 화물이 몰수되어 기네비소 소유가 되었으며 합법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지 불법적으로 억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반복하였다. 한편 292조 절차는 이제 기네비소의 국내 사법 절차로 대체되었으므로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의 재판 청구는 무효화되었고 해양법협약 73(1)조 위반이 심각하게 제기되지 않았으므로 73(2)조 위반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전개하면서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의 재판 청구를 수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재판부는 몰수로 인한 소유권 변경을 근거로 한 수리 불능 주장은 이미 기각된 관할권 부재 주장과 동일하므로 받아들일 수 없고 Juno Trader 호는 기네비소의 배타적 경제 수역 내에서의 불법 어로 혐의로 억류된 것이며 기네비소도 다투지 않는 사안이므로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의 재판 청구는 수리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para. 68~70).
2) 해양법 협약 73(2)조 위반 여부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은 Juno Trader 호와 선원의 석방 조건으로 기네비소가 부과한 조건은 73(2)조에 승인되지 않았고 합리적이지도 않으므로 동 조항 위반이라고 주장하였고 선주가 50,000 유로의 보석금을 예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박과 선원이 석방되지 않았음을 강조하였다. 기네비소는 Juno Trader 호의 소유권이 기네비소로 이전되었으므로 협약 292조상의 억류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선주가 예치한 50,000 유로는 기네비소의 국내법과 해양법협약의 요건에 미치지 못하므로 충분하지 않고 따라서 73(2)조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하였다.
재판부는 기네비소가 선박 및 선원 석방 보석금을 요구하지 않았으며 선주가 예치한 50,000 유로의 보석금에 대해 반응하거나 동 금액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선주에게 통지한 바도 없고 선박이 여전히 억류 중이며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이 석방 요구를 철회하지 않은 상태임을 주목하였다. 재판부는 73(2)조는 73조 전체의 맥락에서 해석해야 하는 것으로서 즉시 석방 의무는 인권과 정당한 법적 절차를 기본적으로 고려하는 것이고 보석금이 합리적이어야 한다는 요건은 공정성이 이 조항의 목적 중의 하나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았다. 재판부는 심리 과정 중 기네비소가 선원들의 여권을 돌려주기는 하였으나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이 선원의 즉시 석방 청구를 철회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면서 이 사건 상황상 기네비소는 73(2)조를 준수하지 않았으며 동 조항 위반에 대한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의 청구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한 후 재판부가 획정하는 액수의 보석금이 예치되는 대로 선박과 선원을 즉시 석방하라고 판시하였다(para. 75~80).
3) 보석금 획정
즉시 석방 재판 청구가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되었으면 해양재판소 규칙 113(2)조에 의거하여 재판부는 보석금의 액수와 형식을 결정해야 했다. 보석금 액수 및 형식을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할 관련 요소에 대해 재판부는 이전 사건 판례(Camouco호 사건, Monte Confurco 호 사건)을 인용한데 추가하여 이러한 요소의 심사는 재판부에 제출된 모든 정보를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하였다(para. 85). 위반 행위의 심각성에 대해 기네비소는 Juno Trader 호가 자신의 배타적 경제 수역 내에서 불법으로 조업하였고 당국의 임검 및 정선에 협조하지 않은 행위는 자국 법령상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며 해양 자원 보호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행위라고 주장한 반면 세인트 빈센트 그레나딘은 선내 어획물은 모리타니아에서 합법적으로 환적한 물량이라면서 불법 조업 사실 자체를 부인하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 상황과 위반 행위의 정도와 보석금 액수 사이의 비례성을 고려하여 위반 행위의 심각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기네비소 국내법상 선박에 대한 벌금 175,398 유로는 부과 가능 한도 이내의 액수이며 부과 후 15일 이내에 벌금 불납 시 선박을 몰수할 수 있다는 점, 선원에 대한 벌금 8,770 유로는 이미 납부된 점, 선박의 가액에 대해 양 당사국의 추정 액수가 차이가 나는 점, 선내 어획물이 나포 이후 계속 냉동 보관 상태에 있어 보관 비용을 발생하는 한편 상품 가치는 절하되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인 수준의 보석금은 300,000 유로이며 이를 은행 보증 형태로 제공하라고 결정하였다.
(작성자: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1 1. The coastal State may, in the exercise of its sovereign rights to explore, exploit, conserve and manage the living resources in the exclusive economic zone, take such measures, including boarding, inspection, arrest and judicial proceedings, as may be necessary to ensure compliance with the laws and regulations adopted by it in conformity with this Convention.
2 2. Arrested vessels and their crews shall be promptly released upon the posting of reasonable bond or other security.
3 2. If the Tribunal decides that the allegation is well-founded, it shall determine the amount, nature and form of the bond or financial security to be posted for the release of the vessel or the cr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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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국제법 판례 종합해설 1,2권"(저자 김승호)의 해당사건 부분을 저자의 동의하에 일부 게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