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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의 배타적 어업 수역과 대륙붕 경계를 해양법 협약 287조에 의거하여 구성된 중재 판정부에서 획정한 사건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는 카리브 해의 도서 국가로서 수십년 간 연안 해역의 경계 획정을 시도하였으나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양국은 1979년 석유 탐사 및 어획 협력에 관한 양해 각서, 1990년 해양 및 해저 경계 약정, 1990년 어로 약정 등을 체결하는 등 연안 해역에서의 어획과 석유 자원 개발을 위한 협력을 모색하였으나 해양 경계 획정에는 도달하지 못하였다. 2000년 7월부터 2003년 11월까지 개최된 수 차례의 해양 경계 획정 협상이 무산되자 바베이도스는 2004년 2월 유엔 해양법 287조를 근거로 양국간 해양 경계 획정을 위한 중재를 신청하였다. XV장(279조~299조)에 분쟁 해결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해양법 협약은 협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분쟁이 협상에 의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일방의 요청에 의해 재판부나 중재에 회부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286조) 287(1)조는 해양법 재판소, 국제사법재판소, 부속서 VII에 규정된 중재 판정부, 부속서 VIII에 규정된 중재 판정부를 임의로 선택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관 선택 선언을 하지 않은 국가는 부속서 VII조에 의한 중재 판정부를 선택한 것으로 간주되며(287(3)조) 분쟁 당사국이 모두 동일한 기관을 분쟁 해결 기관으로 선택하였을 경우에는 동 기관이, 분쟁 당사국이 해결 기관 선택 선언을 하지 않았거나 상이한 기관을 선택하였을 경우에는 부속서 VII에 의한 중재 판정부가 심리 기관이 된다(287(4)~(5)조) VII 부속서는 중재 판정부 구성, 진행 절차 등 중재 판정부 구성에 관한 통상적인 내용을 미리 규정하여 둔 것이다. 바베이도스의 중재 신청에 따라 부속서 VII의 중재 판정부 절차가 개시되었으며 구성된 중재 판정부는 PCA를 사무국으로 위촉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관할권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해양법 해석과 적용에 관한 분쟁 발생시 당사국은 신속히 협상 또는 기타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하기 위한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고 규정한 협약 283(1)조를 제시하고 2000년부터 해양 경계 획정 협의를 진행 중인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 간에는 아직 분쟁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해결을 위한 의견 교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므로 287조에 의한 중재 청구는 시기상조라는 주장을 제기하였다. 중재 판정부는 바베이도스의 시비를 심리할 관할권이 없다는 것이다. 배타적 경제 수역, 대륙붕 경계 획정에 대해 각각 규정하고 있는 해양법 협약 74조와 83조는 동일한 문장으로 당사국간 합의로 경계를 획정하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287조 등의 분쟁 해결 절차에 회부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74조, 83조의 협의는 283(1)조의 의견의 교환(exchange of view)에 해당하지 않으며 분쟁이 명백해진 후 당사국은 공동으로 분쟁 해결에 관한 의견을 교환해야 하는 것이지 일방이 단독으로 상대방에게 통지하지도 않고 분쟁 해결 절차에 회부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하였다.
판정부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는 모두 유엔 해양법 협약 가입국이고 해양법 협약 가입국은 협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모든 분쟁을 XV장에 마련된 분쟁 해결 절차에 회부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특히 287조의 절차는 강제 관할권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는 모두 287조에 나열된 분쟁 해결 절차 중 하나를 미리 선택하는 선언을 하지 않았으므로 287(3)조에 의해 부속서 VII의 중재 판정부 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확인하였다. 판정부는 이 강제 관할권에서 제외되는 경우는 특정 부류의 분쟁은 XV장의 분쟁 해결 절차에서 제외한다고 미리 선언하는 것이나(298조)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이 유보 선언을 하지 않았다고 판정부는 확인하였다. 판정부는 양국이 해양 경계 획정을 위해 1970년대부터 협의하여 왔으며 일부 문건상의 합의도 이루었으나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하였고 2000년~2004년 기간 중 재개된 수 차례의 협상도 교착 상태에 빠진 채 양국 해양 경계는 미정인 상태에 있다고 환기하였다. 판정부는 이러한 협상은 해양법 협약 74(1)조, 83(1)조에 적시된 합의(agreement)의 시도에 해당한다고 논시하였다. 이 합의가 상당 기간 내에 성사되지 못했으므로 74(2)조, 83(2)조가 적용될 수 있으며 양국간에는 해양 경계 획정에 관한 분쟁이 존재한다고 판단하였다(판정문 para. 192~196).
판정부는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의 74(1)조, 83(1)조에 따른 합의 시도는 283(2)조에 규정된 ‘성과 없이 종결된 해결 절차(procedure for settlement ….. terminated without a settlement)’ 에 해당하며 이미 이전의 합의 시도 실패가 확인된 상황에서 분쟁 해결에 관한 의견을 교환을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판시하고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관할권 항변을 기각하였다(판정문 para. 205~207).
2) 전통적 어업 해역 고려 여부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는 모두 양국간의 해양 경계는 기존의 해양 경계 판례에서 지속적으로 적용되어 온 등거리선을 특수한 사정을 감안하여 이동, 조정하는 방식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다. 양국간 기준점에서 측정된 등거리선에 대해서도 이견이 없었으나 서쪽 해역의 경우 바베이도스는 자국의 전통적인 어업 해역의 존재를 감안하여 등거리선을 적용하는 대신 토바고 섬 주위를 둘러싸는 형태로 경계선을 획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바베이도스의 주장 요지는 세 가지로서 첫째는 17세기 이전부터 트리니다드 토바고 북부 해역이 바베이도스 어민의 주 어장이었으며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바베이도스를 포함하여 카리브 해 일대의 섬나라가 모두 영국 지배 하에 있었을 당시에도 이 어업권은 인정되었고 바베이도스 어민이 포획하는 주 어종이 동 해역으로 주기적으로 회유하므로 이들을 따라 동 해역으로 오래 전부터 불가피하게 진입하여 왔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바베이도스 어민 가구의 90%가 이 일대에서 서식하는 어종을 포획하고 있으므로 동 어장 접근이 절대적으로 긴요하다는 것이고 셋째는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동 해역에서의 어로 활동을 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바베이도스의 주장에 따라 해역의 영유권을 인정하면 수산 자원뿐 아니라 해저의 자원까지 부당하게 바베이도스로 이전하게 된다고 반발하였다.
판정부는 바베이도스의 사유가 잠정 등거리선을 변형할 정도의 특수한 사정으로 보기는 곤란하다고 판단하였다. 판정부는 전통적 어업론부터 증거로 입증되지 않는다고 기각하였다. 주 어로 어종이 이 해역으로 회유하는 것은 사실이나 이들을 따라 바베이도스 어민이 해역으로 진입한 것은 동력선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고 그 시기는 1980년대로 보이므로 전통성을 인정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았다. 절대적 의존론 역시 동 해역 접근성이 차단될 경우 바베이도스 어민의 피해가 예상되기는 하나 재앙적인 수준은 아니며 생계상의 피해가 국가간 경계선을 조정해야 하는 충분한 법적 근거는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았다. 셋째 상대적 불사용론에 대해 판정부는 해역 영유권을 양도해야 할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일축하였다(para. 266~271).
판정부는 그러나 바베이도스 어민에게 있어 해당 해역에서의 어로 활동은 생계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인정하였으며 이 문제는 해양 경계선 조정이 아니라 양국이 선린 관계에 있는 인접 국가로서 협의를 통해 적절한 기제를 마련하라고 권고하였다(para. 293).
3) 해양 경계선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동쪽 대서양 방향의 해양 경계선은 동 방향의 자국 해안선이 정면으로 향하고 있고 해양은 해안선의 윤곽에 따라 배정되어야 하므로(land dominates sea) 사선 형태의 등거리선을 일정 지점 이후에서는 위도선과 평행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베네주엘라의 대서양 진입권을 보장하여 주기 위하여 베네주엘라와의 해양 경계를 우상단으로 치우치게 획정함으로써 트리니다드 토바고 동쪽 해안 정면의 해역 하단부가 이미 잠식(cut off) 당했으므로 동 해역 상단부마저 우하단 사선의 등거리선을 적용하면 해역 잠식 효과가 부당할 정도로 심해지게 된다고 항변하였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자국과 바베이도스의 현저한 해안선 길이비(8.21:1)도 고려하여 보다 더 많은 해역이 자국에게 배정될 수 있도록 등거리선을 평행선으로 조정해야 한다고도 주장하였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남부에 있는 Trinidad 섬과 북부의 Tobago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베이도스와의 등거리선을 측정하기 위한 기준점은 Tobago 섬에 위치하고 있었다. 등거리선이 우하단 사선 형태로 작도된 것은 이 때문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대서양 방향의 해양 경계를 측정할 때에는 Tobago 섬의 기준점이 아니라 남부 Trinidad 섬의 대서양 방향 해안선의 윤곽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판정부는 해안선 방향성과 길이비가 잠정 등거리선을 이동, 조정할 수 있는 특수한 사정에 해당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였으나 수학적으로 정확한 비율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며 경계 획정의 여러 요소 중의 하나로서 적정하게 감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베네주엘라의 합의에 따라 양보한 남부 해역은 판정부가 바베이도스와의 해양 경계를 획정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요소는 될 수 없다고 일축하였다. 판정부는 해안선 방향과 길이비를 감안하더라도 트리니다드 토바고가 주장하는 경계선은 과도하며 잠정 등거리선이 서경 58°선과 교차하는 지점(좌표 10)에서 베네주엘라와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해양 경계선 종점(좌표 11)을 연결하는 선으로 조정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상을 토대로 판정부 양국간 등거리선을 대서양 방향에서만 10-11선으로 조정한 형태로 양국간 해양 경계선(배타적 어업 수역 및 대륙붕 경계선)을 획정하였다.
(작성자 :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1 286. Any dispute concerning the interpretation or application of this Convention shall, where no settlement has been reached by recourse to section 1, be submitted at the request of any party to the dispute to the court or tribunal having jurisdiction under this section.
2 1. When signing, ratifying or acceding to this Convention or at any time thereafter, a State shall be free to choose, by means of a written declaration, one or more of the following means for the settlement of disputes concerning the interpretation or application of this Convention:
(a) the International Tribunal for the Law of the Sea established in accordance with Annex VI;
(b)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c) an arbitral tribunal constituted in accordance with Annex VII;
(d) a special arbitral tribunal constituted in accordance with Annex VIII for one or more of the categories of disputes specified therein.
3 3. A State Party, which is a party to a dispute not covered by a declaration in force, shall be deemed to have accepted arbitration in accordance with Annex VII.
4 4. If the parties to a dispute have accepted the same procedure for the settlement of the dispute, it may be submitted only to that procedure, unless the parties otherwise agree.
5. If the parties to a dispute have not accepted the same procedure for the settlement of the dispute, it may be submitted only to arbitration in accordance with Annex VII, unless the parties otherwise agree.
5 1. When a dispute arises between States Parties concerning the interpretation or application of this Convention, the parties to the dispute shall proceed expeditiously to an exchange of views regarding its settlement by negotiation or other peaceful means.
6 Article 83
1. The delimitation of the continental shelf [exclusive economic zone] between States with opposite or adjacent coasts shall be effected by agreement on the basis of international law, as referred to in Article 38 of the Statute of the International Court of Justice, in order to achieve an equitable solution.
2. If no agreement can be reached within a reasonable period of time, the States concerned shall resort to the procedures provided for in Part XV.
7 Article 298
1. When signing, ratifying or acceding to this Convention or at any time thereafter, a State may, without prejudice to the obligations arising under section 1, declare in writing that it does not accept any one or more of the procedures provided for in section 2 with respect to one or more of the following categories of disputes:
(a) . . . concerning . . . sea boundary delimitations, or those involving historic bays or titles,
(b). . . concerning military activities,
(c) . . . in respect of which the Security Council of the United Nations is exercising the functions assigned to it . . .
8 2. The parties shall also proceed expeditiously to an exchange of views where a procedure for the settlement of such a dispute has been terminated without a settlement or where a settlement has been reached and the circumstances require consultation regarding the manner of implementing the settl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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