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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 “GATS”)]
본 사건의 제소국은 미국이고, 피소국은 중국이다. 제3자 참여국은 호주, 에콰도르, 유럽연합, 과테말라, 일본, 한국 및 인도이다.
2011년 6월 23일 WTO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패널을 구성하였다.
ㅇ 의장: Virachai Plasai
ㅇ 패널위원: Elaine Feldman, Martín Redrado
(1) 사실 배경 및 절차진행 경과
본 결정은 중국이 전자결제 서비스(Electronic Payment Services, “EPS”) 공급자들에게 적용하는 일련의 규정에 관한 것이다. 미국은 해당 규정이 전자결제 서비스 시장 및 공급자들에게 영향을 주어 GATS 위반에 해당한다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2010년 9월 중국에 분쟁해결규칙 및 절차에 관한 양해(Understanding on Rules and Procedures Governing the Settlement of Disputes,“DSU”) 제1조(대상 범위 및 적용) 및 제4조(협의), GATS 제XXII조(협의)에 따라 전자결제 서비스 관련 규정에 대한 양자협의를 요청하였으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였고, 결국 2011년 2월 패널 설치를 요청하였다.
(2) 판정요지
패널은 중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관련 규정이 다음과 같은 이유로 GATS 제XVI.2조 제(a)호 및 제XVII.1조 위반이라고 판단하였다.
가. 문제 된 서비스의 유형 분류와 관련하여, 패널은 결제 카드 거래를 위한 전자결제 서비스가 중국의 서비스 양허표 제7B(d) 부문에 기재된 ‘모든 결제 및 송금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나. 중국의 GATS 양허 범위와 관련하여, 패널은 중국의 양허표에 외국 EPS 공급자의 중국 내 EPS 공급을 허용하기 위한 국경 간 공급(Mode 1) 시장접근 약속이 포함되어 있다는 미국 측 주장을 배척했다. 다만 패널은 중국의 양허표에 해외 EPS 공급자가 중국 내 상업적 주재(Mode 3)로서 서비스 공급을 할 수 있다는 시장접근 약속이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했다. 패널은 또한 중국의 양허표가 국경간 공급(Mode) 및 상업적 주재(Mode 3)에 대한 완전한 내국민 대우에 대한 약속을 포함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 GATS 제XVI조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패널은 중국 정부가 국내 EPS 공급자인 중국 유니온 페이(China UnionPay, “CUP”)가 모든 국내 위안화(이하 “RMB”) 결제 카드 서비스를 독점하도록 함으로써 GATS 제XVI조를 위반했다는 미국 측 주장을 배척했다. 다만 패널은 중국이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유니온페이 사용을 강제한 요건은 서비스 공급자 수에 대한 제한에 해당하여 GATS 제XVI.2조 제(a)호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
라. GATS 제XVII조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패널은 중국이 유니온 페이와 관련하여 부과한 발행자 요건, 결제 단말기 요건과 매입자 요건은 다른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를 불리하게 대우하여 GATS 제XVII.1조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본 사안에서 근거가 된 협정은 GATS 제XVI.2조 제(a)호 및 제XVII.1조이다.
본 사안에서 문제가 된 중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관련 규정은 다음과 같다.
가. RMB 로 표시되고 지급되는 모든 국내 거래에 대해 CUP의 사용을 의무화하거나 또는 CUP를 전자결제 서비스의 유일한 공급자로 설정하는 요건(“유일 공급자 요건”).
나. 중국에서 발행된 결제 카드에 CUP 로고를 부착해야 한다는 요건(“발행자 요건”).
다. 중국의 모든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카드 가맹점 처리 장비 및 매장 단말기(Point-of-Sale, "POS”)가 CUP 카드 사용을 수락해야 한다는 요건(“단말기 요건”).
라. 모든 전표 매입기관들이 CUP 로고를 게시해야 하며, CUP 로고가 부착된 모든 은행 카드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요건(“매입자 요건”).
마. 지역 간 또는 은행 간 거래를 위한 비(非) CUP카드 사용에 대한 광범위한 금지(“지역간/은행간 금지”).
바. 홍콩, 중국과 마카오, 중국 본토 내에서의 카드 기반 전자 거래에 관련된 요건(“홍콩/마카오 요건”).
본 사안에서 문제 된 서비스는 “결제카드 거래를 위한 전자결제 서비스(electronic payment services for payment card transactions)”이다. 미국은 “EPS”를 “결제카드와 관련된 거래를 처리하고 거래에 참여하는 기관 간 지금 이체를 관리하고 촉진하는 서비스”로, “결제 카드(payment card)”를 “은행 카드, 신용 카드, 충전 카드, 직불 카드, 체크 카드,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 카드, 선불 카드 및 기타 유사한 카드·지불 및 송금 제품·액세스 장치, 그리고 해당 카드·제품·액세스 장치와 관련된 고유한 계좌 번호”로 정의했다.1)
한편, 중국은 본 사안에서 문제 된 서비스는 은행 간 결제카드 거래로, 결제 카드 회사들이 “거래 처리 서비스(transaction processing services)”라고 표현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은행 간 결제카드 거래란 결제카드를 발행하는 금융기관과 가맹점으로부터 거래를 인수하는 금융기관이 연관이 없는 거래를 말한다. 즉, 금융기관(발행자 및 인수자)이 은행 간 결제 카드 네트워크의 운영자로부터 서비스를 제공받아 은행 간 결제 카드 거래를 승인, 청산 및 정산하는 것이다. 중국은 은행 간 결제카드 네트워크를 통신 및 데이터 처리 인프라로 보고, 네트워크 운영자가 금융기관에 결제카드 거래를 승인, 청산 및 정산할 수 있는 외부 네트워크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결국, 본 사안에서 문제 된 서비스는 “네트워크 서비스(network services)”, 즉 네트워크 사업자들이 은행 간 결제 카드 거래를 승인, 청산 및 정산할 목적으로 금융 기관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해당한다는 것이다.2)
(1) 중국의 GATS에 따른 양허 범위 관련 판단
당사국의 주장
가. 제소국의 주장
미국은 중국이 GATS 양허표 제7.B부문의 “은행 및 기타 금융 서비스(Banking and Other Financial Services)” 하위 부문(sub-sector) 제(d)호의 “신용, 충전 및 직불 카드, 여행자 수표 및 은행 어음(수입 및 수출 결제 포함)을 포함한 모든 지불 및 송금 서비스(all payment and money transmission services, including credit, charge and debit cards, traveller cheques and bankers draft (including import and export settlement)”에서 시장접근 및 내국민 대우를 약속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미국은 하위 부문 제(d)호가 “신용 카드, 충전 카드, 직불 카드” 및 기타 결제 카드 거래와 관련하여 제공되는 EPS를 포함한다고 주장하였다.3)
나. 피소국의 주장
중국은 미국이 문제가 된 서비스가 중국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에 속할 수 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였다. 중국에 따르면, 문제가 된 서비스는 청산 및 정산 서비스로, “증권, 파생상품 및 기타 협상 가능한 상품을 포함한 금융 자산에 대한 청산 및 정산 서비스(settlement and clearing services for financial assets, including securities, derivative products, and other negotiable instruments)”를 다루는 GATS 금융 서비스 관련 부속서 (하위 부문 제(xiv)호)에 속하며, 동 하위 부문에 대해서 중국은 어떤 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 결국 문제가 된 서비스는 미국의 주장과 달리 중국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에 속하지 않으므로, 중국은 미국의 주장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반박하였다.4)
패널의 판단
패널은 미국의 주장처럼 중국이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에따라 문제가 된 서비스에 대하여 특정한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중국의 양허표 및 관련 GATS 조항을 해석했다.5)
이에 따르면, GATS 제XX.1조는 자국이 동 협정 제3부에 따라 행한 구체적 약속, 특히 시장접근 및 내국민 대우 관련 약속을 양허표에 명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GATS 제XX.3조에 따르면 이러한 양허표는 GATS의 “불가분의 일부를 구성”한다.6)
1) 통상적 의미(Ordinary Meaning)
패널은 조약 해석에 관한 국제관습법상 원칙에 따라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의 “신용, 충전 및 직불 카드, 여행자 수표 및 은행 어음(수입 및 수출 결제 포함)을 포함한 모든 지불 및 송금 서비스(all payment and money transmission services, including credit, charge and debit cards, traveller cheques and bankers draft (including import and export settlement)”을 해석했다. 먼저, 패널은 사전 및 용어 색인에 근거하여, “지불(payment)”, “돈(money)” 그리고 “송금(transmission)”이라는 용어가 함께 사용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교환 수단을 한 사람 또는 한 장소에서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장소로 이전함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7)
한편, “지불 서비스(payment services)” 또는 “송금 서비스(money transmission services)”의 의미와 관련하여, 패널은 GATS이 “서비스(service)”라는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8) 그러나 “지불 서비스”의 공급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지불과 다르다는 점은 명백하다고 설명했다. 즉 “지불 서비스”의 공급자는 “지불”하지 않으며, 다만 지불인과 수취인 간 지불이 이루어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송금 서비스”의 공급자도 송금인과 수취인 간 송금이 이루어지도록 개입한다. 따라서 패널은 “지불 및 송금 서비스”의 공급자는 지불 및 송금을 용이하게 하며 가능하게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패널은 “결제 및 송금 서비스”가 지불 또는 송금을 “관리(manage)”하거나 “촉진(facilitate)” 및 “활성화(enable)”하는 서비스를 포함한다는 미국 측 의견에 동의했다.9)
패널은 또한 “모든(all)”이라는 단어에 의미와 효과가 부여되어야 한다고 보면 서, “모든”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지불 및 송금 서비스”의 전체 스펙트럼을 포괄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단어는 지불 및 송금에 핵심적인 서비스, 모든 지불 및 송금 수단(종이 기반, 카드 기반 및 기타 수단), 모든 관련 비즈니스 모델 등을 포함시키려는 의도를 드러낸다고 패널은 판단했다.10)
따라서 패널은 “지불 또는 송금 서비스(payment and money transmission services)”의 통상적 의미가 돈을 “관리(manage)”하거나 “촉진(facilitate)” 및 “활성화(enable)”하는 서비스를 뜻하며, “모든(all)”이라는 용어의 사용은 지불 및 송금 서비스”의 전체 스펙트럼을 포괄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고 결론지었다.11)
2) 문맥(Context)
패널은 조약법에 관한 비헨나 협약(Vienna Convetion on the Law of Treaties) 제31조 제2항에 따라, 조약 해석에 사용되는 “문맥(context)”이란 조약의 문언과 전문(preamble), 부속서(annex) 등을 모두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WTO 회원국의 GATS 양허표를 해석함에 있어, 상소기구는 US - Gambling 사건에서 문맥이 (i) 회원국의 나머지 양허표 내용, (ii) GATS 조항들, (iii) GATS 이외의 대상 협정들, 그리고 (iv) 다른 WTO 회원국들의 GATS 양허표를 포함한다고 밝혔다.12)
패널은 본 사안에서의 관련 문맥이 (i) 하위 부문 제(d)호의 나머지 부분, (ii) 문제 된 부문의 제목, (iii) 문제 된 부문에서의 시장접근, 내국민 대우 및 기타 약속 내용, (iv) GATS의 구조, (v) GATS 금융 서비스에 관한 부속서(GATS Annex on Financial Services), (vi) 다른 WTO 회원국들의 양허표 등을 포함한다고 보고, 이를 검토했다.13)
패널은 중국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의 “신용, 충전 및 직불 카드, 여행자 수표 및 은행 어음(수입 및 수출 결제 포함)을 포함한 모든 지불 및 송금 서비스(all payment and money transmission services, including credit, charge and debit cards, traveller cheques and bankers draft (including import and export settlement)”에서 “신용, 충전 및 직불 카드, 여행자 수표 및 은행 어음(수입 및 수출 결제 포함)을 포함한”이라는 문구가 “모든 지불 및 송금 서비스”의 직접적 문맥이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패널은 “모든 지불 및 송금 서비스”가 결제 카드를 사용하여 처리 및 완성되는 결제에 있어 필수적인 서비스를 모두 포함한다고 이해했다.14)
패널은 또한 중국 양허표상 “B. 은행 서비스 및 기타 금융 서비스(Banking and Other Financial Services)”라는 제목이 네 가지 카테고리, 즉 “이하에 열거된 은행 서비스(Banking services as listed below)”, “비은행 금융기관에 의한 자동차 자금조달(Motor vehicle financing by non-bank financial institutions)”, "이하에 열거된 기타 금융 서비스(Other financial services as listed below)”, 그리고 “증권(Securities)”으로 되어있음에 주목했다. 하위 부문 제(d)호는 이 중 “이하에 열거된 은행 서비스(Banking services as listed below)” 카테고리에 속한다.15) 이 네 가지 카테고리는 중국의 양허표에서만 나타나며, GATS 금융 서비스에 관한 부속서(GATS Annex on Financial Services) 또는 다른 WTO 회원국들의 양허표에서는 등장하지 않는다. 패널은 “이하에 열거된 은행 서비스(Banking services as listed below)”라는 부제를 분석한 결과, 동 부제가 하위 부문 제(a)-(f)호 하에서의 약속을 특정한 서비스 공급자, 즉 은행으로만 한정 지으려는 의도를 보여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즉 동 부제는 그동안 은행들에 의해 제공되어 왔던 서비스들이 관련 서비스임을 보여주나,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서비스 중 일부가 다른 유형의 금융 기관에 의해 제공될 수 없음을 암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패널은 보았다.16) 따라서 패널은 하위 부문 제(d)호가 “이하에 열거된 은행 서비스(Banking services as listed below)”라는 부제 하에 놓인다는 사실이 제(d)호가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여 처리 및 완성되는 거래에 필수적인 서비스들을 포함한다는 패널의 판단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결론지었다.17)
패널은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의 범위를 해석함에 있어 GATS의 네 가지 서비스 공급 형태 중 첫 번째 공급 형태(“Mode 1”)인 국경 간 제공(cross-border supply) 하에서의 시장접근에 관한 부분이 관련 문맥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패널은 이 부분이 하위 부문 제(k)호와 제(l)호에 대한 중국의 Mode 1 시장접근 약속을 언급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밝혔다. 패널은 Mode 1 하에서의 시장접근 약속이 이상의 문맥적 분석에서 내려진 결론, 즉 하위 부문 제(d)호가 결제 카드를 이용한 거래의 처리 및 완성에 핵심적인 서비스를 포함한다는 패널의 결론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보았다.18) 다음으로, 패널은 GATS 금융 서비스에 관한 부속서(GATS Annex on Financial Services) 하위 부문 제(xiv)목을 살펴보았다. 검토 결과, 패널은 중국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에 열거된 결제 카드 등 결제 수단들은 부속서 제(xvi)목 상 “금융 자산(financial assets)”이 아니라고 보았다. 따라서 패널은 중국 양허표 제(d)호상 열거된 결제 수단을 사용한 거래의 청산 및 정산은 부속서 제(xiv)목에서 다루고 있지 않다고 판단했다.19) 패널은 이러한 분석이 이상의 문맥적 분석에서 내려진 결론, 즉 하위 부문 제(d)호가 결제 카드를 이용한 거래의 처리 및 완성에 필수적인 서비스를 포함한다는 패널의 결론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보았다.20)
GATS의 구조를 관련 문맥으로 고려한 중국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의 해석과 관련하여, 패널은 서로 다른 서비스의 조합으로 구성된 서비스의 단일 하위 부문 하의 분류가 이러한 서비스들이 서로 결합되었을 때 공급되고 소비되는 별개의 서비스가 된다면 상호 배타성의 원칙(principle of mutual exclusivity)과 양립할 수 없다고 보았다. 또한 별도의 공급자가 단일 서비스의 특정 구성 요소를 제공한다는 사실 자체가 그 구성 요소가 별도의 서비스로 분류되어야 함을 의미하거나 그 구성 요소가 통합된 서비스의 일부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패널은 통합된 서비스의 분류와 관련하여 중요한 점은 통합된 서비스가 단일 공급자에 의해 공급되는지 아니면 여러 공급자에 의해 공급되는지 여부가 아니라, 구성 요소 서비스들이 서로 결합되었을 때 기존과 구별되는 새로운 서비스인 통합된 서비스가 되는지 여부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패널은 이 점이 중국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가 결제 카드를 사용하여 처리 및 완성되는 거래에 핵심적인 서비스를 포함한다는 종전의 결론을 지지한다고 판단했다.21)
마지막으로, 패널은 다른 WTO 회원국들의 양허표를 검토한 결과, 이들 양허표가 이상의 결론과 상반되는 결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22)
3) 대상 및 목적
패널은 GATS와 WTO의 대상 및 목적이 GATS 전문인 “투명성과 점진적인 자유화의 조건에 따라 서비스 무역을 확대하기 위하여 그리고 모든 무역 상대국의 경제 성장 및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서 서비스 무역을 위한 다자간 원칙 및 규칙의 틀을 제정함(the establishment of a multilateral framework of principles and rules for trade in services with a view to the expansion of such trade under conditions of transparency and progressive liberalisation)”에 있음을 밝혔다. US - Gambling 사건에서 상소기구도 GATS 전문에 포함된 투명성(transparency)이라는 목적이 GATS 약속을 양허함에 있어 정확성과 명확성이 필요함을 뜻한다고 보았으며, 모든 WTO 회원국과 서비스 공급자,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양허표를 제시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23) 패널은 중국의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의 범위에 대해 패널이 제시한 해석이 투명성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보았다. 또한, 전자결제 서비스의 분류가 이러한 서비스의 상업적 현실을 반영하도록 함으로써, 패널의 해석은 GATS상 구체적 약속들의 예측 가능성, 안정성 및 확실성을 제고한다고 패널은 설명했다.24) 따라서 패널은 중국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가 전자결제 서비스를 포함한다는 결론이 GATS과 WTO의 대상 및 목적과 합치된다고 판단했다.25)
위와 같은 검토를 바탕으로 패널은 중국의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의 범위가 본 사안에서 문제된 서비스를 포함한다는 결론을 내렸다.26)
(2) GATS 제XVI조 관련 판단: 시장접근의무
당사국의 주장
가. 제소국의 주장
미국은 중국이 전자결제 서비스의 공급에 대해 부과한 여섯 가지 요건이 GATS협정 제XVI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 따르면, 중국은 양허표의 전자결제 서비스의 공급 관련 부분에서 Mode 1(국경간 공급) 및 Mode 3(상업적 주재)에 관한 약속을 했으며, 이에 따르면 중국은 외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에 대해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이 여섯 가지 요건을 부과함으로써 중국 내 모든 RMB 은행 카드의 거래에 대해 CUP가 전자결제 서비스의 독점 공급자가 되도록 독점 구조를 구축 및 유지하고 있다고 미국은 주장했다. 미국은 또한 동 조치가 중국의 양허표상 시장접근에 대한 제한, 조건 및 단서에 의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미국은 본 사안에서 문제된 조치가 GATS상 제XVI.1조 및 제XVI.2조 제(a)호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27)
나. 피소국의 주장
중국은 GATS 제XVI조 하의 주장은 피소국이 시장접근을 약속한 부문 및 하위 부문에 대해서만 가능한데, 미국은 중국이 Mode 1 및 Mode 3과 관련하여 하위 부문 제(d)호에 따라 시장접근 및 내국민 대우에 관한 약속을 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만약 패널이 중국이 본 사안에서 문제 된 서비스 및 공급자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약속을 했다고 판단하더라도, 중국은 문제 된 조치가 독점 또는 배타적인 서비스 공급자자의 형태를 취하여 서비스 공급자의 숫자에 제한을 유지 또는 부과하고 있음을 미국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28)
패널의 판단
1) 중국이 전자결제 서비스에 대해 Mode 1 및 Mode 3 하에서 시장접근 약속을 했는지 여부에 관하여
패널은 우선 중국이 본 사안에서 문제된 서비스에 대해 Mode 1 및 Mode 3 하에서의 시장접근 약속을 했는지 여부를 검토했다.29)
중국의 양허표 중 동 쟁점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30)
[...] B. 은행 서비스 및 기타 금융 서비스 (보험 및 증권 제외) 이하에 열거된 은행 서비스: (a) ... (b) ... (c) ... (d) 신용, 충전 및 직불 카드, 여행자 수표 및 은행 어음(수출입 결제 포함)을 포함한 모든 지불 및 송금 서비스. (e) ... (f) ... |
(1) 이하를 제외하면 양허 없음(unbound). - 기타 금융 서비스 공급자의 금융 정보, 금융 데이터 처로 및 관련 소프트웨어의 제공 및 이전. - 신용 조회 및 분석, 투자 및 포트폴리오 연구 및 조언, 인수와 기업 구조조정 및 전략에 대한 조언을 포함하여 제(a)호부터 제(k)호까지에 열거된 모든 활동에 대한 자문, 중개 및 기타 보조 금융 서비스. (2) [...] (3) [...] (4) [...] |
- 비(非)은행 금융기관에 의한 자동차 자금조달 | (1) 이하를 제외하면 양허 없음(unbound). - 기타 금융 서비스 및 공급자의 금융 정보, 금융 데이터 처리 및 관련 소프트웨어의 제공 및 이전. - 신용 조회 및 분석, 투자 및 포트폴리오 연구 및 조언, 인수와 기업 구조조정 및 전략에 대한 조언을 포함하여 제(a)호부터 제(k)호까지에 열거된 모든 활동에 대한 자문, 중개 및 기타 보조 금융 서비스. (2) [...] (3) [...] (4) [...] |
- 이하에 열거된 기타 금융 서비스: (k) 기타 금융 서비스 및 공급자의 금융 정보, 금융 데이터 처리 및 관련 소프트웨어의 제공 및 이전. (l) 신용 조회 및 분석, 투자 및 포트폴리오 연구 및 조언, 인수와 기업 구조조정 및 전략에 대한 조언을 포함하여 제(a)호부터 제(k)호까지에 열거된 모든 활동에 대한 자문, 중개 및 기타 보조 금융 서비스. |
(1) 제한없음 (None) (2) [...] (3) [...] (4) [...] |
패널은 문제된 Mode 1 항목 하의 서비스를 설명하는 데 사용된 용어의 통상적 의미를 분석한 결과, 이러한 서비스가 미국이 주장한 것과 같이 하위 부문 제(d)호의 “모든 지불 및 송금 서비스(all payment and money transmission services)”의 요소(elements)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패널은 이러한 서비스가 하위부문 제(a)호부터 제(f)호까지에 열거된 서비스와 별개의 서비스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31)
추가적으로, 패널은 관련 문맥으로 Mode 4를 살펴보았다. 패널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의 Mode 4 관련 약속과 달리, 문제가 된 Mode 1 약속은 동일한 양허표상 다른 부분에 대한 교차 참조(cross-reference)를 포함하고 있지 않음을 보였다. 또한, 패널은 미국이 제안한 해석은 동일한 서비스가 두 가지 다른 부문 하에 포함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과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32) 패널은 이러한 해석이 문제 된 Mode 1 약속을 GATS과 WTO의 대상 및 목적에 비추어 보았을 때도 타당하다고 판단했다.33)
따라서 패널은 중국이 자국 양허표 하위 부문 제(d)호에 포함된 서비스에 대해 Mode 1 하에서는 시장접근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34)
다음으로, 패널은 중국이 하위 부문 제(d)호와 Mode 3 하에서는 어떤 시장접근 약속을 했는지, 그리고 이러한 약속이 다른 WTO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에도 적용되는지를 검토했다. 미국과 중국은 중국이 외국 금융기관(Foreign Financial Institution, “FFI”)에 적용되는 하위 부문 제(d)호와 Mode 3 하에서의 시장접근 약속을 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양 당사국은 이러한 약속이 FFI로만 제한되는지, 그리고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이 FFI에 해당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했다.35)
패널은 우선 다른 WTO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이 FFI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았다. 패널은 FFI라는 용어가 중국의 양허표 또는 GATS나 그 부속서 중 어디에서도 정의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의 양허표 상 Mode 3 시장접근 부분의 section C에서 이 용어가 최소 해외 은행 및 해외 금융 기업들을 포함하는 표현임을 확인했다. 패널은 이에 근거하여 중국 양허표의 목적상 해외 은행 및 금융 기업들이 FFI로 간주된다고 판단했다.36)
패널은 다른 WTO 회원국들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이 비(非)은행 FFI를 구성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FFI의 통상적 의미를 살펴보았다. FFI의 사전적 의미에 근거하여 패널은 FFI가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를 포함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개념임을 확인했다. 패널은 또한 중국 양허표상 FFI가 등장한 관련 문맥을 살펴보았으며, 그 결과 중국 양허표라는 특정한 문맥 하에서 FFI는 하위부문 제(a)-(f)호 하에 포함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해외 기관, 기업 및 기타 사업 단체를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패널은 FFI라는 용어가 다른 WTO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을 포함한다고 보았다.37)
이에 근거하여 패널은 중국이 하위부문 제(d)호 하의 서비스로서 FFI에 의해 제공된 서비스에 대해 Mode 3와 관련한 시장접근 약속을 했다고 결론 내렸다. 따라서 중국은 다른 WTO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에 대해 상업적 주재를 통한 시장 접근을 허용함으로써 이들 공급자가 일정한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중국 현지의 화폐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패널은 설명했다.38)
2) 문제된 조치가 GATS 제XVI조를 위반하였는지에 관하여
미국은 문제된 서비스와 관련하여 중국이 다른 WTO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의 숫자를 제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미국은 문제된 조치가 GATS 제XVI.1조 및 제XVI.2조 제(a)호를 위반했다고 보았다. GATS 제XVI.2조 제(a)호와 관련하여 미국은 중국의 여섯 가지 요건이 각각 CUP를 모든 RMB 은행 카드 거래에 있어 “독점(monopoly)” 공급자이자 “배타적 서비스 공급자(exclusive service supplier)”로 설정 및 유지했다고 주장했다.39)
중국은 미국이 문제된 조치가 GATS 제XVI.1조 및 제XVI.2조 제(a)호에 반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공급자의 숫자를 제한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미국 측이 언급한 법률은 중국 국내 은행 간 은행 카드 거래를 처리하기 위한 공동의 국내 네트워크를 수립하는 것이며, 독점 네트워크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40)
패널은 미국이 CUP를 RMB 은행 카드 거래에 대한 결제서비스의 “유일한 공급자(sole supplier)” 또는 만약 CUP가 전자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수의 공급자에 해당할 경우에는 문제된 결제서비스의 배타적 서비스 공급자로 주장했음에 주목했다. 즉 미국은 CUP가 유일한 공급자 또는 배타적 서비스 공급자에 해당할 경우 GATS 제XVI.2조 제(a)호의 위반이 존재하는 것으로 본다고 패널은 설명했다.41)
또한, 패널은 US - Gambling 사건의 상소기구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면서, 서비스 공급자 숫자의 제한이 GATS 제XVI조 상 의미에서 독점 또는 배타적 서비스 공급자의 형태를 가지는지 여부는 이러한 제한이 그 성질상 “숫자적(numerical)” 또는 “수량적(quantitative)”인지 여부에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패널은 문제 된 조치를 “쿼터(quota)”라고 지칭하기 어려울 경우에도 수량적인 특성을 가지며 따라서 쿼터와 마찬가지로 서비스 공급을 제한하는 경우에는 GATS 제XVI.2조 제(a)호의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보았다.42)
패널은 최종적으로 문제 된 서비스와 관련하여 중국이 중국의 양허표 하위부문 제(d)호의 Mode 1 하에서 시장접근 약속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43) 반면, 하위부문 제(d)호의 Mode 3 하에서는 중국이 시장접근 약속을 했다고 판단했다.44) 또한, 대상 조치 중 발행자 요건, 단말기 요건, 매입자 요건과 관련하여 패널은 미국이 이러한 요건이 GATS 제XVI.2조 제(a)호를 위반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동 요건들이 GATS 제XVI.2조 제(a)호의 범위 내 포함되는 제한을 부과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미국이 위 세 가지 요건과 관련하여 GATS 제XVI.1조 위반 역시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였다.45)
그러나 패널은 홍콩/마카오 요건과 관련하여서는, 중국이 중국 내에서 발행되어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사용되는 RMB 은행 카드 거래 또는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발행된 RMB 은행 카드를 포함하는 RMB 은행 카드 거래에 대한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을 CUP가 독점하는 형태로 서비스 공급자 수에 제한을 부과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러한 서비스 공급자 수에 대한 제한이 중국의 Mode 3 시장접근 부분에 명시된 자격 요건을 충족하는 다른 WTO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에 대해서도 부과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패널은 중국이 부과한 홍콩/마카오 요건이 GATS 제XVI.2조 제(a)호에 위반된다고 결론 내렸다.46)
(3) GATS 제XVII조 관련 판단: 내국민 대우 의무
당사국의 주장
가. 제소국의 주장
미국은 문제 된 중국의 조치가 중국 양허표 하위부문 제(d)호 및 Modes 1과 3 하에서 중국이 약속한 것과 상반되기 때문에, GATS 제XVII조 위반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이러한 조치가 전자결제 서비스의 외국 공급자들을 CUP에 비해 불리하게 대우한다고 보았다.47)
나. 피소국의 주장
반면, 중국은 중국의 약속 내용이 문제 된 서비스 및 서비스 공급자들과 관련된다는 점을 미국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보다 구체적으로, 중국은 다른 회원국들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이 중국의 GATS 양허표상 “외국 금융 기관(foreign financial institutions)”에 해당된다는 점을 미국이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았다. 또한, 중국은 하위부문 제(d)호와 Mode 1에 대해 시장접근 제한을 설정할 권리를 유보하였으므로, 문제가 된 조치를 부과할 중국의 권리가 문제된 요건이 GATS 제XVII조에 위반된다는 점에 의해 박탈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48)
패널의 판단
China - Publications and Audiovisual Products 사건의 패널은 문제 된 조치가 GATS 제XVII조 위반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세 부분으로 구성된 테스트를 적용했다. 미국은 본 사안의 패널도 동일한 접근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널은 중국이 이러한 주장을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않았기 때문에 본 사안에서 위 접근법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중국 측 조치가 제XVII조 위반에 해당함을 보이기 위해 미국이 다음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입증해야 한다고 패널은 설명했다.49)
① 중국이 관련 부문과 공급 형태에 대해 내국민 대우를 약속했으며, ② 중국의 조치가 관련 부문과 공급 형태에 있어 “서비스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measures affecting the supply of services)”에 해당하며, ③ 중국의 조치가 다른 회원국의 서비스 또는 서비스 공급자에 대해 국내 동종 서비스 또는 서비스 공급자보다 불리한 대우를 부여했다. 패널은 이 세 가지 요소를 차례로 검토했다.
1) 중국이 관련 부문과 공급 형태에 대해 내국민 대우를 약속했는지 여부
미국과 중국은 Mode 1에서 중국의 내국민 대우 약속의 범위에 대해 이견을 보였다. 특히 중국이 시장접근에 대해 “양허 없음(Unbound)”이라고 기재한 것이 내국민 대우에서 “제한 없음(None)”이라고 기재한 것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에 대해 의견의 대립이 있었다.50) 패널은 GATS 제XX.1조가 각 회원국에 대해 자국의 구체적 약속을 양허표에 명시하며, 이러한 약속이 이루어진 부문에 대해 양허표가 시장접근에 대한 제한 및 조건과 내국민 대우에 대한 조건 및 제한을 명시하도록 규정함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각각의 제한(또는 제한의 부재)는 양허표의 시장접근 또는 내국민 대우 란에 “제한 없음(None)”, "양허 없음(Unbound)” 또는 양허를 제한하는 조치 또는 조치를 명시하는 방식으로 기입된다.51)
패널은 중국이 Mode 1에서의 내국민 대우와 관련하여, “제한 없음(None)”이라고 기재했음에 주목했다. 패널은 이를 중국이 Mode 1을 통한 하위 부문 제(d)호에 대해서는 완전한 내국민 대우를 부여할 것을 약속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Mode 1에서 중국이 시장접근에 대해서는 “양허 없음(Unbound)”이라고 기재한 것에 대해 패널은 시장접근에 대해서는 양허를 하지 않았다고 파악했다. 따라서 내국민 대우에 대한 제한 없음과 시장접근에 대한 양허 없음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에 대해 미국과 중국 간 견해 대립이 발생했다. 패널은 문제 된 조치가 (i) GATS 제XVI조 및 제XVII조 모두에 배치되며, (ii) 회원국의 시장 접근 란에 기재된 경우 GATS 제XX.2조가 적용된다고 설명하면서, 동 조항에 따르면 회원국이 시장접근 란에만 제한을 기재하면 이는 내국민 대우에 대해서도 제한이 존재함을 암시한다고 보았다.52) 따라서 패널은 중국이 시장접근에 관해서는 GATS 제XVI.2조에 언급된 유형의 조치들을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반면, GATS 제XVI.2조에 위반되지 않는 조치와 관련하여서는 내국민 대우를 부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53)
한편, 패널은 중국의 홍콩/마카오 요건이 Mode 1에 영향을 미치는 이상 GATS 제XVII.1조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았다. 중국이 Mode 1의 내국민 대우에 대해서는 “제한 없음(None)”이라고 기재하기는 했으나 시장접근에 대해 “양허 없음(Unbound)”이라고 기재했기 때문에, 중국은 다른 WTO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및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에 대해 내국민 대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패널은 판단했다. 또한, 발행자 요건, 단말기 요건 및 매입자 요건과 관련하여, 패널은 중국의 시장접근에 대한 “양허 없음(Unbound)”이 동 요건들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동 요건들에 대해서는 내국민 대우 의무가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54)
패널은 Mode 3에서의 내국민 대우와 관련해서는 중국이 다른 WTO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에 대해 양허표상 내국민 대우를 약속했다고 보았다. 이러한 약속에는 현지 화폐(RMB) 관련 사업에 종사할 수 있는 자격 등의 제한이 존재한다고 패널은 덧붙였다. 따라서 중국은 이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공급자에 대해서는 내국민 대우를 부여해야 한다고 패널은 결론 내렸다.55)
2) 중국의 조치가 서비스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
패널은 앞서 홍콩/마카오 요건이 GATS 제XVII조와 합치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발행자 요건, 단말기 요건 및 매입자 요건에 대해서만 분석을 실시했다. 패널은 이들 세 요건이 CUP가 그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조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CUP의 잠재적 경쟁자인 다른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이 중국에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는 조건에 결과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패널은 발행자 요건, 단말기 요건 및 매입자 요건이 다른 회원국의 공급자들의 Mode 1 및 Mode 3을 통한 서비스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했다.56)
3) 중국의 조치가 불리한 대우를 부여하는지 여부
패널은 발행자 요건, 단말기 요건 및 매입자 요건이 CUP와 다른 회원국의 동종 서비스 공급자들을 어떻게 다르게 대우했는지를 살펴본 후, 이러한 대우가 불리한 대우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했다.57)
먼저, 패널은 “동종(like)”의 의미를 반드시 완전히 동일할 필요는 없으며, 본질적 또는 일반적으로 동일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GATS 제XVII조의 맥락에서 동종 서비스는 경쟁 관계에 있는 서비스를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에 근거하여 패널은 CUP가 공급하는 전자결제 서비스와 다른 회원국의 공급자가 공급하는 전자결제 서비스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서비스에 해당하며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에서 동종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패널은 CUP와 다른 회원국들의 서비스 공급자들이 동종 전자결제 서비스를 공급하는 이상 전자결제 서비스의 동종 공급자에 해당한다고 보았다.58)
한편, 패널은 발행자 요건과 단말기 요건 및 매입자 요건이 중국이 Mode 1 및 Mode 3에서의 내국민 대우 약속과는 다르게 CUP에 대한 다른 회원국의 전자결제 서비스 공급자들의 경쟁 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였기 때문에 불리한 대우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59)
따라서 패널은 중국의 발행자 요건과 단말기 요건 및 매입자 요건이 GATS 제XVII조를 위반했다고 결론 내렸다.
패널 보고서에서는 본 사건이 발생하게 된 전반적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본 사안은 중국의 WTO 가입 및 금융시장 개방에 대해 중국 정부가 취한 조치의 전반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살펴보아야 한다. 중국은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중국의 금융시장이 개방되고 정부 주도의 육성정책을 통해 CUP가 중국 전자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공급자로 설립되었다.60) 초기에는 VISA 카드와 제휴카드를 발행하는 등 협력관계를 유지하던 CUP는 이후 중국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면서 VISA 카드의 경쟁상대로 부상하게 되었다.
또한 CUP의 등장으로 중국 내 결제 서비스 시장은 급속히 성장했으나, VISA 카드와 같은 외국계 서비스 고급자는 중국에서 직접 RMB 카드를 발행할 수 없었고, 중국 내 은행과의 제휴를 통해서만 RMB와 외환으로 결제되는 이중화폐 결제카드만 발행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이중화폐 결제카드 보유자가 중국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CUP의 결제 시스템을 거쳐야 했다. 2009년 VISA는 전 세계의 회원 은행들이 중국 외 지역에서 VISA 제휴 카드의 거래 승인을 할 때 CUP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하는 조치를 부과했으며, 중국 정부는 이에 맞서 VISA 카드의 중국 내 신규 발행을 거부했다. 이미 카드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대립과 힘겨루기는 상당 기간 지속되던 중이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미국이 중국 정부를 WTO에 제소하게 되었다.
본 사안 패널 보고서는 전자결제 서비스라는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양허 여부를 판단할 때 양허표를 해석하는 방법과, 시장접근과 내국민 대우의 양허 내용이 충돌할 경우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방법 등에 대하여 유용한 지침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61) 또한 이 분쟁은 WTO 협정 체결 당시 상정하지 못했던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 제공 양식과 거래 방식이 등장함에 따라 협정 문안과 실제 시장 간에 점차 괴리가 발생하고 있음을 아울러 보여주고 있다. WTO 협정 체결 당시, 그리고 중국 가입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다양한 지불 수단이 도입됨에 따라 이들이 기존의 서비스 시장 개방 양허표에서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또는 해당하지 않는지는 끊임없이 다툼을 촉발하는 요인이 되었다. 결국 이러한 괴리는 디지털 시대, AI 시대를 맞이하여 더욱 커지고 있어 WTO 협정의 규범력에 대한 의문이 점차 커지는 상황이 되었다.
작성자 윤여현 변호사 | 법무법인(유) 세종
감수자 이재민 교수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본 판례 해설 내용은 작성자와 감수자 개인의 견해로 산업통상자원부의 공식 견해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1) WTO 패널 보고서, China — Certain Measures Affecting Electronic Payment Services, WT/DS413/R (2012.08.31. 채택), para. 2.3.
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7.
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3.
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4.
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6.
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7.
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85.
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95.
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97.
1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99.
1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00.
1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02.
1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04.
1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19.
1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24.
1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33.
1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34.
1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38.
1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69.
2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70.
2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88.
2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93.
2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96.
2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98.
2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99.
2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04.
2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08.
2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09.
2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13.
3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18.
3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24.
3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33.
3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35.
3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38.
3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48.
3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49.
3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70.
3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75.
3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76.
4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77.
4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79.
4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82.
4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33.
4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34.
4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35.
4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36.
4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38.
4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39.
4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41.
5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49.
5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50.
5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61.
5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63.
5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s. 7.668-7.670.
5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78.
5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86.
5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87.
5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709.
5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745.
60) 차경자, “WTO GATS 분쟁사례연구: 미·중 전자지불서비스분쟁(DS413)", 「무역통상학회지」 제20권 제3호 (2020), p. 69.
61) 차경자, 위의 글, p.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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