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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vs. US - Clove Cigarettes 사건 (DS406, 2012.4.24. - 상소기구) 본문

Indonesia vs. US - Clove Cigarettes 사건 (DS406, 2012.4.24. - 상소기구)

통상분쟁 판례해설/기타 사건  2023. 10. 1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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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ted States - Measures Affecting the Production and Sale of Clove Cigarettes (WT/DS406)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에 관한 협정(Agreement on Technical Barriers to Trade, “TBT 협정”)] 

 


I. 분쟁 배경 및 판정요지


1. 당사국 및 제3자 참여국


본 사건의 제소국은 인도네시아이고, 피소국은 미국이다. 제3자 참여국은 브라질, 콜롬비아, 도미니카 공화국, 유럽연합, 과테말라, 멕시코, 노르웨이 및 튀르키예이다.


2. 패널 및 상소위원


2010년 9월 9일 WTO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패널을 구성하였다. 

 

ㅇ 의장: Ronald Saborío Soto
ㅇ 패널위원: Ichiro Araki, Hugo Cayrús 


동 분쟁의 상소심을 담당한 상소위원은 다음과 같다. 

 

ㅇ 의장: Shotaro Oshima
ㅇ 상소위원: Ricardo Ramírez-Hernández, Peter Van den Bossche


3. 사실적 배경 및 판정요지


(1) 사실적 배경 및 절차진행 경과


2010년 4월 7일 인도네시아는 미국 정부의 정향 (clove) 담배 금지 조치를 WTO 분쟁해결절차에 제소하였다. 미국 의회는 2009년 가족흡연예방 및 담배규제법(Family Smoking Prevention and Tobacco Control Act,“FFDCA”)을 통과시켰으며, 미국 행정부는 연방 식약미용법(Federal Food, Drug and Cosmetic Act, “FSPTCA”)의 일부를 개정하는 Section 907(a)(1)(A)를 제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시장에서는 정향을 포함한 모든 향이 첨가된 담배의 생산과 수입 및 판매가 금지되었으나, 정작 박하향 담배는 여기에서 제외되었다. 


2011년 9월 2일 패널 보고서가 WTO 회원국들에 회람된 이후 미국은 패널 보고서 중 법적 쟁점과 법적 해석에 대해 오류를 주장하며 상소했다. 상소기구 보고서는 2012년 4월 4일 회원국들에 회람되었고, 2012년 4월 24일 최종 채택되었다. 


2014년 10월 3일 인도네시아와 미국 양국은 DSU 제3.6조에 따라 상호 합의된 해결책에 도달했음을 WTO 분쟁해결기구에 통지하였다.


(2) 판정요지


본 사건 패널 및 상소기구의 주요 판정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TBT 협정 제2.1조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상소기구는 패널과 다른 이유로 인도네시아산 정향담배와 미국산 멘톨 담배가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이라는 패널 결정을 지지했다. 상소기구는 T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의 개념이 문제된 기술 규정의 규제 목적에 비추어 해석되어야 한다는 패널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았다. 상소기구는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상품들 간 경쟁 관계의 문제로서, 상품의 물리적 특성, 최종 용도, 소비자 기호 및 습관, 관세 분류 등 전통적인 ‘동종 상품’ 판단 기준에 근거하여 결정할 문제라고 보았다. 나. 상소기구는 문제된 FSPTCA Section 902(a)(1)(A)가 수입 정향 담배에 대해 ‘동종’의 미국산 멘톨 담배보다 덜 호의적인 대우를 했음을 확인했다. 상소기구는 TBT 협정 제2.1조 상 ‘불리하지 않은 대우’가 수입품에 미치는 악영향이 정당한 규제적 구분에서 기인할 경우를 금지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했다. 상소기구는 미 연방 식약미용법 제902(a)(1)(A)절의 계획, 체계, 공개 구조, 운영 및 적용 등이 인도네시아산 정향 담배의 경쟁 기회에 미치는 악영향이 인도네시아에서 수입된 동종 상품군에 대한 차별을 반영한다고 판단했다. 다. TBT 협정 제2.12조 위반 여부와 관련하여, 상소기구는 FSPTCA Section 902(a)(1)(A)가 공표일로부터 6개월이 도과되지 않았음에도 바로 발효됨으로써 TBT 협정 제2.12조를 위반했음을 확인했다.


II. 사건 및 판정의 세부사항


1. 제소의 근거가 된 협정

 

본 사건에서는 무역에 대한 기술장벽에 관한 협정 (Agreement on Technical Barriers to Trade,“TBT 협정”)의 위반이 문제 되었다.


2. 문제가 된 피소국의 조치


본 사안에서 문제 된 조치는 미국 정부의 정향 담배 금지 조치였다.


3. 사실관계


미국 FSPTCA은 Section 907(a)(1)(A)의 목적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미 하원 에너지 및 상업 위원회(House Energy and Commerce Committee)가 작성한 보고서 (이하 “하원 보고서”)는 FSPTCA 각 조항의 의미와 FSPTCA의 전반적 목적을 설명하고 있으며, 특히 Section 907(a)(1)(A)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동 보고서에 따르면, FSPTCA의 목적은 “공공 보건을 보호하고 담배 제품을 사용하는 18세 미만 인구의 숫자를 줄이기 위해 장관에게 담배 제품에 대한 적절한 권한을 제공”하는 데 있다고 한다. 또한 Section 907(a)(1)(A)의 목적은 “청소년들에게 매력적인 특징적인 맛이 있는 담배의 제조와 판매를 금지”하는 데 있다고 한다.1)


인도네시아는 패널에 대해 Section 907(a)(1)(A)가 다음을 위반하였음을 확인해 줄 것을 요청했다.2)


(1) TBT 협정 제2.1조 및 1994년도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GATT”) 제Ⅲ.4조 위반: 수입 정향 담배에 대한 대우가 국내 동종 상품인 멘톨 담배에 대한 대우에 비해 불리하기 때문이다. 

 

(2) TBT 협정 제2.2조 위반: 동 조치는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정도보다 더 무역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3) TBT 협정 제2.5조 위반: 미국이 문제 된 금지 조치에 대해 인도네시아가 요구한 설명을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4) TBT 협정 제2.8조 위반: 향이 첨가된 담배의 금지 조치는 설명된 특징에 근거하여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5) TBT 협정 제2.9조 위반: 미국이 인도네시아의 무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기술 규정을 도입함에 있어 TBT 협정 제2.9.1조, 제2.9.2조, 제2.9.3조 및 제2.9.4조 상 요건을 충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6) TBT 협정 제2.10조 위반: 미국이 문제 된 조치를 사무국에 통지하고 사안의 긴급성을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7) TBT 협정 제2.12조 위반: 미국이 문제 된 조치의 발표일과 그 조치의 발효일 간 합리적인 시간 간격을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8) TBT 협정 제12.3조 위반: 특징적인 향이 첨가된 담배의 금지가 개발도상국인 인도네시아에 대해 불필요한 장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4. 법률적 쟁점 및 판정 결과


(1) TBT 협정 부속서 1.1 관련 판단: Section 907(a)(1)(A)가 “기술규정(technical regulation)”에 해당하는지 여부


당사국의 주장

 

가. 제소국의 주장

 

인도네시아는 Section 907(a)(1)(A)가 TBT 협정 부속서 1.1에 정의된 “기술규정(technical regulation)”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EC - Asbestos 상소기구 보고서 내용을 상기하면서, 인도네시아는 Section 907(a)(1)(A)가 “식별 가능한 제품군(identifiable group of products)”(특정 향미를 지닌 담배, 특히 정향 담배)에 적용되며, “제품 특징(product characteristics)”을 정의하며(멘톨을 제외한 특징적인 향미의 첨가를 금지함), 그리고 이러한 금지에 대한 준수는 “강제적(mandatory)”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이 Section 907(a)(1)(A)를 “기술 규정(technical regulation)”으로 보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3) 


나. 피소국의 주장


한편, 미국은 문제 된 조치가 기술 규정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미국은 문제 된 조치를 기술 규정으로 보는 것이 패널의 심사 기준(standard of review)을 바꾸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따르면, 패널의 심사 기준은 문제 된 조치가 기술 규정인지 여부에 대해 제시된 사실에 기초하여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라고 한다.4)

패널의 판단

 

패널은 TBT 협정 제1.2조에서 동 협정 부속서 1에서 부여된 용어의 의미가 적용된다고 규정함을 확인하였다. 부속서 1.1은 “기술규정(technical regulation)”을 정의하고 있다. 패널은 부속서 1.1상 “기술규정(technical regulation)”이 EC - Asbestos 사건과 EC - Sardines 사건 상소기구에 의해 이미 검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 두 사건에서 상소기구는 부속서 1.1상 “기술규정(technical regulation)”에 해당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세 가지 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첫째, 해당 문서는 식별 가능한(identifiable) 제품 또는 제품군에 적용되어야 한다. 식별 가능한 제품 또는 제품군은 해당 문서에 명시적으로 식별될 필요는 없다. 둘째, 해당 문서는 제품의 하나 이상의 특징(product characteristics)을 정의해야 한다. 이러한 제품 특징은 제품에 내재된 것일 수도 있고, 제품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특징은 긍정 또는 부정의 형태로 부과될 수 있다. 셋째, 제품 특징에 대한 준수는 강제적(mandatory)이어야 한다. EC - Sardines 사건의 상소기구는 이 세 가지 기준이 부속서 1.1의 문언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5)


패널은 따라서 본 사안 Section 907(a)(1)(A)이 부속서 1.1상 “기술규정(technical regulation)”에 해당되는지 분석했다. 우선 첫 번째 요건과 관련하여, 패널은 Section 907(a)(1)(A)이 대상 제품, 즉 담배 및 그 구성 부분을 명시적으로 식별했다고 판단했다. 패널은 Section 907(a)(1)(A)의 대상 제품이 식별 가능(identifiable)할 뿐만 아니라, 명시적으로 식별(expressly identified)되었다고 강조했다. Section 907은 “담배 제품 표준(Tobacco Product Standards)”라는 제목으로, Section 907(a)(1)(A)은 “담배에 관한 특별 규칙(Special Rule for Cigarettes)”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음에 패널은 주목했다. 또한 Section 907(a)(1)(A)가 “담배 또는 그 구성 성분(담배, 필터 또는 종이 포함)”이 담배나 멘톨 외에는 다른 특정 가능한 향미를 포함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했음에 패널은 주목했다. 따라서 패널은 Section 907(a)(1)(A)가 “식별 가능한 제품 또는 제품군”에 적용되며, 따라서 “기술 규정”의 첫 번째 요건을 충족시킨다고 판단했다.6)


다음으로 두 번째 요건과 관련하여, 패널은 “기술 규정”의 정의의 핵심은 "제품 특징(product characteristics)”을 “정의하는(lay down)” 즉 명시, 규정 또는 제시(set forth, stipulate or provide)하는 “문서(document)”임에 있다고 본 EC - Asbestos 상소기구 보고서 내용을 언급했다. 또한 EC - Sardines 분쟁에서 상소기구가 제품의 특징이 “제품에 내재된 특성 및 품질(features and qualities intrinsic to the product)”일 경우뿐만 아니라, 제품과 관련된 경우도 포함한다고 설명했음도 상기했다.7)


패널은 Section 907(a)(1)(A)가 “제품 특징(product characteristics)”을 정의하고 있다고 보았다. 동 조치가 담배로 하여금 특정될 수 있는 향미를 그 구성 성분 또는 첨가제로서 포함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하나 이상의 제품 특징을 정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패널에 따르면, 담배의 향미는 그 제품의 “특성(feature)”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제품에 내재된(intrinsic to the product)” 특성에 해당된다. Section 907(a)(1)(A)은 또한 어떠한 담배도 그 구성 성분 또는 첨가제로서 특정될 수 있는 인공 또는 자연 향미를 포함할 수 없다고 규정했기 때문에, 제품의 구성 성분에 관련된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패널은 확인했다.8)


패널은 Section 907(a)(1)(A)이 제품 특징을 부정(negative)의 형태로 정의한 것은 Section 907(a)(1)(A)이 제품 특징을 정의한다는 결론을 바꾸지 못한다고 보았다. EC - Asbestos 및 EC - Sardines 사건에서의 조치들도 부정의 형태로 제품 특징을 정의했지만 여전히 TBT 협정 부속서 1.1상 “기술 규정”으로 보았기 때문이다.9)


패널은 또한 Section 907(a)(1)(A)이 “특징짓는 향미(characterizing flavor)”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동 조치가 제품 특징을 정의한다는 결론을 바꾸지 못한다고 보았다. EC - Asbestos 사건 상소기구는 제품 특징이 “객관적으로 정의될 수 있는(objectively definable)” 특징, 품질, 속성 또는 제품의 기타 구별 가능한 표식을 포함한다고 본 바 있다고 패널은 설명했다. 따라서 Section 907(a)(1)(A)이 “특징짓는 향미(characterizing flavor)”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문제의 특징이 “객관적으로 정의 가능(objectively definable)하지”않음을 의미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Section 907(a)(1)(A)이 “특징짓는 향미(characterizing flavor)”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정의하지 않고 있지만, 금지되는 특징짓는 향미의 종류에 대한 여러 가지 예시를 명시하고 있다는 점도 결론을 뒷받침하는 논거로 보았다. 따라서 패널은 Section 907(a)(1)(A)가 하나 이상의 “제품 특징(product characteristics)”을 정의하고 있으며, 이 점에서 “기술 규정(technical regulation)”의 두 번째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10)


마지막으로 세 번째 요건과 관련하여, 패널은 EC - Asbestos 사건 상소기구가 기술 규정의 준수가 “강제적(mandatory)”이라는 의미를 제품 특성을 구속력 있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규제한다고 설명했음을 상기했다. 또한 EC - Sardines 사건 상소기구가 문제 된 조치에 포함된 요구사항이 “전체적으로 구속력이 있으며 모든 회원국에 직접적으로 적용 가능하다”고 명시되었다는 이유에서 이를 기술 규정으로 보았다는 점 역시 상기했다.11)


패널은 Section 907(a)(1)(A)가 “강제적(mandatory)”으로 준수해야 할 제품 특성을 정의하고 있다고 보았다. Section 907(a)(1)(A)은 담배 또는 그 구성 부분이 성분 또는 첨가제로서 담배 제품 또는 담배 연기를 특징짓는 인공 또는 자연 향미, 허브 또는 향신료를 포함할 수 “없다(shall not)”고 규정한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동법의 의도된 효과가 “특징짓는 향미를 가진 담배의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함이라는 점도 패널은 언급했다. FFDCA 법에는 Section 907(a)(1)(A)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다고 패널은 설명했다. 즉, (i) Section 907(a)(1)(A)를 준수하지 않은 제품은 FFDCA Section 902(5)에 따라 “불량(adulterated)”인 것으로 간주되며, (ii) FFDCA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거나 판매를 위해 보유된 불량품은 FFDCA Section 304에 따라 압류될 수 있고, (iii) FDA는 FFDCA Section 301, 302, 303에 따라 Section 907(a)(1)(A) 및 FFDCA의 기타 조항 위반을 다루기 위해 법적 조치 및 형사 기소를 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패널은 Section 907(a)(1)(A)가 “강제적(mandatory)”으로 준수해야 하는 제품 특성을 정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 규정(technical regulation)”의 세 번째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12)


패널은 Section 907(a)(1)(A)이 TBT 협정 부속서 1.1조 상 “기술 규정(technical regulation)”에 해당한다고 결론지었다.13)


(2) TBT 협정 제2.1조 관련 판단: Section 907(a)(1)(A)가 제2.1조와 합치하는지 여부 


당사국의 주장 


1)“동종 상품(like products)” 관련 쟁점


가. 제소국의 주장


인도네시아는 Section 907(a)(1)(A)가 수입 정향 담배에 대해 동종의 국산 멘톨 담배보다 “불리한(less favourable)” 취급을 하기 때문에 TBT 협정 제2.1조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정향 담배가 다른 국산 담배, 특히 멘톨 담배와 “동종(like)” 상품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두 제품은 물리적 특성, 최종용도, 소비자 기호 및 관세 분류상 동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인도네시아는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 여부의 판단이 본질적으로는 GATT 제Ⅲ.4조 관련 판례에서 밝힌 바 있듯이, 제품 간 경쟁 관계의 성질 및 범위에 관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의 기저에는 GATT와 TBT 협정이 그 해석에 있어 서로를 관련 문맥으로 참고할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동시에 인도네시아는 다른 조치의 맥락에서 동종성(likeness)의 사안별 분석은 모든 담배가 해당 조치의 목적상 동종 상품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14)


GATT 국경세조정 작업반 보고서(GATT Working Party Report on Border Tax Adjustment)15) 기준과 관련하여, 인도네시아는 첫째로 정향 담배와 국산 담배(멘톨 담배 포함)가 동일한 물리적 특성을 가진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두 종류의 담배 모두 필터가 달린 종이 포장지에 경화 및 혼합 담배가 들어 있으며 미국의 세금 목적상 “A급” 담배로 간주된다고 한다. 인도네시아는 정향과 멘톨 담배가 첨가된 성분(허브 또는 향신료)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특성을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정향 담배가 국산 일반 담배 또는 멘톨 담배보다 독성이 더 세거나 건강에 더 큰 위험을 초래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그 물리적 특성에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정향 담배와 국산 담배의 상대적 독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았다.16)


둘째, 인도네시아는 정향 담배와 국산 담배(특히 정향 담배) 모두 담배를 흡연하기 위해 사용되기 때문에 최종 용도가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담배가 다른 두 가지 최종 용도, 즉 (i) 니코틴 중독의 충족, (ii) 담배의 맛과 연기의 향기 관련 즐거운 경험의 제공 등을 가진다는 미국 측 주장에 동의하지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니코틴의 전달은 담배 흡연의 결과이며,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최종용도가 아닌 소비자 행위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17)


셋째, “소비자 기호(consumer preferences)”와 관련하여, 인도네시아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일반 담배, 멘톨 담배, 정향 담배를 흡연의 대체제로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또한 흡연자들이 일반 담배 또는 멘톨 담배를 가장 빈번하게 선택하며 정향 담배는 “특별한 계기(special occasion)”에 소비하는 담배로 선택한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흡연이라는 동일한 최종 용도를 위해 흡연자들이 정향 담배, 멘톨 담배 또는 일반 담배를 서로 대체 가능하여 사용할 의사가 있다고 보았다.18)


인도네시아는 모든 담배가 유통 채널, 선반 공간에 대한 접근 및 시장 점유율에 있어 서로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았다. 인도네시아는 패널이 소비자 기호 및 습관에 대한 평가를 미국 소비자로 국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또한 동종성(likeness) 분석을 위한 관련 소비자 집단은 연령 구분이 없는 흡연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패널이 연령별 구분을 하고자 한다면, 인도네시아는 “청소년(18세 미만)” 집단과 “성인(18세 이상)” 집단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보았다. 아직 흡연을 시작하지 않은 청소년 인구가 동종성 분석을 위한 관련 소비자 집단으로 분류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19)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는 정향 담배와 국산 담배의 국제관세 분류가 6자리 수 수준에서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에 따르면, 정향 담배와 미국 국산 담배를 모두 포괄하는 담배에 대한 관세 분류는 HS07 24.02.20이며, 국가 간 비교는 6자리 수 수준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국의 8자리수 수준의 관세 분류는 본 사안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20)


나. 피소국의 주장


한편, 미국은 TBT 협정 제2.1조와 관련된 인도네시아 측 주장이 잘못된 분석과 불충분한 증거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미국은 TBT 협정 제2.1조 상 내국민 대우가 공중 보건 기준에 따른 중립적인 제품 표준을 확립하는 Section 907(a)(1)(A)와 같은 정당한 조치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21)국에 따르면, Section 907(a)(1)(A)는 청소년들이 흡연을 시작할 때 주로 사용되는 담배 유형의 이용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한 목적을 가진다. 미국은 또한 유의미한 수의 성인이 담배 또는 멘톨(그리고 정향도 포함) 향 담배 이외의 특징짓는 향미의 담배를 흡연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정향 담배가 성인이 아닌 청소년의 관심을 특히 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었다.22)

또한, 미국은 정향 및 다른 향미의 담배를 금지하는 것이 일반 담배 및 멘톨 담배를 금지하는 것과 다른 공중 보건 위험성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흡연하는 담배를 신속히 금지하는 것의 공중 보건적 효과가 금지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히 평가되지 않았다는 점은 Section 907(a)(1)(A)가 일반 담배나 멘톨 담배를 금지하지 않은 이유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일반 담배 및 멘톨 담배를 신속히 금지하는 것은 담배 암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어 흡연자들과 미국 의료 제도, 그리고 전체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있다고 보았다.23)


미국은 또한 인도네시아산 정향 담배가 미국산 일반 담배 또는 멘톨 담배와 동종 상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정향 담배가 일반 담배 또는 멘톨 담배와 경쟁 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따라서 소매상 또는 소비자들에게 대체 가능하거나 교환 가능한 제품이 아니라는 이유에서였다. 미국은 비록 TBT 협정이 GATT 제3.4조와 동일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으나, 동종성(likeness) 분석을 문제 된 제품들 간 경쟁 관계의 성질 및 범위에 기초하는 것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Section 907(a)(1)(A)가 공중 보건 보호하는 정당한 목적과 관련된 요소에 기초하여 광범위하게 유사한 제품군인 담배를 구분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따라서 동종성 결정은 제품의 경쟁 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것 이외에도 모든 담배에서 일반적으로 공유되는 특성의 중요성과 문제 된 공중 보건 조항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여겨지는 특성을 신중하게 분석해야 한다고 보았다. 미국은 GATT와 TBT 협정상 내국민 대우 판단에서 고려되어야 할 맥락상 원칙(contextual principles)이 존재하므로, 두 협정상 동종성 분석에 있어 Section 907(a)(1)(A)의 공중 보건적 근거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24)


미국은 또한, 패널이 Section 907(a)(1)(A)가 문제 된 제품들을 구분하는 공중 보건적 근거에 관련된 제품의 물리적 특성과 소비자 기호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보았다. 미국은 정향 담배와 구분되는 멘톨 및 일반 담배의 특성을 (i) 담배와 정향의 동일한 혼합물, (ii) 이에 포함된 “특별한 소스(special sauce)”, (iii) 유제놀(eugenol)의 존재에서 찾았다.25)


최종 용도에 관한 인도네시아의 주장과 달리, 미국은 담배에는 여러 가지 최종 용도가 있으며 단순히 “담배를 흡연(smoke tobacco)”하는 데에만 사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즉 담배는 다른 두 가지 최종 용도, 즉 (i) 니코틴 중독의 충족, (ii) 담배의 맛과 연기의 향기 관련 즐거운 경험의 제공 등을 가진다는 주장이었다.26)

소비자 기호 및 습관과 관련하여, 미국은 인도네시아가 정향 담배를 일반 담배 또는 멘톨 담배와 경쟁 관계에 있거나 소비자의 관점에서 대체 가능한 제품으로 볼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미국은 소비자들은 정향 담배를 “특별한 계기(special occasion)”에 흡연하는 담배로, 반면에 일반 담배와 멘톨 담배는 일상적으로 흡연하는 담배로 인식하기 때문에 두 제품을 서로 다른 것으로 구분해서 인식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관련 소비자를 미국 내 잠재적 흡연자 및 현재 흡연자 모두를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27)


관세 분류와 관련하여, 미국은 정향 담배가 미국의 GATT 상 관세 양허표의 8자리 수준에서 모든 다른 담배들과 다르게 취급된다고 주장했다.28)


2)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 관련 쟁점


가. 제소국의 주장


다음으로,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와 관련하여, 인도네시아는 수입된 정향 담배에 대한 취급이 국산 담배에 대한 취급보다 불리하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정향 담배는 주로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입되며 일반 담배 또는 멘톨 담배는 주로 미국 국내에서 생산되므로, 정향 담배에 대한 금지는 미국 시장 내에서 동등하지 않은 경쟁 조건을 만들어낸다고 보았다.29)


나. 피소국의 주장


한편, 미국은 Section 907(a)(1)(A)가 표면상 원산지 중립적이며 인도네시아가 이 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Section 907(a)(1)(A)는 수입 제품과 국산 제품을 구분하지 않으며, 미국 소비자들의 담배 사용 방식과 관련 공중 보건적 고려에 따라 제품을 구분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미국은 인도네시아가 사실상(de facto) 차별이 존재함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였다.30)


패널의 판단 

 

가.“동종 상품(like products)” 관련 쟁점


패널은 우선 TBT 협정 제2.1조의 문언이 WTO 회원국들로 하여금 수입품에 자국 원산의 동종 상품보다 불리하지 않은 취급을 하도록 요구한다고 밝혔다. 패널은 TBT 협정 제2.1조의 문언이 GATT 제Ⅲ.4조의 문언과 상당히 유사하며, 차이점은 전자가 내국민 대우를 특정한 조치(기술 규정)에 국한하는 반면, 후자는 더 광범위한 조치(상품의 국내 판매, 판매를 위한 제공, 구매, 운송, 유통 또는 사용에 영향을 주는 모든 법률 규정, 요건)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31)


패널은 기존 패널들이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성(likeness) 개념을 본격적으로 판단한 적이 없었으며, 본 사안 패널이 최초로 이 문제를 검토한다고 밝혔다. 패널은 제2.1조 해석에 두 가지 대안적 방식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즉 GATT 제Ⅲ.4조와 TBT 협정 제2.1조간 문언적 유사성에 근거하여 GATT 제Ⅲ.4조 상 동종성 분석이 TBT 협정 제2.1조에 바로 적용 가능하다고 보는 방식과, 또는 동종성 개념이 GATT 제3.4조 관련 판례를 직접 적용하지 않고 TBT 협정의 맥락에 비추어 판단하는 방식이 있다고 설명했다.32)


패널은 본 사안 당사국들이 TBT 협정 제2.1조를 GATT 제Ⅲ.4조 관련 판례와 TBT 협정의 맥락 전체를 고려하여 해석할 것을 요구했다고 판단하면서도, 당사국들의 주장이 GATT 제Ⅲ.4조 관련 판례를 주요 근거로 사용하고 있다고 보았다. 특히 당사국들이 국경세조정 작업반 보고서(GATT Working Party Report on Border Tax Adjustment)상 전통적인 동종성 기준을 적용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따라서 패널은 세 번째 대안적 방식으로 당사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GATT 제Ⅲ.4조 관련 판례와 TBT 협정의 맥락 모두를 고려하여 판단하는 방식이 존재한다고 밝혔다.33) 패널은 본 사안에서 가장 핵심적인 쟁점은 TBT 협정 제2.1조 하에서의 동종성(likeness) 판단이 GATT 제Ⅲ.4조에서의 동종성 판단과 마찬가지로, 그 본질상 비교 대상 제품들 간 경쟁적 관계의 성질 및 범위와 관련된 문제인지 여부라고 보았다. 패널은 1969년 조약법에 관한 비엔나 협약(Vienna Convention on the Law of Treaties, “VCLT”) 제31(1)조에 의거하여 TBT 협정 제2.1조를 조약문의 문맥 및 조약의 대상과 목적을 고려하고 그 조약의 문언에 부여되는 통상적 의미에 따라 해석하겠다고 밝혔다. 패널은 우선 TBT 협정 제2.1조의 문언에 부여되는 통상적 의미를 검토했다. TBT 협정 제2.1조의 문언은 GATT 제Ⅲ.4조를 모델로 하여 만들어진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두 조항은 모두 수입품(“어떤 회원국의 영토로부터 수입되는 상품” 또는 “다른 체약 당사자의 영토 내로 수입되는 체약 당사자 영토의 상품”)을 언급하며, 또한 모두 “국내 원산의 동종 상품에 부여되는 대우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부여”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패널은 두 조항이 규제하고 있는 조치의 유형에 대해서는 차이점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TBT 협정 제2.1조가 기술 규정에만 적용되는 반면, GATT 제3.4조는 기술 규정을 포함하는 더 광범위한 규제에 적용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패널은 이러한 차이가 중요성을 가진다고 밝혔다.34)


패널은 GATT 제Ⅲ.4조 상 동종성(likeness)에 대한 경쟁 중심적 접근법(competition-oriented approach)이 항상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성 분석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보았다. 동종성에 대한 경쟁 중심적 접근법은 GATT 제Ⅲ.1조상 일반 원칙에 근거하여 EC - Asbestos 사건 상소기구에 의해 개발된 것이며, TBT 협정에서는 GATT 제Ⅲ.1조와 동일한 조항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C - Asbestos 사건 상소기구는 GATT 제Ⅲ.4조에서 명시된 제Ⅲ.1조 상 ‘일반 원칙(general principle)’의 관련성과, 제Ⅲ.1조 상 일반 원칙이 제Ⅲ.4조의 동종성 개념 해석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요하게 설명했다.35)


패널은 GATT 제Ⅲ.1조와 같은 문언이 TBT 협정 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TBT 협정 제2.1조의 해석에 있어 유의미한 점이라고 보았다. 비록 GATT가 TBT 협정 제2.1조의 해석에 있어 관련 문맥으로 고려된다 하더라도, 동조에 대한 직접적인 문맥(immediate context)이 될 수 없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패널은 Japan - Alcoholic Beverages II 사건 상소기구가 동종성을 문맥과 대상 협정에 따라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는(stretches and squeezes)” 아코디언(accordion)에 비유했음을 상기했다. 패널은 상소기구가 언급한 동종성의 아코디언 비유가 GATT 제Ⅲ.4조와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like products)”을 서로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36)


패널은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like products)”의 직접적 문맥이 되는 제2.1조와 TBT 협정 전체, 그리고 TBT 협정 전문에 언급된 동 협정의 대상과 목적을 살펴보았다. 패널은 Section 907(a)(1)(A)가 TBT 협정 부속서 1.1상 기술 규정에 해당하며, 청소년 흡연 감소라는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징짓는 향미를 지닌 담배를 규제하는 직접적 목적을 갖고 있다는 점이 동종 상품 판단에 있어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패널은 또한 TBT 협정 전문에서 회원국들의 정당한 규제 권한을 인정한다는 내용과, 제2.2조 상 필요성(necessity) 요건을 결합한다면, GATT 제3.4조 상 동종성 개념과 다른 의미의 동종성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37)


패널은 TBT 협정 제2.1조의 해석에 있어 TBT 협정을 직접적 문맥으로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GATT 제Ⅲ.4조 관련 판례는 그 다음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즉 패널은 본 사안에서 TBT 협정 제2.1조의 해석은 경쟁 중심적(competition-oriented)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Section 907(a)(1)(A)가 공중 보건을 이유로 특징짓는 향미를 지닌 담배를 규제하는 직접적인 목적을 가지고 있음을 고려해서 동종성(likeness)을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38) 이러한 해석 방식으로 패널은 전통적인 동종성 기준, 즉 제품의 물리적 특성, 최종용도, 소비자 기호 및 습관, 관세 분류 등에 접근했다. 패널은 제품의 물리적 특성과 소비자 기호 및 습관을 검토함에 있어 Section 907(a)(1)(A)의 공중 보건 보호 목적에 특별히 가중치를 부여했다. 패널은 정향 담배와 멘톨 담배는 특정한 맥락에서는 동종 상품으로 볼 수 있으나 다른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즉 이 두 종류의 담배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은 속성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가상의 규제의 경우에는 이 둘을 동종 상품으로 볼 수 없으나, 두 종류의 담배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속성에 근거한 규제의 경우에는 이 둘을 동종 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본 사안의 조치는 정향 담배와 멘톨 담배가 공통적으로 가지는 속성, 즉 이를 특징짓는 인공 또는 자연 향미, 허브 또는 향신료를 성분 또는 첨가제로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규제이므로, 동 조치의 맥락에서 두 제품은 동종 상품으로 볼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39)


나.“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 관련 쟁점


 패널은 Section 907(a)(1)(A)가 동종 상품을 구분한다는 점 자체만으로는 TBT 협정 제2.1조 상 내국민 대우를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패널은 Section 907(a)(1)(A)가 수입된 정향 담배에 국내 동종 상품, 즉 멘톨 담배보다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를 부여했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40)


패널은 “동종성(likeness)”과 마찬가지로,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도 GATT 제Ⅲ.4조의 맥락에서 해석되었음을 상기했다. GATT 제Ⅲ.4조 관련 판례는 GATT 제Ⅲ.1조 상 일반 원칙에 대한 명시적 언급에 근거한 경쟁 중심적(competition-oriented) 분석을 반영하고 있다고 패널은 설명했다. 패널은 여기서 또다시 이러한 판례를 따를 것인지, 아니면 동 개념을 TBT 협정이라는 문맥과 Section 907(a)(1)(A)의 정당한 목적에 비추어 해석할 것인지의 문제에 직면한다고 보았다. 패널은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성(likeness)”의 해석에서 적용된 접근법이 같은 이유에서 이 문제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즉 청소년 흡연 감소라는 정당한 목적이 동종성 분석뿐만 아니라 불리한 대우 분석에서도 적용된다는 판단이었다.41)


패널은 “동종 상품(like products)”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EC - Asbestos 사건 상소기구가 GATT 제Ⅲ.4조 상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를 GATT 제Ⅲ.1조 상 일반 원칙에 비추어 해석했다고 보았다. 패널은 동 사건 상소기구가 GATT 제Ⅲ.4조의 맥락에서 “불리한 대우”를 해당 조치에 의하여 수입품이 국내 시장에서 경쟁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 경우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GATT 제Ⅲ.4조 하에서 “불리한 대우”가 존재하는지 여부는 본질적으로 시장 내 경쟁 조건에 대한 평가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경우, 해당 조치가 수입품과 국산품 간 경쟁 조건의 동등성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문제된 제품의 국외 원산지와 관련된 것인지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본 사안에서 정향 담배는 금지된 반면 멘톨 담배는 금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패널은 두 제품이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으로 취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42)


다음으로 패널은 본 사안 조치가 원산지에 근거하여 수입품과 국산품 간 경쟁 조건의 동등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를 검토했다. 패널은 Section 907(a)(1)(A)가 청소년 흡연 감소라는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조치임을 상기했다. 패널은 이 맥락에서 수입된 정향 담배가 국산 멘톨 담배에 비해 불리한 취급을 받았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패널은 TBT 협정이 WTO 회원국들로 하여금 정당한 목적(본 사안의 경우에는 청소년 흡연 감소)을 달성하기 위해 제품을 규제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보았다. 미국이 멘톨 담배를 금지하지 않는 이유는 이 담배가 청소년의 관심을 끄는 특징적인 향미가 첨가된 담배가 아니라서가 아닌, 그러한 금지 조치로 인해 발생한 비용 때문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패널은 멘톨 이외의 향미를 지닌 담배를 금지하는 조치는 다른 회원국들(특히 인도네시아)에 비용을 부담시키는 동시에 미국 기업에는 비용을 부담시키지 않는 효과를 발생시킨다고 판단했다.43)


이러한 판단은 미국이 Section 907(a)(1)(A)와 같이 공중 보건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러한 조치가 TBT 협정 제2.2조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서 무역 제한적이지 않은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의미라고 패널은 밝혔다. 패널에 따르면, TBT 협정 제2.1조의 대상과 목적은 기술 규정의 경우에 수입품과 국산품 간 차별을 금지하는 데 있다. 패널은 WTO 회원국들이 잠재적 비용을 회피하기 위해 국산 제품을 규제의 범위에서 제외시킨다면 이러한 목적이 침해될 것이라고 보았다. 따라서 패널은 Section 907(a)(1)(A)가 정향 담배는 금지하는 반면 멘톨 담배는 금지에서 제외함으로써 수입산 정향 담배에 대해 TBT 협정 제2.1조 상 “불리한 취급(less favourable treatment)”을 했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44) 이상의 분석에 근거하여 패널은 미국의 Section 907(a)(1)(A)가 TBT 협정 제2.1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45)


상소기구의 판단 

 

가. “동종 상품(like products)” 관련 쟁점


상소기구는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like products)”의 해석이 그 문언에서 우선 출발하여 제2.1조와 TBT 협정 상 다른 조항, 그리고 TBT 협정 전체를 문맥으로 고려하여 해석되어야 한다는 패널의 견해에 동의했다. 상소기구는 또한 TBT 협정 전문 (preamble)이 회원국들의 기술 규정에 의한 정당한 규제 권한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주목했다. 그러나 상소기구는 이러한 문맥적 요소와 TBT 협정의 대상 및 목적이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의 개념을 경쟁 중심적(competition-oriented) 관점에서 접근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는 패널의 견해에는 동의하지 않았다.46)


상소기구는 TBT 협정에 GATT 제Ⅲ.1조와 같은 조항이 없으므로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성 분석에 있어 GATT의 경쟁 중심적(competition-oriented) 접근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는 패널 판정에 주목했다. 상소기구는 EC - Asbestos 사건 상소기구가 GATT 제Ⅲ.1조 상 일반 원칙을 회원들이 국내 생산에 대한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 시장에서 문제된 국산품과 수입품 간 경쟁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국내 세제와 규제를 적용하는 것을 막는 원칙으로 이해했음을 상기했다. 그러나 상소기구는 동 사건의 상소기구가 GATT 제Ⅲ.4조 상 “동종성(likeness)” 개념이 “제품들 간 경쟁적 관계의 성질 및 범위(nature and extent of a competitive relationship between and among products)”에 관한 것이라는 결론을 오직 GATT 제Ⅲ.1조 상 일반 원칙으로부터만 도출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오히려 동 사건 상소기구는 GATT 제3.4조 상 “동종(like)”이라는 용어가 경쟁적 관계에 있는 제품에도 적용 가능하며, 이는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들이야말로 “불리한(less favourable)” 대우에 의해 영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47)


본 사안 상소기구는 GATT 제Ⅲ.4조와 TBT 협정 제2.1조 상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의 개념이 동종성 결정에 영향을 미치며, 동종성이 “제품들 간 경쟁적 관계의 성질 및 범위”에 관한 개념임을 잘 드러내 준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문제의 조치가 동종의 수입품과 국산품을 어떻게 취급하는지가 결정되기 때문에, “불리한 대우”의 개념은 제품을 시장과 연계시킨다고 상소기구는 밝혔다. 그러나 상소기구는 제품 간 경쟁적 관계에 기초하여 동종성을 결정함에 있어 패널은 문제된 조치 그 자체가 경쟁 관계에 미칠 수 있는 시장 왜곡 영향을 배제해야 하며, 이러한 효과 분석은 불리한 대우 분석으로 미뤄두어야 한다고 보았다. 즉 패널은 문제의 조치와 분리하여 동종성을 결정하기 위한 목적에서 제품 간 경쟁 관계의 성질 및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고 상소기구는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상소기구는 제품 간 경쟁 관계보다는 기술 규정의 정당한 목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성(likeness)” 개념을 이해해야 하며, TBT 협정의 문언 및 문맥도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한다는 패널의 견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48)


나아가 상소기구는 많은 경우 정부 조치는 문언이나 조치의 설계 및 구조 등으로부터 항상 쉽게 식별할 수는 없는 다양한 목표들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제품의 경쟁적 관계보다는 조치의 규제 목적에만 초점을 두어 동종성(likeness)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해당 조치의 모든 관련 목적들을 밝혀야 하며 어떤 목적을 다른 목적보다 더 관련성이 높거나 중요한 것으로 볼지 결정해야 한다. 상소기구는 제소국 또는 패널이 정부 조치의 모든 관련 목적들을 밝히며 이들 목적 중 어느 것이 동종성 분석에 더 중요한 관련성을 가지는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았다. 이 점이 미국의 상소 내용에도 잘 드러난다고 패널은 설명했다. 본 사안 패널은 문제된 조치의 목적으로 본 청소년 흡연 감소에 근거하여 동종성을 판단했다. 그러나 미국은 패널이 조치의 목적을 판단함에 있어 근시안적 시각을 가지고 접근했다고 비판하면서, 멘톨 담배와 정향 담배 간 구분을 하는 목적으로서 더 빈번하게 사용되는 담배와 관련된 공중 보건적 고려사항도 동 조치의 규제 목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상소기구는 이러한 미국의 주장이 제품 간 경쟁적 관계가 아닌 조치의 규제적 목적에만 근거해서만 동종성을 판단하는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여실히 드러낸다고 밝혔다.49)


상소기구는 패널이 동종성을 판단함에 있어 해당 조치의 여러 다양한 규제 목적들을 고려하게 되면 동종성에 대한 일관된 결론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다고 한다고 보았다. 또한 만약 패널이 동등하게 중요한 다른 목적들을 무시하고 오직 한 가지 목적만 고려한다면, 동종성에 대한 임의적(arbitrary)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상소기구는 동종성에 대한 목적 중심적(purpose-based) 접근법은 패널이 여러 규제 목적들 가운데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위치에 있게 되므로 WTO 회원국들의 규제 자율성을 더 보장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50)


상소기구는 또한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 상품(like products)”의 개념이 조치의 규제 목적에 따른 구분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상소기구에 의하면, “동종 상품”의 개념은 수입품에 불리한 대우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목적에서 서로 비교되어야 할 제품의 범위를 결정한다. 만약 동종 상품으로 고려될 수 있기에 충분한 경쟁 관계에 놓인 제품들이 해당 조치의 규제 목적에 근거하여 동종 상품의 범위에서 제외된다면, 이는 불리한 대우 분석의 왜곡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상소기구는 설명했다.51)


물론 상소기구는 동종성 판단이 기술 규정의 규제적 목적에 근거하면 안 된다는 동 기구의 결론이 기술 규정의 규제적 목적이 동종성 분석에 있어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밝혔다. EC - Asbestos 사건 상소기구도 GATT 제Ⅲ.4조 상 동종성 판단 기준에 있어 규제적 목적 및 고려사항이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동 사건 상소기구는 제품의 공중 보건에 대한 위험성이 제품 간 경쟁 관계의 결정에 있어 관련성을 지닌다고 보았으며, 제품의 물리적 특성 및 소비자의 기호·습관의 일환으로 공중 보건에 대한 위험성을 다루었다.52)


본 사안에서 상소기구는 제품의 공중 보건적 위험성 등 해당 조치의 규제적 고려 사항이 제품들 간 경쟁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이상, GATT 제III.4조뿐만 아니라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성 판단 기준에 관련성을 가진다고 보았다. 이러한 법적 기준에 따라 상소기구는 멘톨 담배와 정향 담배가 동종 상품인지 여부를 분석했다. 상소기구는 담배의 목적이 오로지 흡연에 있다는 패널 결정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담배가 다른 두 가지 최종 용도, 즉 (i) 니코틴 중독의 충족, (ii) 담배의 맛과 연기의 향기 관련 즐거운 경험의 제공 등을 가진다는 미국 측 주장에 동의했다. 그러나 상소기구는 두 유형의 담배가 니코틴 중독의 충족과 즐거운 경험의 제공 등에 있어서 동일한 최종 용도를 지닌다고 판단했다. 또한 상소기구는 패널이 소비자 기호 및 습관에 대한 분석을 청소년 흡연자에만 국한한 것을 비판하면서, 제품들 간 경쟁적 관계에 기초한 동종성 분석에서는 시장이 소비자의 범위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패널이 해당 제품의 주요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모든 소비자들의 기호 및 습관을 분석했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상소기구는 두 유형의 담배가 동종 상품에 해당한다는 패널의 결론 그 자체는 인용했다.53)


나.“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 관련 쟁점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패널이 TBT 협정 제2.1조 상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GATT 제Ⅲ.4조와 관련하여 상소기구 판정과 같이, 문제된 기술 규정이 관련 시장에서 수입품에 불리하게 경쟁 조건을 변경하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함에 동의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수입품의 경쟁 기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TBT 협정 제2.1조 위반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고 본 반면, 미국은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제품의 외국 원산지와 관련되는지 여부를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보았다. 상소기구는 TBT 협정 제2.1조의 대상인 기술 규정이 그 성질상 제품의 특성 또는 관련 공정 및 생산 방식에 따라 제품을 구분하는 규정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TBT 협정 제2.1조가 모든 구분, 특히 제품의 특성 또는 관련 공정 및 생산 방식에만 근거한 구분이 그 자체로서 제2.1조 상 불리한 대우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TBT 협정 제2.1조의 문맥이 되는 제2.2조에 따르면 “국제교역에 대한 장벽(obstacles to international trade)”이 “불필요(unnecessary)”, 즉 “정당한 목적수행에 필요한 이상으로 무역을 규제(more trade-restrictive than necessary to fulfill a legitimate objectives)”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장벽이 허용된다. 또한 TBT 협정 전문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해당 조치가 “자의적이거나 부당한 차별의 수단 또는 국제무역에 대한 위장된 제한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적용되지 않으며(are not applied in a manner which would constitute a means of arbitrary or unjustifiable discrimination or a disguised restriction on international trade)” “달리 이 협정의 규정에 일치한다는 요건 하에(otherwise in accordance with the provisions of this Agreement)” 인간, 동물 또는 식물의 생명 또는 건강보호에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상소기구는 TBT 협정의 목적 및 대상이 수입품에 대한 법률상(de jure) 및 사실상(de facto) 차별을 모두 금지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오로지 정당한 규제적 구분에서만 비롯된 경우에는 수입품의 경쟁 기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도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을 모두 고려할 때, TBT 협정 제2.1조가 국제 무역에 대한 모든 장애를 금지한다고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었다.54)

 

한편, 상소기구는 GATT 제Ⅲ.4조 상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가 수입된 제품군의 시장에서의 경쟁 조건을 국내 생산 제품군보다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보았다. 이와 유사하게 TBT 협정 제2.1조도 수입된 제품군에 대해 국내 생산 제품군보다 불리하게 대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상소기구는 제2.1조 위반 여부를 검토하는 패널은 문제 된 기술 규정이 수입된 제품군의 시장에서의 경쟁 조건을 국내 생산 제품군보다 불리하게 변경하는지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TBT 협정의 대상 및 목적에 비추어 본다면, 제2.1조 상 “불리한 대우”는 수입품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오로지 정당한 규제적 구분에서 비롯된 경우에는 이를 금지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고 상소기구는 지적했다. 즉 TBT 협정 제2.1조 상 “불리한 대우” 기준은 단지 수입품에 대한 법률상(de jure) 및 사실상(de facto) 차별만 금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상소기구에 따르면 문제된 기술 규정이 수입품을 법률상 차별하고 있지 않은 경우에는 수입품의 국산품에 대한 경쟁 기회에 부정적 영향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는 TBT 협정 제2.1조 상 불리한 대우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경우 패널은 이러한 부정적 영향이 오로지 정당한 규제적 구분에서만 비롯된 것인지 여부를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상소기구는 밝혔다. 상소기구는 사실상 차별이 존재하는지 여부는 해당 기술 규정의 설계, 체계, 공개 구조, 운영 및 적용 등을 검토하여 사안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55)


상소기구는 이러한 법적 기준에 비추어 본 사안에서 수입산 정향 담배가 국산 동종 상품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았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상소기구는 패널이 고려한 제품의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했다는 미국 측 주장에 대해, 만약 국내 생산 담배 집단에 멘톨 담배와 국산 향 첨가 담배를 모두 포함시킨다고 하더라도 패널의 최종 결론은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았다. 패널이 고려한 시간적 범위가 지나치게 좁았다는 미국 측 주장에 대해서도, 패널이 금지 조치가 내려질 그 당시에 미국 시장 내 멘톨 담배 이외에도 국산 향 첨가 담배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고려했다고 판단했다. 미국은 문제된 기술 규정이 수입산 정향 담배의 경쟁 기회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동 제품의 외국 원산지와 무관한 요소에 의해 설명되지 않는다는 패널 결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상소기구는 문제된 기술 규정이 법률상(de jure) 차별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그 기술 규정의 설계, 체계, 공개 구조, 운영 및 적용을 검토하며, 특히 수입품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사실상 차별이 아닌, 오로지 정당한 규제적 구분에서만 비롯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소기구는 Section 907(a)(1)(A)의 설계, 체계, 공개 구조, 운영 및 적용이 수입산 정향 담배의 경쟁 기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분명히 존재함을 잘 보여준다고 판단했다. 또한 이러한 경쟁 기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오로지 정당한 규제적 구분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라고 보았다. 청소년에게 향 첨가 담배가 매력이 있어 보이게 하는 이유 중 하나는 향미가 일반 담배의 거친 맛을 없애 일반 담배보다 흡연하기 더 용이하기 때문인데, 이는 멘톨 담배와 정향 담배에 모두 해당되는 경우라고 상소기구는 설명했다. Section 907(a)(1)(A)의 목적이 청소년 흡연 감소에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Section 907(a)(1)(A)의 관점에서는 멘톨 담배와 정향 담배 모두 청소년에게 유해한 담배에 해당한다고 상소기구는 보았다. 멘톨 담배를 금지 조치에서 제외시킨 이유를 미국 측이 설명했지만, 상소기구는 이러한 이유를 경쟁 기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오로지 정당한 규제적 구분에서만 비롯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비록 Section 907(a)(1)(A)가 수입산 및 국산 동종 상품을 명시적으로 구분하고 있지는 않으나, 동 조항은 인도네시아로부터 수입된 동종 상품을 차별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상소기구는 밝혔다. 따라서 상소기구는 TBT 협정 제2.1조 상 불리한 대우가 존재한다고 결론지었다.56)

 

(2) TBT 협정 제2.12조 관련 판단: 미국이 제2.12조를 위반했는지 여부

 

당사국의 주장 

 

가. 제소국의 주장


인도네시아는 미국이 Section 907(a)(1)(A)의 공표일과 발효일 간 최소한 6개월의 합리적 기간을 두지 않음으로써 TBT 협정 제2.12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는 TBT 협정 제2.12조에 규정된 권리가 특히 개발도상국에 유리하도록 확장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57)


나. 피소국의 주장


미국은 인도네시아가 미국이 TBT 협정 제2.12조를 위반했음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미국 측에 따르면, 동 사안에서의 90일의 기간이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도네시아 측 주장에는 오류가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인도네시아가 동 사안에서의 “합리적 기간”이 6개월 이상이어야 한다는 주장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58)


패널의 판단


FSPTCA는 2009년 6월 22일에 제정되었으며, Section 907(a)(1)(A)는 이로부터 3개월 후에 발효되었다. 패널은 따라서 이러한 3개월의 기간이 TBT 협정 제2.12조 위반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여기에서 중요한 쟁점은 제2.12조가 최소한 6개월의 기간을 요구하는지 여부라고 패널은 밝혔다.59)


패널은 동 쟁점을 검토함에 있어 도하 각료회의 선언문(Doha Ministerial Declaration) 제5.2항의 해석적 가치를 고려하였다. 비록 미국과 인도네시아가 제5.2항을 WTO 설립 협정 제9.2조에 해당하는 유권적 해석으로 분류하는데 있어 이견을 보였으나, 패널은 도하 각료회의 선언문이 각료회의 선언문은 WTO의 최고위급 기구인 각료회의에서 모든 WTO 회원국에 의해 합의된 것이므로 TBT 협정 제2.12조 상 “합리적 기간”을 해석함에 있어 동 선언문을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널은 또한 TBT 협정 제2.12조 상 “합리적 기간”을 도하 각료회의 선언문 제5.2항이 VCLT 제31(3)(a)조 상 당사국들의 사후 합의(subsequent agreement)로 간주될 수 있다고 보았다.60)


상소기구의 판단


상소기구는 도하 각료회의 선언문 제5.2항이 WTO 설립 협정 제9.2조에 따라 채택된 다자적 해석에 해당하지는 않는다고 보았으나, VCLT 제31(3)(a)조 상 당사국들의 사후적 합의에는 해당한다고 판단했다.61)


상소기구는 TBT 협정 제2.12조 상 원칙을 도하 각료회의 선언문 제5.2항에 비추어 해석한다면, 제소국(특히 개발도상국인 제소국)의 생산자들에 대해 피소국의 기술 규정상 요건에 따라 제품 또는 생산 방법을 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허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피소국이 이 원칙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동 원칙에 대한 예외가 존재함을 피소국이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즉 제소국이 먼저 문제 된 기술 규정의 공표일과 발효일 간 최소 6개월의 기간을 두지 않았음을 입증한다면, 그 다음에는 피소국이 (i) TBT 협정 제2.10조 상 “긴급한 상황”이 존재함을 보이거나, (ii) 제소국의 생산자들이 기술 규정상 요
건에 6개월 이내의 기간 동안 적응할 수 있음을 보이거나, (iii) 도하 각료회의 선언문 제5.2항에 명시된 바와 같이, “적어도(not less than)” 6개월이라는 기간이 해당 기술 규정의 정당한 목적을 달성하기에 효과적이지 않음을 보여야 한다.62)


상소기구는 인도네시아가 FSPTCA의 공표일과 Section 907(a)(1)(A)의 발효일 간 최소 6개월의 간격이 Section 907(a)(1)(A)이 추구하는 목적의 달성을 저해하지 않음을 입증해야 한다는 패널의 판단은 배척하였으나, 미국이 공표일과 발효일 간 최소 6개월의 간격을 부여하는 것이 Section 907(a)(1)(A)이 추구하는 목적의 달성을 저해한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패널의 견해에 동의했다.63)


III. 총평


이 판정은 WTO 협정 체제에서 비차별 대우, 내국민 대우를 더욱 발전시킨 판례로 인정되고 있다. 특히 GATT와 TBT 협정의 상관 관계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양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제시한 것은 그 이후 법리 발전에 상당히 중요한 기요를 하였다.

 

본 사안에서 패널 및 상소기구가 처음으로 TBT 협정 제2.1조 상 동종성(likeness) 및 불리한 대우(less favourable treatment) 개념을 검토하였다. 패널과 달리 상소기구는 두 가지 쟁점을 판단함에 있어 규제 목적보다는 규제가 제품 간 경쟁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에 대해 문제된 기술규정의 규제 목적을 고려한 패널의 입장은 GATT와 달리 인간과 동식물의 건강 보호를 위한 일반적 예외 조항을 별도로 두고 있지 않은 TBT 협정에서 회원국들의 규제 자율성을 가급적 인정해 준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상소기구가 동종 상품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패널과 같이 ‘정당한 목적’에 대한 고려를 받아들이지 않은 점은 다소 아쉽다.64) 회원국 정부의 정당한 목적에 방점을 두는 접근법을 택했더라면 정부의 규제 조치 채택의 자율성은 그만큼 제고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동 견해는 상소기구가 TBT 협정 제2.1조 상 불리한 대우를 판단함에 있어 수입품에 대한 부정적 영향이 정당한 규제적 구분으로부터만 비롯되었는지 여부를 고려하도록 한 것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고 보았다. 이처럼 상소기구가 기술규정 조치의 목적을 고려한 접근은 (1) 회원국의 규제조치에 대한 입법권 행사의 권리라는 하나의 축과 (2) 위장된 제한을 금지하고 자유 무역을 증진하여야 한다는 또 다른 축간의 상호 균형을 꾀하기 위한 시도로 동 견해는 평가하고 있다.65)


이 기준은 그 이후에도 TBT 협정 법리를 적용하는 데에 중요한 시금석으로 작동하고 있다. 

 

 

작성자 맹조영 변호사 | 법무법인(유) 세종
감수자 이재민 교수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본 판례 해설 내용은 작성자와 감수자 개인의 견해로 산업통상자원부의 공식견해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1) WTO 패널 보고서, Indonesia-United States On Measures Affecting the Production and Sale of Clove Cigarettes, WT/DS406/R (2011.9.2. 회람), para. 2.6. 
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3.1.

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0.
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1.

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3.
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7.

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9.
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31.
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32.
1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35.

1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37.
1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39.
1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41.

1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42.
15) Report of the Working Party on Border Tax Adjustment, L/3464 (1970.12.2.), BISD 18S/97.
1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44.
1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46.

1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47.
1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48.
2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49.
2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5.
2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6.

2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7.
2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8.
2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0.

2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2.
2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3.
2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5.
2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0.
3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66.

3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76.
3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81.
3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93. 

3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96.
3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99. 
36)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05.

3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09. 
3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119. 
3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48. 
4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49.

41)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51.
42)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68.

43)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86.
44)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92.
45)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293.
46) WTO 상소기구 보고서, Indonesia-United States on Measures Affecting the Production and Sale of Clove Cigarettes, WT/DS406/AB/R (2012.04.04. 채택), para. 108.  

47)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10.
48)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11.

49)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13.
50)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15.
51)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16.
52)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19.

53)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60.

54)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66.
55)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175.

56)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226.
57)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52.

58)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59.
59)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61.
60) WTO 패널 보고서, 위의 글, para. 7.576.
61)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268.

62)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290.
63) WTO 상소기구 보고서, 위의 글, para. 296.
64) 오선영, “자국민의 건강보호를 위한 기술규정 조치의 국제통상법적 쟁점에 관한 소고: 미국-인도네시아 정향담배 사건을 중심으로”, 「법학연구」, 제54권 제2호 (2013), p. 139. 

65) 오선영, 위의 글. p. 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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