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의 통상정책은 국제통상규범과 상호작용하며, 이는 미국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본고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통상정책 분야별로 정책방향을 전망하고, 미국의 통상정책이 국제통상규범과 어떻게 상호작용하게 될지를 분석하여 미국의 주요 통상정책 전망을 한 단계 더 세밀화하고 향후 국제통상규범의 변화 방향을 가늠해보았다.
우선, 바이든 행정부가 가장 중시하는 경제정책인 경제회복 및 중산층 재건의 경우 미국의 바이아메리칸 강화가 주요한 변수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에서 공약한 첨단산업 및 친환경 분야 대규모 인프라·R&D 투자를 추진할 시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분야 바이아메리칸 행정명령에 따른 미국의 관련 양허수정이나, 바이든 대통령이 공약한 정부조달 관련 통상규범 현대화 논의는 미국의 바이아메리칸 정책 추진강도에 따라 정부조달 분야 통상규범에 변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관세 전반을 재검토하고 통합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공약한바, 이전 행정부에서 도입한 232조, 301조 관세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32조 관세의 경우 WTO에서 패널 절차가 진행중이며, 301조 관세의 경우 미국이 중국에 실질적으로 패소한 뒤 상소한 상황이다. 특히 전자의 경우에는 국가안보예외와도 관련된 바, 미국이 미중간 갈등 맥락에서 취하고 있는 각종 비관세 조치에 시사점이 있는 만큼 사건 판정 결과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미국의 통상정책에서 미중간 경쟁이라는 맥락은 점진적으로 중요해지고 있다. 타이 USTR 대표 또한 중국에 대한 통상정책에서 해당 협정 이행확보를 최우선순위로 두겠다고 공언한 바, 해당 협정을 통해 미중간 소통이 얼마나 원만히 이루어지는지는 미국이 어떤 플랫폼을 활용하여 산업보조금이나 국영기업 등 미해결 문제를 중국에 문제를 제기하는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미중간 경쟁은 공급망이나 기술패권의 영역으로도 본격 확대되고 있으며, 수출통제나 외국인투자심사를 통한 기술안보 강화를 제외한 여타 조치는 여전히 구체화 중인 단계로 보이나 향후 관련한 무역제한조치가 마련될 경우 철강 232조 관세와 같이 국가안보예외를 원용할 수 있는지 문제가 같이 고려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지막으로 신규 무역협상을 본다면, 비록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회복을 우선할 것으로 공언하였으나 미국 USTR이 무역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의회로부터 협상권한과 협상목표를 부여받는 무역촉진권한(TPA)의 만료 시점을 전후로 미국에서는 앞으로의 무역협상 정책에 관한 논의가 촉발될 전망이다. 차기 TPA 관련 주요 미국 전문가 사이에서의 논의에 기반해 볼 때 내용의 차원에서는 노동 및 환경, 디지털, 환율 등이 논의되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디지털 통상의 경우 USMCA와 미-일 디지털 협정에 포함된 높은 수준의 규범을 미국이 도모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