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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ial Incident (Pakistan / India) 사건(Pakistan v. India, 2000. 6. 21. 판결) 본문

Aerial Incident (Pakistan / India) 사건(Pakistan v. India, 2000. 6. 21. 판결)

국제분쟁 판례해설/국제사법재판소(ICJ) 판례 2019. 10. 16. 12:11

45. Aerial Incident (Pakistan India) 사건(Pakistan v. India, 2000. 6. 21. 판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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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사건 개요 및 배경

 

이 사건은 파키스탄 해군 정찰기를 격추시킨 인도에 대해 파키스탄이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과 1928 년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일반 협약(이하 1928 년 협약)에 의거하여 ICJ 에 제소하였으나 인도가 해당 분쟁은 인도의 ICJ 강제 관할권 수용상의 유보 조항에 의해 ICJ 의 관할권이 배제되며 1928 년 협약이 양국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관할권 항변을 제기한 사건이다.

 

     1999 년 8 월 10 일 교육 훈련 비행 도중 인도 영공에오인 진입한 파키스탄 해군 정찰기를 인도 공군 미그 21 호기가 격추하여 승무원 16 명이 전원 사망하였다.  파키스탄은 인도의 행위를 규탄하였으나 인도는 정찰기가 착륙 신호를 무시하고 적대적인 회피 기동을 하여 격추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파키스탄은 1999 년 9 월 21 일 인도의 행위가 UN 헌장 및 국제 관습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확인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재판을 ICJ 에 청구하였다.

 

청구 근거는 1928 년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일반 협약 17 조와 ICJ 헌장 36(2)조에 따른 인도와 파키스탄의 ICJ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 그리고 ICJ 헌장 36(1)조였다. 1928 년 협약 17 조는 동 협정 관련 분쟁은 PCIJ 에 의뢰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파키스탄은 영국이 1928 년 협약 가입국이었으므로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한 파키스탄과 인도도 1928 년 협약 당사국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인도는 이를 부인하였고 1928 년 협약은 ICJ 헌장 36(1)조에 규정된 발효 중인 협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하였다. 인도는 또한 자신의 ICJ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에는 영연방 소속 국가와의 분쟁은 제외한다는 관할권 적용 배제 조항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에는 ICJ 의 관할권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나. 주요 쟁점 및 판결

 

1) 1928년 협약 적용 가능 여부

 

     ‘국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일반 협약’은 국제연맹의 주도 아래 1928 년 9 월 26 일 체결되고 이듬해 발효한 다자 협정으로서 체약국간의 분쟁 발생시 조정, 중재로 해결을 시도하고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의무적으로 상설국제사법재판소(PCIJ)에 회부한다고 17 조 166에 규정되어 있었다. ICJ 헌장 37 조는 PCIJ 회부가 의무화된 조약이나 협정이 발효 중일 경우 해당 분쟁은 ICJ 에 회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영국령 인도(British India)가 1931 년 5 월 21 일 이 협약에 가입하였으므로 파키스탄과 인도도 결과적으로 가입국이 되었으며 동 협정 17 조와 ICJ 헌장 37 조에 의해 ICJ 의 관할권이 성립된다고 주장하였다.

 

인는 1928 년 협약은 국제연맹의 해체와 함께 무효화되었다고 보아야 하며 1949 년 유엔에서 새 협약이 제정될 때 국제연맹이 주관 기관으로 규정된 조항들을 개정하였는데 17 조는 개정 조항 중의 하나이므로 1928 년 협약을 근거로 ICJ  관할권을 성립시킬 수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인도는 동 협약은 정치적인 의지를 나타내는 협정으로서 가입국 지위가 상속된다고 볼 수 없다면서 영국령 인도 해체와 함께 가입국 지위가 파키스탄과 인도에게 이전되었다는 파키스탄 주장을 일축하였다.  인도는 1974 년 9 월 18 일 UN 사무총장에게 인도는 1947 년 독립 이후 더 이상 1928 년 협약의 당사국이 아니라고 문서로 통지하기도 하였다. 

 

파키스탄과 인도는 1972 년 7 월 2 일 인도 북부의 Simla 시에서 양국간 분쟁은 양자 협상을 통한 평화적 수단 또는 ‘상호 합의한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한다는 약정을 체결하였다(Simla 합의). 파키스탄은 1928 년 협약 17 조가 ‘상호 합의한 평화적 수단’에 해당한다는 주장도 제기하였으나 인도는 양자 협상으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양국이 합의하는 추가적인 방식을 도모한다는 것이라고 일축하였고 어쨌든 인도는 이미 1974 년 9 월 UN 사무총장에게 1928 년 당사국이 아니라고 통지하였으므로 동 협정이 자국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견지하였다.

 

재판부는 Aegean Sea Continental Shelf 사건에서 1928 년 협약의 유효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을 내리지 않고 동 협정을 근거로 터어키를 ICJ 에 제소한 그리이스의 청구의 적법성 여부를 심리한 바 있음을 환기하고 이 사건에서도 1928 년 협약의 유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따로 심리하지 않고 인도의 1974 년 9 월 18 일자 UN 사무총장앞 통지를 중심으로 ICJ 관할권 존부를 심리하였다. 재판부는 설사 1928 년 협약이 계속 발효 중이라 하더라도 1974 년 인도의 통지는 그 명료한 내용상 1928 년 협약 45 조에 규정되어 있는 폐기 선언과 동등한 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유엔 사무총장은 45 조에 규정된 대로 인도의 통지 내용을 회원국에게 회람하였으며 1928 년 협약은 폐기 선언 국가를 제외하고 5 년씩 연장이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45 조를 적용할 경우 늦어도 1979 년 8 월 16 일 이후부터 인도는 이 협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확인하였다. 파키스탄의 재판 청구일 당시 이미 인도는 1928 년 협약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으므로 재판부는 동 협정 17 조와 ICJ 헌장 37 조에 의거하여 이 사건에 대해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확인하였다(판결문 para. 26~28).

 

2)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 유보 해당 여부

 

     인도는 기존의 ICJ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을 일부 수정한 신규 선언을 1974 년 9 월 18 일 기탁하였다. 신규 선언은 영연방 회원국이거나, 이었던 국가와의 분쟁과 다자 조약의 적용과 해석에 관한 분쟁에 대해서는 ICJ 의 강제 관할권 적용을 유보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인도는 파키스탄이 제소한 이 사건 분쟁은 모두 이 유보 사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ICJ 의 관할권을 부인하였다. 파키스탄은 영연방 유보는 국가를 차별하므로 주권 평등의 원칙 및 유엔 회원국의 권리 의무의 보편성에 위반되고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의 유보는 ICJ 헌장 36(3)조 167 에 규정된 상호주의와 기간성이라는 한계를 일탈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파키스탄은 아울러 인도는 Simla 합의를 통해 이미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약속했으므로 금반언의 원칙에 의해 인도는 관할권 선언 유보 내용을 원용할 수 없다고 입장도 개진하였다.

 

재판부는 인도의 관할권 수용 선언의 유보 내용이 ICJ 헌장 36(3)조와 부합되지 않는다는 파키스탄의 주장에 대해 재판부의 관할권은 수용된 범위 내에서 존재할 수 있다는 상설국제사법재판소의 판례 168 와 Military and Paramilitary Activities 사건에서 강제 관할권 수용 선언은 임의적이고 일방적인 약속으로서 각국은 수용 여부와 수용 선언시 조건부 또는 무조건부 여부에 대해 완전히 자유라고 판시169되었음을 환기하였다.  재판부는 수용 선언에 부과할 수 있는 조건을 제한하고 있지 않으며 임의로 유보 내용을 부가할 수 있는 권리는 그간의 국가 관행에서도 확인되고 영연방 소속 국가와의 분쟁을 제외한 예는 인도 외에도 8 개국의 수용 선언에서도 발견된다고 설명하였다.

 

재판부는 인도의 영연방 유보가 헌장 위반이라는 파키스탄의 주장을 기각하였으며 ICJ 의 강제 관할권이 적용되는 분쟁의 대상 범위를 한정하는 것 역시 각국의 자유라고 설시하고 인도의 유보 내용이 차별적이라는 파키스탄의 주장도 수용하지 않았다. 파키스탄은 영연방이 더 이상 영국 국왕에 대한 충성의 공동성에 의해 결속되어 있지도 않으므로 영연방 유보는 구시대적이라는 반론도 제기하였으나 재판부는 모든 선언은 실제 사용된 단어에 유의하여 있는 그대로 해석되어야 하며 Fisheries Jurisdiction 사건에서 관할권 수용 선언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관할권 수용 당시의 수용 국가의 의도를 정히 감안하여 해석해야 한다고 판시 170 된 바 있음을 환기하였다.

 

비록 영연방 유보 조항이 최초로 나타나게 된 역사적 사정이 변했거나 소멸했다 하더라도 수용 선언국의 의도에 우선할 수는 없으며 인도는 ICJ 강제 관할권이 적용되는 대상의 범위를 제한하겠다는 의사를 반복하여 확인하였으므로 그 이유에 관계없이 재판부는 그 제한에 구속된다고 확인하였다(para. 36~44). 재판부는 Simla 합의에 근거한 파키스탄의 금반언 원칙 주장과 관련하여 Simla 합의의 내용은 두 당사국이 합의하는 평화적 수단의 적용 방식에 대해 아무 규정이 없으므로 이 사건에서 인도는 영연방 유보를 원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동 합의를 해석할 수는 없다고 일축하였다.

 

재판부는 이상을 토대로 인도는 강제 관할권 선언의 영연방 유보를 정당하게 원용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관할권이 없으므로 다자 조약 유보의 합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굳이 심리하지 않겠다고 언급하였다(para. 45~46).

 

(작성자 :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1) 17. All disputes with regard to which the parties are in conflict as to their respective rights shall, subject to any reservations which may be made under Article 39, be submitted for decision to the PCIJ, unless the parties agree, in the manner hereinafter provided, to have resort to an arbitral tribunal. It is understood that the disputes referred to above include in particular those mentioned in Article 36 of the Statute of the PCIJ.

 

2) The declarations referred to above may be made unconditionally or on condition of reciprocity on the part of several or certain states, or for a certain time.

 

3) Phosphates in Morocco, Judgment, 1938, PCIJ, Seires A/B, no. 74, p. 23

 

4) ICJ Reports 1984, p. 418, para. 59.

 

5) ICJ Reports 1998, p. 454, para.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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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글은 "국제법 판례 종합해설 1,2권"(저자 김승호)의 해당사건 부분을 저자의 동의하에 일부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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