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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komb Synergetics Technology Holding AB v. The Republic of Latvia, SCC Case No. 118/2001
청 구 인: Nykomb Synergetics Technology Holding AB
대 리 인: Hellström & Partners Advokatbyrå KB (Jonas Wetterfors, Per Winnberg)
피청구국: 라트비아 공화국 (Republic of Latvia)
대 리 인: Setterwalls Advokatbyrå (Fred Wennerholm, Petter Törnquist)
Grunte & Cers law firm (Gundars Cers)
Bjørn Haug (의장중재인, 노르웨이 국적)
Rolf A. Schütze (독일 국적)
Johan Gernandt (스웨덴 국적)
이 사건은 에너지 헌장 조약(Energy Charter Treaty, 이하 "ECT")을 근거로 발생한 첫 중재 사건이다. 투자자는 라트비아 열병합 발전소 건설 및 전력공급 사업에 투자하였는데, 라트비아가 애초에 약정한 전력 매입가(평균 소비자가격의 2배 가격) 보다 낮은 매입가(0.75배 가겨)만을 지급하자 이 사건 중재를 제기하였다. 중재판정부는 라트비아의 약정 매입가 지급 거부가 ECT 제10조 차별금지의무를 위반한다고 판단하였다.
Energy Charter Treaty (1994)
라트비아 국유기업 Latvenergo가 전기사업자 Windau에게 약정한 전력 매입가(평균 소비자가격의 2배 가격)의 지급을 거절한 조치
LVL 700만(약 USD 1,230만)과 지연손해금1
Nykomb Synergetics Technology Holding AB(이하 “Nykomb” 또는 “청구인”)는 스웨덴 국적의 기업으로서, 라트비아 공화국(이하 “라트비아” 또는 “피청구국”) 국적의 기업 SIA Windau(이하 “Windau”)의 완전모회사이다. Nykomb은 1999년 3월 Windau의 지분 51%를 취득하였고, 2000년 9월 나머지 지분 49%를 취득하였다. The State Joint-Stock Company Latvenergo(이하 “Latvenergo”)는 전력을 생산, 구매, 배급하는 라트비아의 100% 국유기업이다.2
라트비아에서 1995년 제정된 에너지 관련 법률(이하 “1995년 법률”)은 일정 규모의 열병합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국가송전망을 위해 구매하는 경우에는 8년 동안 평균 소비자가격의 2배 가격에 구매한다고 규정하였다. 이 규정은 1997년 6월 개정되어 1997년 5월 31일 이후 효력이 발생하는 계약에 대해서는 위 2배 가격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였고, 1998년 10월 6일에는 전력산업에 관한 법률(Power Industry Law, 이하 “전력산업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폐지되었다. 전력산업법은 내각이 전력산업법 제정 또는 시행 이후 운영을 개시하는 발전소로부터의 전력구매가격을 정하도록 하였고, 내각이 그에 따라 공표한 규정은 이 사건에서 문제된 유형의 열병합 발전소로부터의 전력구매가격을 평균가격의 0.75배로 정하였다.3
Windau는 1997년 3월 Latvenergo와 열병합 발전소 건설에 관한 계약 세 개를 체결하였는데, Bauska시에 열병합 발전소(이하 “Bauska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하는 1997년 3월 24일자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도 이에 포함되었다. 이 사건 계약은 그 체결일에 효력이 발생하였고, 이에 따라 Windau는 Latvenergo에게 Bauska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1995년 법률에서 정한 가격(평균 소비자가격의 2배 가격, 이하 “약정 매입가”)에 판매하기로 하였다.4
그런데 Latvenergo는 1997년 9월 25일 Windau와 추가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하였고, 1997년 10월 2일에는 이 사건 계약이 권한 없는 자에 의해 체결되었다는 이유로 그 무효를 주장하였다. Bauska 발전소는 1999년 9월 17일 완공되었다. 그러나 Windau와 Latvenergo 사이에 전력판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요금이 평균 소비자가격의 2배인지 0.75배인지에 관하여 이견이 발생하였다. 결국 Bauska 발전소는 2000년 2월 28일에야 운영을 개시하였고, Windau와 Latvenergo는 2000년 3월 10일 Latvenergo가 잠정적으로 평균가격의 0.75배에 전력을 구매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2000년 계약”). Latvenergo는 이후 Windau를 상대로 라트비아 법원에 제소하였다가 2003년 1월 소를 취하하였다. 그러나 Latvenergo는 이후에도 약정 매입가를 지급하지 않았다.5
한편 청구인은 2001년 12월 11일 피청구국이 약정 매입가 지급을 거절함으로써 ECT의 차별적 조치 금지, 공정∙공평대우 의무 등의 조약상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중재를 신청하였다.
가. 관할권에 대한 판단
1) 라트비아 법원의 관할권으로 인하여 중재판정부의 관할권이 배제되는지 여부
피청구국은 아래와 같이 주장하며 중재판정부의 관할에 대하여 이의하였다.6
(i) 이 사건 중재신청은 Windau와 Latvenergo 사이에 체결된 여러 계약에 기초하고 있는데, 청구인은 계약당사자가 아니다.
(ii) 위 계약은 라트비아 법원에 전속관할을 부여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
(iii) Windau는 이 사건과 동일한 위반행위에 기초하여 라트비아 법원에 제소할 수 있으므로 이중지급의 위험이 있다.
(iv) 라트비아는 ECT 체결 당시 이 사건과 같은 청구가 제기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중재에 동의한 것이 아니다.
(v) 이 사건 분쟁은 먼저 라트비아 법원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피청구국의 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7
(i) 청구인은 Windau의 손해가 아니라 피청구국의 조약 위반으로 인한 청구인 자신의 손해를 주장하고 있다.
(ii) 청구인은 이 사건 계약의 관할 조항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
(iii) 조약상 중재를 신청할 권리가 이중지급 위험을 이유로 제한되지 않는다.
(iv) 라트비아는 ECT 체결 당시 중재 조항의 적용 범위나 해석에 관하여 유보하지 않았으므로 적절한 해석에 따라 이 사건 협정에 기초한 중재를 받아들일 의무가 있다.
(v) ECT나 국제법상 국내구제절차를 먼저 소진해야 한다는 일반적인 의무는 없다
2) 이 사건이 ECT의 적용범위에서 제외되는지 여부
피청구국은, (ⅰ) 이 사건 계약은 1997년 3월 24일 체결되었는데, 이는 ECT 발효일인 1998년 3월 17일 전이고, (ⅱ) 청구인의 투자는 Windau가 약정 매입가에 관한 권리를 상실한 이후에 이루어졌으며, (ⅲ) 청구인은 Windau 지분을 매수하기 전에 매입 가격에 관한 분쟁이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협정의 보호를 받지 못할 사업상의 위험(commercial risk)을 감수한 것일 뿐만 아니라, (ⅳ) 이 사건 계약은 투자계약이 아니라 상업적 계약이므로, 이 사건은 ECT의 보호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8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다.
(i) 이 사건 청구의 기초는 법률개정으로 인한 Windau의 법률상 권리 상실 및 약정 매입가 지급 거절에 따른 Windau의 계약상 권리 침해인데, 이는 ECT 발효일 이후인 1998년 10월 및 1999년 9월 무렵 이루어졌다. 따라서 ECT의 소급적용 여부는 문제될 여지가 없다.9
(ii) 청구인은 1999년 3월 Windau의 지분 51%를 매수함으로써 최초 투자를 하였다. 이는 Windau의 법률상 권리가 없어진 이후이지만, 이 사건 계약 위반은 청구인의 최초 투자 이후인 1999년 9월 무렵 이루어졌으므로 최소한 계약상 권리에 관하여는 소급적용 여부가 문제되지 않는다.10
(iii) 청구인은 Windau에 투자하기 전부터 이 사건 계약의 효력에 관하여 분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Latvenergo가 1997년 10월 2일 이 사건 계약의 무효를 주장하였고, 늦어도 2001년에서 2002년으로 넘어갈 즈음 라트비아 법원에 Windau를 상대로 소를 제기하기도 하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청구인의 Windau 51% 주식 매수계약에 매도인의 환매권(지분 21%에 대하여)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 환매권 행사 조건 중 하나가 ‘청구인이 Latvenergo에 약정 매입가로 전기를 판매할 것’이었다. 그렇지만 이 사건 계약은 법적으로 유효하며 구속력이 있다. 이에 따라 Windau는 약정 매입가에 대한 권리를 취득하였고, 청구인은 이 사건 계약을 신뢰하여 투자를 결정하였다. 청구인이 사업상의 위험을 감수하였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만약 청구인이 피청구국의 의무 불이행 가능성을 알았다는 이유로 청구인의 투자를 투자협정의 보호대상에서 제외한다면, 투자유치국은 협정상 의무를 이행할 의향이 없다고 알리는 것만으로도 의무를 회피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11
(iv) 이 사건의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계약을 순전히 상업적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이 사건 계약과 같은 전력매매계약은 명백히 ECT상 투자의 개념에 포함된다.12
나. 본안에 대한 판단
1) Windau가 약정 매입가를 지급받을 권리를 취득하였는지
중재판정부는 Windau가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지급받아야 할 가격은 약정 매입가에 기초하여 결정하여야 한다고 보았다. 중재판정부는 특히 라트비아 법원이 Latvenergo와 다른 열병합 발전소 Latelektro-Gulbene 사이의 사건에서 내린 판결을 강조하였다. Latvenergo와 Latelektro-Gulbene 사이의 계약은 이 사건 계약과 유사했다. Latvenergo는 이 사건에서와 마찬가지로 Latelektro-Gulbene와의 계약이 무효이므로 약정 매입가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라트비아의 Riga 지방법원, 항소법원 및 대법원은 일관하여 위 계약이 계약체결 당시 시행되고 있던 1995년 법률을 인용하였으므로 계약당사자들은 약정 매입가에 구속된다고 선언하였다. 중재판정부는 이러한 라트비아 법원의 판결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이 Windau가 전력을 생산할 준비가 된 때로부터 8년 동안 전력판매가격을 평균 소비자 가격의 2배인 약정 매입가로 정하였다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였다.13
이에 대하여 피청구국은 이 사건 계약의 불가항력(force majeure) 조항에 따르면,14 법률개정으로 인하여 계약당사자의 의무가 달라질 수 있고, 이 사건 계약의 전력 매입가는 2000년 계약에 의해 변경되었다고 항변하였다. 중재판정부는 불가항력 조항이 포괄적으로 법률의 변경을 언급한다고 하여 입법자가 약정 매입가를 지급할 의무를 아무런 제한 없이 무효화시킬 수 있다고 볼 수는 없으며, 라트비아 대법원도 Latelektro-Gulbene 소송에서 계약체결 이후의 법률개정에도 불구하고 계약체결 당시의 법령에 따른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선고하였다고 지적하였다. 또한 중재판정부는, 2000년 계약이 전력 매매가격에 관한 분쟁이 해소될 때까지 적용될 가격을 정하면서, 계약당사자들이 이 사건 계약에 기초한 청구권을 여전히 보유한다고 정한 점에 비추어 볼 때, 2000년 계약은 잠정적 계약에 불과하여 이 사건 계약을 취소하거나 대체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였다.15
2) Latvenergo의 행위를 피청구국의 행위로 볼 수 있는지
피청구국은 Latvenergo가 라트비아와 별개의 주체이므로 그 행위로 인하여 피청구국이 책임을 부담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주장을 배척하고, 피청구국이 Latvenergo의 약정 매입가 지급 거절에 따른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16
3) ECT 위반 여부
가) 간접수용
청구인은 피청구국의 약정 매입가 지급 거절로 인하여 Windau의 매출 수입이 상당 부분 감소하여 청구인의 투자가치가 손상되었고, 이는 간접 또는 점진적(creeping) 수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중재판정부는 수용 여부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투자유치국이 해당 기업을 소유 또는 지배하게 된 정도라고 설명하면서, 이 사건에서는 Windau나 Windau가 소유하는 자산의 점유가 박탈된 적도 없고, 주주의 권리행사나 회사의 경영 또는 운영에 지장이 초래된 적도 없다고 지적하였다. 이에 따라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의 약정 매입가 지급 거절이 수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20
나) ECT 제10조 위반
ECT 제10조는 공정∙공평대우, 지속적인 보호와 안전 제공, 최혜국대우, 차별금지 등을 정하고 있다. 청구인은 피청구국이 위 조항이 정하는 여러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이 위 의무 중 하나만 위반하였더라도 법적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면서, 불합리한 또는 차별적 조치(unreasonable or discriminatory measure)의 존재 여부에 관하여 먼저 살폈다.21
중재판정부는 아래와 같은 논리에서 Windau에 대한 피청구국의 차별적 조치가 있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청구인의 나머지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살피지 않았다.22
4) 손해액 산정
청구인은 Windau의 순이익 감소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였다.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의 조치로 인하여 청구인 투자의 경제적 가치가 손상되었다고 인정하였다. 그러나 Windau의 수익 감소액과 같은 금액이 투자자인 청구인의 손해로 곧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점도 명백하다고 하였다. 아울러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의 손해액을 산정할 수 있는 기초자료가 충분히 제출되지 않았고, 이 사건 판정의 선고 이후에 발생할 잠재적 손해는 배상을 명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였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판정 선고시까지 청구인이 입은 손해액을 Windau의 전력매출손실액의 1/3, 즉 LVL 160만 (약 USD 265만)으로 산정하였고, 피청구국이 이 사건 계약상 8년의 기간이 종료될 때까지 약정 매입가를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23
이 사건에서처럼 투자유치국 국적 공기업의 행위로 인하여 투자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공기업의 행위를 투자유치국에게 귀속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투자협정에서 이에 관하여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다면 이에 따르면 된다(예컨대 미국에스토니아 BIT, 미국-오만 FTA 등).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통상 국제법위원회의 국가책임에 관한 초안(International Law Commission Draft Articles on Responsibility of States for Internationally Wrongful Acts, 이하 “ILC 국가책임초안”)의 국가귀속 관련 조항(주로 제4조, 제5조, 제8조)이 적용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ILC 국가책임초안은 국제관습법을 성문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24
ILC 국가책임초안 제4조는 국가기관의 행위는 국가의 행위로 간주된다고 정하고 있다. 제5조는 국가로부터 공권력을 위임받은 주체가 그 공권력을 실제로 행사한 경우 이러한 주체의 행위는 국가의 행위로 간주된다고 정하고 있다. 반면 제8조는 개인의 행위는 국가에 귀속될 수 없다는 국제법상의 일반 원칙에 대한 예외로서, 국가의 지시(instruction), 지휘(direction) 또는 통제(control) 등을 살펴 개인의 행위라고 하더라도 국가귀속이 인정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25
이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것은 국가기관의 국가귀속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ILC 국가책임초안 제4조다. 국가기관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실질적으로 판단된다. 형식적으로는 국가기관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사실상의 국가기관(de facto State organ)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국가귀속이 인정된다. 통상 (i) 국가의 지분 비율, (ii) 인적조직, 재정 등 대한 국가의 관여 여부 및 정도, (iii) 국가의 통제∙감독권 실제 행사 여부 및 수준 등이 주로 고려된다. 이에 따라 문제된 공기업이 국가기관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기도 하고(Deutsche Bank v Sri Lanka, Flemingo v Poland 등),26 그렇지 않기도 한다(Ulysseas v Ecuador, Staur v Latvia, Almås v Poland 등).27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Latvenergo의 행위가 라트비아에 귀속된다고 인정하였다. 중재판정부가 판정이유에서 ILC 국가책임초안을 명시적으로 인용하지는 않았지만, Lavenergo를 라트비아의 “도구(instrument)”라거나, “국가조직의 일부(constituent of the Republic’s organization)”라고 표현한 점에 비추어,28 Latvenergo를 ILC 국가책임초안 제4조가 정하는 “사실상의 국가기관”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것으로 이해하여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참고로 우리나라 정부를 상대로 제기된 대부분의 투자중재 사건에서도 문제된 공기업이 국가기관에 해당한다고 인정되었다(Dayyani v Korea 사건에서 한국자산관리공사, Elliott v Korea, Mason Capital v Korea 사건에서 국민연금공단).
차별금지와 관련된 투자협정상의 의무로는 일반적으로 공정∙공평대우, 내국민대우, 최혜국대우 의무 등이 꼽힌다. 그러나 ECT 제10조 제(1)항은 위와 같은 의무 외에 별도의 문언을 두어 “투자유치국이 [투자]의 운영, 유지, 사용, 향유 또는 처분과 관련하여 비합리적이거나 차별적인 조치를 하여서는 안 된다([N]o Contracting Party shall in anyway impair by unreasonable or discriminatory measures their management, maintenance, use, enjoyment or disposal)”고 선언하였다.
위와 같은 ECT 제10조 제(1)항의 차별금지 문언이 공정∙공평대우, 내국민대우, 최혜국대우 의무에 이미 포함되어 있는 차별금지 의무를 확인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이를 공정∙공평대우, 내국민대우, 최혜국대우 의무와 구분되는 별도의 독립적인 협정상의 의무로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사건 중재판정부가 이러한 차별금지 의무와 나머지 의무(공정∙공평대우, 내국민대우, 최혜국대우 의무)의 관계를 어떻게 보았는지는 불분명하다. ECT 제10조 제(1)항이 특히 ‘투자의 운영, 유지, 사용, 향유 또는 처분’과 관련한 차별금지를 명시하였으므로, 이 사건 중재판정부가 최소한 ‘투자의 운영, 유지, 사용, 향유 또는 처분’ 관련 영역에서는 차별금지 의무가 나머지 의무와 별개로 존재하고 적용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이 아닌가 한다.
아울러 차별금지의무 위반에 대한 입증책임에 관하여도 간략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차별금지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는 “동일한 것을 비교하여야 한다(compare like with like)”면서, Windau와 다른 두개의 발전소가 “비교될 수 있는 동일한 법령의 적용을 받는 대상”이라고 인정한 다음, 라트비아가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할 책임을 진다는 것이 국제법상 확립된 법리라고 설시하였다.29
그렇지만 차별금지가 문제되는 경우의 입증책임에 관하여는, (i) 투자자가 동일한 상황(like circumstances)에 있는 주체들에 대한 투자유치국의 서로 다른 취급 또는 조치를 입증하면 일응 차별대우가 존재한다고 인정될 수 있지만, (ii) 피청구국이 이러한 차별을 정당화할 수 있는 사유를 입증하면 투자협정상의 차별대우 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거나 그에 따른 책임이 부정된다고 설명하는 것이 보다 일반적이라고 이해되고 있다.30
그러므로 피청구국의 입증책임에 관한 위와 같은 이 사건 중재판정문의 기재는 형식적으로만 본다면 입증책임에 관한 일반적인 이해에 다소 어긋난다고 보이는 측면이 있다. 이에 이 사건을 차별금지위반에 관한 입증책임을 전환한 사례라고 평가하는 의견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피청구국이 차별의 부존재를 입증하여야 한다’는 이 사건 중재판정문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중재판정부가 차별금지의무 위반의 입증책임과 관련하여 앞서 살펴본 일반적인 견해(투자자가 차별의 존재 입증)와 달리 입증책임을 전환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이 Latelektro-Gulbene과 또 다른 발전소 Liepãjas Siltum에게는 (Windau에게와는 달리) 약정 매입가를 지급하고 있다는 (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는다’고 지적함으로써, 청구인과 다른 발전소에 대한 피청구국의 차별취급 사실을 청구인의 주장에 따라 이미 인정하였다고 볼 수 있는 상태였다.31 둘째,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Windau와 나머지 두개의 발전소가 서로 비교 가능한 대상이라고 평가하기 전에, ‘(매입가 산정에 적용되는) 배수를 확정하는 데에 사용되는 기준 또는 방법론이 무엇인지, 혹은 Latvenergo가 다른 배수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거의 없다([L]ittle if anything has been documented by the Respondent to show the criteria or methodology used in fixing the multiplier, or to what extent Latvenergo is authorized to apply multiplier other than those documented in this arbitration)’고도 이미 지적하였다.32 즉,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이 Windau가 아닌 다른 2개의 발전소에 이 사건 약정 매입료에 적용된 수치(평균가 2배)와 다른 수치를 적용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검토를 마쳤다.
바꾸어 말하면,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문제된 대상들이 같은 상황에 놓여 있어 서로 비교 가능하다고 인정된다면 그 다음 단계로 피청구국이 차별의 부존재를 입증할 책임을 진다고 표현하기는 하였지만, 실제로는 (i) 청구인의 주장에 따라, 피청구국이 Windau와 나머지 2개 발전소를 다르게 대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였고, (ii) 피청구국이 제시한 자료에 기초하여, 피청구국이 나머지 2개 발전소를 위와 같이 달리 대우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판단을 내린 상태였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중재판정부가 (i) 청구인이 제출한 주장과 근거에 따라 대상의 비교 가능성과 차별의 존재를 인정하였고, (ii) 피청구국이 제출한 자료에 기초하여 피청구국의 다른 취급을 정당화 할 수 있는 근거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였다고 이해할 여지도 충분해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중재판정부가 차별의 존재에 관한 투자자의 입증책임을 차별의 부존재에 관한 투자유치국의 입증책임으로 전환하였다고 평가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표현이 다소 정교하고 세련되지 못하였을 뿐, 이 사건 중재판정부의 실제 입장은 차별금지의무 위반의 입증책임에 관한 일반적인 견해와 다르지 않다고 평가할 여지도 상당하다고 생각된다.
작성자 강유정 변호사 | 김&장 법률사무소
김의현 변호사 | 김&장 법률사무소
※ 본 판례 해설 내용은 작성자와 감수자의 견해이며, 이는 산업통상부의 공식적인 의견과 무관합니다.
1) 청구인은 열병합 발전소를 완공한 날부터 운영을 개시까지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여 발생한 손해 및 운영을 개시한 날부터 낮은 요금으로 전력을 공급함으로써 발생한 손해의 배상을 구하였다. Nykomb Synergetics Technology Holding AB v. The Republic of Latvia, SCC Case No. 118/2001, Arbitral Award, 16 December 2003 (이하 “Award”), para. 1.2.2.3.
2) Award, paras. 1.1.1-1.1.3.
3) Award, paras. 3.1.2, 3.3.3, 3.5.5.1-3.5.5.8, 3.5.6.1-3.5.6.2
4) Award, para. 3.3.2.-3.3.3, 3.5.2.2.
5) Award, paras. 3.3.3, 3.3.11, 3.6.7.2.
6)<.sup> Award, paras. 2.4.a.1, 2.4.b.
7) Award, paras. 2.4.a.2-2.4.a.5, 2.4.b.2.
8) Award, paras. 2.5.1.
9) Award, paras. 4.3.3.1.a.
10) Award, paras. 2.5.1.b, 4.3.3.1.b.
11) Award, paras. 4.3.3.1.c.4, 4.3.3.1.c.9-4.3.3.1.c.13.
12) Award, para. 4.3.3.1.d.
13) Award, paras. 3.3.3, 3.6.8.1, 3.7.3, 3.8.a.
14 “V. RESPONSIBILITY The parties shall be released from responsibility for breach of obligations under this Agreement, if the reason for such breach is the so-called FORCE MAJEURE circumstances – changes in laws and resolutions of the Government, earthquakes, war, floods, etc.”
15) Award, paras. 3.8.b-3.8.c, 3.8.c.3-3.8.c.6, 4.2.5.
16) Award, para. 4.2.12, 4.3.2.
17) Award, para. 4.2.2.
18) Award, paras. 4.2.5-4.2.7.
19) Award, paras. 4.2.8, 4.2.11.
20) Award, paras. 4.3.1.1-4.3.1.4.
21) Award, paras. 4.3.1, 4.3.2.1, 4.3.2.3.
22) Award, paras. 4.3.2.3.a.1.-4.3.2.3.b.
23) Award, paras. 5.2.a-5.2.b, 5.2.b.3, 5.2.b.8, 5.2.b. 10, 5.2.b.11, 7.1.1.b.
24) 오현석 등, 국제투자중재실무, 박영사, 2022, pp 242-243.
25) Ibid., pp 244-247.
26) Deutsche Bank v Sri Lanka, ICSID Case No. ARB/09/2, para 405; Flemingo v Poland, PCA Case No. 2014-11, UNCITRAL, Award (12 August 2016), paras 427-435.
27 Ulysseas v Ecuador, PCA Case No. 2009-19, UNCITRAL, Final Award (28 September 2010), para 135; Staur v Latvia, ICSID Case No. ARB/16/38, Award(28 February 2020), paras 329-336; Mr. Kristian Almås and Mr. Geir Almås v. The Republic of Poland, PCA Case No. 2015-13, Award, 27 June 2016; 'Chapter 5: The Attribution of Internationally Wrongful Conduct', in Csaba Kovács, Attribution in International Investment Law, International Arbitration Law Library, Volume 45 (Kluwer Law International 2018), p. 113.
28) Award, para. 4.2.11.
29) Award, para. 4.3.2.3.a..4.
30) Andrea Kay Bjorklund, '21. The National Treatment Obligation', in Katia Yannaca-Small (ed), Arbitration Under International Investment Agreements: A Guide to the Key Issues(Second Edition), (Oxford University Press 2018), pp. 555-557, 560-561.
31) Award, paras. 4.3.2.3.a.3.
32) Award, paras. 4.3.2.3.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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