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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ona Materials v. Dominican Republic (ICSID Case No. ARB(AF)/14/3) 본문

Corona Materials v. Dominican Republic (ICSID Case No. ARB(AF)/14/3)

투자분쟁 판례해설 2025. 11. 20.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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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ona Materials v. Dominican Republic 사건
ICSID Case No. ARB(AF)/14/3

 

I. 절차적 배경 및 판정 요지

 

1. 사건명

Corona Materials, LLC v. Dominican Republic, ICSID Case No. ARB(AF)/14/3

 

2. 당사자와 변호인

 

청 구 인: Corona Materials, LLC

대 리 인: K&L Gates LLP (Ian Meredith, Jake Ferm, Wojciech Sadowski, Malgorzata Judkiewicz)

 

피청구국 : 도미니카 공화국 (Dominican Republic)

대 리 인: Ministerio de Industria y Comercio (Katrina Naut, Leslie Marmolejos, Ariel Gautreaux) Ministerio de Medio

              Ambiente y Recursos Naturales (Patricia Abreu, Rosa Otero, Claudia Adames, Johanna Montero, Marisol

              Castillo) Arnold & Porter LLP (Paolo Di Rosa, Raúl Herrera, José Antonio Rivas, Mallory Silberman, Catherine

              Kettlewell, Pedro Soto, Natalia Giraldo, Claudia Taveras, Daniela Páez)

 

3. 중재판정부

 

Professor Pierre-Marie Dupuy (의장중재인, 프랑스 국적)

Fernando Mantilla-Serrano (청구인 지명, 콜롬비아 국적)

J. Christopher Thomas QC (피청구국 지명, 캐나다 국적)

 

4. 사실적 배경 및 판정 요지

중재신청기간 도과로 본안 전 단계에서 종결된 사안이다.

 

청구인은 2007년 9월 광산 개발을 위하여 도미니카 공화국에 환경허가를 신청하였으나, 도미니카 공화국은 2010년 8월 이를 거부하였다. 청구인이 2010년 10월 재심사를 요청하였으나 도미니카 공화국은 이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에 청구인은 2014년 6월 도미니카 공화국이 사법부인(denial of justice)을 하는 등 내국민대우의무, 최소기준대우의무, 불법수용금지의무를 각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중재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근거 협정상의 중재신청기간이 경과하여 관할권이 존재하지 않고 도미니카 공화국의 행위가 사법부인에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5. 중재절차상의 특이사항

 

피청구국은 2015년 12월 3일 중재판정부가 이 사건에 관한 관할을 가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본안 전 이의(preliminary objection)를 제출하였다.)1) 이 사건 협정 제10.20조 제5항은 중재판정부 구성 후 45일 이내에 피청구국의 신청이 있는 경우 중재판정부는 본안에 관한 절차를 중지하고 그 신청 후 150일 이내에 신속하게 이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2 이에 따라 이 사건 중재에서는 본안과 분리하여 본안 전 이의에 대한 심리가 먼저 진행되었다.

 

II. 사건 및 판정의 세부사항

 

1. 근거 협정

Dominican Republic-Central America-United States Free Trade Agreement (이하 “이 사건 협정”)

 

2. 문제된 투자유치국의 조치

 

청구인의 골재채취 광산 개발을 위해 필요한 환경허가 신청을 거부하고 이에 대한 청구인의 재심의 신청에 응답하지 않은 조치

 

 

3. 청구인의 청구취지

 

청구인은 손해배상으로 최소 미화 1억 달러를 청구하였다.3

 

4. 사실관계

 

Corona Materials, LLC(이하 “청구인”)는 미국 국적의 기업이다. 청구인은 도미니카 공화국(이하 “피청구국”)에 골재채취 광산을 건설·운영하기 위하여 2007년 5월 청구인의 피청구국 현지법인 자회사인 Walvis Investments, S.A.를 통하여 피청구국에 Joama 지역 개발사업허가(Joama Exploitation Concession, 이하 “이 사건 사업허가”)를 신청하였다. 청구인은 2007년 9월에는 피청구국의 환경천연자원부(Ministry of Environment and Natural Resources, 이하 “환경부”)에 골재채취 광산을 위해 필요한 환경허가(Environmental License)를 신청하였다. 청구인의 주장에 따르면, 청구인은 2009년 향후 75년 동안을 기간으로 하는 Joama 지역 탐사 허가를 부여 받았는데, 이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남은 유일한 절차는 환경허가였다.4

 

피청구국 환경부는 2010년 7월 28일 청구인의 Joama 광산 프로젝트(이하 “이 사건 프로젝트”)가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not environmentally viable)”고 결정하였고(이하 “이 사건 부적합 결정”), 같은 해 8월 18일 위 결정을 청구인에게 통지하였다.5

 

청구인은 2010년 10월 5일 환경부에게 이 사건 부적합 결정에 대하여 재심사하여 줄 것을 요청(이하 “이 사건 재심사 신청”)하는 서신을 송부하였다. 피청구국은 이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답변하지 않았다. 청구인은 2011년 2월 23일 환경부 차관에게 이 사건 재심사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점에 대하여 항의하는 서신(이하 “이 사건 서신”)을 송부하였다.6

 

청구인은 2014년 6월 10일 피청구국이 외국투자자인 청구인을 차별하고 이 사건 프로젝트의 가치를 박탈하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중재를 신청하였다.7

 

5. 법률적 쟁점 및 중재판정부의 판단

 

가. 법률적 쟁점

 

이 사건 주요 쟁점은 (i) 3년의 중재신청기한(협정 제10.18조 제1항) 준수 여부와 (ii) 사법부인 성립 여부였다.

 

나. 중재신청기한 준수 여부

 

이 사건 협정 제10.18조 제1항은 청구인이 협정 위반과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한 경우 중재신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었다.8

 

1) 피청구국의 주장

 

피청구국은, (i) 청구인이 주장하는 조치들이 이루어진 때 혹은 그 직후에 청구인이 피청구국의 협정 위반을 알게 되었는데 이는 모두 2011년 6월 10일(이 사건 중재신청일로부터 3년 전의 일자) 전이고, (ii) 청구인이 2011년 2월 16일 및 2011년 2월 23일 환경부 차관에게 보낸 서신을 보면 청구인이 피청구국의 협정 위반으로 인한 손해를 알았다는 점이 확인되는데 이는 이 사건 중재신청일로부터 약 3년 5개월 전이므로, 청구인이 3년의 중재신청기한을 준수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9 피청구국은 특히 청구인이 협정 위반을 인지한 시점과 관련하여 자국의 국내 행정법 법리에 근거하여 아래와 같이 주장하였다.10

  • 피청구국의 행정처분은 처분 통지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불복하지 않으면 확정된다. 피청구국의 “소극적 행정 부작위(negative administrative silence)” 법리에 따르면, 민원인의 신청에 대하여 2개월 동안 응답하지 않으면 그 신청을 거절한 것으로 간주된다.
  • 이 사건 재심사 신청은 2010년 10월 5일 이루어졌다. 이 때 이미 30일의 처분 불복기간이 도과하여 이 사건 부적합 결정이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피청구국이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응답할 의무가 없다. 뿐만 아니라 소극적 행정 부작위 법리에 따라, 피청구국은 2010년 12월 5일 이 사건 재심사 신청을 거부한 것으로 간주되었고, 2개월 후 위 거부 처분이 확정되었다. 나아가 이와 같이 확정된 거부 처분을 행정소송으로써 다툴 수 있는 30일의 불복기간 또한 2011년 1월 5일 만료되었으므로, 청구인은 이 무렵 그 주장과 같은 피청구국의 협정 위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
  • 청구인이 피청구국에게 보낸 2011년 2월 16일자 서신은 피청구국이 환경허가를 발급하지 않으면 중재를 개시하겠다고 위협하는 취지이므로 피청구국이 이에 응답할 의무가 없다. 그러나 만약 이에 대하여 피청구국이 응답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역시 소극적 행정 부작위 법리에 따라 모든 불복기간이 만료된 2011년 4월 23일에 청구인은 그 주장과 같은 피청구국의 협정 위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

한편 피청구국은 청구인이 2011년 1월과 6월 중순에 피청구국 환경부 공무원들과 회의를 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부적합 결정이 재심사될 것이라고 믿었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와 같은 회의가 열렸다는 사실 및 청구인 주장과 같은 논의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도 반박하였다.11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은 우선 피청구국의 본안 전 이의가 본안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사실적 문제와 법률적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는 모두 본안에서 함께 판단되어야 하므로 결론 없이 기각(dismiss without prejudice)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12

 

이어 청구인은 2011년 6월 중순에 있었던 피청구국 환경부와의 회의 무렵까지도 이 사건 부적합 결정이 재심사될 것이라고 믿었고, 2011년 7월 이후에야 재심사에 대한 희망을 상실하였으므로, 이 사건 중재신청은 3년의 기한을 준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청구인은 특히 이 사건 부적합 결정과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대한 무응답은 서로 구분되는 국제법상의 위법행위라고 강조하면서,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대한 무응답이 계속적인 위법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에 따라 이 사건 협정 제10.18조의 중재신청기한이 갱신되므로 이 사건 중재신청이 3년의 기간 제한에 걸리지 않는다고도 주장하였다.13

 

이와 동시에 청구인은 피청구국이 주장하는 행정처분에 대한 불복기간 30일, 소극적 행정 부작위 법리 등을 부인하면서,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대하여 피청국이 응답할 의무가 없다거나 불복기간이 도과한 시점에 청구인이 사법부인에 해당하는 협정 위반을 알았다는 피청구국의 주장에 대하여 다투었다.14

 

3) 중재판정부의 판단

 

가) 준거법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 10.22조(준거법)에 기초하여 이 사건 협정과 국제관습법 등으로 구성되는 국제공법이 이 사건에 적용되는 준거법이라고 정리하였다. 당사자들이 주장하는 피청구국의 국내 법리는 국제법 적용에 있어 사실관계로서 고려될 수 있다고 하였다.15

 

나) 중재신청기한 판단의 기준일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의 중재신청기한 조항이 NAFTA 제1116조와 1117조 등과 마찬가지로 그 기간의 중지나 연장을 예정하고 있지 않다고 보았다. 또한 3년의 기간이 진행하기 위하여는 청구인이 협정위반 뿐만 아니라 손해까지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하는데, Mondev v. USA 판정에서 설시된 것과 같이, 손해액이나 손해산정방법을 구체적으로 알 것까지 요구되지는 않고 손해를 입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면 충분하다고 하였다.16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중재신청일인 2014년 6월 10일로부터 3년 전인 2011년 6월 10일이 기준일로 설정하였다. 이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었다. 따라서 청구인이 2011년 6월 10일보다 앞선 시점에 협정위반과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중재신청기간이 도과하여 중재판정부가 이 사건에 대하여 관할을 가지지 못한다고 전제하였다. 17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이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응답하지 않은 행위는 이 사건 부적합 결정과 구별되는 별개의 조치가 아니라고 보았다. 이 사건 중재신청의 요지는 결국 피청구국이 부당하게 이 사건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못하게 하고 환경허가를 거부함으로써 이 사건 사업허가에 따른 이익을 박탈하였다는 것이고, 이 사건 재심사 신청 당시 별도의 행정사법절차가 마련되어 있지도 않았으므로, 중재판정부는 피청구국이 이 사건 부적합 결정을 재심의하지 않은 것은 이 사건 부적합 결정을 묵시적으로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았다. 또한 중재판정부는 설령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대한 무응답이 사법부인에 해당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청구인이 중재신청기간을 준수하였다고 주장하기 위하여 연관된 계속된 행위들 중 가장 늦은 시점의 것을 선택할 수는 없다고도 지적하였다. 그러므로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이 피청구국의 환경허가 거부한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날이 중재신청기간의 기산일이 된다고 판단하였다.18

 

다) 청구인이 협정위반 및 손해를 안 날

 

중재판정부는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청구인이 늦어도 2011년 2월 23일 피청구국의 협정위반과 손해를 실제로 알았다고 판단하였다.19

 

  • 청구인은 이 사건 중재에서 피청구국이 이 사건 협정상의 내국민대우의무, 최소기준대우의무, 위법한 수용금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청구인은 피청구국의 차별적인 세금 부과를 주장하기도 하였지만, 그 외 모든 주장은 피청구국이 환경허가를 거부한 조치에 관한 것이었다. 이러한 피청구국의 환경허가 거부 조치는 환경부 기술평가위원회(Technical Evaluation Committee)가 2010년 7월 28일 이 사건 부적합 결정을 하고, 환경부가 2010년 8월 18일 이를 피청구국에 소재한 청구인의 주요임원(principal)에게 통지함으로써 이루어졌다. 이 사건 부적합 결정에는 “사건 종결(closure of file)”이라는 문언으로 위 결정의 종국적인 성격이 분명하게 나타나 있었다. 따라서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이 2010년 8월 18일 피청구국의 환경허가 거부 사실을 실제로 알게 되었다고 보았다.20
  • 청구인은 2010년 10월 5일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서 청구인이 이 사건 부적합 결정을 전달 받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청구인의 주요임원은 심리기일에서 이미 2011년 1월 무렵부터 중재신청을 고려하기 시작하였다고 증언하였고, 2011년 1월 21일 사업 파트너에게 손해배상청구를 위하여 피청구국에 분쟁통지(dispute notice)를 송부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하였다. 나아가 청구인은 2011년 2월 23일 이 사건 서신에서 피청구국이 공정·공평대우의무 등 이 사건 협정 제10조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으며, 환경허가가 발급되지 않을 경우 청구인이 미화 3억 4,200만 달러의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언급하였다.21

 

라) 결론

 

이처럼 이 사건 중재의 대상이 되는 피청구국의 행위는 늦어도 2010년 8월에 이루어졌고, 청구인은 2010년 8월 18일 이를 알게 되었다. 청구인은 2011년 1월과 2월에 피청구국의 행위가 이 사건 협정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을 뿐 아니라 2011년 2월에는 그로 인하여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도 언급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은 그로부터 3년 3개월이 넘는 기간이 지난 2014년 6 월 10일 비로소 이 사건 중재를 신청하였으므로,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이 이 사건 협정이 정하는 3년의 중재신청기한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22

 

다. 사법부인 성립 여부

 

1) 판단 이유

 

중재판정부는 이미 이 사건 협정이 정하는 3년의 중재신청기한이 도과되어 중재판정부가 이 사건에 대하여 관할을 가지지 못한다고 결론지었으므로 여기에서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청구인이 이 사건 재심의 신청에 대한 피신청인의 무응답이 계속적인 위법행위로서 사법부인에 해당하고 이것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이라고 주장한 데다,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 제10.20조 제4항에 따라 통상적인 본안 전 이의에 해당하지 않는 주장이라고 하더라도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이를 본안 전 쟁점으로 다룰 수 있고, 청구인의 사법부인 주장이 결국 이 사건 협정과 국제법의 해석 문제로 귀결되었기 때문에, 청구인의 사법부인 주장에 대하여도 판단하였다.23

 

2) 중재판정부의 판단

 

최소기준대우와 관련하여, 이 사건 협정 제10.5조 제1항은 ‘체약국은 공정·공평대우를 포함하여 국제관습법에 부합하는 대우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 제(a)호는 ‘공정·공평대우란 전세계의 주요한 법체계에서 인정되는 적법절차의 원칙에 따라 형사·민사·행정에 관한 사법절차(criminal, civil, or administrative adjudicatory proceedings)에서 정의를 부인하지 않을 의무를 포함한다’고 정하고 있었다.24

 

중재판정부는 행정부의 행위도 국제법상의 사법부인을 구성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하였다. 그러나 추가적인 구제절차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의 행정처분은 사법부인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특히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 제10.5조 제2항 제(a)호가 사법부인을 넓게 정의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형사, 민사, 행정에 있어서의 “사법절차(adjudicatory proceedings)”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재심사 신청은 환경부 결정 절차를 재개하여 종전과 다른 결론을 내려 달라는 것이었을 뿐, 이 사건 재심사 신청 당시 행정적 사법절차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중재판정부는 또한 피신청인이 이 사건 재심사 신청을 접수하고 이에 대하여 응답하지 않는 것을 사법절차로 취급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였다.25

 

또한 중재판정부는, 설령 이 사건 재심사 신청으로 인하여 행정적 사법절차가 개시되었다고 보더라도, 국제법상 사법부인의 성립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서 피청구국의 전체 법체계가 “제도적으로 실패(systemic failure)”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되는데, 피청구국의 국내법 체계 내에서의 조치가 무용하거나 명백히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볼만한 근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청구인이 피청구국 국내 구제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하였다.26

 

이에 대하여 청구인은 이 사건 협정 부속서(Annex) 10E의 택일조항(fork in the road provision)으로 인하여,27 피청구국의 국내 구제절차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중재판정부는 이 사건 협정 제10.18.조 제3항에 따라 금전배상을 포함하지 않는 임시적 조치는 택일조항에도 불구하고 가능하고, 청구인의 자회사인 피청구국 현지법인이 행정적 사법절차에서 이 사건 협정 제10장에 근거하지 않은 청구를 하였다면 위 택일조항에 저촉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청구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28

 

결국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의 사법부인 청구가 법리상 인용될 수 있는 청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를 배척하였다.29

 

III. 평가

 

1. 중재신청기간

 

이 사건에서는 협정상의 중재신청기간 도과가 인정되었다. 이 사건 협정의 중재신청기간은 투자자가 ‘투자유치국의 협정위반 및 이로 인한 투자자의 손해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부터 진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는데(제10.18조 제1항),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2011년 2월 23일자 서신에 비추어 청구인이 위 서신 발송 당시 피청구국의 협정위반과 이에 따른 청구인의 손해를 ‘실제로 알고 있었다’고 판단하였다. 이 사건 중재판정문을 보면 위 2011년 2월 23일자 서신의 전문이 그대로 인용되어 있다. 그만큼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위 서신을 중재신청기간의 기산점에 관한 청구인의 인식이 핵심적으로 나타난 증거로 보았다.

 

실제로 위 서신에는 단순히 다툼이 대상이 되는 피청구국의 조치와 이에 관한 청구인의 요청사항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조치들이 협정상의 어떠한 투자보호의무 위반을 구성하는지, 청구인의 예상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까지도 언급되어 있다. 그렇기에 중재판정부는 위 서신에 기초하여 큰 어려움 없이 위 서신 발송 무렵 중재신청기한 진행에 필요한 청구인의 인식이 실제로 존재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는 중재신청기한이 다투어 진 많은 수의 사건에서 투자자의 실제 인식 보다는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간주되는 시점이 문제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재신청기한과 관련한 청구인 주장의 약점을 극복하고 그 기산점을 최대한 뒤로 늦추기 위하여, 청구인은 (i)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대한 피청구국의 무응답이 이 사건 부적합 결정(혹은 환경허가 거부)과 구분되는 별도의 협정위반 행위라거나, (ii) 무응답이라는 부작위가 지속되는 한 이는 계속적인 위법행위로서 중재신청기한을 갱신(renew)하는 효과가 있다거나, (iii)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대한 무응답은 사법부인을 구성하는데 중재신청기한 이슈는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중재신청기한 이슈를 본안과 분리하여 판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므로 피청구국의 본안 전 이의를 결론 없이 기각(dismiss without prejudice)하고 본안에서 이를 함께 판단하여야 한다는 등으로 주장하였다.

 

하지만 청구인의 이러한 시도는 성공하지 못하였다. (i)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대한 무응답이 별도의 협정위반 행위가 되기에는 목적, 절차, 시점 등 모든 측면에서 행위의 독자성이 충분하지 못하였다. (ii) 부작위를 계속적인 위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중재신청기한의 제한을 회피하려는 시도는 안성주택(Ansung Housing)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이 사건에서 청구인은 2011년 상반기까지도 여전히 재심사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2011년 6월 환경부와의 회의를 언급하였지만, 2011년 6월 회의가 열렸다는 사실 조차 입증하지 못하였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iii) 게다가 판정이유에도 나타나 있는 것처럼, 청구인의 사법부인 주장은 나머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따지지 않고 이 사건 협정의 해석에만 비추어 보아도 주장 자체의 설득력이 부족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재신청기한과 관련된 사실적, 법률적 쟁점이 본안과 밀접하게 연결되었기 때문에 이를 본안에서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은, 오히려 청구인의 주장이 약하다는 점을 자인하는 인상을 주는 측면도 있었다고 보인다.

 

사전에 예상하면서도 중재신청으로 나아간 것이 아닌 이상, 중재신청기간 도과를 이유로 관할이 부인되어 중재절차가 조기에 종결되는 것만큼 난감한 경우가 없다. 특히나 중재신청기한은 기간의 확장 또는 중단이 인정되지 않는 엄격한 요건이다. 그러므로 투자중재신청을 염두에 두고 있는 투자자와 그 대리인들은 중재신청기한 요건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대부분의 투자협정이 중재신청 전에 일정기간(예컨대 3~6개월) 이상의 사전협의기간(cooling-off period) 등을 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2. 사법부인

 

사법부인은 투자중재에서의 대표적인 청구원인 중 하나로서 본안에서 판단되는 사항이다. 이 사건의 경우 중재신청기한 도과를 이유로 관할 부존재라는 결론이 이미 도출된 만큼 중재판정부가 본안 판단 사항인 사법부인 주장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이 사건 협정 제10.20조 제4항은 일반적으로 본안 전 단계에서 다루어지는 주장이 아니더라도 본안 전 쟁점으로 다룰 수 있는 중재판정부의 권한(a tribunal’s authority to address other objections as a preliminary question)을 명시적으로 인정하고 있었고, 특히 투자유치국이 ‘신청인의 중재신청이 법리상 인용될 수 없다는 주장을 할 경우 중재판정부는 이를 본안 전 이의로서 판단해야 한다(a tribunal shall address and decide as a preliminary question any objection by the respondent that, as a matter of law, a claim submitted is not a claim for which an award in favor of the claimant may be made under Article 10.26.)’고 정하고 있었다. 이에 근거하여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통상적으로는 본안 판단 사항인 청구인의 사법부인 청구에 대한 판단으로 나아갔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이 사건 중재판정부가 적절하게 지적한 것과 같이, 이 사건 협정이 사법부인을 ‘형사, 민사, 행정적 사법절차(adjudicatory proceedings)’과 연관시켜 정하고 있었다는 점이다(협정 제10.5조 제2항 제(a)호). 일반적으로 국제관습법으로 인정되는 사법부인에는 국내 구제절차 완료(exhaustion of local remedy)라는 요건이 내재되어 있다고 이해되고 있다.30 그런데 이 사건 협정은 사법부인을 ‘형사, 민사, 행정적 사법절차’와 관련시키면서 국제관습법상의 사법부인 보다 투자자 보호의 범위를 더 좁혀 놓았다.

 

하지만 청구인은 이 사건 재심사 신청에 대한 피청구국의 무응답이 사법부인에 해당하는 협정위반 행위라고 주장하면서도, 국내 구제절차 이행 여부, 행정적 사법절차와의 관련성 등에 관하여 아무런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청구인은 심리기일 후 참고서면(post-hearing brief)에서야 비로소 택일조항(Annex 10E)으로 인하여 국내 구제절차 요건을 이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 사건 협정에 따르더라도 금전배상이 포함되지 않은 임시적 조치의 가능성은 열려 있었고, 청구인의 자회사인 피청구국 현지법인을 통해 다툴 수 있는 방법이 있었음에도, 청구인은 이와 같은 절차를 시도해 보지 않은 이유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였다.31 이와 같은 경우 실무상 투자유치국 내의 국내 구제절차가 사실상 무용하기 때문에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입증하기 위한 정황이나 관련 자료를 제시·설명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이러한 점들이 제대로 주장·입증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32

 

이와 같은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이 사건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의 사법부인 청구가 본안 단계로 나아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법리적으로만 따져보더라도 그 자체로 인용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사법부인은 판단기준이 매우 엄격하여 투자중재에서 가장 드물게 인정되는 청구원인 중 하나다. 그러므로 사법부인을 주된 청구원인으로 주장하려는 경우 그 세부 요건은 물론 배경 사실과 정황 모두가 중재판정부를 충분히 설득할 만한 수준이 되는지를 신중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작성자 강유정 변호사 | 김&장 법률사무소
강희구 변호사 | 김&장 법률사무소

 
 

※ 본 판례 해설 내용은 작성자 개인의 견해로 산업통상부의 공식 견해와 무관함을 밝힙니다.


 

1) Corona Materials, LLC v. Dominican Republic, ICSID Case No. ARB(AF)/14/3, Award on the Respondent’s Expedited Preliminary Objections in Accordance with Article 10.20.5 of the 이 사건 협정, 31 May 2016 (이하 “Award”), para. 17.

2) “5. In the event that the respondent so requests within 45 days after the tribunal is constituted, the tribunal shall decide on an expedited basis an objection under paragraph 4 and any objection that the dispute is not within the tribunal’s competence. The tribunal shall suspend any proceedings on the merits and issue a decision or award on the objection(s), stating the grounds therefor, no later than 150 days after the date of the request. However, if a disputing party requests a hearing, the tribunal may take an additional 30 days to issue the decision or award. Regardless of whether a hearing is requested, a tribunal may, on a showing of extraordinary cause, delay issuing its decision or award by an additional brief period, which may not exceed 30 days.”

3) Corona Materials, LLC v. Dominican Republic, ICSID Case No. ARB(AF)/14/3, Claimant’s Request for Arbitration, 10 June 2014, para. 125.

4) Award, paras. 2, 38-41.

5) Award, para. 43, 219.

6) Award, paras. 45, 48.

7) Award, paras. 5-6.

8) “No claim may be submitted to arbitration under this Section if more than three years have elapsed from the date on which the claimant first acquired, or should have first acquired, knowledge of the breach alleged under Article 10.16.1 and knowledge that the claimant (for claims brought under Article 10.16.1(a)) or the enterprise (for claims brought under Article 10.16.1(b)) has incurred loss or damage.”

9) Award, paras. 17, 50, 54, 63-64, 72.

10) Award, paras. 63, 78-83.

11) Award, paras. 47, 85.

12) Award, paras. 94, 169.

13) Award, paras. 47, 86, 95, 96, 117-118, 135, 145, 150, 160.

14) Award, paras. 129-131, 165-166.

15) Award, paras. 185-187.

16) Award, paras. 189, 191-192, 194.

17) Award, paras. 199-200.

18) Award, paras. 210-216.

19) Award, paras. 217, 236.

20) Award, paras. 218-222.

21) Award, paras. 223-228, 234.

22) Award, paras. 237-238.

23) Award, paras. 240-241, 249.

24) “1. Each Party shall accord to covered investments treatment in accordance with customary international law, including fair and equitable treatment and full protection and security. 2. For greater certainty, paragraph 1 prescribes the customary international law minimum standard of treatment of aliens as the minimum standard of treatment to be afforded to covered investments. The concepts of “fair and equitable treatment” and “full protection and security” do not require treatment in addition to or beyond that which is required by that standard, and do not create additional substantive rights. The obligation in paragraph 1 to provide: (a) “fair and equitable treatment” includes the obligation not to deny justice in criminal, civil, or administrative adjudicatory proceedings in accordance with the principle of due process embodied in the principal legal systems of the world"

25) Award, paras. 248, 250-252.

26) Award, paras. 253-254, 262-265.

27) 1. An investor of the United States may not submit to arbitration under Section B a claim that a Central American Party or the Dominican Republic has breached an obligation under Section A either: (a) on its own behalf under Article 10.16.1(a), or (b) on behalf of an enterprise of a Central American Party or the Dominican Republic that is a juridical person that the investor owns or controls directly or indirectly under Article 10.16.1(b), if the investor or the enterprise, respectively, has alleged that breach of an obligation under Section A in proceedings before a court or administrative tribunal of a Central American Party or the Dominican Republic. 2. For greater certainty, if an investor of the United States elects to submit a claim of the type described in paragraph 1 to a court or administrative tribunal of a Central American Party or the Dominican Republic, that election shall be definitive, and the investor may not thereafter submit the claim to arbitration under Section B. 3. Notwithstanding Article 10.18, an investor of the United States may not submit to arbitration under Section B a claim relating to an investment in sovereign debt instruments with a maturity of less than one year unless one year has elapsed from the date of the events giving rise to the claim.

28) Award, paras. 266-269.

29) Award, para. 270.

30) Adelina Prokop, 'Chapter Eight of CETA, Article 8.10 [Treatment of investors and of covered investments]', in Moritz Keller (ed), EU Investment Protection Law: Article-by-Article Commentary, (© Verlag C.H. Beck oHG; Verlag C.H. Beck oHG 2023) pp. 173 – 212.

31) Award, paras. 266-269.

32) Award, para.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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