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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20일 상소기구 보고서 채택)
1. 사실관계
필리핀은 증류주(Distilled spirit)에 대하여 내국세법(National Internal Revenue Code) Section 141에 근거하여 차등적인 소비세(excise tax)를 부과하고 있었다. 해당 법은 지정된 원재료-니파(nipa), 코코넛(coconut), 카사바(cassava), 카모트(camote), 부리야자수(buri palm), 사탕수수(sugar of the cane) -로 만들어진 증류주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반면, 지정되지 않은 원재료로 생산된 증류주에 대해서는 높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었다. 구체적으로 Section 141(b)에 따라, 지정된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수입산 증류주인 진(Gin), 브랜디(Brandy), 럼(Rum), 보드카(Vodka), 위스키(Whisky), 테킬라(Tequila)에 대해서는 시장가격에 따라 리터당 PHP 158.73~634.90이 적용된 반면, 지정된 원재료로 생산된 증류주의 경우, Section 141(a)를 적용하여 PHP 14.68이 부과되고 있었다.
미국과 EU는 증류주에 대한 이러한 소비세 부과는 GATT 제3.2조 내국민대우를 위반한다고 주장하며 필리핀을 제소하였다. 문제가 된 증류주는 HS코드로 2208에 포함되며, 6단위로는 아래와 같이 세분화된다.
품목번호
HS 6단위 코드
품명
22.08
변성하지 않은 에틸알코올(알코올의 용량이 전 용량의 100분의 80 미만인 것으로 한정한다), 증류주·리큐르(liqueur)와 그 밖의 주정음료
2208.20
포도주나 포도즙을 짜낸 찌꺼기에서 얻은 증류주
2208.30
위스키류
2208.40
럼(rum)과 발효된 사탕수수제품을 증류하여 얻은 그 밖의 증류주
2208.50
진(gin)과 제네바(geneva)
2208.60
보드카
2208.70
리큐르(liqueur)류와 코디얼(cordial)
2208.80
기타
2. 주요 쟁점별 이슈 및 판단기준
가. GATT 제3.2조 1문
패널은 필리핀의 조치가 GATT 제3.2조 1문을 위반하는지 판단하기 위하여 2단계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 첫째, 수입산 증류주와 국내산 증류주가 동종상품(like product)인지, 둘째, 수입산에 부과된 세금이 국내산을 초과하여(in excess of) 부과되었는지를 검토하였다.
패널은 제품의 물리적 특성(physical qualities and characteristics), 최종 용도(end uses), 소비자의 기호와 습관(Consumers' tastes and habits), 관세분류(Tariff classification), 내부 규제(Internal regulations)를 고려하여 국내산 증류주와 수입산 증류주는 GATT 제3.2조 1문에서 의미하는 동종상품이라고 판단하였다. 이어 패널은 아주 적은 비율의 초과에 의해서도 초과 요건을 충족한다(even the smallest amount of 'excess' is too much)고 하면서, GATT 제3.2조 1문의 차별적 과세 금지는 무역효과 테스트를 조건으로 하거나 미소마진(de minimis)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가 된 조치는 수입산에 대해 국내산을 초과하여 소비세가 부과되었다고 판정하였다.
필리핀은 상소심에서 특정 수입 증류주- 진(Gin), 브랜디(Brandy), 럼(Rum), 보드카(Vodka), 위스키(Whisky), 테킬라(Tequila)-의 경우 국산 증류주와 동종상품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GATT 제3.2조에서 언급되고 있는 동종상품은 좁은 범위를 가지고 있어 상당한 물리적 차이(significant physical difference)가 존재하는 경우 같은 상품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상소기구는 같은 상품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논리적으로 상품의 물리적 특성에서 시작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물리적 특성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기준은 아니라고 언급하고 있다. 나아가 GATT 제3.2조의 동종성(likeness)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상품간 경쟁관계의 특성과 범위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검토하면 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비록 상품의 물리적 특성이 같더라도, 그 상품간의 경쟁력(competitiveness)이나 대체가능성(substitutability)이 낮다면 두 상품은 같은 상품으로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이고 있다.
(1) 물리적 특성
이어서 필리핀은 지정된 원재료로 생산된 국산 증류주와 비지정 원재료로 만들어진 수입 증류주는 동종상품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필리핀은 지정된 원재료의 화학적 구성이 달라 이로 만들어진 증류주의 맛, 향기가 다르다고 주장하였다. 패널이 단순히 최종 상품인 증류주만을 고려하여 국내산과 수입산이 같은 상품이라고 판정한 것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상소기구는 원재료 등 상품간에 차이가 존재하더라도 그러한 차이가 최종상품의 경쟁적 관계에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 오지 않는 한 그러한 차이는 동종 상품임을 판단함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필리핀은 패널이 물리적 특성을 판단할 때 소비자 인식 차이(Perceptible Differences Test)을 고려한 것을 잘못된 기준이라고 주장하였다. 필리핀은 소비자 인식은 소비자의 기호나 습관에서 고려되어야 할 요소로 물리적 특성에서 고려되어야 할 부분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상소기구는 GATT 제3.2조 1문의 동종상품을 판단하는 기준은 한정적이지 아니하고(not exhaustive), 단지 이는 패널이 국내산과 수입산간의 경쟁적 관계에 관련된 증거들을 모으고 판단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따라서 해당 기준들은 상호 배타적이지 않으며, 소비자인식은 하나 이상의 기준에서 검토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2) 소비자의 기호 및 습관
필리핀은 패널이 ‘경쟁 또는 대체 정도’(degree of competition or substitutability of the products at issue)를 판단을 잘못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필리핀은 설탕을 재료로 하는(sugar-based) 국내산과 설탕을 재료로 하지 않는(non-sugar-based) 수입산 증류주는 소비자 기호 및 습관이 달라 상당히 제한된 경우에만 경쟁 또는 대체가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상소기구는 GATT 제3.2조 1문에서 의미하는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거나 대체가능한 상품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불완전한 대체성(imperfect sustainability)이 존재해도 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다.
이어 필리핀은 지정된 원재료로 만든 증류주와 비지정 원재료로 만든 증류주의 유통채널이 다르며 이는 소비자의 기호 및 습관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상소기구는 지정된 원재료로 만들어진 국산 증류주의 경우 Sari sair라는 로컬시장을 통해 유통되고 있지만 기타 외부 아울렛(other on-premise and off-premise outlets)에서는 국내산과 수입산 증류주가 함께 판매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단지 특정 유통망이 국내산 증류주만을 취급한다고 하여 그 곳에서 취급하는 증류주와 그렇지 않은 증류주가 같은 상품이 아니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3) 관세분류
필리핀은 비지정 원재료로 만든 국산 증류주와 비지정 원재료로 만든 수입산 증류주가 같은 4단위 세번인 HS 2208로 분류되어 같은 상품이라고 본 패널의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였다. 4단위 세번은 상당히 넓은 범위를 가지고 있고 각 제품의 특징을 충분히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하여 같은 상품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상소기구는 GATT 제3.2조상의 동종성(likeness) 판정에서 관세분류는 여러 기준 중의 하나에 불과하며, 이미 패널이 물리적 특성과 소비자의 기호 및 취향, 최종용도에서 GATT 제3.2조에서 의미하는 동종상품임을 판단하였음을 지적하고 있다.
(4) 규제체계
필리핀은 패널이 제소국인 EU와 미국에서 사탕수수 당밀로 만든 위스키와 브랜디에 대해서는 “위스키” “브랜디”로 마켓팅할 수 없는 규제 체제를 고려한 것은 문제가 된 사안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상소기구는 GATT 제3.2조 1문에서 의미하는 동종성(likeness)은 상황별로 판단되어야 하며 두 증류주가 어떤 시장에서는 동종상품으로 생각되더라도 이러한 점이 반드시 다른 시장에서 두 상품이 동종상품으로 생각되는 것을 나타내지는 않음을 확인하고 있다. 따라서 패널은 상품간 경쟁관계의 특성과 범위를 고려하여 해당 상품이 경쟁하고 있는 시장에 따라 같은 상품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상소기구는 패널이 EU와 미국의 규제관계를 검토한 것은 필리핀 시장 규제틀과 관련된 사항을 검토한 것일 뿐이므로 이러한 점을 고려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보지 않았다.
필리핀은 이 사안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증류주는 모두 국내산이든 수입산이든 원재료와 상관없이 GATT 제3.2조 1문상의 동종상품이라고 판단한 패널의 결론에 대해서도 상소하였다. 상소기구는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모든 증류주의 감각적 특성(organoleptic properties)이 동일하지 않고, 필리핀 시장에서 모든 증류주가 상당한(significant) 정도의 경쟁 또는 대체성을 가지고 있으나, 이러한 상당한 정도를 넘어서는 더 높은 경쟁 정도가 요구된다고 보았다. 나아가 HS2208을 기준으로 유사도를 판단한 패널의 검토가 충분히 정교하지(detailed) 않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모든 증류주가 제3.2조 1문에서 의미하는 동종상품이라고 판단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 결과 상소기구는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모든 증류주가 동종상품이라고 한 패널의 판단을 파기하였다.
나. GATT 제3.2조 2문
제소국들은 필리핀의 조치가 제3.2조 2문에도 위반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패널은 이를 판단하기 위하여 첫째 수입산과 국내산 제품이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거나 대체가능한지(directly competitive or substitutable)를 판단하고, 둘째, 이러한 상품들이 유사하게 과세되지 않았는지(not similarly taxed), 셋째, 유사하지 않은 과세가 국내생산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적용되었는지(applied... so as to afford protection to domestic production)를 살펴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패널은 필리핀의 조치가 GATT 제3.2조 2문을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패널의 판정에 대해 필리핀은 첫번째 요건과 세번째 요건에 대하여 상소를 제기하였다. 우선 필리핀은 국내산과 수입산 증류주가 상당한 정도의 경쟁 혹은 대체성(a significant degree of competitiveness or substitutability)이 있으므로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거나 대체가능한 상품이라고 패널이 판단한 것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였다. 필리핀은 필리핀 시장에서 두 상품간의 시장분할(market segments)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수입산과 국산 증류주간의 잠재적 경쟁을 고려한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해 상소기구는 우선, 패널이 수입산과 국내산 증류주의 경쟁을 판단함에 있어 해당 상품간의 경쟁이 충분히 직접적인지를 판단하였다고 보았다. 또한 대체성 정도를 판단하기 위한 대체성 연구들을 검토하였음을 확인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상소기구는 패널이 필리핀 시장에서 수입산과 국내산 증류주의 경쟁정도를 적절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어 시장분할 이슈와 관련하여 국내산과 수입산 증류주간의 가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두 시장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고 어느정도 중첩되는 부분이 있으며, 이러한 부분은 예외적이지 않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필리핀 국민들의 구매력을 고려할때 소득격차가 존재하며, 소비자의 구매 습관 특징과 빈도(frequency)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필리핀의 주장은 필리핀 시장에 잠재 수요(latent demand)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나아가 GATT 제3조가 경쟁관계의 동등성을 확보하고 동등한 경쟁관계에 대한 기대를 보호하는 것에 그 목적이 있음을 강조하면서 소비세가 국내산과 비교하여 수입산에 대해 10~40배까지 더 부과되고 있는 것은 수입산 증류주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를 반감시키는 효과를 가지고 온다고 확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잠재적 경쟁 문제와 관련하여 실제 경쟁이 잠재적 경쟁을 암시한다고 판단한 패널의 주장에 대해서도 오류가 있다는 필리핀의 주장에 대하여, 상소기구는 실제 경쟁은 잠재적 경쟁을 판단함에 있어 상당한 증거를 제시하고(probative)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상소기구는 원재료와 상관없이 모든 증류주가 제3.2조 2문상의 직접경쟁 또는 대체관계에 있다는 패널의 판단을 지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소기구는 필리핀의 소비세가 국내생산을 보호할 목적으로 적용되고 있는지를 검토하였다. 상소기구는 패널이 직접 경쟁관계에 있거나 대체가능한 증류주에 부과되고 있는 소비세의 설계, 구조(design, architecture, and structure)가 국내생산품에 대한 보호를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지를 검토하였음을 확인하고 있다. 나아가 소비세가 필리핀에서 생산되는 모든 원재료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을 부과하고 있어 사실상 조치가 국내 증류주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상소기구는 패널의 결론을 지지하고 있다.
작성자: 법무법인(유) 세종 국제통상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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